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코프폴란드에서 딱 한 도시만 갈 수 있는데 그렇다면 어디를 추천해 줄래?

 

음... 그렇다면...

 

폴란드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십중팔구 이 곳을 추천해 주지 않을까?

 

바로 크.라.코.프. 여기를.

 

이유? 글쎄...

 

백인백색, 사람마다 개개인의 취향이 모두 다 다르니, 제각각 크라코프를 추천하는 이유 역시 다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크라코프의 그 탁월하게 아름다운 외양에 점수를 후하게 매겼기에 그런 결과가 주어질 거라 감히 단언한다. 아닌가? 아님 말고 ^^;

 

사실 꼬마 시절부터 집안 어른들께 붙들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로 시작, 알게 모르게 항상 여러 변수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 받으며 살아온 우리이기에, 정 자신 없는 사지선다형 질문에도 대략 3번을 찍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라온 우리 세대이기에, 불쑥불쑥 주어지는 폐쇄성 선택형 질문에는 강한 한국인이 아니겠는가. 그런 우리에게 폴란드에서 딱 한 도시만 추천해 달란 말이지...   

 

자코파네를 뒤로 하고 크라코프에 도착했을 때 누구보다도 우리를 기쁘게 맞아준 분은 바로 민박집 삐끼분들이셨다. 사실 삐끼라 부르기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어설픔이 흐르는 민박집 주인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들...

 

크라코프

그 중 한 분의 손에 이끌려 터미널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고로 보존이 잘 되어있는 구시가지(Old Town)와도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숙소에 -엄밀히 말하면 어디엔가 있을 주인집 딸 방 한 칸에 - 짐을 부리기로 했다. 말 한 마디 통하지 않아도 여기가 화장실이고, 이렇게 하면 샤워기를 사용할 수 있고, 나갈 때에는 문을 어떻게 닫고 등을 가르쳐 주시는 아저씨에게 우리는 우리대로 여기서 며칠을 잘 예정인데, 얼마나 지불해야 하는지, 좀 깎아주실 수는 없는지에 대해 온 몸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상업적인 숙박 시설에 비해 너무 늦게까지 싸돌아 다녀도 안 되고, 시끄럽게 소란을 피워도 안 되고, 방을 심하게 어질러 놓는 것도 양심에 거리끼는 등, 여러 면에서 주인댁을 배려해야 함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방 안에서 통조림 따위로 저렴하게 한 끼 때울때 꼭 필요한 포크나 숟가락을 빌릴 때 접시와 냅킨, 물컵까지 챙겨 주시고, 안방 문, 창고 문까지 하나하나 다 열어주시며 당신의 취미이신 조각품들을 자랑하시는 주인 부부의 모습은 이를 다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그래서 우리가 민박을 선호하는 것일테고.

 

그렇지만 크라코프에 대한 그 밖의 기억은 이런 것이다. 아름답지만 공사 중인 곳이 많고, 자유롭지만 관광객이 많은, 그래서 편안히 오래 머물고 싶다기보담은 한 번쯤 와 봐야하고, 그렇게 구경하다 얼른 갈 길을 가야할 도시.

크라코프

 

인도에서부터, 아마도 더위를 먹었는지 깜빡깜빡 말썽을 피우던 컴퓨터가 결국 이 곳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맛이 간 탓에 앞으로의 기록은 그나마 내세울만했던 '싱싱함'이 사라진, 유효기간이 자나도 한참 지난 기록이 될 수 밖에 없음이 슬프도다. 흑흑. 여하튼 사진 한 장만 더!

 

크라코프

 

 

 

오른쪽은 크라코프의 Wawel Cathedral. 구시가지를 관통하여 오르막을 오르면 짠, 하고 나타난다. 난간에 매달려 고개를 숙이면 Dragon's cave에서 불꽃이 주기적으로 피어오르고 그 아래로는 Vistula 강이 흐른다. 이 곳에서 일몰을 바라보았었는데...

 

그래, 1등이 아니면 또 어떠랴, 30등도 꼴찌도 나름대로 아름답다.

 

Tip

 

교통: 자코파네 크라코프(Krakow) / PKS 국영 버스 / 국영 버스라 학생 할인이 되어 7즐로티(일반 8즐로티, 사설 버스를 이용하면 9즐로티) / 2시간 30분(111Km) / 마찬가지로 자코파네 버스 터미널에서 승차

 

숙소: 크라코프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근처 City Tourist Office로 숙소를 잡기 위해 찾아가던 중 호객을 하는 민박집 아저씨를 만났다 / 터미널 바로 뒤에 위치한 민박집으로 그 집 딸 방을 100즐로티에서 20즐로티를 깎아 80즐로티에 묵기로 / TV 구비, 욕실과 화장실은 주인집과 공동 사용

 


PC방: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길 중 유일하게 그 옛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북쪽의 Florian Gate를 통과하면 이로부터 광장에 이르는 직선 도로가 Florianska다. 이 길을 따라 100여m 가량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Very Fast Connection’이라 까만 간판에 쓰여진 PC방을 찾을 수 있다. 말로는 위성 연결로 크라코프에서 가장 속도가 빠르다던데 그보다도 한글이 빵빵하게 지원되어 맘에 든다 / 1시간 4즐로티, 30분 3즐로티, 15분 2즐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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