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이 낯선 분들도 계시겠지만 우붓의 팬은 우리 나라에도 은근히 꽤 많습니다. 우붓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느낄 수 있는 일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지요. 우붓의 메인로드라 할 수 있는 멍키 포레스트 거리를 잘란잘란(인도네시아어로 "산책하다"는 뜻입니다) 걷다가 여행사에서 나누어주는 종이를 한 장 받아듭니다.

 

* 브두굴 투어 

대절 차량 : 350,000 Rp

투어 합류 : 115,000 Rp (일행이 3명 이상이면 차 한 대로 다니는 편이 낫겠네요)

아침 9시에 출발하여,

사얀 빌리지(논 구경)-멩위(왕실 사원)-마르가라나-우말루앙(논 구경)-브두굴

을 구경합니다.

 

* 싱가라자-로비나 투어

550,000 / 180,000 Rp

아침 8시 30분에 출발,

멩위-브두굴-깃깃(폭포)-로비나-반자르(온천)-문둑(커피 농장)

 

* 선셋 투어

350,000 / 115,000 Rp

오후 2시에 출발,

사얀 빌리지-멩위-알라스 크다톤(원숭이숲, 박쥐 동굴)-따나롯 사원

 

* 낀따마니 & 볼케이노 투어

350,000 / 110,000 Rp

아침 9시에 출발,

고아 가자(코끼리 동굴 사원)-프젱(사원)-군닝 카위(사원)-탐팍 시링(사원)-프넬로칸(전망대)-낀따마니(울룬다누 사원)-푸중(논)

 

* 낀따마니-브사키 투어

400,000 / 130,000 Rp

아침 9시 출발,

고아 가자-탐팍 시링-프넬로칸-브사키(발리 최대 사원)-부킷 잠불(논)-클룽쿵(예전 법원)

 

대략 여기까지 읽어내려 가다보니 우붓 근방에서 무엇을 봐야하는지 절로 눈치채게 됩니다. 사원은 관심 밖이니 결국 '논'이군요. 그래서 저희는 이런 유적지스러운거 다 안하고, 낀따마니 화산 근방에서 자전거를 타고 우붓 근방까지 내려오는 일명 <낀따마니 자전거 투어>를 하기로 합니다.

 

우붓 거리를 걷다보면 자전거 투어를 하는 회사가 몇 있습니다. 그 중 저희는 신생이라면 신생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제 생긴지 7개월 정도 된 Bali Countryside Tours라는 곳을 통해 했습니다. 이 여행사의 전문 분야는 사이클링 투어와 일출을 바라보는 화산 등산,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이 중 사이클링 투어는 "Bike-Baik 사이클링 투어"라고도 불리는데, Baik가 인도네시아에서는 'good'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인도네시안 사람들이 들을 때는 "좋아, 좋아", 외국인들이 들을 때는 "자전거, 자전거"로 들리겠네요. 제게는 그 발음 이상 어떻게도 안 들립니다만. -_-;

 

<우붓 시내에서 만날 수 있는 '바이크-바이크'의 광고>

 

바이크-바이크를 택한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이 신생 여행사의 주인이 바로 "발리인"이라는데 있습니다. 이 여행사의 사장인 와얀 수자나(Wayan Sujana / Tel 0361-978 052 / HP 081 338 673 852 / wayansujana@yahoo.com)씨는 원래 호주인이 사장인 여행사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매니지먼트하다가 홀로 독립한 분으로, 비록 번듯한 사무실은 아직 마련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4명의 직원을 둔 어엿한 사장님입니다.

 

굳이 와얀씨의 열정적인 설명이 아니더라도, 발리에서 벌어들이는 외화가 발리 밖 호주로 새어나간다는 것은 그다지 기분 좋은 일이 아닙니다. 설령 발리를 찾는 외국인 수 중 최고로 많은 수를 호주인들이 차지한다고 해도 말이죠(이 부분에선 사실 저도 좀 망설여집니다. 만약 외국에 나갔는데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나 여행사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아니, 실제로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현지인을 돕는다는 취지로 한국인이 사장으로 있는 업체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이게 과연 옳은 선택일까요? 어떻게 생각하면,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현지인들의 고용 창출을 돕는다는 의미로 해석하여 팔을 안으로 한껏 굽힐 수도 있습니다. 섣불리 이슈화시키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하튼 당시에는 호주인의 주머니를 부풀리기 보담은, 설령 가격 경쟁력이 약간은 떨어질지라도(350,000 Rp / 1인) 발리인과 좀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었습니다. 그런 복잡다난한 이유로, 결국 3월 2일 아침, 숙소 앞으로 저희를 데리러 온 와얀씨를 만나게 됩니다(프로그램은 대략 오전 8시쯤 시작하여 오후 4시 경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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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얀 사장님 차를 타고 낀따마니를 향해 가던 중 가장 처음에 들른 곳은 커피 농장입니다. 커피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 주시는데 불과 몇 개월전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도 많이 보고 들은 내용이라 처음 듣는 척 연기 아닌 연기를 좀 하게 됩니다.

 

 

커피만 있는 건 아니고 마치 이것저것 좁은 공간에 일부러 남에게 많이 보여주기 위해서 심어놓은 것 마냥 아기자기하게 여러 작물이 있습니다.

 

 

 

버마에서도 봤던 파인애플입니다. 파인애플은 저렇게 한 그루에 단 하나만 자라나는지라 처음 저 모습을 보게된 이후로, 한 슬라이스의 파인애플이 제 접시 위에 놓이기까지 상당한 품이 들었을, 노동집약적인 상품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아직도 모르는 과일입니다. 와얀씨는 Snake skin fruit 라고 일러주는데, 안 그래도 발리에 도착하자마자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껍질 바깥을 만져보면 모양도 그렇지만 느낌도 마치 뱀의 피부 껍질을 만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껍질은 살살 잘 벗겨지고, 안에는 마치 마늘처럼 생긴, 그러나 마늘보다는 훨씬 큰 몇 쪽의 과일이 들어있는데, 맛은 사과와 비슷합니다. 입에서 씹히는 질감은 배같기도 하고요.  

 

 

매뉴얼로 커피를 볶고 있는 아주머니입니다. 실제로도 매뉴얼로 저리 하시는건지, 아니면 관광객용 쇼인지는 파악이 안 됩니다. 그 효율성으로 봤을 때 후자에의 가능성을 더 높게 점쳐봅니다. 어느 세월에 저렇게 커피를 다 볶겠습니까 -_-; 같은 맥락으로 설정에 의해 아주머니 옆에서 같이 커피를 볶아봅니다. 제 손 끝에서 향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맨 왼쪽이 커피, 가운데가 생강차, 오른쪽이 커피+코코아입니다. 기왕 농장인지 쇼핑센터인지에 왔으니 먹어보고 구입하라는 거겠죠. 이상하게 발리에서는 마사지를 받아도 생강차를 몸에 좋다며 잘 내어줍니다. 생강차도 한국에선 잘 안 마시는데, 여기서는 맛나게 마십니다. 공짜라 그런지 더 맛납니다. ^^

 

 

커피를 마시며 바라본 풍경은 이렇습니다. 계단식 논뷰가 펼쳐집니다. 초록의 싱그러움이 가슴 속 깊이 새겨집니다.

 

커피를 다 마시곤 바로 옆의 작은 쇼핑몰에 들어가 상품 구경을 하게 되는데요, 쇼핑을 할 마음은 아니었지만 얻어먹은 것도 있고 해서 -_-; 둘러봅니다. 직원이 한국말 몇 마디를 아는 것으로 보아 어쩌면 이 곳에도 한 무더기의 한국인들이 스쳐지나갔는지도 모르겠네요. 열심히 보는 척 하지만 결국 그다지 살만한 것이 없는지라 미소만 남기고(그들 입장에선 돈을 남겨야 할텐데 -_-;) 다시 길을 나섭니다.

 

저 멀리 아궁산이 보이네요.

 

 

차는 낀따마니 화산이 잘 보이는 식당에 저희를 내려줍니다. 이 곳에서 서양식 아침 식사를 하게 되는데, 뷰가 훌륭한 대신 식사의 질은 좀 떨어집니다. 저희는 빌라 발리쿠의 룸 보이 마데에게 이미 아침을 받아 먹었으므로 더 이상 아쉬울 건 없습니다만(아침을 두 번이나 먹습니다).

 

식당에서 바라 본 낀따마니의 뷰입니다. 검은 부분은 몇 십년 전엔가 다시 화산이 폭발하였을 때 생긴 화산재의 흔적입니다. 아직도 살아있는 화산이란 소리네요.

 

 

저런 호수도 칼데라라 불러야 할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낀따마니 발자락에는 저렇게 멋드러진 호수가 있고 저 호수변의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농사나 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 나간다고 합니다.

 

"이 호수에도 물고기가 산단 말이어요?"

"정부가 치어를 방류했어요" -_-;

 

저 건너 작은 마을에는 아직도 고유의 풍습을 간직한 종족들이 살고 있다네요. 마을 사람이 죽으면 묻지 않는다나요? 그렇담 일반적으로 발리 사람들은 우리나라처럼 사후에는 묻히는 모양입니다. 다음에는 저 건너편의 마을로 여행을 가보고 싶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차는 다시 내리막길을 따라 약간 더 달립니다. 얼마간 내려간 뒤 만나는 한 마을의 공터에서부터 드디어 본격적인 자전거 투어가 시작됩니다. 이 즈음에서 꼭 밝히고 넘어가야 하는 한 가지,

 

저는 자전거를 못 탑니다. -_-;

 

사실 이 공터에서 자전거에 올라탈 때만 해도 저는 제가 탈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어릴 적엔 탔었고, 지난 가을에도 진짜 간만이지만 심하게 비틀거리며 -_-; 잠깐 타 본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못 타겠더이다. 흑. 다리가 짧은게 원통해지더군요. 결국 보다못한 와얀씨의 충고에 따라, 김원장의 만류에 따라 저는 포기합니다. 다행히(?) 이 프로그램은 저같은 경우를 위해 차가 대기합니다. 자세히 설명해보면, 첫번째, 자전거로 길을 안내하는 동시에 동선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는 한 분이 있고요, 그 뒤로 관광객들의 자전거가 따라가게 됩니다(이 경우, 김원장 혼자 달랑). 그 뒤로는 봉고차가 따라다니며 혹 자전거를 타다 지치거나 힘들거나 쉬고플 때의 공간으로 이용됩니다. 이 차에는 간식으로 쓰이는 과일, 찬 수건, 물 등이 들어있고요. 그 맨 뒤로 자전거들을 실은 트럭이 또 한 대 따라옵니다. 엄청난 행렬이죠? 저는 그래서 김원장 엉덩이가 바로 보이는, 와얀씨가 운전하는 봉고에 탑니다. 그럼 함께 출발하시죠.  

 

 

기본적으로 자전거가 달리는 코스는 차량 소통이 적은, 샛길을 이용합니다. 이렇게 울창한 숲길을 지나기도 하고,

 

 

당연히 마을도 지나게 됩니다. 관광객들이 거의 안 다니는 곳이죠.

 

 

마을에서 만난 아이들입니다. 제가 다가가자 쑥스러운지 아빠 뒤로 막 숨습니다. 그런데 와얀씨가 뭐라뭐라하자 아이들이 쪼르르 나와 일렬로 서더니 손을 번쩍 듭니다. 사진을 찍기 위한 설정이겠지만, 그런 와얀씨가 고마와서 아이들 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찰칵! 그리고 또 달립니다.

 

 

3모작이 가능한 발리에서는 한 편에서는 모내기를 하고 다른 편에서는 수확을 하는, 다소 합성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묻습니다.

 

"한국 농부들은 겨울엔 쉬어요. 발리 농부들은 언제 쉬나요?"

"안 쉬어요. 일년 내내 일하죠. -_-; 농업은 무척 힘든 일이어요"

 

사계절이 있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 

 

 

 

저의 미소와 애교, 거기에 와얀씨의 협박(?), 할머니의 달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빠이빠이를 안 해주던 자존심 강한 꼬마 숙녀가 오고 있네요.

 

 

오리 농법입니다. 한국과 같습니다. 사실 제대로 본 건 중국에서였지만요.

 

차를 타고 가는 덕에 와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인도네시아도 농업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고민이 있다고 합니다. 일은 많고 소득은 적고 정부에서는 개방을 원하고... 글로벌 프러블럼이군요. 

 

 

 

 

힌두교가 제대로 들어앉은 섬, 발리. 간혹 도시에서 너무나 의례적으로 보이던 힌두 의식들이 시골 마을에 오니 제 생각이 틀렸다고 앞다투어 말하는 듯 합니다. 마을마다 사원이 있고 또한 그 사원마다 사람들이 성스러이 그들의 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저 와중에도 제게 손을 흔들어 주십니다.

 

 

김원장이 잠시 멈춰섰네요. 현재 이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김원장의 페이스에 맞춰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김원장이 달리면 제가 탄 차도 달리고, 김원장이 서면 제 차도 섭니다. 그 때마다 와얀씨가 차에서 내려 김원장과 제게 발리의 생활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 줍니다.

 

 

벼를 말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벼, 쌀, 밥 등의 이름을 가진 것처럼 인도네시아에도 벼, 쌀, 밥에 해당하는 단어가 다 따로 있더군요. 물론 지금은 밥에 해당하는 '나시'밖에 기억이 안 납니다만. -_-; 그래도 밥이란 단어는 알고 있으니 서바이벌 인도네시아어에는 합격하지 않을랑가요?

 

 

멋진 사원이 있는 마을에서 잠시 쉽니다.

 

 

 

그러나 사원보담 아이들이 더 매력적이네요 ^^

 

아이들과 노는데 어디선가 말 그대로 돼지 잡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와얀씨, 저 소리가 뭐죠?"

"돼지 잡는 소리요"

"저리로 가봐도 될까요?"

"그럼요. 같이 가 봅시다" 

 

 

 

이들은 사원 행사에 쓰일 돼지를 잡고 있습니다. 총 두마리를 잡았는데, 한 마리 한 마리가 얼마나 큰 지 장정 넷이 들어도 무척 힘들어들 합니다. 와얀씨 말로는 사원용으로는 숫퇘지만 잡는다던데 김원장이 다가와 제게 귓속말을 건넵니다.

 

"내가 보기엔 암퇘지 같아"

"어떻게 알아? 봤어? -_-;"

"젖이 있어"

"......"

 

그러다 번득, 제가 한 마디를 던집니다.

 

"오빠도 젖 있잖아" -_-;

 

돼지는 그야말로 나 죽네~ 고래고래 울부짖습니다. "돼지 멱 따는 소리" 리얼 체험입니다.

 

 

손님을 기다리는 마을 아주머니. 작은 점방에 없는 게 없어 보입니다. 자, 다시 출발해야죠?

 

 

이번엔 작은 목공소(?)에 들릅니다. 엄격히 말하자면 목공소라기 보담은, 공방에 가까운 것 같네요. 

 

 

 

사원에 올릴 제단도 직접 조각합니다. 변변한 도면 하나 없이 쓱쓱 해냅니다.

 

 

다시 또 마을을 지나고, 

 

 

이 꼬집어주고 확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이쁜 것들도 만나고,

 

 

 

 

마침 행사 중인 사원 앞에서 한참 구경도 합니다. 사원에 행사가 있는 날에는 저렇게 근방의 모든 주민들이 전통 복장을 차려입고 나온다네요. 그런데 그 행사라는 것이 꽤나 자주 있는지 시골 마을을 다니다보면 종종 볼 수 있는 모습 중 하나입니다.

 

 

차로 높은 지대까지 올라 우붓까지 내려오는 자전거 길은 대부분 완만한 내리막길입니다. 자전거를 못 타는 제가 보기에도 자전거 타기 아주 좋은 길이죠. 다만 사진 상의 이 오르막만 빼고는요. 김원장이 헉헉 대며 올라오고 있네요 ^^; 힘들면 차에 타면 될 것을...

 

"오르막 안 힘들었어?"

"(헉헉대며) 응, 탈만 해"

 

 

우붓이 가까와지고, 도로가 좀 더 넓어지면서 차들이 제법 다니는 곳에 이르면, 자전거 투어는 끝이 납니다. 점심을 먹으러 가기전에 기념으로 한 장 찍었습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제가 보이고, 제 옆이 와얀씨, 그 옆이 트럭을 운전하고 따라온 분, 헬멧을 쓰신 분이 김원장 앞잡이, 그 옆에 앉아계신 분은 와얀씨의 역할을 번갈아 해주신 분입니다. 저보다 몇 살 위셨는데 큰 애가 벌써 고등학생이라네요. 젊어보인다고 하니 무척 좋아라~ 하시던. ^^ 역시 전세계적으로 듣기 좋은 말은 남녀노소를 불만하고 먹힙니다.

 

점심은 와얀씨네 집에 가서, 와얀씨 사모님이 정성스레 직접 만들어 준 현지식으로 식사를 합니다. 전날 예약을 할 때 채식주의자냐고 물어서 둘 다 아니라고 그랬는데 오늘의 식사를 위해 물어보신 거였군요. 식사, 아주 훌륭합니다. 인도네시아 전통 샐러드인 가도가도와 땅콩소스, 꼬치구이인 사테, 그리고 볶음 국수인 미고렝과 인도네시안식 이름을 모르겠는 닭가슴살 조림요리, 장조림스러운 짭짤한 맛의 고기, 그리고 입맛 팍팍 살려주는 매콤한 고추 튀김(?)요리까지... 보기 좋을 뿐만 아니라 맛 또한 입에 쫙쫙 달라붙는 식단에 한껏 고무되어 있는데 와얀씨가 한 마디 합니다.   

 

 

"사진 안 찍을래요?"

 

먹을 것 앞에서 잠시 이성을 잃은 -_-; 저를 경각시켜주는 그 한 마디, 그 덕분에 아래 사진을 건졌습니다.

 

 

 

제가 심하게 행복해하고 있죠?

 

앞서 밝혔듯 와얀씨는 아직 사무실을 따로 못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집이 사무실겸으로 쓰입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이 끝나면 고객들 뿐만 아니라 직원들까지 모두 함께 이 집에 다시 모이는데요, 저희는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거실 같은 곳에서 와얀씨와 함께 먼저 먹었지만 나머지 직원들은 저희가 배불리 다 먹고 나서야 남아있는 음식을 먹더군요. 그것도 저 멀리에서 따로요(마찬가지로 와얀씨의 가족, 부모님, 형님네 식구들, 사모님 모두 따로 상을 차려 부엌 근방에서 식사를 하고요. 다 함께 먹으면 더 좋을텐데요 ^^) 

 

 

 

5개월된 와얀씨의 둘째딸입니다. 너무 이쁘죠? 현재 인도네시아도 가족 계획 중이라 둘 이상 갖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딸딸이 아빠인 와얀씨에게 제가 넌즈시 운을 띄워봅니다.

 

"딸들이 이렇게 이쁜데도 아들 하나 더 갖고 싶어요?"

"그럼요"

 

흐흐, 공주님들이 섭섭해 하겠는데요?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갖는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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