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에서 자기>

 

앞서 밝혔듯 풀빌라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도 무시할 순 없지만, 역시나 저희 타입에는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입지 좋은 숙소가 더 끌리는지라... 결국 우붓의 풀빌라에서는 1박만 하고, 다음날은 멍키 포레스트 길 바로 뒷 길인 Karna 상에 위치한 Sania's house로 몸을 옮겼습니다(시내를 돌아댕기면서 정처없이 몇 집 구경 끝에 가장 깨끗하고 좋아보였던 곳입니다).

 

Sania's house / Bungalows

주인 : Wayan Sania (또 와얀 ^^)

주소 : Jalan Karna No. 7, Ubud

전화 : 0361-975-535

이메일 : sania_house@yahoo.com

 

에어콘이 딸린 제일 좋은 방에 묵었는데 택스와 조식포함 1박에 250,000 Rp였습니다. 발리 대부분의 중저급 숙소가 그렇듯이 좁은 입구만 봐서는 전체 숙소의 크기가 얼마나 큰 지 잘 알 수 없습니다. 사니아 하우스 역시 마찬가지로 입구는 매우 좁은데 내부 부지는 상당합니다. 각 동을 3층 정도로 올려 지은지라 그만큼 객실 수도 많고요. 그 중 저희는 수영장과 바로 붙은, 흔히 Pool access라고 불리우는, 욕실 쪽에서 바로 수영장으로 뛰어들 수 있는 1층 방에 묵었습니다.    

 

 

김원장이 수영을 하고 있네요. 오른편의 열린 갈색문 안으로 들어가면 저희 방입니다.

 

 

우리 돈 25,000원 짜리 치고는 수영장도 훌륭하고 조경도 그럴싸 합니다. 저희는 주말마다 국내 여행을 다니는데 음침하고 후진 여관도 주말에는 3만원을 받습니다. 조금 깨끗하다 싶으면 3만 5천원에서 4만원, 요즘 지었네 하면 4만 5천원에서 5만원까지도 올라가죠. 수건 좀 더 얻을 수 있을까요? 그러면 코딱지만한 창이 열리며 아줌마의 매몰찬 대답이 돌아옵니다(물론 하도 싸돌아다니다보니 정말 추천하고 싶은 여관도 가끔 만납니다. 영암의 삼호장 같은 곳이 바로 그런 곳이죠). 우리나라 여관에서 아침 줍니까? 당연 안 주죠. 그런데 발리에선 25,000원 짜리 숙소에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분수 물이 솟아 떨어지는 수영장에서 한적한 오후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아침은 방 앞의 발코니에 놓여진 탁자 위로 원하는 시간에 직접 만들어 가져다 줍니다. 특별한 메뉴는 아니지만 각자가 고를 수 있는 간단한 팬케잌류(혹은 토스트 등)와 과일, 차와 커피 등으로 이루어진 깔끔한 식사입니다.

 

<우붓의 멍키 포레스트(Monkey Forest)>

 

원숭이 공원입니다. 말 그대로 멍키 포레스트 길을 따라 남쪽으로 쭈~욱 걸으면 정면에 멍키 포레스트가 나옵니다. 공원 내를 마구 돌아댕기는 원숭이들을 제외하곤 특별히 볼 만한 "꺼리"가 있는 건 아닙니다. 저희는 아침 산책 삼아 들어갔는데 원숭이들한테 공격아닌 공격만 당하고, 모기한테 뜯기고, 생각 보다 우울한 곳이었다는...

 

입장료 : 1인당 10,000 Rp로 올랐더군요.

 

 

 

공원 매표소 앞에서 원숭이에게 주라며 바나나를 좀 비싸게 팔고 있습니다. 반만 사겠다고 해서 가지고 들어갔는데 겁없는 원숭이들이 바나나 달라고 엄청 달라 붙습니다. 예전에 발리에 왔을 때도 울루와뚜 사원에서 원숭이들한테 데인 적이 있는데... 이 곳도 만만치 않습니다. 힌두교를 믿는 나라의 특성이랄 수 있겠지요. "하누만"이라는 이름의 원숭이 신을 모시니까요. 

 

 

 

요상한 자세로 고인 물을 먹고 있던 원숭이가, 저를 발견하곤 땅을 박차며 뛰어 오릅니다.

 

 

엄마야, 제가 겁에 질립니다. 집에서 기른 개도 그렇지만, 원숭이들도 눈치가 빤하죠. 남녀노소 구별하고 덤비는 듯 김원장 보다는 저를 더 우습게 봅니다. 제가 소리를 지르며 괴로워하자 김원장이 도와줍니다. 그러나...

 

 

이번엔 김원장에게 달라붙습니다. 얘네가 원하는 건 뻔하죠. 뭐 먹을 것을 가지고 있나 호시탐탐 그것만 노립니다. 주머니가 불룩하면 주머니를 공략합니다. 그러나 이미 앞서 만난 원숭이들에게 다 빼앗긴지라 얘는 김원장을 아무리 뒤져봐야 헛수고일 따름입니다. 크으, 냄새~

 

 

겨우 원숭이를 쫓아내고보니 저뿐만 아니라 김원장의 목이며, 옷이 위아래 모두 원숭이 발자국 손자국으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기껏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는데... 흑흑흑.

 

 

관리인들이 나누어 준 고구마를 먹고 있습니다. 역시나 서열이 있어 작은 놈들은 끼지도 못하고 침 질질 흘리며 쳐다만 봅니다.

 

<발리에서 세탁하기>

 

원숭이 숲 이야기를 하다가 불현듯 이 부분이 생각났습니다. 발리에서 세탁하기. 여타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세탁 서비스는 아주 잘 되어있습니다. 웬만한 숙소에서도 다 맡아 처리해주지만 길거리를 걷다가 Laundry service 써 있는 곳 아무데나 들어가 옷을 맡겨도 됩니다. 동남아의 대부분 국가가 그러하듯, 빠는 과정은 인간의 손을 빌리더라도 말리는 과정만은 자연의 힘에 맡기기 때문에 찾을 때까지는 만 24시간을 요구합니다. 가끔 Iron이라 써놓고 다림질까지 해서 빳빳하게 다려 말린 뒤 돌려주는 초고속(?) 서비스를 자랑하는 곳도 볼 수 있습니다.

 

가격은 대략 반팔 티셔츠/반바지가 벌당 1,500~2,500 Rp, 긴팔은 1,750 Rp, 속옷은 1,000 Rp 정도 합니다. 고급 호텔에서도 그다지 부담가지 않는 가격에 맡길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우붓에서 먹기>  

 

발리, 특히 우붓은 맛집 멋집으로도 알려진 곳입니다. 발리를 여행하면서 내내 하루 5끼는 우습게 먹은 것 같습니다. -_-; 지금은 비록 욕 나오고 후회스러운 일이지만, 당시에는 행복한 일과가 자꾸자꾸 돌아오는 것이 즐겁기만 했습니다.

 

1. Cafe Wayan & Bakery

 

멍키 포레스트 길 변에 있습니다. 멍키 포레스트 길 전체를 놓고보면 중간쯤 되는 위치에 있습니다. 누군가 우붓에서 단 한 곳만 가야한다면 바로 이 곳, 이라고 추천해 놓은 글을 읽고 찾아간 곳입니다. 다양한 케잌류와 음료, 식사 모두 가능한 곳입니다. 음식 맛이 떨어지는 집은 아니지만 맛집이라기 보담은 멋집에 가까운 곳입니다. 이 곳을 이용하는 팁은 되도록 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안쪽 깊숙히에 자리잡고 앉으라는 것입니다. 조경과 분위기가 아주 좋습니다만 가격은 그만큼 비쌉니다. 라시가 17,000 Rp, 초코 밀크 쉐이크가 22,500 Rp, 조각 케잌이 18,000 Rp 이고, 여기에 택스가 따로이 15% 붙습니다.

 

2. Cafe Lotus

 

발리에 제법 알려진 체인점으로 멍키 포레스트와 수직으로 만나 지르는 또 하나의 중심 길, 이름 그대로 Main Road 상에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들어앉은 분위기는 좋으나 역시나 맛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차라리 맞은 편의 Casa Luna로 갈 것을, 하고 후회했습니다. 오징어 튀김이 32,000 Rp, 모듬 사테가 40,000 Rp 정도로 가격 역시 상당합니다. 식당 이름 그대로 넓다란 연꽃 정원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습니다. 종업원의 서비스는 훌륭하며, 마찬가지로 15%의 택스가 붙습니다.

 

3. Ryoshi Restaurant

 

Cafe Lotus와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Main road 상에 있는 일식집입니다. 오픈되어 있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지하가 아닌 지하(?)로 들어가면 멋진 뷰가 나옵니다. 우붓 식당들의 특징이 바로 이런 것 같습니다. 뒤로는 차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도 몇 발짝 안으로만 들어오면 마치 울창한 숲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

 

고급 사시미 한 접시에 52,000 Rp, 등심 돈까스가 35,000 Rp입니다. 택스가 16%가 붙었지만, 맛은 만족스러웠습니다.

 

4. Jazz Cafe

 

우붓 최고의, 아니 제게는 발리 최고의 평점을 받은 곳입니다. 위치는 시내에서 동쪽으로 약간 떨어진, 그러나 시내에 묵고 있다면 충분히 걸어갈만한, Jalan Sukma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생음악을 연주하는 곳으로 식당이라기 보담은 분위기 상 바에 가깝습니다. 이름처럼 재즈만 연주하는 건 아닙니다. 신청곡도 받을 뿐더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합니다. 제가 4인조의 노래와 연주 실력을 평가할 만큼의 귀를 가지고 있진 못하지만 그들의 음악을 듣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우붓의 다른 식당과 마찬가지로 이 곳 역시 좌식과 입식 테이블 모두를 갖추고 있는데 - 역시나 마루에 방석깔린 좌식에는 동양인들이, 의자에는 서양인들이 주로 앉는 것도 똑같습니다 - 편안히 기대어 두 다리 쫙 뻗고 깜깜한 달밤에 맥주 한 잔 하면서 따뜻하고 신나거나 혹은 마음을 저미는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참 소중했습니다.

 

참, 이곳에서 발리에 와 처음으로 다른 한국인 부부를 만났습니다. 저희 옆자리에 앉았는데 옷차림을 보니 100% 신혼 부부 같더이다. 그리고 행태(?)를 보니 120% 신혼 부부가 맞더이다. ^^; 저희가 말없이 두 시간 정도 음악을 듣다가 나중에 일어설 때 저희끼리 몇 마디 주고 받았는데 한국말이 들리니까 그 부부가 놀래서 쳐다봅니다. 아마도 한국인이 아닐꺼라 생각했었던 모양입니다. 이 놈의 추레한 행색. ^^;  

 

칼스버스 큰 병이 32,000 Rp입니다. 음식을 시키면 아주 이쁘게 세팅되어 나옵니다. 맛도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택스가 붙지만 신경도 안 쓰이던 곳입니다.

 

참, 공연이 매일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리 일정을 알고 가시면 좋을 듯.

 

이메일 : jazzcafe@telkom.net

 

그러나저러나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흰둥이들은 나가서 춤을 춥디다. 잘 추지 못하는데도 늙으나 고우나,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무대에서 몸을 흔들어 대는 그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저도 다음에는 꼭 나가서 출겁니다.

 

5. 이 밖에도 맛집으로 알려진 곳으로는 왕궁 옆의 이부 오카, 커피가 맛있다는 운동장 근처의 투트막, 배낭족을 위한 가격에 훌륭한 메뉴를 제공한다는 와랑 따만(잘란 스레웨다리에 위치), 립이 맛나다는 누리스 와룽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시내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누리스 와룽을 제외한 나머지는 바로 앞에 서서 들어갈까 말까 했는데, 이미 배가 너무 불러있던지라 결국 시도를 못해봤습니다.

 

<우붓의 시장>

 

멍키 포레스트 로드와 메인 로드가 만나는 우붓 중심 중의 중심에 바로 시장이 있습니다. 크게 지상층과 지하층으로 나눌 수 있는데 지상층이 주로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 가게라면, 지하층은 현지인들을 위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장다운 시장이 되겠습니다.

 

예전에 우붓에 들렸을 때는 그 사실을 모르고 지상층만 둘러봤었는데, 이번에 돌아댕기다 보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더라고요. 혹 우붓에 가시게 되면 지하층도 꼭 둘러보셔요. 그리 크진 않지만 훨씬 정감있는 곳이랍니다. 

 

 

아침마다 신께 바칠 공양물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내는 아주머니들이 많습니다.  

 

 

일반 아주머니들은 저녁때 집에서 내일의 공양물을 직접 만든다고 들었는데 갈 길 바쁜 이 아가씨는 오토바이 위에서 이미 만들어진 공양물을 삽니다.

 

 

 

 

각종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우붓은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진 훌륭한 수공예품과 각종 예술 분야의 메카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개개인의 주문에 의해 그만을 위한 물품을 직접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그 때 왜 하나 안 사먹어 봤는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배가 불러있었던 듯. 틀림 없습니다. -_-;

지상층은 대충 둘러보고, 이제 지하층으로 내려갑니다.

 

 

 

 

참으로 환경친화적인 공양물입니다. 모든 것이 다시 자연으로 쉽사리 돌아갈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인도라면 벌써 소들이 휩쓸고 지나갈 테지만 우붓에선 소 대신 개가 코를 들이대는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참, 여기에 닭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우붓의 닭들은 아주 자연스레 길러지는지라 개들과 마찬가지로 길거리를 잘 돌아다니는데(물어보니 기르는 개들에게 따로 밥을 주는 집은 드물답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먹이를 찾아 개들이 바깥을 쏘다니는데, 그래도 밤에는 제 집으로 찾아 들어간다네요 ^^) 아침에는 한바탕들 울어 제끼느라 새벽잠을 설치게 만드는데 1등 공신이기도 합니다.

 

 

시장 한 구석에서 간단한 도시락용 밥을 만드는 중입니다.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처럼 쌀을 삶는 것이 아니라 찌고 있네요.

 

<우붓의 마사지>

 

두 곳에서 받았습니다.

 

1. 사라 스파 Sara Spa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

전화 : 081-2464-2222

가격 : 발리 전통 마사지 60,000 Rp/2시간, 35,000 Rp/1시간(발 마사지도 동일한 가격)

 

이외에도 아로마 테라피(옵션으로 꽃잎 동동 욕조나 우유 욕조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머리 마사지, 매니큐어 등이 가능합니다. 

 

몽키 포레스트 길을 따라 남쪽으로 걷다보면 왼편으로 운동장을 지나고, 쭉 더 나아가면 오른편으로 상기 소개한 멋집 Cafe Wayan & Bakery를 만나게 됩니다. 계속 진행하면 피자가 유명한 Lotus Lane Restaurant이 오른편으로 나오는데 이 식당을 끼고 있는 가느다란 골목으로 돌아 들어가면 그 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하면 그래도 괜찮은 내부 시설때문이라서인지 배낭족 손님이 제법 많았습니다. 저희는 2시간짜리 발리 전통 마사지를 야외 샤워 시설이 딸린 한 방에서 함께 받았는데, 그럭저럭 만족스러웠습니다.

 

2. 바디 워크 센터 The Bodywork Centre

 

멍키 포레스트 길과 평행하게 달리는 하노만 로드 상에 위치한 고급(?) 스파입니다. 정원 조경도 잘 해 놓고 내부 시설도 깔끔합니다. 실력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 막상 들어가 가격을 보니 생각보다 비싸더군요. 그냥 돌아나오기는 또 뭣해서 게 중 저렴한 얼굴 마사지를 대신 받았습니다(90,000 Rp/1시간 + 10% tax).

 

전화번호 : 0361-975720

 

물론 얼굴 마사지 이외 대부분의 마사지가 가능한 곳입니다. 저는 끊임없이 제 몸을 굴려대는 걸 좋아하는 반면, 얼굴 마사지는 어느 순간에 이르러선 팩을 해 놓고 당분간 냅두기 때문에 시간이 째깍째깍 가는 것이 좀 아까웠습니다. -_-; 그러나 저러나 6년 전 신부 화장 전에 얼굴 마사지 받아 보고는 처음 받아보는 마사지라, 마사지 후 김원장과 둘이 한껏 번드르르~해진 얼굴을 서로 바라보며 당분간 얼굴에 물대지 말자, 하며 웃었습니다.

 

가격이 센 만큼 시설이 좋긴 하지만, 결국 마사지는 그 어떤 다른 외부조건보다 마사지사의 실력에 그 질이 결정되고 맙니다. 그래서 굳이 두 곳을 비교한다면, 저라면 가격이 저렴한 '사라 스파'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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