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묵은 더화이트호텔 평창에 대한 후기를 쓰면서 그 입지에 한해, 여름에는 주변에 딱히 뭐가 없으니 상당히 별로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부연 설명이 필요하겠다.

차로 약 15분 안짝으로 봉평면 시내(?) 진입이 가능하며 봉평에도 5일장이 열리는데 날짜는 매 2일과 7일로, 그렇다, 오늘이 바로 17일, 봉평 장날 되시겠다. 겨울에 휘닉스를 찾은 스키어나 보더들 또한 시즌방 잡고 열심히 타다가도 봉평 장날만큼은 갓 튀겨낸 도넛 등을 먹으러 우르르 몰려간다는 소문 ㅎ  

장날이긴 한데, 봉평"면"이라는 한계가 있다보니 그 규모는 크지 않다(그래도 예전에 비해 메밀로 만든 먹거리가 좀 더 생겨났더라). 그리하여 개인적으로는 꼽는 더화이트호텔 평창의 성수기는 당연히 겨울 스키 시즌, 그 다음이라면 봉평에서 메밀꽃 축제(효석문화제)할 때가 되겠다. 시기는 9월 초중반으로 한 번은 볼 만하다고 생각. 

 

# 이효석 문학관 : 봉평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이효석 문학관으로 향했다(이효석 생가는 전에 가본 적이 있어서 패스). 문학관 관람료는 2,000원/인(참고로 이효석문학관+효석달빛언덕 통합권은 4,500원/인)

http://www.hyoseok.net/

 

▒▒▒ 이효석문화예술촌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

효석달빛언덕 근대화거리, 생가 등의 자료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www.hyoseok.net

애정행각을 벌이던 다람쥐 커플

메밀꽃 필 무렵의 이미지가 강렬하여 서정으로 똘똘 뭉친 작가일거라 생각했지만... 서양을 동경(?)하고 탐미적이었던 이상주의자??? 예술가의 삶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란 참으로 어렵도다. 무엇보다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도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어린 나이에 부모를 모두 잃은 자녀분들은 그 시기 또 얼마나 혹독한 삶을 살았을까.  

 

# [점심] (횡성) 삼정 : 이 집을 알게 된 것은 한 5~6년 전쯤?인 것 같은데... 위치도 그렇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대이다보니 그냥 닥치고 마음 속에 얌전히 담고만 있었다 ㅎ 그러다 문득 전날 경포호 둘레길을 걷다, 어라 잘하면 내일 점심때 둔내 지나가겠는데? 싶어 김물주에게 이 집 후기를 쓰윽 보여주니... 아~싸 역시 바로 낚인 김붕어 ㅋㅋㅋ

(그러나 역시 지갑에 부담을 느낀) 김원장 왈 예약이 안 되면 쿨하게 포기하고 ㅎ 예약이 된다면 운명으로 알고 2020 국내 휴가 피날레로 삼자고 하여 얼른 전화를 해봤지. 두근두근. 다행히 익일 12시에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여!!! 그러하다. 사실 오늘의 모든 오전 일정은 12시 삼정에 맞춰 진행했던 것 ㅋㅋㅋ 봉평장에서 그 수많은 유혹에도 불구하고 꾹 참고 아무 것도 안 먹은 이유가 다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우리는 등심 새우살로 2인분 주문. 66,000원/1인분(150g). 코스처럼 서빙되는데 메인 고기는 직접 옆에서 좀 더 다듬고 멋지게 구워 먹기 좋게 잘라 각자의 기름받이 식빵 위에 놓아주신다. 상당히 호사스럽네.   

토마토를 매실에 절였던가 냠
잣가루를 뿌린 치맛살 생고기
육회. 나 원래 생고기나 육회는 별로 좋아하질 않는데 이 집에선 거의 다 먹음 ㅋ
왼쪽부터 누룩소금 / 홀그레인머스터드 / 함초소금. 나는 함초소금만 먹었...

오늘 우리에게 서빙되는 등심 새우살은 6월 17일 도축, 그러니까 딱 한 달간 숙성시킨 것이라 알려 주셨다. 

오옷 이것은 고체와 액체 사이의 그 무엇. 액정인가? ㅋㅋㅋ
마지막으로 구워주신 차돌박이까지 예술

이 맛이라면 1인분은 너끈히 더 먹을 수 있거늘 가격의 압박으로 인해 ㅋㅋ 아쉽지만 된장찌개를 추가했다. 

식혜도 맛있어요. 그러고보니 물도 수수차라고 하셨던듯

워낙 단가가 세다보니 삼정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 단정내리기 쉽지 않다. 이 정도 퀄리티라면 분명 우리가 먹어본 중 최상급이 맞다. 인정. 백번 인정. 그리고 횡성 둔내가 아닌, 예를 들면 서울에서 이 정도 고기를 이 서비스를 받으며 이 분위기에서 먹는다고 생각하고 비교하면 심지어 삼정 가성비는 아주 좋다고까지 느낀다(몇 주전 서울 웨스틴 조선에서 먹은 비슷한 가격대의 호주산 와규 등심 스테이크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3일을 초과하여 연속으로 먹지 않는한 고기란 웬만해선 다 맛있는 것(웨스틴의 호주산 와규도 맛있게 먹은 1인)이다보니 이 쯤에선 스스로에게 본질적 철학적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배고플 때 먹는 라면도, 주말의 치맥도 매번 미친 듯 맛있게 먹는 인간인지라 ㅋㅋㅋ 보다 훌륭한 맛이 아닌, "어차피 한 끼"라는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삼정의 가성비는 떨어지는 것이련가???

실제로 분명 김원장은 먹고 나오자마자 바로, 다음에 둔내 지나는 길 있으면 또 오자 했는데(그만큼 대만족), 열흘 남짓 시간이 흐른 지금 물어보니 갈등 된다고 한다 ㅎ 이 모든 것은 그저 단가가 비싸서 그런 것으로...

 

소고기 사묵으면 뭐하겠노, 힘나서 일 열심히 하겠지~ 응??? 

어쨌거나 2020 국내 휴가 피날레로는 완벽한 한 끼였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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