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보니 소운쿄 구로다케 쪽은 그래도 비가 그친 듯 했다. 산 너머 반대편 아사히다케 쪽도 이 정도만 유지해 준다면... 어제는 비록 실패했어도 오늘은 성공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얼른 소운쿄 마을만 한 바퀴 돌아보고 아사히다케 방면으로 향하기로 한다.


아, 아니다. 어제 비 때문에 못 보고 지나친 볼거리 중에 은하 폭포유성 폭포 만큼은 구경하고 가자. 


은하 폭포/유성 폭포 구경은 중국어권 패키지팀들과 함께 했다.


하얀하늘님의 은하 폭포&유성 폭포 http://annejoey.blog.me/220776606304


어제 비가 많이 와서 오늘 폭포 구경이 삼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럼에도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다. 

여하거나 증명 사진도 찍었으니 이제 진짜 아사히다케 방면으로 출~발!



참고로 붙여보는 대설산 국립공원 http://www.daisetsuzan.or.jp/의 하이킹 맵(출처 https://www.japan-guide.com/e/e6776.html)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여러 방면에서 접근하여 대설산 국립공원내 속해있는 봉들을 오르내릴 수 있다. 조건이 갖춰진다면 종주도 가능하고.


다른 접근 루트에 비해 아무래도 (우측 상단) 소운쿄 온센(온천)에서 로프웨이 & 리프트(빨간 선)를 이용해 오르는 구로다케

(좌측 중간 부분) 아사히다케 온센에서 로프웨이(빨간 선)를 이용해 오르는 아사히다케 쪽이 탈 것들 덕에 비교적 난이도가 낮다고 하겠다. 


숀님의 소운쿄&아사히다케 개념잡기 https://blog.naver.com/adeuse/220029922574 



그런데 얼마나 달렸을까. 주기적으로 체크해 보는 아사히다케쪽 날씨가... 다시 본격적으로 비가 오는 것으로 바뀌었다. 아 쓰봉 욕 나오네. 

뭐 운이 좋으면 이러다가도 우리가 뙇 도착했을 때 기적적으로 비가 그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음둥? 나는 긍정적인 인간이므로 소요 시간을 계산해가며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한다. 오늘 아사히다케까지의 동선에서 만나는 나름 취향껏 뽑아본 관광지 목록은 다음과 같은데 ;


다이세츠 모리노 가든 http://www.daisetsu-asahigaoka.jp/

가미카와 정의 관광 정보 https://www.town.hokkaido-kamikawa.lg.jp/category/tourism.html

가미카와 정의 아이스 파빌리온 한글 후기 https://blog.naver.com/navi3160/220782240983

우에노 팜 http://uenofarm.net/index.php

아사히야마 동물원 http://www.city.asahikawa.hokkaido.jp/asahiyamazoo/

(점심을 먹는다면) 히가시카와 맛집 https://blog.naver.com/ejchappy/220632113045   지도 https://blog.naver.com/welcomehk/221119563732


한국에서 계획을 짜던 당시에는 이 날 날씨가 좋으면 우에노 팜은 제끼고 다이세츠 모리노 가든을 둘러보려고 했었는데... 얼마 전 방문했던 토카치 천년의 숲(十勝千年の森)에 대한 기억도 남아있고 오늘 날씨도 안 좋은 관계로 다이세츠 모리노 가든도 쿨하게 제끼기로 한다. 이 기온에 아이스 파빌리온 또한... 그냥 이틀 전 방문했던 유빙 박물관이랑 퉁치는 걸로 하자. 그럼 뭐 딱 하나 남았네. 아사히야마 동물원 당첨. 


기필코 빨간색 무료 주차장에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나름 주차장 위치까지 미리 예습해 가기는 했는데... 바로 전날까지 익일 일정이 불투명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술이 공짜라고 부어라 마셔라 한 덕에 복습을 안 했더니 ㅋㅋㅋ 그냥 내비게이션에 동물원 찍고 우회전하라고 하면 하고 좌회전하라고 하면 하면서 찾아갔더니만 방향 감각을 완전 잃었네. 학생 여러분! 이래서 예습보다 복습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오전 먹이 주는 시간에 맞춰 방문하겠답시고 김기사를 이랴이랴 다그쳤던 보람이 있어 아직은 남들보다 좀 이른 시간이었는지 & 주차 요원 할아버지들도 쫙 깔려 계셔서 수신호에 따라 수이 무료 주차장에 안착. 아싸.   



하차하고 나서 정면을 바라보니... 서문 쪽으로 간다는 것이 동문 쪽으로 왔 ㅋㅋㅋ


수우판다님의 동물원 설명서 http://hokkaido.tistory.com/284

동물원 소개 기사중 두 개 https://matcha-jp.com/ko/1118      http://news.joins.com/article/4174297


티켓을 구매하고 한글 팜플렛까지 챙겨 건물을 한 층 내려가니(참고로 아사히야마의 '야마'가 '산'이잖아. 동물원이 경사지에 지어져 있더라. 동문쪽 지대가 높고 서문과 정문쪽 지대가 낮다. 우리처럼 동문쪽에서 관람을 시작한다면 유명한 펭귄관까지 계속 내리막길이다. 하지만 차를 동문 앞 주차장에 세웠으므로... 결국 오르막길을 피할 순 없지비 ㅎ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 기차 같은게 다니는 것 같기는 하던데) 본격 입장 직전 아래와 같이 상술이 뻗치는 공간이 있었다. 전문 사진사가 동물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아저씨의 결과물이 맘에 든다면 비싸게 구입해 가세요 코너.   

어흥 하라고 해서 어흥 했을 뿐인데


김원장이 어차피 사지도 않을 거면서 그런 짓 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사진 찍을 때 빌려주는 모자들에 눈이 어두워서 뻔뻔하게 시도. 내 휴대폰으로 찍어주신 사진에 비해 역시나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사진이 10배는 더 잘 나왔던데 - 일부러 그렇게 찍으신건가 - 꿋꿋하게 스미마셍 탈출.


그리고는 모구모구 타임(=오물오물 시간=먹이 주는 시간) 확인하고 허겁지겁 정신없이 펭귄관으로 김원장을 끌고 내려갔는데... 헐. 동물원 관람객의 94%가 펭귄관에 몽땅 모여 있네. 김원장이 몰린 인파를 보더니 이래서야 뭐 하나 제대로 보겠냐면서 다른 동물관은 먹이 주는 시간을 확인해 보고 일부러 그 시간을 피해 방문하자고 한다. 아니 남들은 일부러 그걸 보기 위해 미리 좋은 자리 잡고 기다리기도 하는데 ㅋㅋㅋ 동물원에서는 그게 메인 쇼나 다름 없다고!!!

  

그리하여 전혀 사진 찍을 각도가 안 나오는 펭귄관은 일단 패스하고 김원장에게 질질 끌려 바다표범관으로.


배영 천재


바다표범의 현란한 유영 솜씨김원장 어린이 넋이 나갔습니다


매우 인상적이었던게 대부분의 동물관이 해당 동물의 행동 특성을 보다 잘 관람할 수 있게끔 제작되었다. 바다표범의 경우라면 육지에서의 행동, 얕은 물에서의 움직임, 깊은 물속에서의 움직임, 혹은 수직으로 난 물기둥을 멋지게 통과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는.


다음은 북극곰관. 우리는 단순히 바다표범관 옆 관이라 방문한 건데 입구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네. 알고 보니 펭귄 끝나고 이번엔 북극곰 먹이 주는 시간이었으 ㅋ 얼결에 관람


육지에서 쉬고 있던 커다란 북극곰이 사육사가 물 속으로 물고기를 던져주자 그 방향으로 육중한 몸을 풍덩 던진다. 대박.  


이쪽으로 던져주면 이쪽으로, 저쪽으로 던져주면 저쪽으로 몸을 자유자재로 돌리는데... 어쩐지 개 같아 그 유연함이 상당히 놀랍다


북극곰한테 이런 웨이브가 가능? 움직임에 따라 넘실거리는 털이 매우 아름답다


저 덩치에 물고기 한 마리 먹겠다고 왔다리갔다리 하는게 어쩐지 살짝 애잔하기도. 그렇다고 바다표범을 먹이로 줄 순 없잖아


정말 웃겼던게... 실제로 북극곰, 하면 우리는 보통 아래와 같은 이미지들을 주로 떠올리곤 하지만

퍼온 곳 http://www.insight.co.kr/newsRead.php?ArtNo=84188 & https://storyfunding.kakao.com/episode/28236 & 코카콜라


실제로 북극곰이 이런 애들이 아니라는건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근데 ;



내가 '스고이'라면 그건 이해하겠어. 하지만 니들이 아무리 가와이 문화라고 해도 얘한테까지 '가와이'는 좀 아니지 않니 ㅋㅋㅋ


봐, 얘가 대체 어딜 봐서 가와이 하다는건지


여튼 계속 이어지는 동물 관람. 아까 빠꾸한 펭귄관부터 재시작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김원장도 그래요



기린 또한 다른 동물원에서와 눈 높이를 완전 다르게 하여 위아래 위위아래 관람이 가능하다. 자네, 기린의 아랫도리를 가까이에서 본 적이 있나


기린의 냠냠 시간. 먹이를 저런 방식으로 주니까 마치 진짜 높은 나뭇가지를 뜯듯 자연스러워. 

응고롱고로 추억 돋네. 도로변에 기린 막 돌아댕기고 그랬는데 ㅎ


계속 왔다갔다 하고 있던데 정형행동???


이외에도 포스팅 양을 채워줄 고마운 동물들






즐거운 초근목피 섭취 시간




이상하게 아는 사람 얼굴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감정이입 제대로 한 김원장


여긴 어디 난 누구 ㅜㅠ



동물원을 워낙 오래간만에 가서 그런가... 솔직히 말해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재미있었다. 나이값 못한다고 해도 개취는 어쩔 수 없어 ㅋㅋㅋ (실제로 유치원 두 어곳에서 단체 관람 오기도. 아 물론 가와이를 달고 사는 여중생들도, too) 몇 동물들 상태는 썩 좋아 보이지 않았고 면적으로만 놓고 봐도 그리 크지 않은 곳인데도 왜 그렇게 유명세를 탔는지 와보면 알게 된다.  


어느새 배가 고파진 김원장이, 오늘도 내가 알아온 히가시카와 맛집은 별로고, 회전 초밥을 먹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동물원에서 제일 가까운 회전 초밥집을 검색해 보니 두 개가 잡힌다. 조금이라도 가까워 보이던 겐키 스시를 찾아 부릉부릉. 


어라, 근데 도착한 겐키 스시에 겐키 스시는 안 보이고 우오베이가??? 순간 잘 못 찾아온 줄.


알고보니 겐키 스시 주식회사 산하http://www.genkisushi.co.jp/ 에 브랜드가 등급별(?)로 우오베이, 겐키 스시, 센료로 나뉘어 존재하는 듯.

어쨌거나 우오베이라고 하면, 작년에 후쿠오카 갔을 때 김원장 때문에 못 가봐서 엄청 아쉬웠던 곳인데 오늘 이렇게 얼결에 방문하게 되다니 대박


홋카이도의 대도시 아사히카와는 한국인들도 제법 찾는 곳이지만 & 방금 떠나온 동물원 또한 중국어권 관광객이 최소 1/3은 되는 것 같던데, 우오베이 해당 지점의 경우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지 외국인은 전무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쁘게도 입구에서 일본어 못 하는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니 얼른 한글 안내판을 찾아내어 챙겨주고, 좌석으로 안내한 뒤 비치되어 있던 주문용 패드도 한글로 전환 세팅 완료. 고맙습니다. 옆 나라는 이런 점이 참 편하네요. 






한글이 만족스러운 일본어 까막눈 김원장님


자 그럼 달려보실까~




맞습니다. 감튀도 팔더군요. 그것도 맛이 괜찮은



내가 남몰래 주문한 왕새우롤이 레인을 타고 우리 자리에 도착하자 그 크기를 본 김원장이 깜놀 ㅋㅋㅋ 



안 뿌리는 척 시선 처리


초밥집 입장시에는 분명 날만 개면 산에 올라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 가볍게 먹자고 다짐했던 것 같은데... 못 올라가게 될 거라는 걸 직감했나 봄 ㅎ


여튼 배불리 먹고 - 내가 억지로 먹인 것도 아닌데 김원장은 배부르다며 투덜대고 - 이주하고 싶은 마을 1위라나 뭐라나 히가시카와를 관통하여

 꼬불꼬불 산을 올라 서둘러 아사히다케 로프웨이 승강장으로 http://asahidake.hokkaido.jp/ko/ (한글 버전)



그러니까 날만 좋다면 이 곳에서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 해발 1,600m 스가타미 역에서 하차하여 아래와 같은 1.7 Km 산책 코스를 걷거나


컨디션이 허락하면 트레일을 몇 시간 연장하여 裾合平 (거합평=수소아다이라)까지 다녀오거나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건 뭐 차 몰고 올라가는 길부터 비가 오고... 그럼에도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심정으로 해발 1,600m 상황은 여기랑 또 다를지도 몰라 하며 꾸역꾸역 승강장까지 직접 올라가 봤지만... 



결과는 다를 바가 없다. 여전히 적설량은 55cm, 기온은 겨우 3도, 여기나 저 위나 비가 오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시계는 불량한 상태 ㅜㅠ 



사람 적은 홋카이도를 누리고 싶다면 6월이 맞겠지만... 꽃 피고 새 우는 홋카이도를 보고 싶다면 7월이 더 나을 듯


참고로 현재 승강장 바로 앞 주차장은 유료이고, 그보다 몇 십 미터 살짝 아래에 위치한 주차장은 무료였다. 그러니 너무 끝까지 올라가지 마삼 ㅎ


혹시나 준비해 봤던 아래쪽 걷기 옵션(but 하절기가 메인은 아닌 듯)  

오리 늪 과 와사비 늪(鴨沼とわさび沼) 일본어 후기 http://blog.livedoor.jp/chapman2/archives/65754615.html 

아사히다케 온천가 주변은 비교적 걷기 쉬운 숲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사히다케 크로스 컨트리 코스입니다. 백운장(白雲荘) 코스 입구로부터 약 2.5 km 정도 남쪽으로 가면, 먼저 오리늪(鴨沼)이 있고, 5분 정도 더 걸으면 와사비늪(わさび沼)에 도착합니다. 오리늪은 문자 그대로, 여기서 겨울잠을 자는 오리들이 있으므로 조용히 관찰하도록 합시다. 와사비늪에서도 오리늪과 같이 오리가 있습니다. 양쪽 늪 모두 온천이 솟아 오르고 수온은 25도 이상으로, 한겨울에도 얼지 않습니다. 또한 가을 단풍시는, 시레토코(知床五) 호수보다 조용하고 수려하다는 평도 있습니다.

 

※ 코스는 길 찾기 어려운 곳도 있으므로 가기 전에 반드시 아사히다케 자연탐승로 지도를 준비하세요. 아사히다케 비지터 센터에 있습니다.

※ 하절기에는 방충 대책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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