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에 도착했습니다. 카스는 일요시장이 유명한데, 저희는 용을 써도 월요일에 도착했습니다. -_-; 기차에서 내려 숙소를 잡고 거리를 나서자마자 김원장이 병원에 전화부터 해 보랍니다. 이 동네(중국 카스)도 다른 동네(우간다, 케냐, 탄자니아)와 마찬가지로 이런 부스에서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 여보세요, 저예요, 병원에 별일 없죠?

- 어, 언니! 어디여요? 재밌어요?

 

동.문.서.답.이 오고 갑니다.

 

 

시내 버스를 타고 올드 타운(구시가) 구경을 갔습니다. 티벳이 그렇듯이, 위구르족의 독립 움직임을 막고자 중국 정부가 엄청난 물량 공세를 퍼 붓는 모양입니다. 카스 역시 신시가와 구시가가 뚜렷이 구분됩니다. 그리고 구시가는 세가 점점 기우는 모양새입니다. 예전에 카스를 찾았던 여행자들은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린 카스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저희는 카스가 처음이므로, 예전 카스 모습을 귀동냥으로 줏어 들을 수 밖에요.  

 

참, 여기는 이슬람교를 믿는 지역이라 치마를 입고 댕겼습니다. 예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이슬람 지역, 잔지바르를 갈 때 준비한 일명 할머니 치마를 싸 가지고 갔었거든요. 5000원짜리 리어카표 고무줄 치마인데 당연히 아주 편합니다. 그걸 걸치고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니까 위구르족 아주머니들이 지대한 관심을 표출합니다. 결국 제 치마를 가리키며 쑥덕거리던 아주머니 중 한 분이 다가와 갑자기 제 치마를 휙, 들며 만지작 거립니다. -_-;

 

제가 머쓱해하며 웃으니 한 마디 하시네요.

 

"실크, 굳!"

 

실크라뇨... 리어카에서 아무거나 집어든 5000원짜리 고무줄 치마라니깐요 -_-; (그 후로도 오랫동안 제 단벌 치마는 이들의 관심사였습니다)

 

 

구시가의 아이들이 수영장이 아닌 곳을 수영장 삼아 놀고 있습니다. 빨가벗은 어린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지켜 봅니다. 

 

 

그런데 저렇게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자라면 이렇게 삼삼오오 모여 당구를 치게 됩니다. 어쩌면 중국이 한인과 위구르인을 차별하여 취업이 안 되는 관계로 백수가 된 수많은 위구르족 젊은이들이 시간을 죽이기 위해 당구를 치는 건 아닐까 잠시 생각을 해 봅니다(흠, 점점 상상력이 극에 달합니다).

 

바로 붙어있다고 하기엔 너무 다른 풍경, 여러분도 사진만 보고도 어디가 구시가이고 어디가 신시가인지 너무도 쉽게 구별하실 수 있을 듯.

 

 

 

 

 

 

 

 

 

 

 

꼭 한 번 타보고 싶었는데 끝내 못 타봤네요. 얼마를 내고 어디까지 가는지 궁금했는데 ^^;

 

 

 

구시가를 넘어 시장으로 향합니다. 마찬가지로 이 곳에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구 시장쯤 되겠네요.

 

 

 

 

위구르족 남자들치고 모자를 안 쓴 사람은 드뭅니다. 물론 이 곳 중국 대륙 서쪽 끝까지 한족이 밀려오고 있는 형편이라 거리를 걷는 남자들 중에는 모자를 안 쓴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백이면 백, 이 모자를 쓴 사람은 위구르족이라고 봐야겠지요.

 

 

신장성 최대의 모스크라는 에이티칼 모스크입니다. 주변과 건너편으로 시장이 서는 데다가 모스크 앞 광장에는 밤마다 포장마차 따위가 들어서므로 모스크 주변은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편입니다.

 

 

위구르족 남자가 모자를 쓴다면,

위구르족 여인들은 저리하고 다닙니다.

 

낮에는 이해가 가는 모습이지만, 몇 미터 앞도 잘 안 보이는 깜깜한 밤에, 일명 부르카라 불리우는, 눈만 빼꼼히 내어두고 머리 꼭대기부터 발목까지 시꺼먼 천으로 휘휘 감고 다니는 건 좀 심하다 싶기도 합니다.  

 

 

 

모스크 앞 광장에서는 서역답게 돈을 내면 낙타를 태워줍니다. 참신한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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