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보자 민스크, 를 시작하기에 앞서...


일반적으로(?) 수순이 그렇게 흘러가듯 벨라루스의 현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또한 당시 엄청난 인기를 바탕으로 1994년 대통령직에 당선이 된 경우이다. 혹 앞 문장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가? 응답하라 1994년이면... 내가 한창 누구 맘대로 이쁠(?) 대딩 3학년 시절 아니겠는가! 그렇다. 루카셴코는 자그마치 23년째 + 계속 헌법을 바꿔가면서 지금까지 대통령을 해드시고 계시겠다.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콕 찍어 부르는게 아니고(또 다시 벨라루스에 갈 지도 모르니 몸 사리는 중 ㅋㅋㅋ), 그를 아는 대부분의 외부 사람들이 그를 유럽 최후의 독재자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느 독재 정권이 그렇듯 그 역시 정권을 이렇게 오래토록 유지해 오기 위해 할 수 있는 나쁜 짓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자리에서 새삼 그걸 지적하고자 판을 까는 건 아니고, 여행자로서 독재 정권 치하의 민스크를 돌아다니며 느꼈던 몇 가지를 적어보려고 한다. 


때마침 민스크에서는 유럽 안보 협력 기구 OSCE (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던가... 관련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이 듣보잡 행사에 참석한 VIP들에게 대놓고 특혜가 주어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National Academic Bolshoi Opera and Ballet Theatre에서 공연하는 국립 발레단의 경우, 구 소련 시절 모스크바의 볼쇼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와 더불어 3대 발레단으로 꼽힌다고 하길래, 발레는 보기만 하면 졸려워도 관람 계획을 세웠더랬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7월에는 공연이 쉬는 것 같아서 혹시나 하고 극장(http://bolshoibelarus.by/eng)에 메일을 보내 봤더니,   


Dear 써티, 

You are right: the company is on vacation in July and August. 

We’ll be glad to welcome you at our performance from September till June. 

Best regards, Bolshoi Theatre of Belarus


라고 역시나 예상했던 답변을 받았더랬다. 그런데... 우리가 민스크에 머무를 당시 우연히 알게 된 일인데, OSCE 참가자들만 싸악 모시고 국립 극장에서 뭔 환영 공연을 하겠다네? 


National Academic Bolshoi Opera and Ballet Theatre에서 발레 말고 오페라 보신 분 후기 http://blog.naver.com/only1kmh/80181205502


Belarusian National Arts Museum을 찾아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폐관 되기 두 어시간 전엔가 찾아갔는데... VIP가 올 예정이라 일반 관람객들은 입장을 못 한단다. 헐 (그 와중에 정장 입은 보디가드 오빠들 잘 생긴게 눈에 들어오는 걸 보니 생각보다 화는 안 났었나 보다 ㅎ).  


뿐인가, 민스크 공항에선 아예 그들만을 위한 전용 출입구를 따로 마련해 놓았더라. 그러니까 뭐랄까,  오래 전 버마를 여행했을 때의 기억이 되살아 나면서, 아 이 땅은 좋게 말해 공권력이 젖과 꿀처럼 흘러 넘치는구나 싶었다. 그렇다고 예전의 중국이나 인도처럼 경찰이 백주 대낮역전앞에 사람 패고 -_-;;; 그런 광경을 직접 목도한 것은 아니지만, 말하지 않아도 알아~ 민스크엔 일종의 포스가 느껴진달까. 


그런데... 뜻밖의 장점이라면, 우리가 우크라이나에서 벨라루스로 넘어 왔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겠지만, 여행자로서 느끼는 민스크의 치안이 매우 안정적(?)이더라는 것이다. 최근 폐지되긴 했다지만 한 때 밤 10시 이후 주류 판매를 금지했던 국가이고, 지금도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면 벌금이라나 뭐 그래서(벨라루스가 세계 1위 술 소비 국가라는 사실은 잠시 접어두자 ㅋㅋㅋ), 어쩐지 민스크엔 스킨헤드 따위 없을 것만 같고 행여 누가 우리한테 사소한 시비 혹은 중대한 범죄라도 저지르면 사복 경찰이 짠 하고 바로 나타나서 외국 관광객인 우리를 구해줄 것만 같은 느낌이 밑도 끝도 없이 든달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매슬로우의 5단계 이론은 여행 중에도 먹히는지라 생리적 욕구가 채워지고 난 뒤에는 추가로 안전의 욕구까지 채워져야 즐겁게 관광할 수 있다고 평소 믿는 바, 탱크가 널린 벨라루스가 안전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은 여행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 여행에 집중하게 만드는 점이 분명 있다고 하겠다.  


각설하고, 걸어보자 민스크, 원 주제로 돌아오자.

앞서 잠깐 밝혔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벨라루스는 그 놈의 지리적 입지 때문에 독일군이 소련을 침공했을 때도, 반대로 소련군이 반격하여 독일을 향해 진격했을 때도 매번 격전을 치루면서 ㅜㅠ 엄청난 융단 폭격으로 인해 민스크내 성한 건물은 단 한 채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여 전후 재건된 계획 도시 민스크는... 음... 한 마디로 많이 황량하다. 아무리 구소련 양식이라지만 + 아직 몽골이나 중앙 아시아는 못 가봤지만 방문해 본 다른 CIS 국가 수도와 비교할 때 민스크는 썰렁하기가 심한 듯(도시 계획자 누구야? 나와봐 너희 아버지 뭐하시냐). 내 기준엔 올드 타운이랄 것도 딱히 없고, 누구 말대로 민스크 대로 폭과 건물 높이간 비례가 완벽하여 안정감을 주는지도 잘 모르겠고, 무엇보다 보행자를 위한 도시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대신 자전거나 전동 보드 같은 걸 타기는 좋아보인다). 단위 면적당 건축물의 밀도나 걸어다니는 사람이 워낙 적어 생기라곤 없는 영화 세트장스럽다. 개인적으로 외관에서는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도시.  



돌아다니면서 찍은 몇 장의 사진을 첨부한다.  


벨라루스 발레와 더불어 또 하나의 자랑거리 서커스. 우리가 묵었던 숙소와 동춘 서커스장처럼 안 보이는 서커스장은 매우 가까웠다. 


여행을 준비할 당시 7월 공연 스케줄을 확실하게 알 수가 없어 현지에 도착해 직접 찾아가 보았다. 매표소는 별도의 작은 건물 안에 있었는데 필담을 나눠본(?) 결과 돌아오는 가장 빠른 공연은 7월 12일이라나 하여간 한참 뒤였다. 괜히 얼마짜리 좌석에 앉아 볼 것인가 한참 고민했네 ㅎ 하지만 어째 서커스마저 유럽 안보 협력 기구 애들한테는 보여줬을 것만 같은 합리적 의심    



 칙칙한 민스크 분위기에는 어쩐지 안 어울리는 듯 하지만 카지노도 있다(그것도 제법 많다). 

2017년 민스크에서 뜬금없이 1980년대 전두환 시절 3S 정책이 떠오르는건 왜일까? 


콘서트홀 Palace of Republic (홈페이지 http://www.palace.by/en/)


러시아 정교 Holy Spirit Church


Minsk Town Hall


나에게는 랜드마크로 느껴지던 Holy Spirit Cathedral (홈페이지 http://sabor.by/)


맞은 편에서 바라본 Kastryčnickaja square


벨라루스는 KGB가 그 명성(?) 그대로 여전히 활동 중인 유일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건물의 영어 이름은 State Security Committee of the Republic of Belarus 일지언정 이 동네 말로 하면 간단히 КДБ Беларусі

그렇다. 홈페이지도 KGB.by ㅋㅋㅋ


어쩐지 넘치는 위엄(?)을 자랑하는 벨라루스의 KGB. 사진 찍는데 괜시리 두리번 두리번 눈치를 보게 됨 ㅋㅋㅋ 


앞서 밝혔듯 울 숙소 앞 탱크 또한 민스크 관광 스팟이다 ㅎ


예상 외로 눈에 띄는 자전거용 도로


구글맵 상에는 이 공원 이름이 skvier Starascinskaja Slabada 라고 ㅋㅋㅋ 아 뭐래. 발음 안 돼




 민스크에 모텔업이 발달하지 않았음을 짐작케 하는 장소



(민스크의 한강?) 스비슬라치 강변 - 오리배는 자고로 썸탈 때나 타야지... 지금 우리가 타면 백프로 내가 몰아야할 듯

정면의 저 건물은 부촌 아파트라고 하더라


푸시킨 - 왜 여기까지 와 계신지는 잘 모르겠..


 강 건너편엔 3S 스포츠 관련 시설이 있었던 듯


눈물의 섬 -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벨라루스는 아직 독립 전이라) 징집되어 끌려갔다 희생된 장병을 기리는 기념물로

찍어봐야 역광이라는 김원장 말마따나 사진상 잘 보이지는 않으나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을 잃은 슬픔에 겨운 여인들의 상이 함께 세워져 있다



올드 타운 쪽을 바라보고 있는 김원장. 벨라루스의 역사가 그러하니... 올드 타운이래도 분위기가 영 -_-;



민스크 역전에 쌍둥이처럼 나란히 서 있는 두 개의 건물, 민스크 게이트 Ворота Минска 

(https://vetliva.com/tourism/what-to-see/vorota-goroda-minska/)


 두 건물이 동시에 나온 사진이 없나 뒤적거려보니 이것 밖에 없네 ㅋㅋㅋ 저 멀리 두 건물 사이 건너편으로 민스크 역이 보인다.


   횡단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곳에 지하도가 대신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나마 깊지 않아 다소 위안  


붉은 교회(라고들 부르던데 가톨릭 성당 같던데), Church of Saints Simon and Helena



이 안에서 예수님의 수의였나 뭐였나 하여간 뭔 사진을 접하자마자 지나온 예루살렘 생각이 번득 났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추억 


교회 앞 지하에는 커다란 Сталіца (스탈리짜?) 쇼핑몰이 들어서 있다(이마저 키예프와 비슷). 민스크는 여기마저 좀 썰렁 tc-stolica.by


독재라고 해도 이런 건 다 들어와 있지 말입니다. 벨라루스 감자도 맛있다



왼편 건물은 구글에 의하면 정식 명칭이 BELARUSIAN STATE PEDAGOGICAL UNIVERSITY NAMED AFTER MAXIM TANK라는데... 뭥미? 

그냥 간단히 국립 교대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기로 ㅎ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Belarus 앞에는 대머리니까 레닌 (빛을 발하는 김원장의 눈높이 교육)



나로서는 구분을 못하는 각종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위에 소개한 바 있는 Belarusian National Arts Museum. 마르크... 샤...갈. 더듬 더듬 읽고 엇, 샤갈전??? 둑흔둑흔 매표소 찾아갔는데 퇴짜 맞음

못 들어가는 이유를 친절히 설명해 준 옵하들도 잘 생겼고 샤갈이라면 작년에 프로방스에서 봤으니 내 오늘은 용서해 준다



지금에서야 이름을 찾아보는 Архикафедральный собор Пресвятой Девы Марии (대략 The Cathedral of Our Lady)

내부는 소박하며 붉은 교회와 마찬가지로 기도를 드리는 신자들이 있었다


 김원장은 교회니 성당 다 지겹다고 안 들어오고 밖에 있었음


Kastryčnickaja square에는 뭔 소규모 집회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사복 경찰로 보이는 사람들이 섞여 있어서 좀 무섭 ㅎ


Trade Unions Palace of Culture


숙소 앞 (막심) 고리키 공원


“너흰 도대체 뭐하고 노니?” 벨라루스의 공원 탐방기 http://www.thefirstmedia.net/ko/archives/37268



이외 한나절 시간이 더 난다면 가볼까 했었던 곳 후보 (개인의 취향)


# 국립 도서관

한글 리뷰 http://blog.naver.com/svetakhim/220855301582http://travelerkj.com/220071568522

# 아에로 클럽 http://aeroclub-minsk.by/skhema-proezda.html (for 김원장)

# 고양이 그래피티 http://belarusfeed.com/cutest-minsk-graffiti-map/ (for 써티)


@ 김원장이 부지런했으면 이외 하루 이상 시간이 더 난다면 가볼까 했었던 미르성과 네스비즈 궁전 (딱히 취향은 아님 ㅋ)


#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 미르성 : 근방 국가들 통틀어 16세기 당대 건축물로는 매우 우수하다는 평

분위기 파악용 간단 동영상 http://clipbank.ebs.co.kr/clip/view?clipId=VOD_20120505_00218

인터넷에 관련 설명 많으므로 여기서는 리뷰만 http://blog.naver.com/svetakhim/220883855309


#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 네스비즈 궁전 : 미르성의 절제미에 비해 화려하고 품위 있다는 평

분위기 파악용 간단 동영상 http://clipbank.ebs.co.kr/clip/view?clipId=VOD_20120505_00217

인터넷에 관련 설명 많으므로 여기서는 리뷰만 http://blog.naver.com/svetakhim/220915990992


# 만약 민스크에서 두 곳을 간다면

미르성 가는 방법 http://mirzamak.by/en/posetitelyam/kak-dobratsya

네스비즈 궁전 가는 방법 http://niasvizh.by/en/visit/directions-and-transportation/ 

구라님의 하루에 (두 곳 모두) 다녀오기 http://blog.naver.com/jin325/220765850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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