3일차 오전
  1. 앙코르 왓 (Angkor Wat)
  2. 프레아 칸 (Preah Khan)
  3. 닉 핀 (Preah Neak Pean)
  4. 타솜 (Ta Som) : 생략


대망의 하루가 밝았다. 드디어 앙코르 왓 가는 날. 

 

앙코르왓

 

앙코르 톰 내부 왔다갔다 하면서 앙코르 왓 앞 길을 지나치길 여러 번... 저 안에 언제 제대로 들어가 보나, 했었는데, 드디어 입성! 앙코르의 다른 사원들과는 달리 이 사원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어 이처럼 아침에 입성을 하자면 동쪽으로 떠오르는 태양에 눈이 부시다. 이래서 앙코르 왓 사진을 찍으려면 오후 늦게 찍으라는 말이 나왔나 보다. 하지만, 뭐, 사진이 중요한 건 아니니까.

 

부조

 

앙코르 왓이 유명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앙코르 왓 회랑 내 부조가 일등공신이라 생각한다. 입구에서부터 기나긴 통로를 통해 한 걸음씩 옮기며 내게 다가오는 앙코르 왓을 바라보는 것도 물론 멋지지만, 앙코르 왓에 들어서면 또 다른 놀라움이 내 앞에 펼쳐진다. 보통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빙그르르 한 바퀴 돌아 관람을 하게 되는데, 한 면을 둘로 쪼개어 사면에 새겨진 부조는 8개의 테마(들어가는 입구부터 1. 서면의 오른쪽, 2. 남면의 왼쪽, 3. 오른쪽, 4. 동면의 왼쪽, 5. 오른쪽, 6. 북면의 왼쪽, 7. 오른쪽, 8. 서면의 왼쪽)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테마는 다음과 같다.

  1. 쿠룩세트라(Kurukshetra)의 전투
  2. 수리아바르만 2세의 군대
  3. 천당과 지옥
  4. 우유 바다 휘젓기(유해교반 : 乳海攪拌)
  5. 비슈누의 악마 정복
  6. 크리슈나와 악마 왕
  7. 신들과 악마들의 전쟁
  8. 라마야나 중 랑카의 전투

음... 제목만 봐도 왜 앙코르 왓에 오기 전에 공부를 좀 하고 오라는건지 이해할 것 같다. -_-; 그럼, 이 8개의 테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는 4번, 우유 바다 휘젓기 부조를 잠깐 보자.

 

유해교반

 

이 부분에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인터넷 강국에서 나마저 우유 바다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해야 하는가... 음... 어쩔 수 없이 소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는 트래블게릴라(http://www.travelg.co.kr/) 다.

 

...내용은 인도의 창조설화인 '바가바타-푸라나'에서 유래한다. 악마들과 신들이 끝없는 전쟁을 하고 있는데, 비슈누가 이 전쟁을 중재하여 우유의 바다를 저어서 불로장수의 약을 만들자고 제의하여 젖의 바다를 젓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온갖 생명체들이 탄생한다는 내용의 전설이다.

 

바수키(큰 뱀)의 몸통이 유액(乳液)의 바다를 휘젓는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 이 젓는 동작을 시작하기 위하여 신들과 악마들은 뱀의 몸을 비꼰다. 악마들은 뱀의 머리를 잡고 있고, 신들은 꼬리 쪽을 잡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축이 되어 리듬 있게 전후로 당기기 시작하여 바다를 휘돌리며 젓기 시작한다. 신들과 악마들의 이 작업은 3명이 지휘하고 있는데, (크게 조각되어 식별이 쉽다) 이들은 제일 위에 '인드라'신, 그 밑에 '비슈누'신 그리고 제일 오른쪽에는 원숭이 모양을 한 '하누만'신 등으로 뱀을 간지르고 있다.

유액의 바다는 신들과 악마들이 휘저어 불로 장수의 영약인 '암리타'를 만든다. 또 젖의 바다를 휘젓는 이유는 잃어버린 보물들, 즉 불로 장수의 영약과 행운의 여신 '락슈미', '인드라'의 흰 코끼리 같은 것들을 찾아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의 추구가 바로 행운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았다. 여기서 비슈누는 인간의 모습으로 이 일을 1000년 동안 주도하고 있다.

전체 장면은 3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아래 부분은 여러 가지 실체 또는 추상적인 물고기 및 바다 짐승들로 조각되어 있고, 큰 뱀으로 경계를 두었다. 중간 부분은 한 쪽에는 92명의 악마들(툭 튀어나온 눈과 투구를 쓰고 있다)과 반대편에 88명의 신들(원추형의 모자를 쓰고 있다)을 조각하였다. 이들은 같이 큰 뱀을 잡고 젖의 바다를 휘젓고 있다. 그리고 거북이는 비슈누 신의 다른 모습으로, 오래 동안 휘젓는 행위를 통하여 축이 되었던 만다라 산이 가라앉기 시작하자 거북이의 모습으로 변하여 자기 등위에 만다라 산을 얹어 세상이 가라앉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뒤흔드는 동안 보물들을 찾아냈고 흔들리는 물결 속에서 바로 앙코르 왓에 1500개의 부조로 새겨진 춤추는 선녀 압쌀라가 탄생하게 된다.

이 휘저음으로 인하여 양쪽에서 신들이 잡아당기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고통에 찬 뱀 바수키는 무서운 독을 뿜어 바다를 덮는다. 이 독에 의해 신들과 악마들이 죽게 될까 봐 브라흐마가 나타나 시바에게 이 독을 마셔 없애달라고 요청하고 시바는 그 요청을 받아 그 독을 마셔버리지만, 목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남게 된다. 시바가 독을 마시자 그 결과로 불로장생의 영약인 암리타가 액체로 되어 흘러내리게 된다. 악마들이 이 액체를 받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비슈누는 이 때 아름다움 마법의 여신 마야로 변신하여 이 암리타를 다시 모으고 있다. 그러나 신들은 이 암리타를 얻기 위하여 다시 엄청난 전쟁을 치르게 된다...

 

역시나 길다. 나 같으면 안 읽겠다. 하지만 이미 갖다 붙였다. 각설하고 다시 윗 사진으로 돌아가보자. 사진을 떡- 바라보니 웬 사람 하나가 머리가 여럿 달린 뱀 한 마리를 붙잡고 있는 게 보인다. 저 긴 내용을 살펴보면 저 뱀, 즉 '바수키'의 머리를 잡은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 악마들임을 알 수 있다. 다음 사진을 보자.

 

유해교반

 

윗 사진의 바로 아랫 부분이다. '바다'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물고기가 바글바글하다. "어때? 우유 '바다' 맞지?"하는 것 같다. 이 사진을 보고 있자니 낚시대를 드리우고 싶어진다.

 

유해교반

 

사진은 계속 이어진다. 뱀을 줄다리기 하고 있는 방향을 봐서도 윗 사진의 연속선상에 있지만 '툭 튀어나온 눈과 투구를 쓰고'는 것으로 보아 이 아이들도 악마들임에 틀림 없다. 이런 애들이 92명이 줄지어 뱀을 당기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부조의 전체 모양이 대충 상상이 되는지? 악마들 위에는 뱀을 비틀어 짜는 와중에 탄생한 천상의 '춤추는 선녀 압쌀라'들이 바글바글하다.

 

유해교반

 

부조의 가운데 부분이다. 아래 비슈누 신의 변신한 거북이가 있는데... 생각 없이 대충대충 사진을 찍었던 터라 역시 한계가 있다.

 

유해교반

 

구성은 같다. 위에는 압쌀라(나는 '압사라'라 불렀는데...)들이 춤을 추고, 아래 바닷 속에는 물고기들이 득실거리고 있고. 다만 줄다리기 방향이 바뀐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바로 '원추형의 모자를 쓰고 있'는 신들이다. 그리고 세어보진 않았지만 이런 신들이 자그마치 88명이란다. 물론 표정이 모두 다 다르다.

 

유해교반, 하누만

 

부조의 오른쪽 끝 부분이다. 뱀 꼬리가 보이는지? 원숭이신 하누만이 이 작업을 독려(?)하는 것이 보인다. 원숭이 이야기가 나왔으니, 지겹더라도 딱 두 장의 부조를 더 보자. 8개의 테마 중 마지막 8번, "라마야나 중 랑카의 전투" 부분 역시 원숭이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라마야나 스토리도 무지 긴 이야기다. 이는 소개 안 할테니 각자 찾아 내용 파악하도록. 그러면 왜 힌두교도인 인도인들이 원숭이를 예뻐(?)하는지 알게 될테니...

 라마야나

 

라마야나

 

보시는 것 처럼 부조가 매우 역동적이라 2차원인 부조가 3차원 이상의 감동을 준다. (아~ 4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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