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보다보다를 참 많이도 탔습니다. 아프리카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엔테베에서 보타니칼 가든을 갈 때가 그 처음이었습니다. 숙소에서 나와 막연히 큰 길을 향해 걷고 있는데 저희를 힐끔힐끔 보며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지나가는 오토바이들. 내가 외국인이라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무시했었지요. 그런데 그런 움직임이 자주 포착되자 머릿속을 반짝, 하고 지나가는 게 있었습니다. 아, 저게 영업용이구나.

 

아니나 다를까 오토바이 뒷 좌석에 어설픈 쿠션을 깐 보다보다들이 모여 있는 걸 본 순간, 저걸 타봐야겠다, 얼른 다짐하였습니다. 가격을 흥정하고 뒷 자리에 씩씩하게 걸터 앉아 흑인 아저씨의 허리를 꽉 부여 잡았지요. 바람을 가르며 시원하게 달리는 보다보다. 처음 탔을 때부터 알았습니다. 이 보다보다를 사랑하게 될 거라는 것을.

 

사진 속 보다보다들은 캄팔라에서 만난 보다보다들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오토바이 보다보다와 자전거 보다보다가 있습니다. 예상하시다시피 자전거 보다보다가 오토바이 보다보다보다(보다가 너무 많이 나오니 헛갈리네요 -_-;) 같은 거리를 갈 때는 당연히 더 저렴합니다. 하지만 편의상 오토바이 보다보다가 있는 곳이면 오토바이 보다보다를 이용했습니다. 시골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오토바이 보다보다가 귀해지기 때문에 자전거 보다보다를 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그럴 경우 비포장이 대부분이라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만큼 운전하시는 분에 대한 미안함은 반비례해서 커진답니다.

 

영업용 보다보다와 비영업용 보다보다를 구분하는 방법은요, 뒷 좌석을 살짝 보시면 됩니다. 손님을 위한 쿠션이 있으면 그게 영업용입니다. 간단하죠? 그럼 보다보다를 타고 캄팔라 제 1의 시장인 Nakasero market으로 함께 장보러 가시죠.

 





 

시장에 대한 저희 부부의 애정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입니다. 맨날 시장에서 사는군요 ^^

 

캄팔라는 아프리카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그래서 night life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가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줄 모르는지라 그 혜택을 별로 누리지 않고 캄팔라를 벗어났는데요, 이후 아프리카의 다른 도시를 여행하면서 캄팔라가 얼마나 마음 편히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시였는지, 밤에 좀 더 싸돌아 다닐 것을 그랬다며 안타깝게 후회를 했답니다.  

 


 

보시는 것처럼 모두 영어를 사용합니다. 심지어 스와힐리어를 표현할 때도 고유의 문자가 없는 탓에 알파벳의 음가를 차용합니다. 이 점이 독자적인 한글을 보유한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안타깝다 하겠는데요, 그래도 덕분에 간판을 읽을 때 하등 무리가 없었습니다. 제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영자 신문인데요, 욕심에 한 부 사기는 했는데 여행 내내 과일 포장이나 하는데 사용하고 여행 끝까지 내내 안 읽었다는 소문이... -_-; 시골 버스를 타도 아저씨들이 영자 신문을 줄줄 읽어 내립니다. 흑, 부러워라.  

 


 

이 일제 봉고를 우간다에서는 '택시'라고 부릅니다(같은 놈을 케냐에서는 마타투, 탄자니아에서는 달라달라라고 부릅니다. 익숙해질만 하면 헛갈리게 만드네요). 사진은 우리 식으로는 버스터미널인데 여기서는 택시 파크(Taxi park)라고 부르지요. 캄팔라에는 두 개의 큰 택시 파크가 있는데요, 사진은 이 중 old taxi park를 찍었습니다(new taxi park도 여기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럼 택시를 한 번 타 보죠. 일단 어리버리한 채로 택시 파크에 들어섭니다. 그리고 제복을 갖춰입은 분이 보이면 다가가 제 행선지를 말합니다. 아저씨가 어딘가를 가리키면 그리로 갑니다. 그 근처에서 또 묻습니다. 몇 번 반복하면 제가 원하는 행선지로 가는 택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같은 줄의 맨 앞의 택시에 올라 탑니다. 따로 출발 시간은 없습니다. 사람이 꽉 차야 떠납니다. 여기서 말하는 '꽉'은 정원을 일컫는 것이 아닙니다. 꾸역꾸역의 준말이 되겠습니다.

 

어쩔 땐 제가 꼴지로 올라타 낑겨서라도 타자마자 출발을 하는 경우가 있고요, 어쩔 땐 1시간 이상씩 사람이 차길 기다리기도 합니다. 이 시스템의 일장일단을 짐작 하시겠는지요?

 


 

세련된 캄팔라의 아가씨들입니다. 우간다가 아무리 세계 최빈국 중 하나라고 해도 걸인을 보기는 힘듭니다. 나름대로 멋을 한껏 낸 젊은이들을 캄팔라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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