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라피크 하리리(Rafik Hariri) 국제 공항 홈페이지 http://www.beirutairport.gov.lb/index.php?lang=en

만약 레바논 일정이 보다 길었다면 베이루트 시내 터미널 부근에 숙소를 잡아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김원장이 이번 여행하는 국가들 중 유독 레바논을 가장 불안하게 여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베이루트에서만 달랑 2박만 하고 빠져 나오기로 했었다(이렇게 쓰니 마치 다른 나라는 길게 머무르는 듯 보이네 ㅋㅋ). 이러한 이유로 (교외 여행이 편리할 터미널이 아닌) 베이루트의 가장 핫한(?) 중심부에 묵으려니 내 취향에는 결국 베이루트의 명동(?)이라할 함라(Hamra) 지역에 묵는 것이 다운타운까지 걸어가기에도 & 해안가를 걷기에도 무난해 보였다. 

자, 그렇다면 베이루트 공항에서 베이루트 함라로는 어떻게 가야 잘 갔다고 소문이 날까?

우선 공항 청사에서 시내까지 공영 버스나 지하철 등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보기 드문 나라 중 하나다
공항에서 1Km쯤 걸어나가 5번 버스(1인당 1000파운드, 약 0.7불)를 탄다면 함라까지는 최소 1회 이상 환승이 필요. 덥고 다리 아프니 탈락
공항 출국층에서 사설 미니밴(주로 기아 베스타)이 운영되는데 1인당, 짐당 1000파운드. 다운타운이라면 모를까, 함라까지는 최소 1회 이상 환승이 필요(다운타운<->함라 도보로 약 30분 소요). 총 5.6불. 귀찮으니 탈락(It travels to the Dawra transport hub, stopping Downtown en route)

결국 택시가 답인가. 공항->시내 택시는 단순 거리에 비하면 상당히 비싼 편(시내 중심까지 약 9Km, 15분 거리)으로, 삐끼와 가짜 경찰까지 등장하는 이 동네 바가지는 매우 유명하다. 물론 네고를 잘하면 10불~20불 선에도 가능하다지만 몇 년전 공항에서 택시를 탔던 두 명이 납치 -_-;;; 된 적이 있다고 하니 택시 중에서도 나름 안전한 택시를 골라보자. 

@ 우버 택시 : 약 15불. 저렴하나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고 대기 시간 때문에(김원장님께서 매우 싫어하십니다. 기다리기 싫어 택시타는 거라며) 탈락(단, 시내->공항의 경우에는 괜찮은 옵션일 듯)
@ 공항 택시 : 공식가 25불(약 35000파운드. 파운드로 지불하는게 조금 저렴할 듯) 
@ 추천 콜택시 업체 : 테스트 삼아 홈페이지(www.allotaxi.com)에서 예약 시도를 해보니, 
공항->시내 약 20불(30000파운드) 택시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 탈락
(공항에서 우리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픽업 서비스->시내 약 25불(35000파운드). 참고로 시내->공항은 약 17불(25000파운드)
@ 숙소측 픽업 : 25불

이걸 택하나 저걸 택하나 결국 25불을 내야한다면 숙소측 픽업을 선택하는게 가장 편하겠다. 특히나 숙소가 우리처럼 구석 -_-;; 에 박혀 있다면. 

상기와 관련된 참고 사이트 몇 개

@ 대략의 베이루트 버스 루트 https://alpsbeirut.files.wordpress.com/2011/07/map.jpg 
@ 공항에서 베이루트가 아닌 타지역으로 바로 택시타고 갈 때의 시세 http://www.mot.gov.lb/Content/Uploads/AdministrativeTransaction/121030060724340~Binder1.pdf 
@ 베이루트 시내에서 타지역으로 버스타고 갈 때의 두 터미널 위치 http://lazuli.voyage/tgar.php?tNum=2951 (갈 것도 아니면서 개인적으로 콜라 터미널 위치가 괜히 궁금해서 ㅋㅋㅋ 나름 지적 호기심 넘치는 여행자임)
@ 시내 함라에서 공항으로 오는 저렴한 방법 : 4번 버스를 타고 다운타운쪽 Bechara el-Khoury Sq에서 하차, 공항행 미니밴으로 환승

덧붙여 영어가 편하신 분들은 당연히 내 글 말고 http://wikitravel.org/en/Beirut 읽으시고
짧은 일정의 배낭여행자라면 (나처럼 함라 말고) "다운타운"에 숙소를 잡는 것도 고려할만 하겠다. 
참고로 "다운타운"에선 Charle Helou Bus Station도 그닥 멀지 않다.

어쨌거나 그래서 결국 좋은 게 좋은 거다, 이럴 때 쓰라고 돈 벌었다, 편하고 쉽게 가자, 자기 합리화 해가면서 숙소측 픽업을 신청했겠다. 
그랬더니 오늘도 베이루트 공항에서 내 이름 떡 하니 들고 계시던 픽업 아저씨 ㅎㅎㅎ 부모님! 제 이름을 짧고 쉽게 지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얄라 얄라. 응? 일반 회사 택시?


차 안에도 레바논 삼나무가 숨어 있어요ㅎㅎ


차창 밖으로 보이는 베이루트의 첫 인상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여행지로서 분명 중동을 좋아하는구나~ 개취에 재차 확신이 섰다고나 할까. 바야흐로 비로소 여행지다운 여행지에 도착한 느낌이었다(경유지/카미노/경유지/성지순례/휴양지 5개국아, 다들 미안하다 ㅋㅋㅋ). 그런데 입국 심사대에서의 둑흔둑흔했던 마음이 이제야 좀 평안히 가라앉나 싶었던 그 즈음, 나는 분명 숙소측에 픽업을 신청했기 때문에 드라이버 아저씨가 당연히 우리 숙소의 위치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그게 아닌 듯 했다. 그런데 나는 불어나 아랍어 문맹이고 픽업 나온 아저씨는 영어 한 마디 못 하심(내가 주어 동사 목적어 3형식 갖춰 문장으로 구사할 수 있는 불어 문장이 거의 없는데 그 중 하나가, 저는 불어를 못 합니다, 라는 ㅜㅠ). 그러니 대화가 안 돼 ㅋㅋㅋ 


그래서 뒤적뒤적 (숙소 픽업을 신청했는데 이딴 게 왜 필요해? 여겼던) 출력해 온 숙소 주소를 보여줬는데...(이런걸 밀러샘께선 플랜 B라고 하실듯) 이제와 내가 들여다 보기에도 주소가 필요 이상으로 좀 짧아 ㅋㅋㅋㅋㅋ (베이루트 주소 체계상에 문제가 좀 있는 듯. 레바논이 잘못했네). 

게다가 숙소가 위치한 동네인 함라 지역에 입성한 것까지는 알겠는데, 무슨 일인지 함라 내 도로 일부를 통제하고 있어서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았다) 아저씨는 같은 동네 좁은 도로들을 계속해서 빙글빙글 꼬불꼬불 돌면서 보이는 다른 택시 운전사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잠시 차를 세우고 차창을 내려 몇 번이고 우리 숙소 위치를 물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5번인가 6번인가를 물었는데 질문을 받은 그 모든 사람들이 하나 같이(물론 한 명은 어딘지 아예 모르는 곳이라고 했지만) 열심히 마치 내 일인양 이쪽으로 가라 저쪽으로 가라 답해주더라는거. 그리고 적어도 그 동안은 뒷차들이 빵빵 안 하더라는거(여기는 빵빵이 일상인데). 이 와중에 우리가 그리워하던 그 곳에 왔고, 그 이유가 되었던 인정이 살아있네~ 하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그리고도 숙소를 못 찾았... 심지어 아저씨 택시 회사 무전기 같은 걸 동원하여 다른 기사 아저씨들과 무전까지 쳐가며 숙소 위치 아는 사람을 찾는 듯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앞서 밝혔듯 레바논에서는 렌탈 심카드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진작 키프로스 라운지에서 내 원래 심카드로 바꿔놓은 상태) 만약 가능했다면 내가 진작 길 안내를 했을텐데 하필 꼭 이럴 때 이런 일이 벌어지더라(는건 나의 착각이겠지. 실상 이런 일은 자주 벌어진다 ㅎ 게다가 이제야 생각나는 건데 그 때 maps.me 어플을 짠~하고 사용하면 어땠을까 싶은데... maps.me를 이번에 처음 깔아간 것이다보니 구글맵만 생각나지 maps.me 생각은 전혀 못 했네 ㅋㅋㅋ 아 진짜 바보가 따로 없으). 결국 이유는 모르겠지만(사나이 자존심인가) 출력지에 숙소 전화 번호도 있었는데 아저씨가 그걸 이용할 생각은 절대 안 하시는 것 같길래 말이 안 통하는 가운데 바디랭귀지로 차라리 전화를 해봐라~ 의견 전달이 되어 통화 후 어찌어찌 겨우 찾았다는 ㅋㅋㅋ 역시 알고보니 그 좁은 골목 입구는 이미 몇 번 지나친 곳이었으.

 

시간과 정성을 들여 = 우여곡절 끝에 찾은 탓에 혹 아저씨가 그 돈에서 더 달라고 하면 어쩌나 했지만 ㅎ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약속대로 25 USD 받으시고 빠이빠이. 아 대체 왜 위치 잘 모르는 분을 연결시켜줘설라무네. 이게 무슨 픽업이야. 살아있는 인정이 집 찾아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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