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쯤에서 다시 한 번 베이루트 공항과 시내간 교통편에 대해 간단 복습을 해보자.

 

적당한 날씨에 적당한 시간대라면 이론상 여기 함라에서 4번 버스를 타고 다운타운쪽 Bechara el-Khoury Sq에서 하차하여 공항행 미니밴으로 갈아타고 공항으로 가면 될 것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타야할 뱅기는 오전 7시 10분발인지라 이런저런 변수를 고려, 약 2시간 전 공항에 도착하려면... 아무리 늦어도 새벽 5시에는 숙소에서 출발하는 것이 맞겠다. 흠... 그 시간에 무슨 버스야, 그냥 택시 타야지 ㅋㅋㅋ 


이틀 전 베이루트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올 때는, 인터넷도 안 되고 국제 전화도 비싼데 공항에서 멍 때리며 기다리기 싫다는 이유로, 고가의 숙소 픽업(25 USD)을 신청한 바 있으나, 인터넷이 되는 숙소에서 공항으로 갈 때는 그럴 필요가 없으므로 우버 택시나 추천 콜택시 업체를 이용해 보기로 한다. 어쩐지 베이루트에서는 우버보다 콜택시 업체가 괜히 더 끌려서... 알로 택시(하지만 괜히 알로 딱시로 읽고 싶옹 ㅎㅎ) www.allotaxi.com에 방문하여 제일 작은 차량을 선택, 20,000파운드에 손쉽게 예약을 완료했다(약 13.4 USD). 오옷 됴아됴아. 픽업보다 훨 싸고 심지어 알아온 우버 가격과도 흡사해 ㅎㅎ (예약이 완료되면 아래와 같은 이메일이 날아온다)

Job Number: 855xxx

Thank you for choosing Allo Taxi. For assistance with this booking, please call dispatch and quote your Job Number 855xxx

Passenger Name and Number

써티
8210xxxxxxxx

Pickup Date and Time28/06/2017 05:00 AM
Pickup addressThe Standard II, Lebanon, Beirut
DestinationBEY Airport
Departure
Account nameRetail
ServiceUGO by Allo


그런데... 평소에는 거의 별로 상세 여정에 관심 따위 없는 김원장이 갑자기, 

내일 새벽에 공항 가는 교통편 뭐로 어떻게 예약했냐, 확실한 업체냐, 만약 안 오면 어떡할거냐 등등을 물어보는 것이다. 

흠... 네가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어쩔 수 없지. 들락날락 하는 김에 숙소 직원에게 물어본다.


울 숙소 24시간 데스크 맞지? / 응 맞아 왜? / 내일 새벽에 체크아웃할거라 혹시나해서 물어보는거야 / 걱정마. 그 시간에도 직원이 있을테니...


저녁에는 알로 딱시 온라인 상담원한테 채팅도 걸어본다. 


- 안녕하세요 알로 딱시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안녕 나 Job Number 855xxx 예약한 써티야. 알로 딱시 처음인데 혹시나 내일 새벽에 택시가 안 와서 뱅기 놓칠까봐 걱정되어 연락해 봤어

- 지금 내가 네 예약 다시 체크해보니 아무 문제 없어. 그 시간에 잘 갈거야. 걱정마. 안전한 비행 되렴

- 고마워 (참고로 채팅 내역도 이메일로 발송된다)


비록 플랜 B는 없어도 이 정도면 완벽한 플랜 A라는 생각이 들어 김원장에게 보고한다. 

다들 걱정말래. 그러니 댁도 신경 끄셔. 뭐 만에 하나 택시가 안 온다고 해도, 숙소 직원한테 부탁하면 되잖아. 

콜택시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공항도 멀지 않으니 숙소 직원이 새로 잡아주는 택시 타고 가면 돼. 아무 문제 없을 듯. 


내가 이렇게 잡설을 길게 늘려 쓸 때는 이유가 있다는 걸 다들 알지? 그렇다. 새벽에 알람 맞춰 눈 비비고 일어나 짐 싸들고 내려갔는데... 


데스크에 직원이 없어??? 심지어 숙소 앞에 택시도 없어???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원장이 바로 날 돌아보며, 그봐 내가 뭐랬어? 하는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여러분께도 김원장의 그 표정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당 ㅎ)

아 쓰봉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냐. 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다들 내게 이럴 수 있는 것임???


일단 김원장한테 골목 밖 차로로 나가자고, 전에 숙소 찾아올 때처럼 택시 아저씨가 골목 앞에서 헤매고 있을 수도 있고, 

뭐 행여 지나가는 빈 택시가 있다면 잡을 수도 있으니까... 해서 차로변으로 나가긴 했는데... 

새벽 5시에 메인 도로도 아니고 작은 차로에 택시가 있을리가 ㅋㅋㅋ 원래 개X도 약에 쓰려면 없는 법. 아 오늘도 멘붕인가 하는 순간, 

다행히도 울리는 전화!!! 역시나 울 숙소를 못 찾고 있었으! (로 추정 ㅎ)


그런데!!! 내 아무리 우리가 서 있는 도로변의 큼지막한 숙소 이름 MidTown Hotel을 외쳐봐도 당연한 말이지만 드라이버 아저씨와 말이 하나도 안 통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아듣거나 말거나 아저씨 잠깐만요! 외치고 전화를 끊고 김원장을 도로변에 잠시 세워놓은 채 미친 척 다시 숙소로 가본다. 

하지만 당근 아직도 아무도 없지비 ㅎ 안 되겠다. 여차하면 프론트 데스크에 얌전히 올려놓은 우리 방 키 들고 다시 방으로 올라가서 0번 눌러 

리셉션에 전화를 걸어야지. 그럼 적어도 전화는 받겠지... 하는데, 갑자기 아저씨 하나가 나타났다. 오오 나의 구세주. 어디 짱 박혀서 자고 있었니. 

바로 휴대폰을 눌러 드라이버 아저씨와 직원 아저씨 연결 시켜줌 ㅎ 아저씨 쏼라쏼라 하더니 됐다고, 곧 올 거라고. 아 진짜 잠이 확 다 깼지 말입니다. 

그래서 저~ 앞 차로에 서 있는 김원장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려주려고 갔는데, 때 마침 이제야 제대로 방향 잡아 달려오고 있다가 

차 잃은 늙은 양 두 마리를 발견한 택시 아저씨가 바로 우리 둘 앞에 끼---익 하고 서 주셔서 무사히 탑승할 수 있었다는. 


뭐 이 정도면... 나름 준수한 걸로 ㅋㅋㅋ 김원장아, 그치??? 대신 숙소에서 잡아주는 것보다 싸게 가잖으 ㅎ 



# 알로 딱시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때 숙소 이름이 반자동 입력이어서... 나는 드라이버 아저씨들이 문제 없이 찾아올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 

# 영수증은 물론 당시 아래와 같은 이메일도 보내줬다는건 나중에 터키에 도착하고야 알았다 ㅋㅋㅋ 다른 나라에서 치는 뒷북

아마 어플을 깔았으면, 그리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었으면 실시간으로 이런 연락을 받았겠지(그렇다고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어보이긴 한다만)

[Ugo Taxi Notification] Your car has arrived

새창으로 읽기
보낸사람
<noreply@ugo.cab> 17.06.28 11:04 주소추가수신차단

Job Number: 855xxx

Your car is outside.
Driver NameMarwan El Tell
Driver Mobile9613606389
Vehicle ModelSunny
Vehicle ColorDark Blue
Vehicle Registration NumberM393586


명을 뚫고 공항 근방에 다다르니... 새벽부터 검문에 걸린 차량이 있질 않나, 쓰레기 냄새도 좀 나는 듯 

[출처 http://www.groupplusmedia.com/Circuit.aspx?id=1&id2=51]


베이루트 라피크 하리리(Rafik Hariri) 국제 공항 홈페이지 http://www.beirutairport.gov.lb/index.php?lang=en (타국에 비해 좀 후달리는 홈피)




# 레바논이라 그런가, 우선 검색부터 먼저 거쳐야 체크인 데스크로 갈 수 있다(상기 첨부한 공항 맵 참고)

# 체크인할 때 보딩 패스 외 출국 카드를 작성하라며 챙겨 준다

# 출국 심사 직전에도 여권과 보딩 패스를 살짝 살펴보고 심사대로 들여보낸다. 이 줄에 서 있을 때 출국 카드 개발새발 작성 ㅋㅋ

# 외국인 라인에서 출국 심사 받았다. 입국 때와 달리 역시 출국 심사는 심사랄 것도 없음

# 게이트로 향하는 복도 중간에 또 한 번 보안 검색 받는다(=라운지에서 빈둥거리다 뱅기 타러 갈 때 이를 고려하여 좀 더 여유롭게 나서야 한다).

# 보딩시 뱅기 타기 직전에 군인스러운 사람이 (항공사 직원이 하는 일반적인 보딩 절차 때보다 좀 더 꼼꼼히) 여권 검사를 한 번 더 했다

# 레바논 출국기 겸 중동항공 탑승기 http://blog.naver.com/wjdtjrvlf/220928122962



(MEA 뱅기가 이렇게 많이 모여 있는 곳은 전세계 여기 밖에 없겠지 ㅎ)


베이루트 국제공항에는 몇 개의 라운지가 있어 보이는데 그 중 PP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는 현재 LAT 라운지 하나이다. 


그간 이용했던 다른 라운지들에 비해 이용객들이 확실히 가족 단위다. 노인을 모신 가족도 제법 있지만 

그보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많아 뛰어댕기고 소리지르는 애들 때문에 내부는 다소 시끄러운 편이다 ㅎ

 

라운지에도 걸레빵(쿱즈)이 ㅎㅎㅎ 김원장아, 저가 항공 기내식 유료다. 지금 많이 먹어둬


커피나 주류는 바에서 오더해서 받아오는 시스템인데... 여기도 남자 직원들끼리 수다 떨고 웃고 노느라 정신 없다 ㅋㅋㅋ 


술 인심은 매우 좋다. 아무리 충분해! 외쳐도 니 술이냐 내 술이냐 콸콸콸 따라주는 분위기 ㅋㅋㅋ 난 예쁘니까 달라는 대로 또 줄 듯 

내가 아침 7시 10분 뱅기라고 얘기했었나? 오늘도 새벽부터 조금 이른 시각부터 음주로 상쾌하게 여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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