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나에서 돌고래 투어(Dolphin Watching Tour) 하기>

 

로비나 아디티아 리조트를 떠나는 날입니다. 어제의 스노클링에 뻗어버린 김원장을 냅두고 새벽에 살금살금 돌고래 투어를 하러 홀로 호텔 로비로 나갑니다. 약속 시간이 되자 7~8 명 정도 되는 투숙객들이 아침 잠이 덜 깬 채로 하나 둘씩 로비로 모여 듭니다. 엄마 아빠를 따라 온 아이는 잔뜩 기대에 부푼 모습입니다. 마치 거울을 보는 듯 싶네요. 그런데 이게 어인 일이랍니까?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아 배를 띄울 수 없다고 하네요. 돌고래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가 봅니다. 언제나 인연이 닿지 않고 기회는 틀어집니다.  

 

발리에서 <돌고래 투어>는 대부분 이 로비나에서 이루어집니다. 즉, 당신이 저어기~ 발리 남부에 묵고 있어도 돌고래 투어 신청을 하면 이 로비나까지 당신을 낑낑 태우고 와 아침 6시경 로비나에서 배를 태워 핑크빛 돌고래를 보러 바다로 바다로 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로비나에 있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돌고래 투어를 하라고 꼬십니다. 가격은 조금씩 다른데, 저의 경우, 호객꾼이 제시한 가격보다는 묵고 있는 호텔에서 진행하는 돌고래 투어 가격이 오히려 경쟁력이 있더군요. 1인 55,000 Rp였습니다.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떼를 지어 멋지게 수영하는 돌고래를 만날 확률은 90% 이상이라네요.

 

 

 

로비나를 떠나기 전에 증명 사진도 한 장 박았습니다. 로비나 특유의 '검은' 해변이 보입니다.

 

<로비나에서 우붓 가기>

 

워낙은 아쿠아(www.aq.co.kr)에서 좋은 평판을 가진 운전기사겸 가이드인 시아룰(syahrulputra@yahoo.com)씨에게 부탁을 하려고 했습니다. 로비나를 떠나기 전날, 시아룰씨에게 전화를 걸었더니(HP 081-338-492-141) 마침 다음 날은 다른 약속이 있어 안 된다고 하네요.

 

"그럼 어쩌죠? 그냥 쁘라마 셔틀 버스를 타고 가야 할까봐요."

"아뇨, 잠깐만요. ~쏼라쏼라쏼라~ 예, 찾았어요. 다른 친구를 보낼께요."

 

그렇게 저희를 데리러 온 분이 Yanik Pande씨입니다. 차는 사진으로 보던 시아룰씨의 그것보다 낡았지만 역시나 친절하신 분입니다(HP 081-338-703-236).

 

우붓에서 빈 차로 로비나까지 저희를 데리러 오고, 가는 길에는 여기저기 원하는 곳에 세워주며, 다시 우붓의 숙소까지 데려다 주는데 275,000 Rp였습니다. 가격은 쁘라마와 비교하면 비싸지만 대신 몸이 편하고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으니까 혹 대절 택시가 필요하신 분들은 한 번쯤 생각해 보시길. 아이가 있는 분이시라거나, 동행이 많으신 분에게는 추천해 드립니다.

 

<울룬다누 브라딴 사원 Taman Wisata 'Ulundanu-Beratan'>

 

로비나와 우붓을 오가는 길에 있는 울룬다누 사원은 발리의 대표적인 사원 중 하나입니다. 브두굴에는 세 곳의 호수가 있는데 가장 크고 아름다운 호수가 바로 이 울룬다누 사원이 자리잡은 브라딴 호수랍니다. 브라딴 호수도 아름답고 그 곳에 자리잡은 사원도 아름답다니 이들의 말대로라면 겹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입장료 : 10,000 Rp/1인

 

그러나 무지한 저희에게는, 그저 잘 가꾸어진 Botanical Garden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마치 공원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이 곳은 신성한 힌두교 사원으로 생리중인 여성은 입장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그런 곳을 찾은 아줌마 복장치고는 너무 예의가 없었네요. -_-; 

 

 

 

복장만 문제가 아니군요. 태도도 심히 볼썽사납습니다. -_-;;

 

 

 

 

 

 

 

낚시를 해도 되는 곳인지 잠시 의아해집니다만, 좀 더 걸어가니 이 사원에 계시는 승려(?)분도 낚시를 하시더군요. -_-; 갑자기 동네 도서관에서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온다>란 재미난 제목의 책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다음 주에는 그 책을 빌려 읽어야겠어요. 

 

 

 

 

<우붓에서 자기>

 

가장 기대했던 숙소였습니다. 우붓의 빌라 발리 쿠(Villa Bali-Ku).

 

아쿠아에서 말하기를, '1박 40불에 불과한 풀빌라'라고 했거든요. 풀빌라라고 하면, 제 방, 그것도 그냥 방이 아니라 마치 집 같은 빌라에, 개인 풀이 따로이 딸려있다는 소리 아니겠습니까? 인터넷이나 잡지, 대중 매체를 통해 접해본 풀빌라는 모두 1박을 하기 위해 엄청난 고가를 치루어야 했기 때문에 선뜻 믿어지지 않으면서도 얼른 예약을 했습니다.

 

예약은 위의 시아룰씨를 통해 하시거나,

아니면 곧장 scastley@hotmail.com 으로 연락을 해보시면 됩니다(Tel. 0361-979356

 

명함에는 이렇게 적혀 있네요.

 

A self-contained and spacious villa with enclosed garden and dipping pool

 

그럼 몇 장의 사진을 보시죠.

 

 

풀빌라를 풀빌라라고 부를 수 있게 해주는 풀입니다. 그래도 깊이는 꽤 되는데 길이가 너무 짧습니다.

 

 

대문을 열고 정원에 들어서면 바로 왼편으로 저 풀이 보이고, 오픈된 공간을 둘로 나누어 왼편에는 부엌이, 오른편에는 TV와 DVD등이 있는 거실이 있습니다.

 

 

부엌에는 기본적인 조리 도구를 비롯, 식탁과 전기레인지도 있고, 냉동실이 있는 큼지막한 냉장고도 있고, 수압도 좋고, 먹을 물까지 채워줍니다. 거의 콘도와 흡사합니다.

 

 

거실입니다. 부엌과 거실 모두 각각 천장의 fan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DVD도 몇 편이나 가져다 놓아서 저희는 인디애나존스 II를 봤습니다. 저 미닫이 문 안이 침실입니다.

 

 

커다란 침대와 에어컨이 자리잡고 있고요(김원장이 자고 있는 사진 밖에 없네요), 방 안으로 들어가면 욕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습니다. 살짜쿵~ 열어보니 놀랍게도 야외 욕실입니다. 현재 우기여서 조금은 눅눅하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나는 욕실이네요.

 

 

 

솔직히 제게는 풀빌라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꽤 오래 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그 이미지를 제게 심어준 곳은 바로 반얀트리 푸켓입니다.

 

 http://www.banyantree.com/phuket/index.htm

 

로또가 되면, 반얀트리 푸켓에 가자고, 김원장에게 몇 번이나 말한 적이 있을 만큼, 제게는 거의 실제가 아닌 곳으로 여겨지던 곳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런 정체를 알 수 없는 막연한 동경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환한 달빛 아래 누드 수영"이었습니다. 이 장면에 있어 달도 꼭 보름달이어야 하고, 보름달이 아니면 아주 예쁜 모양의 초승달로, 초승달 옆에는 반짝이는 별이 딱 하나 있어야 했습니다. 그럼 저는 아무도 들여다 볼 수 없는 그 개인 수영장에서, 홀라당 옷을 모두 벗어 제낀 채 유유히 수영을 하는 것이죠.

 

이 심상을 가슴에 담은 뒤로, 푸켓의 반얀트리만큼은 아니지만, 모든 풀빌라가 제 동경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 결코 접근이 쉽지 않은 가격 탓에, 그냥 차일피일, 언제곤 가겠지 해 왔었죠. 그러나, 발리 여행을 준비하다가 우붓에 40불짜리 믿기 어려운 가격의 풀빌라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지난 발리 여행에 있어 우붓은 그다지 매력적인 동네가 아니라 제끼려고도 했었지만, 그 소식을 접한 뒤 일정에 우붓을 다시금 끼워넣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음을 밝힙니다.

 

그러나,

 

저희는 신혼이 아니더군요. -_-;

수영을 하려면 수영장이 꽤 커야하겠더군요. -_-;;

해가 떨어져도 욜라 더운 밤이어야 물놀이가 신나겠더군요 -_-;;;

 

아무리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어도,

김치를 차갑게 냉장고에 보관해 둘 수 있어도,

 

평소 여행 스타일이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숙소와 관광지를 왔다리갔다리 하는 타입이어서 그랬는지,

 

우붓의 메인 타운과 거리가 떨어진 이 곳이, 아무리 anytime 무료 트랜스퍼가 가능하다고 해도 좀 불편하더라고요. 빌라 발리 쿠는 몇 채만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또한 숙박비가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다른 풀빌라들처럼 개인 집사가 있는 건 아니고요, Room boy라 불리우는 Made Suartika(마데의 HP 081-558-789-572)가 아침에 밥도 가져다 주고(역시나 이 곳도 조식 포함 가격입니다), 필요하면 저희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우붓 메인 타운으로 날라주고 데리러 오는 시스템인데요. 이 Made를 매번 불러 대기가 좀 미안하더라고요. 그렇다고 타운으로 산책삼아 걸어가기에는 상당한 거리입니다. 물론 택시를 타면 되는데, 무료 서비스를 냅두고 택시를 타자니 돈이 아깝고, 그렇다고 마데에게 이리 와라, 저리 가라 하기는 미안하고... 이런 저런 갈등의 연속이었습니다.

 

어쨌든 빌라 발리 쿠는 풀빌라 자체를 저렴하게 한껏 즐기면서 발리 최고의 명소로 알려진 우붓까지 슬슬 즐기고자 할 때에는 탁월한 선택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Jalan Penestanan Kelod, Penestanan, Ubud.

 

주소만 가지고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론리플래닛에도 소개된 인도 음식점 Gajah Biru를 가자고 하시면 맞은 편이고요, Melati Cottages로 가자고 하시면 옆입니다. Antonio Blanco 전시관도 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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