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몰도바우크라이나에서는, 여행용 스마트폰도 따로 생겼겠다, 심카드도 넣었겠다,  

EasyWay public transport 는 어플로, 마치 이 나라에 처음 온 것이 아닌 것 마냥 맘대로 대중 교통을 타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물론 이지웨이 말고 더 직관적인 어플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마도 우크라이나에서 제작된 것으로 사료되는) 이지웨이는 (전쟁 중인 러시아는 쓰잘데기 없이 엄청 지원하면서) 벨라루스를 아직 지원하지 않아서, 민스크에서는 지하철 말고는 도로 어버버 모드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ㅜㅠ 처음 여행을 준비할 당시, 민스크에 살고 계신 블로거 야나님께서 소개해 주신 컴퓨터용 프로그램이 하나 있기는 했는데(CityInfo) 겨우 깔아서 연습도 해봤지만... 아, 이지웨이에 비하니 내 수준엔 너무 어려워. 매번 노트북을 들고 댕길 수도없고 ㅜㅠ


그래서 민스크에서는 오로지 지하철만 타거나 어지간한 거리는 모조리 걸어가야지, 하는 단무지 정책을 펼쳤는데...  갑자기 워게이밍 민스크 오피스 견학을 위해 예정에 없던 르네상스 호텔을 찾아가야 하는 미션이 생겼다. 르네상스 호텔은 BRG가 성공한다는 전제 아래 한 때 민스크 숙소 후보이기도 했었기에 위치는 이미 숙지하고 있었지만, 우리 숙소에서 가려니 가만있자... 지하철로 한 정거장을 간 다음에 거기서부터 걸으면... 아이고 시끄러운 대로변을 많이도 걸어야 하네 = 택시 알아봐야겠다, 로 바로 결정.


혹시나 해서 우버 먼저 띄워보니, 기쁘게도 민스크 시내를 돌아다니는 몇 대의 바퀴벌레 우버 차량이 보였다. 그래서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우버 당첨! (그새 모조리 까먹어 버려서 김원장 명의로 새로 가입하고 생쑈한 건 안 비밀 캬캬캬. 근데 이러고 다음에 또 까먹으면 어떡하지?) 

한 번 타고 나니까 그 후부턴 어디 가자고 할 때마다 김원장이 얼마나 멀다고? 그럼 우버! 를 외쳐대는 바람에... 여정 막판이기도 하고 니 돈이냐 내 돈이냐 에라 모르겠다 우버 콜!


우버는 입력해 둔 신용카드로 결제되기 때문에 그 결제액 그대로 적어둔다. 카드이다보니 수수료도 붙긴 하는데 생각보다 적다. 환율이 문제 


1. 숙소에서 르네상스 호텔까지 : 4.63킬로, 13분 22초 소요, 기사님 말씀(당연히 추측)으론 어떠한 연유로 이렇게 저렇게 가시겠다고 한참 설명(일방 통행 혹은 차량 통제 문제?), 영어 못 하심, 3296원

2. 르네상스 호텔에서 숙소까지 : 3.43킬로, 9분 47초 소요, 호텔이 살짝 시내 외곽이라 부르고 도착할 때까지 좀 기다림, 영어 못 하심, 2102원

3. 숙소에서 대 조국 전쟁 박물관까지 : 3.94킬로, 13분 35초 소요, 기사님이 친절히 매표소 가까운 안쪽까지 태워다 주심, 영어 못 하심, 2375원

4. 숙소에서 "Druzhnaya" station(버스 터미널 이름)까지 : 5.36킬로, 11분 47초 소요, 기사님께선 (당연히 추측) 우리가 가려는 버스 터미널이 Druzhnaya가 맞는지 재차 확인하심(민스크내 터미널이 몇 개 되는 것처럼 표현하심. 외쿡인인 우리가 길 잃은 양이 될까봐 매우 걱정하시는 눈치). 

캡쳐해 온 꼬부랑 글자 Минск автостанция Дружная와 타야할 버스 사진을 보여드리자 알겠다고 하시고 출발. 철로 때문에 돌아가야 한다고 하신 듯, 대화는 길었지만... 물론 영어 못 하심, 터미널 내부를 뱅그르르 돌아 우리를 해당 버스 정거장 앞에까지 태워주시고 손짓으로 저 정거장에서 타라고까지 알려주심. 2269

5. 숙소에서 민스크 국제 공항까지 : 42.1953킬로, 35분 38초, 심심해서 우버 기능 테스트겸 전날 픽업 예약을 해 봤는데 별탈 없이 원하던 시간 대에 숙소 앞 도착, 영어 못 하심, 15208원

상기와 같이 민스크에서는 총 5회 탑승했는데 신기하게도 차종이 다 달랐다(마지막은 공항 간다고 입력해서 그런지 SUV가 왔다. 우리 짐 별로 없는데). 우버의 특성상 차비는 꼭 거리와 비례하진 않는다. 드라이버 아저씨들은 젊은 청년부터 나이를 지긋이 드신 분까지 다양했고 한 마디 말씀 없으신 분부터 우리와 말이 안 통해도 열정적이신 분까지 다채로웠지만, 모두 믿음직해 보였고 영어는 한 마디도 못 하셨다. 나는 그래도 감사합니다 한 마디 정도는 하거늘 ^^;;; 하여간 막연한 내 예상과는 달리 독재국가 벨라루스 민스크에서도 우버를 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공항까지도 이용 가능하더라는 사실(물론 공항까지 대중 교통으로 이동 한다면 1인당 3.6루블)


그리고 글 제목은 "우버 타자, 민스크"지만 뭐 꼭 타라고 쓴 건 아니다. 다른 나라처럼 민스크 內 더 인기 많은 택시 어플 내지는 더 저렴한 수단이 있을 수도 있고 ㅎㅎㅎ 그저 생각난 김에 포스팅한거고, 마찬가지로 생각난 김에 야나님 블로그에 다시 들어가보니 그 사이 민스크 대중 교통 관련 괜찮은(?) 어플이 생긴 모양이다. 케바케로 그거 이용하시길 ^^


http://blog.naver.com/minyh223/22088549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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