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빨간 꽃, 노란 꽃, 하얀 꽃, 작은 꽃, 큰 꽃, 꽃과 비단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상여, 상여꾼들이 부르는 음울한 그러나 끊이지 않는 노래, 살이 타는 냄새, 하얗게 피어 오르는 연기, 장작을 파는 사람, 그 사람과 흥정을 하는 유가족, 두꺼운 장작을 화장터로 나르는 일꾼, 슬퍼하는 사람들, 미소 짓는 사람들, 채 다 타버리지 않은 망자의 흔적, 그것을 노리며 입맛 다시는 개, 그리고 그들 주위에 말라 비틀어진 똥.

 

바라나시좁고 구불거리는 골목, 온갖 표식으로 도배가 된 벽, 모퉁이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남자, 여러 힌두 사원, 구석구석 곳곳이 숨어있는 시바신의 상징인 ‘링가(남성 성기 모양의 돌)’, 그 곳에 경배를 올리는 사람들, 빽빽이 들어찬 상점, 곤니찌와 호객하는 주인들, 헬로우 마이 프렌드를 입에 달고 마리화나를 사라는 아저씨, 귀신 같이 나타나 구걸하는 할머니, 그냥 지나가기 껄끄러울 정도의 장애를 가진 걸인, 돈을 줘도 고마움의 표정이라고는 티끌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얼굴, 하늘 높이 날리우는 오색의 연, 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어디에서나 티없이 밝은 맨발의 어린 아이들, 그들의 까만 눈동자, 그리고 그들 주위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똥.

 

바라나시운전석 앞 자리에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 자전거, 짐을 가득 실은 리어카, 자전거와 리어카의 기발한 결합, 그보다 조금 나아보이는 오토바이, 자전거에 올라타 두 다리의 힘으로 끄는 사이클 릭샤들의 엄청난 물결, 봉으로 그들을 마구 때리는 경찰, 소음 공해와 대기 오염의 주범인 오토 릭샤, 사람을 가득 태운 세 발의 템포, 돈 있는 자들의 자가용, 그 가운데를 가로 막고 서 있는 하얀 소들, 다리를 절면서 길을 건너는 강아지, 자연스레 찻길로 스며드는 사람들, 차가 서면 다가와 돈을 요구하는 갓난 아이를 안은 아줌마, 별다른 차선이 없이도 엉키지 않는 신기한 교통의 흐름, 그리고 그 주위에 소들이 뿌려놓은 똥.

 

바라나시비정상적으로 커 보이는 하얀 소, 그 사이에 겨우 자리를 잡은 듯 보이는 검은 소, 우유를 짜내는 하얀 소, 엉덩이에 매를 맞는 검은 소, 골목을 가득 막아서고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는 팔자 늘어진 소,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소, 비닐을 씹고 있는 소, 뜨끈한 물줄기(?)를 내뿜는 소, 소 둘레를 맴도는 수많은 파리, 파리를 쫓는 소들의 꼬리, 벽 틈으로 재빠르게 숨어 드는 시궁창 쥐, 갠지스 강에 사는 시커먼 물고기, 가파른 계단에 두려움 없이 올라서는 염소, 지붕 위를 날아다니는 원숭이, 엄마 원숭이에게 꼬옥 매달린 새끼 원숭이, 우리가 준 사탕을 익숙하게 까서 먹는 대장 원숭이, 비루먹은 강아지, 그 사이를 요리조리 누비는 닭, 나에게 달려드는 모기떼, 사람을 절대 무서워하지 않는 동물들, 그리고 그 주위에 참기 힘든 냄새가 나는 똥.

 

바라나시바라나시를 끼고 흐르는 어머니 강 갠지스, 푸른 빛이 감도는 강물, 가트에 서서 무언가를 가르치는 사제, 향을 피워 올리는 사람, 물 속에서 경건히 기도를 올리는 여인, 물 장구를 치는 동네 아이들, 본인을 찍고 돈을 달라는 꼬마 여자 아이, 세수를 하는 사람, 이를 닦는 사람, 거품을 일으키며 빨래하는 아줌마, 머리를 감는 긴 머리의 할아버지, 목욕을 하는 배 나온 아저씨, 붕어에게 보시하는 청년, 꽃을 싣고 흘러가는 바나나 나뭇잎, 색색의 화려한 화환, 강물에 둥둥 떠 있는 온갖 쓰레기,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의 시체, 끊임 없이 뿌려지는 뼛가루, 물을 마시는 사람, 물을 떠가는 사람, 아무렇지도 않게 강물을 퍼다가 차를 끓여 파는 상인, 그 차를 마시는 여행객, 배를 타고 갠지스 강을 오르내리는 사람, 낚시 하는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더러운 물에서 피어나지만 그 물이 묻지 않는다는 연꽃.

 

그래, 바라나시, 마치 연꽃과 같은.  

 

Tip


바라나시, 오빠숙소 : Puja Guest House / 2층 방 베란다를 열어두었더니 원숭이가 들어와 우리 물건에 손을 대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철망이 쳐진 4층으로 방을 옮김 / 방 내부는 달라진 것이 없지만 전망이 좋아진 턱에 1박 200루피


한국 식당 : 라가 카페(Raga Cafe) / 푸자 게스트 하우스와 샨티 게스트 하우스 사이쯤에 위치한 곳으로 화장터로 유명한 Manikarnika Ghat (아예 Burning Ghat로 일컬어지기도)로 내려가는 골목 왼편에 있어 식사 도중 끊임없이 장송곡(?)을 들을 수 있음 / 불행히도 그간 우리가 들렀던 한국 음식점 중 최악이었음 -_-;


PC방 : 푸자 게스트 하우스가 샨티 게스트 하우스에서 내려와 왼편으로 가야 한다면, 오른편으로 조금 더 올라가 왼쪽으로 작고 긴 PC방이 있다. 그간 한국인들이 많이도 다녀간 듯 100% 한국어 지원 / 1시간에 30루피(우리 돈 750원 정도)

관광 : Ghat를 따라 걷다 보면 배를 타라며 수많은 호객꾼들이 접근해온다. 동트는 새벽에 타는 것이 가장 멋지다고 하며 가격은 1시간에 50루피


ATM : 바라나시에는 ICICI Bank의 ATM이 아래와 같이 두 대가 있는데 전력 공급의 불안정으로 인해 오후보다는 오전에 문제가 없을 확률이 높으며(첨부한 요금은 Dasaswamedh Ghat 앞에서 사이클 릭샤를 탔을 때의 가격), 불행히도 Citibank Card는 먹히지 않았다.   
★ Maldahiya의 Sri Ram Shopping Complex : 20루피(가는 길도 흥미롭고 건너편 가까이에 해당 은행도 있다)
★ Ravindrapuri Extension : 20루피(잘 사는 동네를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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