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의 수상 택시, 아브라>

 

두바이와 아부다비 같은 익숙한 지명 말고도 아즈만, 푸자이라, 라스 -카이마, 샤르자, 카이와인 5개가 더해진 7개의 군주 연합 국가, 아랍 에미레이트. 두바이를 잠시 밟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행도 하면 할수록 감흥이 떨어지는걸까요? 한국을 떠나는 , 이전에 버마에 갈 때까지만 해도 인천 공항에 들어서면서 , 이제 진짜 한국을 뜨는구나,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번 여행에선 그마저도 없었습니다. -_-; 두바이까지 10시간의 비행을 하면서도, 아랍식 베일이 드리워진 멋진 모자를 외국인 승무원을 보면서도 느낌이 들지 않다가 결국 두바이 공항에 도착해서야 드디어 머나먼 중동에 발을 내딛었구나, 싶더라고요.

 

여기서 잠깐,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의 서비스에 대해 언급하고 넘어가려 합니다제가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하면서 가지 감탄한 것이 있거든요.

 

1. 한국발/ 항공편에 한국어 메뉴 비치

2. 이코노미 좌석에도 개별 모니터

3. 환승 고객을 위한 두바이 공항 무료 식사 제공

4. 한국어(더빙/자막) 프로그램 상영

5. 다국적 승무원 배치

 

요즘 워낙 서비스 경쟁시대이니 다른 항공사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번 여행에서야 처음 겪어보는 서비스라서요. 인천-두바이간 나오는 식사를 한국어로 번역된 메뉴까지 비치해 두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에 대한 정보를 보다 자세히 있어 좋았습니다다른 항공사처럼 가지 옵션 가지는 한식으로 준비하는 센스도 맘에 들었고요(비록 귀국시 두바이측에서 준비된 한식 맛은 별로였지만). 또한 비지니스 이상에만 존재하는 알았던 개별 모니터를 이코노미에서 달아줘서 재미있게 갖고 놀았습니다. 기본 기능 외에 여러가지 게임도 되고, 특이하게 항공기의 전면과 아래에 카메라를 달아 구름을 내려다 본다던지멀어지고 가까와지는 지상 풍경을 실시간으로 본다던지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짧은 시간 환승하는 승객에게는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환승을 위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승객들을 위해 공항 내에 공간을 마련하여 무료로 뷔페를 제공하는 것도 참신했습니다. 사실, 오래 기다리다보면 배가 고파오잖아요. 그럼 공항 내에서 비싼 주고 사먹어야 하고... ^^;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편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승객들이 두바이를 경유지로 이용할 , 최종 목적지로 삼지 않아서인지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다만 우리와 비행기를 타고 , 많던 한국인 승객들은 어디로 갔는지돋보이는 서비스 분야였습니다. 한국을 오가는 비행기에서 한국어로 방송이나 음악을 들을 있는 기본이죠. 그런데 케냐 나이로비아랍 에미레이트 두바이 구간에서도 산드라 블록이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더군요.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사는 방송과 음악을 국어로 준비해 두었는데 언어가 Korean이라 제게 귀여움을 톡톡히 샀습니다. 승무원 이야기도 놓을 없겠네요. 우연의 일치일는지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케냐 나이로비 구간에도, 케냐 나이로비아랍 에미레이트 두바이 구간에도 한국인 승무원이 탑승하였습니다. 탔을지도 모르는 한국인 승객에 대한 배려도 감사하지만, 많은 우리나라 승무원들이 외국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모습도 보기 좋더군요. 두바이인천 구간에 있어 제가 앉은 줄을 담당하는 승무원은 일본인이었는데, 더듬거리나마 한국말로 서빙하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쩌다 보니 항공사 선전이 길어졌는데, 다시 두바이로 가보죠. 비행기 안에선 재미나게 놀았는데 막상 내리니 때서야 피로가 몰려 오기 시작합니다. 때문에 공항에서 잠시 머무르며 입국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었죠. 결국 예정대로 입국을 하고 두바이를 잠시 싸돌아 다녔지만, 느긋하게 나온 덕에 그만큼 일찍 맞닥뜨린 더위에 굴복하고 계획보다 서둘러 공항으로 돌아올 밖에 없었습니다.

  

<두바이의 모스크>

 

맞게 통과한 건지, 입국 신고서도 없이 입국이 가능하더군요. 이른 아침인데도 역시 후끈하더이다. 영수증을 끊어주는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 바깥이 보이는 어두운 버스 창문, 뒤로 보이는 번듯한 시가지들을 스쳐 지나 두바이의 시가지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두바이에서 아랍의 냄새를 맡거나, 혹은 엄격한 무슬림의 자취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크게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토록 발전된 모습이 섭섭하네요. 

 

<아브라를 타고>

 

길거리에서는 저처럼 싸돌아다니는 여인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지라 그래도 중동은 중동인가보다, 합니다. 두바이 전체 인구의 80% 외국인이라고 하더니, 신기하게도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도에서 보던 그것과 너무나도 닮아있습니다(실제로는 인도인들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인들과 네팔인들도 많다고 하는데, 아직 눈으로는 구분이 갑니다). 두바이 사람들과 섞여 아브라를 함께 타고 두바이 골목 골목을 한참 돌아다니다 문득 여기가 뭄바이 뒷골목 같은, 인도의 사는 도시 어디쯤에 있는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브라 대에는 20명이 탑니다. 서로 등을 돌리고 줄에 명씩 앉지요. 20명이 채워지면 아브라는 출발하고 다음 아브라가 승객을 태우기 시작합니다>

 


<금의 도시 두바이라 쓰여져 있네요. 新 금시장 입구입니다>

 

금의 도시답게 옛, 신시장 모두 엄청난 금세공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보석에는 관심이 전혀 없어서 저런 걸 다 누가 사나, 하고 맙니다(그 규모가 엄청난 것을 보면 그만큼의 수요가 있음에 틀림 없지만). 그러면서도 진열장 앞으로 떠나지 못하는 건, 가게 안에서 새어 흘러나오는 에어컨 바람 때문이지요. 전기료는 저렴한지, 가게마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도 문을 활짝 열어두기도 하는터라 가게들이 빽빽히 들어찬 시장 골목을 거닐때는 양쪽에서 뿜어대는 시원한 바람을 무료로 즐깁니다. 그러다 높은 층 실외기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도 자주 맞곤 합니다.

 


<일감을 기다리는 아저씨>

 

날은 바람과는 다르게 일찍부터 달궈집니다. 가게에 들어가 통을 사와 벌컥벌컥 마셔보지만 바닥이 드러나도 해갈되지 않습니다. 어디 그만 싸돌아다니고 잠시 쉬었다 가볼까. 저어기, 사람이 겨우 지나갈 같은 골목에 아주 작은 찻집이 보입니다. 앞으로 다가가 안을 바라보니 제가 찾던, 바로 그런 집입니다. 테이블은 2, 서너명만 앉으면 차버릴 실내. 주인도 메뉴도 모두 인도식입니다. 자리의 손님을 흉내내어 짜파티와 푸리, 그리고 빠질 없는 짜이와 신선한 망고 주스까지 시켜놓고 앉아 오른손만을 사용하여 맛있게 짜파티를 찢어 먹습니다(여전히 찢어먹긴 합니다만 -_-;). 이런 저희가 신기한지 다른 손님들이 힐끔거리며 훔쳐보네요. 이런 분위기에 젖다보니 문득 고아 해변에서 자주 먹었던 구워낸 따끈하고 고소한 치즈난이 생각납니다. 지금도 두바이에서 가장 생각나는 곳은 다른 어떤 관광지도 아닌, 바로 작은 찻집입니다. 두바이 관광청장이 들으면 서운해 할랑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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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홀라당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다소 글이 어수선해졌습니다. 이럴 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아직도 마음 수련의 길이 먼 가 봅니다. 이 점 감안하셔서 대충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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