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민스크에 머무를 당시 트립어드바이저 기준 민스크 맛집으로 두 집이 엎치락뒤치락 번갈아 1등을 하고 있었는데

한 집은 좀 비싸고 다른 한 집은 저렴한 집이었다. 



비싼 식당은 마침 우리 숙소 바로 옆 건물이었고(우버 택시 부를 때 이름 모를 아파트에 점을 찍느니 아예 그 식당으로 지정하는게 피차 편해 ㅎ) 

저렴한 식당은 숙소에서 룰루랄라 걸어서 갈 수 있는 정도의 거리.


숙소에 체크인 하자마자 배낭도 안 풀고 바로 찾아간 다소 비싼 식당, Kuhmistr


1층이라고 해야 하나 반지하라고 해야 하나




메뉴판 주류 코너를 봤지만 뭐가 뭔지 모르는 가운데 김원장이 이 중 생맥을 마시고 싶다고 하니 가져다준 흑맥주. 나는 사과맛 크바스 주문


 




분위기도 괜찮고 맛도 괜찮고 직원들도 친절하다. 메뉴판에 완벽히는 아니어도 영문 소개된 메뉴들이 있었고. 

이렇게 먹고 팁 포함 약 35000원 지불.


다음 소개하는 곳은 Minsk Town Hall앞 작은 광장에 자리 잡은 감브리누스.

홈페이지 http://gambrinus.by/


개인적으로 태어나서 가장 맛있게 마신, 잊을 수 없는 한 잔으로 남은 인생 맥주가 바로 체코의 감브리누스로

몇 년전 한국에서도 구할 수 있게 되어 서울 사는 아빠 엄마가 시골 살고 있는 딸을 위해 열심히 구입해 주기도 하셨던 감브리누스.

그런데 체코 프라하도 아니고 벨라루스 민스크에 감브리누스라는 간판을 떡하니 단 술집이 있다니 이미 배가 부르지만 안 가볼 수 없지.   



실내석도 있지만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일부러 야외에 착석

아니 앉기 전에 먼저 물어 봤었다. 여기 감브리누스 있어요? / 예 있어요 / 생맥으로도 있어요? / 예 있어요 / 올ㅋ



매우 기쁩니다


이 나라에선 누가 봐도 우린 외쿡인의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보시다시피 영어로 쓰여진 메뉴판이 뙇

직원 중 영어가 가능한 직원은 한 명 뿐이었던지라 내가 눈이 마주친 누군가에게 말이라도 하려고 들면 다들 그 청년을 불러다 줌 ㅋㅋㅋ

그 와중에 메뉴판을 읽다보니 감브리누스가 한 가지가 아니네? 영어로 쓰여있음에도 당연히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없는 뭔가를 써 놓았기에

 그 청년에게 물어봤더니 청년 또한 영어로 설명하기 난감했는지 사전 찾고 막 그러다가 ㅋㅋㅋ 그냥 그게 더 맛있는 거라고 ㅋㅋㅋ 그걸로 콜



그리하여 우리 앞에 놓인 감브리누스 생맥. 어흥. 크고 아름답다. 감브리누스를 캔도 병도 아닌 생맥으로 마실 수 있다니... 이게 대체 얼마만이야

감동의 눈물 침이 주르륵


배가 불러 있었던 관계로 안주는 하나만 시키려고 했는데 그렇게 당첨된 안주 이름 또한 감브리누스 ㅎ

빵 바스켓은 안 시킬 생각이었는데 주문 받는 청년이 마지막에 빵은요? 묻길래 기분이닷 그냥 달라고 함 ㅋㅋㅋ

근데 따끈하게 서빙된 빵이... 이 따위가 다 뭐라고... 맛있어. 안주 맛이 없는게 아닌데 빵이 안주 이상 맛있어. 그래서 저걸 또 다 먹...  




그리하여 감브리누스 술집에서

감브리누스 생맥에

감브리누스 안주까지 먹었음

감브리누스 만만세


전작은 아몰랑 500 한 잔 마셨을 뿐입니다. 술에 취한게 아니라 분위기에 취한 겁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백만년 만에 마신 감브리누스가 그만큼 맛이 안 나서 그렇지 - 체코 가심 꼭 마셔보시라 극구 추천드렸던 밀러샘께 죄송합니다 ㅎ

아마 그 때 그 옛 맥주엔 추억이라는 약을 탔나봐요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고 직원들도 친절하다. 이렇게 먹고 팁 포함 약 20000원 지불.


그리고 여기는 블린이 맛나다고 소문난 데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epomiensk/?fref=ts




찍어도 된다고 양해를 구하고 찰칵. 블린 만드는 언냐. 주문에 따라 거의 반자동으로 착착착 만들어 냄

메뉴판에 소개된 블린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 조합에 따라 어떤 건 식사 대용으로 보이나 어떤 건 디저트스러움. 

고심 끝에 실험 정신에 입각하여 이 조합이 과연 블린에 어울릴까 싶었던 후자로 하나 주문


주문 받는 언냐는 앤 해서웨이를 닮았는데 간단한 영어를 구사했다. 주문시 내 이름을 알려주고 음식이 나오면 내 이름을 불러줌(미쿡 생각이)

사진은 셀프 서비스 중인 김원장 ㅎ


짜잔~ 새콤 달콤 블린이 내 앞에 ㅎㅎㅎ




음료로는 이 집에서 제일 맛있는 맥주로 추천 바람 했더니 앤 해서웨이 언냐가 이걸 권했음


싹 비움 ㅋㅋㅋ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고 직원들도 친절하다. 이렇게 먹고 약 7500원 지불.


자 그럼 나머지는 집에 가서 먹어볼까


집에는 수퍼에서 맛있어 보여 폭풍 쇼핑 쟁여둔 다양한 먹거리가 있었다. 후라이팬에 기름에 없는 게 없었기 때문에 김셰프가 따끈히 데워줌.

위에는 감자전 아래는 동그랑땡 비슷 = 그래서 꽤 먹을만함 


사진 속 검은 액체는 콜라처럼 보이지만 사실 크바스 ㅋㅋㅋ


워게이밍 본사內 직원 휴게실 냉장고 안에 그득 쌓여있던 커다란 크바스 한 병까지 어쩌다 공짜로 얻어와가지고설라무네

우리 숙소 냉장고에 넣어두고 물 대신 벌컥벌컥 마심


그외 약간의 주전부리.


크랩맛 레이스. 니들이 게 맛을 알어? 난 아나봐. 이거 맛 괜찮음



기대했던 메가칩스(대략의 종류는 여길 클릭하세요) 

맛은 나쁘지 않으나 그보다는 범상치 않은 모양 덕에 아그작아그작 씹는 맛이 꽤 괜찮음. 벨라루스 기념품으로 좋을 듯


사실 구 소련 권역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http://belarusfeed.com/17-belarusian-foods-try/ 에서 벨라루스 오면 먹어보라고 하길래. 

제피르(Zefir)라고 쓰여져 있는 듯. 달다. 무지 달다. 다 못 먹음


그리고 보니 달디 달아서 다 못 먹은게 또 있네. 김원장이 사네 안 사네 벼르다 결국 구입한 케이크.



아래는 영국 대사관 맞은편에 자리한 News Cafe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NewsCafeMinsk/


잘 돌아다니던 김원장이 갑자기 당 떨어진다고 아무데나 들어가서 먹겠다고 해서... 때마침 가까이 있던 News Cafe 방문 

들어가보니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다. 영국 대사관 앞이라 영국 물가에 맞췄나, 가격대 또한 상당하네. 와 계신 분들도 럭셔리 뿜뿜

가격대의 압박으로 김원장만 스테이크 사주고 나는 약간 저렴한 런치 메뉴라나 그 중에서 몇 개(응?)를 추천 받아 주문


맥주도 추천해 달라고 하니까 이런 걸로 알아서 가져다 줌. 흠... 벨라루스는 흑맥을 사랑한다는 가설 한 줄 수립


생선 수프. 생긴 건 계란 푼 신라면이나 맛은 매우 다름 ㅎ 굴라쉬에 고기 말고 생선을 넣은 맛이랄까?

쌀쌀했던 바깥 날씨 덕에 야릇한 맛이 살짝 났음에도 불구하고 김원장이 다 먹음. 


샐러드. 얘가 나왔을 때 알았지. 고급스러운 집 맞구나


엄청 크긴 했지만... 그럼에도 메인으로 먹기엔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가지 요리. 다음부턴 가지 요리는 주문하지 않으리


다행히 김원장에겐 (다양한 스테이크 메뉴 중 마찬가지로 추천 받은) 아래와 같은 아이가 도착 



완벽하구나. 생맥 한 잔 더 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분위기는 아니나(좀 부담 ㅎㅎ) 맛은 괜찮았다. 이 집의 압권은 직원인데 담당 언냐가 이쁜데다 아주 친절하다. 

언냐의 영어 또한 매우 유창해서 왜 여기서 일하고 있나 생각이 들 정도. 이 날 먹은 것들이 몽땅 언냐가 추천해 준 것이니 말 다했지 뭐.

 이렇게 먹고 팁 포함 약 45000원을 지불했는데... 돈 많이 내고도 고마운 마음에 다른 테이블 서빙 중이던 언냐를 기다려 따로 인사를 했다.

언냐도 잘 드셨다니 기쁘다고. 내일이라도 바로 또 뵙기를 바란다고 ^^;;;


근데 언냐 나온 사진은 이것 밖에 없네. 비싸서 안 가려고 했는데 언냐 보니 또 가고 싶다


다음은 맨 위에서 소개했던, 민스크 맛집으로 번갈아 1등을 하는 식당 중 저렴한 집, Kamyanitsa

홈페이지 http://kamyanitsa.by/en/home/


아, 홈페이지들 붙이다 보니 갑자기 생각나네. 민스크 어지간한 식당들에서도 와이파이 서비스를 한다. 

다만 사용을 하려면 내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날아오는 비번을 넣어야 접속이 가능한 시스템이 많아 키릴 문자의 압박으로 귀차니즘 대폭발 ㅋㅋㅋ




이 집으로 말하자면 중세풍 컨셉 하에 벨라루스 음식 및 안주(?)를 내놓는 집이랄까





그래서 언냐들도 저렇게 입고 주문 받고 서빙한다 ㅎㅎㅎㅎㅎ

스무살이 갓 넘었을까? 아주 앳되어 보이는 귀여운 언냐는 영어를 못 했으나 

한 권의 책과 같은 메뉴판엔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어 주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 집의 가장 큰 미덕은 바로 저렴한 가격!!! 우선 맥주부터 깔고 - 이 집에서 추천 받은 아이는 올드 바비 에일(왼쪽).  


수거해가려는 메뉴판을 옆에 끼고 닥치는 대로 하나씩 주문해 본다


참고로 붙여보는 메뉴판. 언젠가 썼듯 이 동네는 메뉴판에 그램 수가 함께 표기됩니다


처음 주문한 빵 4조각 그리고 이 집의 하우스 샐러드(일거라 짐작해 주문)

감브리누스 펍 따끈한 빵이 맛있어서 이 집에서도 주문해 본건데 이 집 빵은 너무 싸서 그런가 식은 빵이 썰려 나옴. 맛 없음. 샐러드는 괜찮음


얘는 아예 가벼운 맥주 안주로 소개되었던 (샘플러) 메뉴. 평범


버섯 수프. 주재료가 버섯이면 무난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살짝 애매



사실 아직 배가 안 꺼진 상태에서 술이나 한 잔 하자 하고 온 사람들치고는 여기까지만 해도 매우 충분해 보이나...


가격이 너무 착하고 벨라루스에 왔으니 이 나라식 감자전 드라니키 한 번 더 먹자 바람이 불어... 과감히 그 중 크랜베리 드라니키 하나 더 주문

참고로 감자전은 나오기까지 오래 걸림. 어디 감자 캐러 간 줄 주문과 동시에 껍질 까나 봄


상이 꽉 참. 다시 봐도 미쳤던 듯. 이렇게 시키고 1/3은 남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때마침 우리 옆 테이블엔 약혼식인지 결혼식 피로연인지 그 비슷한 것이 열리고 있었는데

신랑 신부(혹은 예랑 예신)가 가운데 앉고 양가 직계 가족들이 주르르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순 분위기가 썰렁해지거나 혹은 그냥 갑자기(?) 누군가 뭐라고 외치면 다같이 그 단어를 떼창을 하고 그러면 신랑 신부가 일어나 키스를!!!

그럼 가족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고 술을 마시고... 우리 먹는 동안 아마 최소 열 번은 일어나서 키스를 했던 듯 ㅋㅋㅋㅋㅋ

우리로 치면 그 단어는 "뽀뽀해" 였을까??? 뽀뽀해! 뽀뽀해! 뽀뽀해!

서너번째 이후부터는 우리도 같이 소리 지르고 박수 치고 우리끼리 술을 마심 ㅋㅋㅋ 뭔가 가족적인 분위기야   


그런데 그 팀이 먼저 파장하고 신랑 신부를 비롯 가족들이 모두 떠나도록, 단 두 분만 남아 말없이 앉아 계신 걸 보니...(아마도 신부측 부모님?) 

좀 전의 왁자지껄 흥겨운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진다.  

걱정 마세요.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거에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하여간 저렇게 처묵처묵하고 받아든 계산서. 헐... 둘이서 여덟가지 시켰음? ㅋㅋㅋ 


말이 잘 안 통해도 직원 친절하고 분위기 괜찮다. 다만 개인적으로 맛은 그닥인데... 가격이 싸서 모든 것이 용서가 돼. 팁 포함 25000원 지불 ㅎㅎ


마지막으로 벨라루스를 떠나는 날이자 [카미노+이키레몰우벨] 여행을 모두 마치고 진짜 집으로 돌아가는 바로 그 날, 

커피나 한 잔 마시려고 들른 숙소 앞 Union Coffee.

내 기억으론 상위권 맛집으로 소개되거나 한 건 아닌 듯 한데... 분위기가 꽤 좋았다. 찾아온 손님들도 많았고. 맛은 몰라도 멋집으로 인정





그 손가락 쓰지 말라고 그렇게 말을 해도.

그거 먹자고? 안 돼 곧 공항 라운지 갈거야 ㅋㅋㅋ 그저 커피 한 잔 마시러 온 것임을 잊지 마. 어제처럼 무식하게 먹지 말자구!


그래서 이게 커피 한 잔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위기 좋고 음료 맛 좋고 직원들은 무난하다. 이렇게 먹고 카운터에 약 5500원 지불. 이 분위기에 이 가격이라니 조만간 순위에 오를 듯 ㅎ


이외 가보려고 했으나 못 가본 곳으로는


1. 재래시장 : 은근 거리가 있다보니 귀찮아서 안 감 ㅎ 참고 사이트 http://blog.naver.com/rhdwn5402/220876745739

 

2. 맥주 박물관http://alivaria.by/en/museum 

여기는 당근 시도를 했는데... 영어로 진행되는 투어는 4명 이상부터 신청이 가능한데 우리는 둘 뿐이라 투어가 꾸려지지 않는다면서 함께할 사람을 구해 보던지 아니면 러시안 통역을 구해서 러시안으로 진행되는 투어에 참석하길 권한다고 했다. 그게 어려우면 돌아오는 토요일 오후 2시에 영어 팀이 있으니 거기 끼라고까지 알려줬는데... 그 시간엔 귀국행 뱅기 타러 공항에 가야해서 ㅜㅠ 어쩔 수 없다. 꽤 흥미로울 듯 했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는 수 밖에. 

참고로 만약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한다면 1인당 14루블(약 7USD),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외국인이라면 18세 이상임을 증명할 여권 필요

트립 어드바이저 외 리뷰 http://www.trip-points.com/museums/alivaria-museum-of-bee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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