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체크인을 하고 새록새록 기억이 나는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 사라예보 올드 타운에 들어서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휴대폰을 주섬주섬 꺼내는데 그런 내 모습을 보자마자 김원장이 쿠사리 먹이는 투로 그랬다. 전에 찍은 사진을 뭘 또 찍어~ -_-;;;


하긴 그래. 그래서 붙여본다. 4년 전 찍었던 사진들 http://blog.daum.net/worldtravel/13690479




오늘 저녁으로 무얼 먹을까. 올드 타운을 한 바퀴 크게 돌아보지만 영 먹고 싶은게 없다. 내게 체바피뷰렉 말고 썸씽 디퍼런트를 달라!

김원장이 자기가 골랐다며 양식집 가자더니 음악이 너무 시끄럽다며 바로 후퇴하고,.. 결국 중국집 당첨 莲花食府 Lotus Chinese Restaurant


중국인인척 중국어로 인사까지는 잘 주고 받았는데 ^^ 그 다음부터 대화가 전혀 안 되지롱 ㅋㅋㅋ

많은 메뉴중 고심 끝에 마파두부랑 군만두를 주문했는데 마파두부가 안 된다고. 흠... 그럼 어떻게 두 메뉴 밸런스를 맞출까

 


양저우 볶음밥과 궁보계정(쿵파오 치킨)으로 새로 주문. 주문 받는 중국어 잘하는 보스니아 청년이 영어로 묻더라. 

그럼 아까 군만두 말씀 하셨던건...? / 그건 안 먹을래요 ㅎ 

매운 것 좋아하세요? / 사랑합니다



외국 나와서 중국집 오는거 진짜 오래간만인 것 같다. 언제가 마지막이었더라? 깜빡깜빡. 코카서스 바쿠와 트빌리시는 확실히 기억이 나는데...

김원장이 다 먹고 그러데. 이번 여행 시작후 사먹은 외식 중 제일 만족스럽다고. 본인이 이렇게 밥에 약한 줄 몰랐다고 ㅋㅋㅋ 

(자기가 고른 양식집 실패하고 우왕좌왕할 때 내가 중국집 가자고 하니 시큰둥하게 따라온 남자랍니다) 이렇게 먹고 33.5마르카 (23,000원?)


라틴 브릿지 시리즈



자물쇠 백번 잠궈 열쇠 던져봐라. 사랑이 영원한가 - 곧 결혼 20주년 기혼녀의 깽판



항상 내겐 너무 어려운 문제


오늘 써낸 답은 요거트


Apartment Saraj


@ 예전 투숙기 : 조 위 링크에 나오지롱 http://blog.daum.net/worldtravel/13690479

@ 숙박비 : 2015년에는 45유로, 2019년에는 53.6유로 (주말이라 좀 오른 것 같기도)

@ 어찌어찌 골목 기억이 나서 이런 길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간다 우리끼리 히히덕거리면서 꼬불꼬불 들어갔는데... 헐 여기가 아닌가??? 

알고보니 그 사이, 예전에는 휑하니 노출되어 있던 계단 부분에 외벽 공사를 새로 한지라 외관 느낌이 완전 달라졌네. 짧은 순간이었지만 매우 당황했었다는. 

@ 그간 내부는...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 그저 지난 세월만큼 낡았을 뿐 ㅎ 그래도 침대 매트리스는 바꾼 것 같기도 하다.   

@ 이번 투숙에 벌어진 특기할 만한 일이라면, 체크인은 12시 30분쯤 했는데 집주인 친구라는 벤자민이 아파트 소개후 떠나고 난 뒤 샤워하려고 하니까 물이 안 나와. 벤자민한테 다시 전화해서 아파트 물이 안 나오는데? 하니까 잉? 한 번 하더니 아마 그렇다면 시 차원 단수일 거라고. 금방 다시 나올 거라고. 그래서 기다렸는데 (갑자기 낮 기온이 30도가 넘어가는지라 그나마 밖에 나갈 생각은 전혀 없었던게 그나마 다행이었달까) 오후 3시가 되어도 안 나오는거라. 이상하다 싶어 검색을 해보니까 시 차원 단수가 맞긴 맞는데... 어라, 그건 어제 날짜였는데??? (심지어 전날은 단수와 더불어 정전도 되었었더라) 다시 벤자민한테 전화하니까 그렇다면 1시간 내로 알아보겠다고. 그로부터 1시간이 채 안 되어 벤자민이 아예 집으로 찾아와서 한다는 말이, 건물 상수도에 문제가 생겨서 수리가 들어갔데. 식수 없으면 사다 주겠데. 아닌게 아니라 내려다보니 1층 앞 마당에서 수리공들이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 식수는 있어. 그럼 공사 언제 끝나? / 글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오늘 중에 고쳐지는건 확실해


식수를 제외하고도 물이라는게 이렇게 중요한지 예전엔 미처 몰랐네. 물이 안 나오니까 라면 끓여 먹은 거 설거지도 못 해서 냄새가 폴폴 풍기고, 샤워는 물론 이도 못 닦고 (결국 생수로 닦음), 변기 물도 못 내리지, 빨래도 못 한다. 김원장과 숙소 조건에 있어 전기가 더 중요하냐 급수가 더 중요하냐 별 의미 없는 토론도 하다가 ㅎ (번갈아 하루는 단전, 하루는 단수였던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숙소가 생각났다 ㅋㅋㅋ) 에라 모르겠다. 그냥 산책이나 하자, 하고 찝찝한 채로 나와 싸돌아 다녔는데, 문득 어라, 이러다 만에 하나 오늘 안에 안 고쳐지면 어떡해? 하는 생각에... 안 되겠다. 이미 조용한 숙소를 찾아 후다닥 이사를 한 전적도 있는 인간인데 ㅎ 오늘도 여차하면 더 늦기 전에 우리 숙소를 옮기자! (이번엔 환불도 해달라고 하자!) 로 중지를 모았다. 김원장은 내가 다시 오고 싶었던 사라예보는 이런 곳이 아니었는데... 내 감정에 내가 속는구나, 탄식을 하기도 ㅎㅎㅎ (내 그럴줄 알았지)

그래서 다시 숙소로 서둘러 돌아왔는데 입구에서 여전히 공사 중인 아저씨께 혹시 언제쯤 물이 나올랑가요? 여쭤보니까, 거의 다 했데. 조금만 기다려 보래. 뭬이야? 진짜야? 숙소에 올라가 수도 꼭지를 열어놓고 기다린지 오래지 않아...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이다! 물이야! 때는 오후 5시 30분. 


역시 어제 트라브니크 숙소 뷰가 더 좋았어 - 김원장의 회한 섞인 깨달음


그래도 퇴색 전에 다시금 덧칠되는 추억


밤에 저기 저렇게 환하게 불 들어오는 곳이 Yellow Bastion


익일 아침은 (제 2의 트라브니크 요새가 되길 기대하며) Yellow Bastion으로 산책

 기껏 올라갔는데 8시부터 입장 가능하다고 한다. 실패 (헤르샘, 이게 저희의 실체입니다 ㅋㅋㅋ)


김원장이 묻는다. 그럼 이제 어딜 가지?

어디긴 어디야. 만만한게 올드 타운 밖에 더 있어?


하산


사라예보에도 이런게 다닙니다


어제 오후 그 많던 사람들 다 어디로 갔나. 관광객이 1도 없으니 전혀 올드타운 안 같다


김원장이 또 잔소리 - 역광이라니까!!! (그럼 댁이 찍던지)





그리고 보니 아직 아침을 안 먹었네 

Specijal


이번엔 굳이 체바피 안 먹으려고 했는데... 와보시면 알겠지만 이 동네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지 말입니다. 체바피 끝내 먹고 가네 ㅋㅋㅋ 


어디 보자... 김원장아 빵 뚜껑 좀 들어봐라


흐미 많이도 주셨네. 다소 짭짤해서 그렇지 맛이 없는 건 아닙니다. 바로 막 구워서 뜨끈뜨끈하게 서빙해 주셔서 그런가 다른 때보다 맛있네요  


하지만 워낙 양이 적지 않기 때문에... 두 개 시켰으면 큰 일 날 뻔. 둘이 하나도 다 못 먹어서... 김원장님 먹고문 신중히 배급 중이십니다 


됐냐? 이제 역광 아니지? (아침 일찍 찍으면 이렇게 사람 없이도 촬영이 가능합니다. 두번째 사진과 비교해 보삼)


참고로 이 Sebilj 분수의 물을 마시면 다시 사라예보에 돌아오게 된다는 전설(갑자기 이병헌이 생각난다)이 있다 - 밝히자면 전에 왔을땐 안 먹고 갔으 ㅋ


어제만 해도 그젯밤 블랙핑크 동영상을 너무 늦게까지 봐서 아침부터 머리가 아프다나 뭐라나 하던 차에 그리워했던 사라예보 숙소에 물까지 안 나오니... 사라예보가 배신 때렸네 어쩌구 앞으로 다시 올 일 없다 저쩌구 하던 김원장이, 이 날 아침 갑자기 분수 물을 마시더라. 언제고 사라예보에 다시 오겠다면서... 


여보... 우리 진짜 사라예보 또 와요? 와서 또 체바피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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