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따에서 로비나 가기>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쁘라마 셔틀 버스(Perama tourist service)를 이용했습니다(하루 한 번 오전 10시 출발, 70,000 Rp/1인).

 

쁘라마 셔틀 버스 시간및 가격표는 아래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peramatour.com/iframes/perama_shuttle_bus.html

 

꾸따의 쁘라마 셔틀 버스 사무실 겸 승하차장은 레기안 거리(Legian St)에 있습니다. 뽀삐스 1 골목과 뽀삐스 2 골목 사이 39번지입니다. 저희는 하루 전날 사무실을 찾아가 예매를 했습니다. 일단 계약금을 걸고 탑승시 나머지를 지불할 수도 있으며 픽업을 원하면 1인당 5,000 Rp에 숙소로 출발 30분 전에 픽업을 오기도 합니다(마찬가지로 로비나에서도 원하는 숙소로 같은 가격에 내려줍니다). 숙소가 꾸따 주변이라면 굳이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시지 않고 저렴한 미터 택시(블루버드나 발리택시)를 이용하셔서 승하차장으로 오가셔도 됩니다. 

 

쁘라마는 단순한 버스 회사가 아닙니다. 발리 전역을 커버하는 다양한 쁘라마의 프로그램은 아래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eramatour.com/index.html

 

 

꾸타와 로비나 사이를 달리는 쁘라마 버스입니다. 큰 대형버스는 아닙니다.

 

 

시야를 중요시여기는 저희 부부는 픽업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버스로 부리나케 몸을 던져(지정좌석제가 아니기에) 맨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운전사를 비롯, 스태프들이 친절하지만 차 자체는 그다지 고급 차량이 아닙니다. 오히려 많이 낡았습니다. 저희 자리의 경우, 안전 벨트 연결 부위가 사라져 둘을 한 몸 삼아 그냥 양쪽 끈을 묶어버렸습니다.

 

 

로비나를 가는 길에 1,300m 가량 되는 고개를 꼬불꼬불 넘어갑니다. 관광객들이 1일 옵션 투어로 많이 찾는 브두굴도 그런 높은 지대에 있는 마을 중 하나입니다. 사진으로 얼핏 보이는 브라탄 호수를 끼고 있습니다. 

 

 

브두굴에서 차는 잠시 쉬어갑니다. 급한 볼일을 처치하고 나오는 중입니다. -_-; 브두굴 시장 구경도 빼놓을 수 없는 막간의 찬스이죠.

 

 

 

제가 좋아하는 람부탄입니다. 사실 까먹기가 번거로와서 파인애플이 팍팍 박힌, 입이 시릴 정도로 차갑게 식혀둔 람부탄 통조림을 더 좋아합니다. 살이 안 찌고 잘 찌는 체질이라는게 따로 있겠습니까? 이렇게 많이 먹으면 당근 찝니다. -_-; 

 

 

 

인도네시아는 이슬람대국입니다. 발리는 그 중 힌두교를 믿는 유일무이한 섬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발리를 다니다보면 인도의 이미지와 오버랩이 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도 당연히 무슬림이 존재합니다. 불현듯 티벳이 떠오르네요. 중국의 한족이 많이도 유입되어버린 장족의 땅, 티벳. 

 

 

무슬림은 아시다시피 음식을 먹는 방식이 남다릅니다. 이 작은 가게에서도 할랄 푸드(Halal Food)라는, 이슬람의 율법에 따라 '알라의 이름으로'라고 기도한 후에 도살한 고기도 취급할런지 모르겠네요. 버마에서도 무슬림용 식당을 따로이 본 기억이 납니다. 하긴 우리나라에서도 이젠 종종 보이더군요.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하나쯤 꼭 있는 가게가 되었습니다.  

 

 

 

야채 가게에서 야채를 다듬고 떨어져나간 시든 부분을 먹어치우는 생물쓰레기통입니다. ^^ 집에도 하나 들여놓아야겠어요.

 

 

 

 

시장은 어느 나라나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현지인 시장을 찾게 만드는 시장만의 매력... 그야말로 빠져듭니다. ^^ 

 

 

가판을 통해 (제가 아는) 인도네시아 서바이벌 랭귀지를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먹는 분야만 알면 어디든 여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써티입니다 -_-;). 꼭대기의 <와룽 무슬림>이 보이시나요? 와룽(Warung)은 인도네시아식 포장마차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간이 식당이고요. 소토(Soto)는 수프, 아얌(Ayam)은 닭, 박소(Bakso)는 완자, 고렝(Goreng)은 볶음, 나시(Nasi)가 밥, 되겠습니다. 길거리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메뉴가 나시 고렝과 미 고렝인데, 나시 고렝은 고로 볶음밥, 미(Mie) 고렝은 볶음국수랍니다.

  

 

 

 

<로비나에서 자기>

 

1. 숙소 : 아디티아 비치 리조트 www.indo.com/hotels/aditya

2. 예약 : http://www.asiarooms.com/indonesia/bali/aditya_beach_resort.html 를 통해 Standard room을 조식 및 택스 포함 1박 22불에 예약.

3. 총평 : 아디티아는 이번 발리 여행 중 가장 실망스러웠던 숙소입니다. Standard room을 예약했지만 꾸따의 산티카에서 묵다 온 저희에겐 아디티아의 룸 컨디션이 도무지 눈에 차질 않았거든요(무엇보다 도로변이라 시끄럽습니다). 결국 현지에서 한 단계 높은 Superior Garden View Room을 추가로 1박당 100,000 Rp씩 더 주고 사용했습니다. 이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이 곳에서 가장 좋은 급인 Deluxe Sea View Cottage는 다시 우리 돈으로 만 원 가량 더 비쌉니다. 비싼만큼 위치도 시설도 좋습니다. 즉 2만원, 3만원, 4만원으로 생각하시면 될 듯.

 

위치는 로비나 시내에서 약간 서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잡상인이 시시탐탐 저희를 노리는 해변으로 걷기엔 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차가 달리는 도로로 걷기엔 좀 짜증나는 거리입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호텔급을 3곳 이용했는데 모두 허니문으로 예약을 넣었습니다(쑥스럽지만 몇 년째 혹여 여행 중 호텔을 이용하게 되면 허니문으로 예약을 넣어 공짜 선물을 받아왔거든요. -_-;) 그 중 유일하게 이 곳 아디티아만이 우리를 허니무너로서 챙겨주었습니다. 그 점에서 나름대로 애정이 가는 곳이네요 ^^

 

 

"항상 행복하셔요~" 따뜻한 문귀와 함께 놓인 허니문용 과일바구니. 지금 저 종이는 원장실 벽면에 떡하고 붙여 두었습니다. ㅎㅎㅎ

 

 

스탠다드룸의 침대입니다. 방이 어둡고 에어컨은 너무 낡아서 소음이 발생합니다. 욕실도 어둡고 시설이 많이 노후되었습니다.

 

 

업글한 슈페리어 가든 뷰룸의 침대입니다. 스탠다드룸과는 달리 트윈이 아니네요 ^^ 요즘 나온 에어컨을 사용하고 욕실도 환하고 깨끗합니다. 돈 만원의 힘입니다.

 

여기에 또 돈 만원을 더 내면,

 

 

이런 멋진 방에서 잘 수도 있습니다.

 

 

 

아주 마음에 들었던 수영장입니다. 한 편으로 바다가 보이는 멋진 수영장에 풀바까지(물론 풀바에서 먹어보진 못했지만 -_-;). 마찬가지로 이용객이 적어 거의 전용 풀장처럼 사용했습니다.

 

아디티아에서 가장 멋진 곳은 해변가에 지어진 몇 채의 정자입니다. 아무도 없는 야밤에 둘이 방을 나와서 파도가 일으키는 물방울이 빵야빵야 튕기는 자리에 잘 지어진 정자에 한참동안 가만히 나란히 누워있었습니다. 어두운 밤이라 먼 바다는 잘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바로 발 아래서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작은 별들이 앞다투어 반짝이는 밤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데요.

 

 

<로비나에서 놀기>

 

로비나 역시 발리의 다른 지역처럼 오토바이를 렌트해 주는 곳이 널렸습니다. 숙소 바로 맞은 편에서도 오토바이를 빌려줍니다(저희가 갔을 땐 오토바이 렌트 아저씨가 자리를 잠깐 비워서 바로 그 옆 식당 아저씨의 오토바이를 빌려탈 정도로 쉽게 빌릴 수 있습니다). 1시간 탄다고 하고 20,000 Rp에 기름값 포함 빌렸습니다. 5년 전쯤 발리 꾸따에서 오토바이를 빌려탄 적이 있는데, 로비나는 꾸따보다 다니는 차가 적고 도로망도 복잡할 것이 없기 때문에(꾸따는 일방통행도 많습니다) 더 수월하게 탔습니다.

 

 

 

 

 

우리나라 7번 국도를 연상시키는 로비나 해안 도로에서 내륙 안쪽으로 핸들을 돌리면 오르막길이 나타납니다. 산쪽 마을들을 누비다 찍은 사진입니다. 워낙 머리가 큰지라 -_-; 헬멧도 겨우 썼는데, 벗으니 그 꼴이 더욱 가관이군요.

 

<로비나에서 먹기>

 

시내가 좀 먼 편이라 그냥 숙소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숙소 레스토랑에 밥값에서 20%를 할인해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네요.

 

 

레스토랑에 들어서니 직원이 손님들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귀 옆에 저렇게 향이 솔솔 풍기는 꽃을 꽂아줍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서비스네요. 사진 속의 저도 우스꽝스럽지만(저는 왜 머리에 꽃만 꽂으면 멘탈이 이리저리 취하는지 원,) 꽃을 단 김원장의 얼굴은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메뉴를 보니 이게 웬일인지, Korean 어쩌구가 눈에 뜨입니다. 책 같이 두꺼운 여러 장의 메뉴를 다 읽지도 않고 얼렁 그 두 메뉴를 주문합니다. 하나는 Korean Fried Noodles, 하나는 육계장이라고 쓰여있네요. 후라이드 누들을 주문해 놓고는 시원한 맥주(작은 병 10,000 Rp)부터 들이키며 둘이 머리를 맞대어 봅니다. 한국에 과연 후라이드 누들이라는게 있느냐, 없지 않느냐, 혹시 그렇다면 라면이 아니겠느냐, 그랬음 좋겠다... 하는 사이 궁금했던 후라이드 누들이 그 정체를 드러냅니다. 

 

 

그 놈의 코리안 후라이드 누들(20% 할인 전 가격 27,000 Rp)입니다. ㅎㅎㅎ 한식에 저런 것이 있던가요? -_-; 파를 좀 많이 넣은 미 고렝 같습니다. 한국식 미고렝(?)을 먹으며 워낙 드라마 쓰기 좋아하는 저는 또 상상의 나래를 폅니다. 아디티야 비치 리조트의 주방장 아저씨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와서 일을 했었던 것이 아닐까, 하루하루 고된 일을 마치고 늦은 밤 고향을 그리워하며 잠이 들다 문득 엄청나게 미고렝이 먹고 싶진 않았을까, 그래서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미고렝을 만들어 먹진 않았을까, 그리고 그 레시피를 고향으로 돌아온 지금까지 "코리안"을 붙여 손님상에 내 놓는 것은 아닐까... 블라블라블라...

 

 

짜잔, 연이어 등장한 육계장입니다(Yuk Kye Jang이라네요. 20% 할인전 가격 26,000 Rp. 이 동네는 닭값이 매우 저렴해서 후라이드 누들보다 육계장을 더 싸게 먹을 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달리 라면 국물 색이 돕니다. 맛은 밍밍해서 육계장의 얼큰함이라고 하기엔 좀 거리가 있습니다. 들어갈 법한 재료는 거진 다 들어간 듯 싶은데 진정한 그 맛은 안 나네요 ^^; 그래도 꾸따가 아닌 곳에서, 이 곳 발리 최북단 로비나에서 한국 음식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로비나의 조식 부페는 다른 곳에 비해 썰렁합니다.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그렇지, 그래도 기본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맛은 그저 그런. -_-;

 

아디티아에 묵는 둘째 날 저녁에는 비가 내려서 룸서비스를 시켰습니다. 빈너 슈니첼(27,000 Rp)과 피자 한 판(33,000 Rp). 생과일 쥬스는 5,000 Rp의 저렴한 가격으로 역시나 뛰어난 맛을 자랑합니다. 기대했던대로 돈까스스러운 슈니첼과 어디서 먹어도 기본은 하는 피자가 오히려 전 날의 코리안 메뉴보다 좀 더 낫더군요. 물가가 저렴한 나라에 오니 명색이 호텔인 곳에서 룸서비스까지 받아보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동남아가 아니면 힘든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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