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피스 성을 보고 오늘의 숙박지인 포프라트로 가는 길에, 포프라트 대신 여기서 잘까 했었던 레보차(Levoča)에 들러 밥 먹고 가기로 한다


Kupecká Bašta (홈페이지 http://www.kupeckabasta.sk/) 


중세 시대 성벽의 일부를 면하고 있어 분위기가 꽤 쏠쏠하다




김원장은 Deviľ s tagliatelle with beef (dried tomatoes, mushrooms, cream, sprinkled with parmesan cheese), baguette 


나는 이 집 Špeciality 코너에 소개된 Kupecká bašta 

grilled chicken breast + pork, tenderloin, onion rings, bacon, baked potato (sour cream), salad


이렇게 먹고 오늘도 20.7유로. 맘에 들어. 자, 배도 부르겠다. 여기서 포프라트는 멀지 않다. 다시 출발


포프라트가 가까워지면서 때가 어느 땐데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슬로바키아와 폴란드의 국경을 이루는 타트리 산맥인가보다. 오랜만이야





사실 포프라트는, 포프라트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내게는 슬로바키아 코시체에서 폴란드 크라쿠프까지 하루 운전 거리가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그저 하룻밤 끊어가는 곳 외에는 별 의미가 없는 곳이었다 -_-; 이런 포프라트에서 우리가 잡은 숙소는, 


Apartment Nedela


@ 홈페이지 https://www.premiumapartments.sk/en/

@ 예약 : 부킹닷컴

@ 객실 유형 : 아파트 50

@ 숙박비 : 48.81유로 (왜 이런 숫자가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ㅎ) 이외 추가로 도시세가 있었는데 안 받겠다고... ^^;




# 부킹닷컴에서는 Apartment Nedela라는 숙소명으로 예약했으나 위치가 궁금하다면 Kamilanka Homes으로 검색하는게 좋겠다

스트리트뷰가 안 되다보니 한 번에 잘 찾을 수 있을라나 궁금했는데... 투숙 전날 주인 부부인 Kamila와 Milan이 오는 방법이며 주차 장소를 자세하게 알려줬다 (주인 부부 이름이 저래서 아마 Kamilanka Homes 라고 이름을 붙인게 아닐까 추정. 생각난 김에 직접 물어볼까 ㅎ)

# 단독 주택의 2층을 통째로 쓴다. 1층은 현재 영업(?) 안 하는 듯. 



# 구조는 다소 특이하다. 머릿속에 길다란 직사각형을 그려보자. 맨 왼쪽에 침실, 가운데 거실(현관 문을 열면 바로 거실), 오른편 좁은 복도를 따라 욕실및 화장실이 먼저, 그리고 그 안쪽에 부엌이 일렬로 늘어선 모양. 그렇다보니 김세프는 부엌에서 요리를 해도 그 냄새가 침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구조라며 좋아했음 -_-;






    





# 아파트를 다니다보면 첫 인상이라는게 있는데, 신축 아파트를 제외하면, 어떤 아파트는 주인이 살던 집이었다는 느낌이 들고, 어떤 아파트는 처음부터 손님을 위해 세팅된 집이라는 느낌이 든다. 후자의 경우, 내가 안 쓰고 남이 쓰는 집이니까 대충 기본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름 고평점의 집인데도) - 극단적으로는 내가 쓰다 낡아진 물건들로 채우기도 하(는 것처럼 보이)고 - Apartment Nedela의 경우에는 보기 드물게, 그저 하룻밤 머물고 가는 투숙객을, 마치 엄청 귀한 손님이라도 되듯 세심하게 정성을 기울인 집이었다. 여러 집에서 묵어봤지만 이런 집도 참 드문데 면면이 참으로 자세가 됐네 ㅎ 우리 집보다 더 잘 갖춰놓은 것 같지 않우? 물론 이 집의 화룡점정은 바로 호스트 부부 Kamila와 Milan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하다. 웰컴 와인도 큰 놈으로 뙇  



공짜 매우 좋아라하는 김원장. 밀란이 준비해 놓은 와인이 우리 입맛에 맞을지 어떨지 걱정했지만 그런 염려 하덜덜 말어. 공짜면 다 맛있어


아, 이 집 커다란 테라스의 뷰는 이러하다. 훌륭한 뷰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조용하고 넓은데 프라이빗하므로 오케


이 테라스에서 공짜 와인도 마시고 공짜 캡슐 커피도 마시고


공짜 과일 바구니도 탐닉하고 우리 라면도 끓여 먹었다


그 바람에 김원장이 이 가격이 실화냐 이럴 수 있는 이유가 대체 뭐냐 혼자 궁금해 하다가 내린 결론은 포프라트 부동산이 매우 싼가벼...로(응?)


꼭 단점을 꼽아야 한다면

1. 아무리 숙소가 마음에 들어도 포프라트라는 마을 자체가... 우리 같은 평범한 여행자 신분으로는 그저 그런 데스티네이션이라는 것. 게다가 하필 날씨까지 안 좋아서 액티비티 하기에도 영. 

2. 아마 욕실을 좁게 뽑아서 그런 듯 한데, 욕조에 샤워 커튼이 없어서 앉아서 조신하게 샤워를 해야한다는 점 정도


그리고 Apartment Nedela에 대해 개인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내가 이 집에서 사고를 쳤다 -_-;;; 다음은 그 사고에 대한 나와 카밀라와의 왓츠앱 대화 내용 되시겠다.



사연인즉 이 날 한 때 비바람이 장난 아니었는데 내가 창문을 제대로 안 닫는 바람에 거실 창가에 있던 장식물이 저절로 열린 창문에 의해 바닥으로 떨어져 박살이... 저 토끼 귀는 다시 봐도 웃프네 -_-; (영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일 뿐이므로 내 문법은 따지지 않는걸로 ㅎ) 

김원장은 카밀라 답장 읽어 보더니 다치지 않았냐 부터 물어봐줘서 정말 고맙다고 ㅎ 나도 당근 그렇게 생각해. 이후로도 몇 번 대화가 오고 갔지만, 상기 답장 분위기를 보면 눈치챘듯 이 사건은 훈훈한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혹여 이 이야기의 끝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우리의 마지막 대화도 첨부해 본다. 이 러블리한 젊은 부부와의 대화가 다시 이어질 수 있는 기회가 언제고 올까? 멀고도 멀었지만 문득 가까워진 슬로바키아의 작은 마을 포프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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