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조식을 먹기 전 바닷가 쪽으로 산책을 했는데 ; 첫째는 보다 많이 먹기 위함이요


둘째는 현지인들의 낚시 상황을 파악해 보고 싶어서였다. 보통 낚시는 아침 일찍들 많이 하시니까.

(숙소에서 낚시대를 유료로 대여해주는 플랜도 본 기억이라 직원분들이 낚시 포인트를 잘 알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사소통에의 압박)


확 밀면 어떻게 될...


역시나 구시로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 끝까지 가니 두 분이 목하 낚시 중이더라(그리고 저~ 강 건너 반대편에도 한 분). 

한동안 조과를 구경하는데 이거야 원, 낚시대를 넣는 대로 후다닥 족족 물려 올라오는 것이 분위기가 후끈. 

어찌나 많이 잡혀 올라오는지 낚시하시는 분들이 구경꾼들에게 무료로 십여마리씩 막 쾌척하는 상황이랄까 ㅋ




이 모습을 본 + 이번에 낚시대를 들고 여행 온 김원장은 급 뽐뿌가 와서 얼른 구시로 낚시 용품 매장 찾아보라고, 본인이 챙겨 가지고 온 미끼 말고저 분들이 쓰는 미끼 비슷한 걸로 사야한다고. 나는 (이론은) 낚알못이지만 다행히 낚시 도구 매장 찾는 건 어렵지 않기 때문에 ㅎㅎㅎ (박지성 버전) 그리하여 호텔로 돌아와 밥 먹고 술 마시고 체크아웃 하고 김원장님을 모시고(=김기사를 부려서) 구시로의 한 낚시 용품 매장을 찾아갔다(이미 계획해 온 일정은 저 너머로 사요나라)


물 만난 김원장. 매장이 크고 알흠답습니다. 일본은 낚시 분야마저 선진국이었던건가. 하긴 김원장이 들고온 낚시대도 일제 -_-;

한켠에선 직원 언냐가 아무렇지도 않게 갯지렁이들을 몇 마리씩 담아 예쁘게(?) 포장하고 있... 


여하튼 김원장이 아까 본 미끼와 바늘 크기에 맞춰 최대한 비슷하게 구입을 하곤 오전의 그 포인트로 다시 고고고!


그런데... 해외에서 돈 내면 현지인들이 알아서 세팅해주는, 나는 그냥 낚싯대 물에 담궜다가 물리면 감기만 하면 되는 낚시 말고, 이번처럼 김원장이 본인 낚싯대를 직접 가지고 와 세팅해보는 낚시는 이번이 처음인지라... 막상 실전에 돌입하려니까 포인트 수심/상황 등에 비해 김원장 낚싯대가 좀 짧다고 하네. 게다가 기껏 사온 미끼 바늘이, 눈대중이 틀렸는지 남들 반 정도 크기 밖에 안 되게 작네 ㅋㅋㅋㅋㅋ 직업상 눈대중은 꽤 잘하는 편인데 어찌 이런 일이 쩝.   

당신 낚시를 다 마치고 댁으로 귀가하시려던 찰나의 조사 할아버지 한 분이 마구 헤매고 있는 김원장을 발견하고는 도와주시려고 다가왔는데... 우리 낚싯대를 살펴 보시더니 고개를 갸우뚱. 그 모습을 본 내가 할아버지께 낚싯대를 가리키며 "다이죠부데스까?" 하니까 고개를 크게 절레절레하시네 ㅋㅋㅋㅋㅋ

결국 할아버지가 옆에서 여전히 낚시하고 계시던 분에게 뭐라뭐라 하시자, 옆 아저씨 조사가 하던 낚시를 중단하고 당신 차로 가시더니 여분의 낚싯대와 미끼 바늘까지 모두 세트로 챙겨주심. 우와 진짜 대박. 혼또니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그리하여 옆 아저씨의 낚싯대로 낚시하는 방법을 할아버지께서 시범 한 번 보여 주시고... 드디어 김원장이 그 낚싯대를 물려받아 김태공질 시작


김태공이 언제쯤 눈 먼 물고기를 만날 지 모르는 일이므로 나는 작품 세계에 돌입.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단순한 뒷모습 뿐인데도 좋아하고 있는게 느껴진다. 포스가 함께 하는 듯


갈매기는 갈맥 갈맥하고 운다


그렇게 강작가가 갈매기와 씨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들리는 김원장의 일갈. 잡았다!




헐 눈 먼 물고기인 줄 알았는데 눈을 뜨고 있네. 눈 뜬 장님 물고기인가. 김원장한테 다 물리고...


라고 생각했지만... 인트의 힘인가. 그로부터 김원장은 꽤 큰 놈들을 제법 낚아 올렸습니다. 


같은 종류의 물고기들은 아무리 봐도 누가 누군지 얼굴을 구분할 수 없어서 매번 사진을 찍는 행위가 의미 없으므로... 떼샷 단체사진

이름은 몰라도 손맛은 최고


입질이 뜸해지면 포인트를 바꿔가며 + 공략해가며 정말 열심히 낚긴 했지만... 어차피 우리가 얘네를 가져갈 수는 없으므로 

결국 따지고보면 낚싯대를 빌려주신 아저씨의 앵벌이가 되고만 김알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씨가 낚싯대를 빌려주셨을 때 이미 그 분은 그런 큰 그림을 그리고 계셨던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진실은, 아저씨께서 김원장이 잡은 물고기 그 이상을 가져 가라면서 당신이 댁에서 얼려온 아이스팩까지 챙겨 주셨음)


그리고 생각나는 물주 아저씨와의 대화


아저씨 : @#$@%@#$%&&*

나 : ??? (일본어로) 죄송합니다. 저는 한국인입니다. 일본어 모릅니다

아저씨 : 모르긴, 일본어 아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런


언제고 구시로에 다시 가면, 아침녘 그 포인트로 찾아 가면, 우리를 도와주신 할아버지와 아저씨를 다시 뵐 수 있을까???


  • 까만 4번 - 구시로 우리 숙소

  • 주황 물고기 - 급 찾아본 가까운 낚시용품매장 つり具センター 釧路店

  • 빨간 점 - 큰 물고기와 좋은 분들을 만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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