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스타 아칸가와를 막 나서는데 비가 듣기 시작했다.

라비스타 아칸가와 대욕장에서 목욕하다 삿포로에 살고 계시다는 아주머니와 우연히 이야기를 트게 되었는데 (물론 대화의 시작은 이번에도 "저는 일본어를 모릅니다" ㅋㅋㅋ) 이런 저런 대화 끝에 홋카이도에는 그간 딱히 우기라고 할 것이 없었으나 이상하게 요즘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하셨더랬다. 


아직은 이슬비 수준이라 어제 낚시하느라 밀린 일정의 일부를 오늘 오전에 소화하기로 했다. 첫 목적지는 약 5Km? 정도 떨어져 있는 아칸호.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으니 관광 인프라가 필요하신 분이라면 아칸호에서 놀고 라비스타 아칸가와에서 숙박을 해도 되겠다. 물론 아칸호에도 비싸기로 유명한 '히나노자'를 위시하여 (주로) 대형호텔들이 포진해 있긴 하다.  


아칸호 관광 관련 https://matcha-jp.com/ko/4612

아칸마슈 국립공원의 볼거리 https://www.env.go.jp/park/akan/guide/view.html


비내리는 오전이라 그런지 아칸호변은 어쩐지 쇠락해가는 (구) 관광명소 분위기 ㅋㅋㅋ 확성기로 아이누족의 민속 춤 공연 일정을 알리며 마을을 천천히 돌아다니는 광고 차량도 어쩐지 처연하게 느껴졌다. 다들 숙소에 처박혀 있는건지 거리를 돌아다니는 관광객들은 코빼기도 안 보이는걸.

그래도 여기 오니 백인들이 몇 보이긴 하더라.  


봇케 산책(ボッケ遊歩道)

  

마치 바다처럼 호수에도 파도가 철썩철썩 치는 가운데 김원장이 아칸호 유람선은 노땡큐라고 해서 봇케 산책길(ボッケ遊歩道)을 걷기로 했다. 


우리가 택한 코스는 유람선 선착장에서 시작, 호변 길을 따라 봇케(진흙 화산?)까지 간 뒤 이번에는 숲쪽으로 관통하여 신사쪽으로 내려오는 루트


  



 이 날씨에도 물에 들어가 플라이 낚시 하시는 분들이 계셨다 


뽀글뽀글 끓어오르는 봇케 도착



간혹 유람선이 지나가고



이제 숲으로



@ 아칸호반 에코 뮤지엄 센터(阿寒湖畔エコミュージアムセンター) http://business4.plala.or.jp/akan-eco/


봇케 산책을 마친 뒤 둘본 곳. 규슈 올레 때는 이런데 방문 안 했었는데 이번에는 NP 위주로 일정을 짜다보니 언어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주 들르게 된다(절로 미국 여행때 생각이). 글을 읽을 수 없는데도 잘 해놓은게 팍팍 느껴지는 걸 보면 얄미워서 짜증이 난다는게 유일한 단점 


울 병원 박샘이 마리모를 선물 받아 기르고 있는데 박샘 결혼해서 애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도 이만큼 크게 키우기는 어려울 듯 ㅋㅋㅋ


 실제로 곰을 만난다면 내가 뭘 어떻게 해도 죽을 것 같다(마치 제대로 포즈?를 잡은 것처럼 보이는 사진은 백만년 만이네 ㅎㅎ)


@ 빵집 Pan de Pan http://www.akan-pandepan.com/


산책에 공부까지 하면 당근 배가 고프지. 하여 Pan de Pan에 들러 빵을 좀 구입...





...했으나 빵을 먹어버리면 점심을 맛있게 못 먹을테니 꾹 참는다. 비내리는 고모령 이 동네 고개를 넘어 테시카가로 고고씽


홋카이도 도동 맛집 트레일 http://ja.visit-eastern-hokkaido.jp/plans/foodtrailjapan/


테시카가 정 관광 관련 홈페이지 https://tourism-teshikaga.co.jp/


@ 테시카가(데시카가) 라 http://teshikaga-ramen.com/contents/index2.html


테시카가 마을에서 나는 '소바'나 '폿포테이(포뽀테이)'에서 '부타동' 먹기를 원했으나 http://poppotei.wixsite.com/home/menu 

김원장이 비 오니까 뜨뜻한 라멘 옵션을 골라서... 테시카가 라멘 본점으로 고고씽


참고로 우리가 방문한 이 곳 본점 말고, 삿포로에 있는 테시카가 라멘집(지점)의 한글 리뷰들은 매우 많다 

이런 소개도 https://blog.naver.com/eiseijapan/221256690310



워낙 유명한 집이니 원래 그런건지, 오늘 비가 와서 더 그런건지는 몰라도 라멘 먹으러 온 손님들이 꾸역꾸역 끊이지 않았다. 다행히 대기는 안 했지만 대신 테이블에 우리 둘이 나란히, 일본인 부부가 우리와 마주 보고 또 나란히 앉도록 안내 되었다(특별히 원하는 좌석이 있다면 기다렸다 먹어도 되는 것 같았지만, 어디까지나 추정)


사실 우리 둘 다 라멘은 우동이나 소바에 비해 그다지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지만, 그래도 (규슈와는 종류가 다르다는) 홋카이도에 왔으니까 한 번은 먹어줘야 예의인 것 같아서. 하지만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김원장/써티와는 달리 이 집 메뉴판은 예의가 없네. 이게 다 뭐라는 거임


 오래 바라본다고 모르는걸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테시카가 라멘에 왔으니 나는 오리지널의 파워를 믿고 테시카가 라멘을 하나 시키고

매운 맛을 그리워하는 강꼬꾸 김원장은 우리의 익숙한 푸라면의 푸 자를 발견하곤 빨간 글씨의 라멘을 주문.

주문 받는 아저씨가 매운 맛 라면을 시키니까 이건 맵다고 하시는 것 같은데, 절대 괜찮습니다. 그래봐야 우리에겐 안 매운 것 알아요.


아, 그리고 보니 라멘만 시킨 건 아니었으. 교자도 시켜봤는데... 글씨를 몰라도 행자가 먹는 만두는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야채 어쩌구 선택.



이게 내가 시킨거고


아시다시피 난 소중하니까 두 개 시킨거임 ㅎ


아래가 김원장이 시킨 건데

역시나 여기다 고춧가루를 더 뿌려 먹어도 그닥 맵진 않았고 + 김원장이 맛 이상하다며 바꿔먹자고 해서 결국 내꺼랑 김원장꺼랑 바꿔 먹었으며, 

다 먹고 나서는 "역시 (교자는 맛있어도) 라멘은 앞으로도 안 먹는걸로" + " 일본엔 라멘 말고도 먹을 게 많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 마슈호의 아이스 http://ice1.sakura.ne.jp/index.htm


입을 개운하게 하는 데는 역시 아이스크림 만한 것이 없지.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비가 와도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맛있지 ㅎ


이 동네(데시카가 초) 아이스크림집 정보 https://hokkaido-labo.com/kr/lake-mashu-softcream-12264 

한글 후기 https://blog.naver.com/hughfeliz/90187642192


아아 내꺼 잠깐 찍는 동안 김원장이 자기꺼 벌써 먹어버렸어!!! 더 화가 나는 건 나 한 입 먹어보란 소리도 안하고 다 먹어버렸어!!!


수향녹지공원 水郷緑地公園


휴게소 구경과 더불어 길 건너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보았다. 관련 정보를 읽었을 때에는 그럴싸할 것 같았는데 기왕 비 맞으며 걸을 심산이라면 



좀 더 임팩트있는 곳으로 가자는 결론 하에 초입 부분만 돌아보고 나왔다. 


@ 굿샤로호 자연 탐승로 (한 바퀴 도는데 약 2.5Km)


굿샤로호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커다란 호수 한 가운데 큰 섬이 있고 남쪽에 작게 튀어 나온 반도가 하나 있는데 그 곳이 바로 와코토 반도이다.



비가 와서 그런지 탐승로 입구의 무료 노천 혼욕탕은 물론 우리가 한 바퀴 도는 동안 길 위에서도 아무도 안 만났는데


(굿샤로호 뷰의 큼지막한 혼욕 노천탕의 풍경 - 이래서 수건을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 꼭 필요한 순간 차에 두고 나와서리) 


한 바퀴 돌고 나오니 고사이 노천 혼욕탕 안에 4~5명은 들어온 것 같더라 ㅎ 거리끼는게 전혀 없으신 용감한 할아버지도 보았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오야코쯔 지옥(사진상 우측 하단)



오늘 하루 종일 비가 오는 가운데 다행히도 시작과 끝 모두 훌륭한 산책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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