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규슈 올레는 여러 렌터카 회사 중 버젯 렌터카와 함께 했다. 

일본 입국 시각이 늦었던 관계로 입국일 당일은 일단 하카타역 부근으로 이동해 숙박부터 하고 익일 숙소 근처 '하카타 에키마에(하카타 역전)점'에서 렌터카 픽업을 했으나

렌터카 반납은 굳이 시내로 들어갈 필요 없이 '후쿠오카 공항 국제 터미널점(https://www.budgetrentacar.co.jp/shop/0126/)'에 하고 공항으로 바로 가기로.


참고로 버젯 렌터카의 경우 후쿠오카 "국제선" 공항 청사 내에는 지점이 없고 공항 외부에 국제 터미널점이 있으며, 국제선 공항과 해당 지점간 무료 셔틀을 운행한다. 덧붙이자면 전에 예약기 포스팅과 수령기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내가 렌터카 예약을 홈페이지 통해 직접 안 하고 써드 파티 통해서 그런지, 수령시 예약 사항을 전반적으로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반납처가 공항 "국내선" 터미널로 되어 있다고 하길래 "국제선" 터미널로 변경했던 적이 있었더랬다(후쿠오카 공항 국내선 터미널과 국제선 터미널간은 공항 무료 셔틀 버스로 이동이 가능하긴 하지만)

다시 말해 버젯 렌터카의 경우 후쿠오카 국내선 공항에선 도보로 접근 가능한 지점(=후쿠오카 공항점)을 따로 운영하고 있으므로, 본인이 이용하는 지점이 확실히 어디인지 헛갈리지 말지어다(덧붙여 우리 모두의 똥줄 건강을 위하여 본인의 여행 스케줄에 지장 없도록 각 지점 영업시간도 미리 파악해 두자). 


하여간 렌터카 수령시 반납처 변경을 하면서 그와 동시에 반납처 근처 주유소를 한 곳 추천 받았는데 - 반납전 이 주유소에서 만땅으로 넣고 뭔 증빙을 받은 후 지점에 보여주라고 했던 듯(매번 말하지만 여러분, 후기는 되도록 빨리 씁시다) - 사실 나는 이 주유소 말고 반납 지점 직전이면서 + 우리 주행 경로에 있어 매우 접근이 편리한 다른 주유소를 이용할 계획을 한국에서부터 이미 세우고 왔던 터였다. 그러나 렌터카 반납을 앞두고 시간도 살짝 여유가 있고, 괜히 시키는 대로 안 했다가 경제적 불이익이라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두 업체가 밀약(?)이라도 맺은걸까 합리적 의심을 하며 ㅋㅋㅋ 일단 반납 지점을 지나쳐 찍어줬던 주유소로 향했다(상기 첨부한 지도상 보라색 별표). 

만땅을 넣은 후 주유원에게 버짓 렌터카/리턴/프루프 더듬더듬 했더니 기지급한 영수증을 가리키며 그냥 이거면 된다는 듯. 뭥미 거창한 양식이 따로 있는게 아니었구나. 어쩐지 낚인 듯. 그냥 예정대로 가깝고 편리한 다른 주유소 이용을 하고 박치기 해볼 것을 그랬나. 


하여간 그렇게 그 동네를 빙글 돌아서 (주유소에서 공항 국제 터미널점을 향해 가장 가까운 길로 차를 몰았더니 그 방향 진입로를 막아 두었던지라... P턴이라고 해야하나 U턴이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돌아서 다른 방향으로 진입(했는데... 나중에 반납 다 마치고 공항행 셔틀 타러 나와보니 아까 막았던 진입로를 열었어 뭥미). 주차를 하고, (료칸 긴수이에서 짐 정리 및 대략의 차량 청소를 모두 마친 터라) 바로 가방 챙겨 하차했다. 실제로 차량 검수를 맡은 직원도 계기판 보고 차량 상태 보고 내가 내미는 주유소 영수증 쓰윽 훑어보고는 오케이, 됐다고 하더라.    


차량 검수가 끝난 뒤 반납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가보니... 이미 5~6팀에 달하는, 안팎으로 스무명 가까이 득시글 했는데, 놀랍게도 중국어권에서 온(좀 전 주유소에서 서로 마주 본 채로 주유 했던 ㅋㅋㅋ) 한 커플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인이었다. 와... 이 동네가 이랬구나. 뭐랄까, (주어는 김기사) 외국에서 반대 방향 운전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표지판을 읽지 못하는 외국에서 + 차량 소통량이 적지도 않은데 + 도로 폭이 널찍한 것도 아닌데 + 반대 방향으로 운전하는 것은... 여간해서는 남에게 추천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내 생각은 기우에 불과하다 교정해주는 경험이었달까. 내가 운전을 못 해서 혼자만 그렇게 생각해 온 거지, 실상 일본에서 렌터카로 여행하기는 우리 동포들에게 개쉬운 일이었단 말인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규슈 여행의 관문인 후쿠오카 공항 외국인 이용객 중에는 아마도 한국인이 제일 많을테니 근처 렌터카 사무실에서 한국인을 만날 확률도 당연히 그만큼 높겠지만... 하여간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ETC 이용 금액(톨비)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나를 담당한 직원이 바가지를 씌우려 시도했다는 점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일본의 여행 물가는 상당히 합리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바가지가 없다고 믿고 있었던 바, 어련히 그러려니 하는 국가들(?)이 아닌 일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예측을 못 했었다. 나를 담당한 직원은 (일본어를 할 줄은 알지만) 일본인이 아니거나 혹은 알바 내지는 이제 막 들어온 신입 같았는데, 렌터카에서 뽑아낸 ETC를 어딘가에 삽입하여 통행료 내역을 쭈욱 뽑아 내게 보여주며(솔직히 내 입장에서 이런 어수선하고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접한 ETC 이용내역명세표는 그저 하얀건 종이 까만건 글씨 수준이었다. 참고로 네이버에 후쿠오카 렌트카 반납, 이런 걸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다른 분들이 올린 명세표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예를 들면 http://sshong.kr/1254 마지막 부분) 이러이러하게 다녔는데 어디어디 지역은 커버 안 되므로 우리 돈으로 2~3만원 정도던가? 하여간 얼마를 더 내야한다고 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런데... 아마 그 청년도 놀랐을텐데 ㅋ 일본어 한 마디 못 하고 영어도 버벅거리는(아무 문제가 없을거라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황당한 액수를 청구하는 바람에 영어 버퍼링이 더 심해짐 ㅋㅋㅋ) 아줌마가 어버버거리다 말이 안 통하자 이상한 숫자표를 들이밀 줄은 몰랐을 터 ㅋㅋㅋㅋㅋ

어떤 분은 기억하시겠지만, 내가 여행 전에 톨비 계산한다고 막 두들겨 본 적이 있었더랬다. 그리고 여행 기간 동안 인간 내비 능력이 출중하여(김원장 보고 있나?) 김기사를 좌회전 우회전 고속도로 진입 지금 나가 이랴이랴 잘 몬 관계로 별 이탈 없이 계획했던 대로 주행을 마쳤더랬다. 

그러니 내 계산으론 (렌터카 수령 당시 KEP 4일권 5500엔은 이미 추가로 결제했고) 오늘 지불해야 하는 잔액은 이론상 달랑 360엔만 남았을텐데 - 심지어 이미 잔돈 360엔을 손에 쥐고 있었... ㅋㅋㅋ - 뭐 얼마를 더 내라고라??? 내가 비록 영어에는 약해도 이미 계산해둔 표가 있었기에 헐~ 한 번 날리고 이러이러이러해서 내 계산으론 360엔인데? 하니까 잠시만요, 하더니 보다 선배로 보이는 직원에게 가서 뭐라뭐라 하더니 잠시 후 돌아와 바로 360엔이 맞다고 하더라. 뭥미 이게 대체. 뭔 시츄에이션이 이래?


참고로 이 쯤에서 야마 복습

@ ETC=하이패스. 이용시 주말/야간 할인 혜택이 있다. 주말의 경우 10~30% 톨비 할인(야간은 따로 계산 안 해봐서 모름 ㅋㅋㅋ)

@ KEP=큐슈 고속도로 정액권. ETC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2일권 3500엔을 시작으로 하루 추가할 때마다 1000엔씩 비싸진다

규슈 렌터카 여행에 있어 KEP가 무조건 이익은 아니다


ETC고 KEP고 잘 모르는 순백의 driver 김기사지만, 불의(?)에는 못 참는 피해의식 쩔 성격의 knight 김기사이기도 하기에 이 사실을 알자마자 급 흥분, 당장 버젯 렌터카 본사에 항의 메일 넣으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간의 내 보고를 통해 버젯 렌터카의 이메일 업무 처리가 훌륭하다 알고 있었던 터라 이런건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나 뭐라나 주장하는데... 하지만 귀차니즘 대마왕 써티는 나만 아니면 돼 정신으로 아직까지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 결정적으로 정말이지 단순 계산 실수/업무 미숙이었는데 바가지를 씌우려 했다고 내가 오해했을 수도 있잖으.


하여간 규슈의 고속도로 시스템이 다소 복잡한 관계로 렌터카에 ETC 달고 플러스마이너스 KEP 이용하시는 분들은 가능하다면 (기왕이면) 본인의 운행 내역/청구 예상 금액을 계산해 보는 것도 좋겠다. 아래 다시 한 번 더 붙여 보겠는데, 1번부터 17번까지는 KEP가 커버 안 되기 때문에 (특히 4번 후쿠오카 순환도로에서 헤매면) 자칫하면 몇 만원이 순식간에 날아갈 수도 있다. 게다가 곧 뱅기를 타야한다는 심정적 조급함과 여정 막판에 풀어진 긴장감 등으로 인해 친절한 직원이 방글방글 웃으며 운행중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유료 도로를 많이 지나셨다, 그래서 이만큼만 더 내시면 된다 블라블라 설명을 하면 아 그랬던 모양이구나 하면서 의심 없이 돈 내기 딱 좋은데... 그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Drivable Areas


  • Cautionary Points (Roads not included with KEP) 상기 지도에서 번호가 매겨진 17개의 도로는 KEP로 커버 안 된다!!!

Cautionary Points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더 얘기하자면, 내 옆 옆 창구의 한 분은 렌터카 픽업을 하러 오신,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의 가장이셨는데, 어디를 통해 예약하셨는지 모르지만 CDW를 안 들고 오신 모양이었다. 현장에서 CDW를 가입하겠다고 하니 직원이 옳다구나 NOC까지 설명했고 그 분은 NOC까지 모두 추가 가입 하시는 것으로 결정. 헉. 버젯 렌트카는 현장 가입 CDW도 타사에 비해  30% 정도 비싼 편이지만, NOC는 타사에 비해 최대 5배에 이를 만큼이나 비싸던데 ㅜㅠ 

그러하니 한국어로 '면책보상제도'니 '세이프티 팩' 등으로 표기된 옵션 사항들을 기왕 가입할 마음이 있으시다면 제 3자 사이트를 통해 미리 예약할 때와 목적지 도착후 현장 가입할 때의 견적 비교를 먼저 해보시길 권합니다. 렌트 기간이 길수록 쏠쏠하게 아끼실 수 있을 거에요. 아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지갑이 두껍다면 나는야 그저 오지라퍼.   


아 나도 이런 계산 안 하고 여행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문득 든다 ㅋㅋㅋ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던데 소비에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열심히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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