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dle East Airlines, 단어 그대로 번역하면 "중동항공"인데, 한글 "중동항공"으로 구글링하면 다른 중동 국가들의 유명 항공사들(예를 들어 에미레이트 항공이나 카타르 항공 등)이 잡히는 현실 ㅎ(ㅎ가 아니라 ㅜㅠ 이걸 달아야 하나) 


레바논은 시리아&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인데... 그러하다. 시리아&이스라엘... 둘 다 우울하다. 중동항공은 현 상황상 섬이나 다름 없는 레바논의 대표 항공사로 대한항공이 속해있는 스카이팀의 회원사이기도 하다.  


Middle East Airlines 


@ 홈페이지 https://www.mea.com.lb/english/home 

@ 가격 : 2인 262.64 USD (305,800원) 즉 1인당 152,900원. 

@ 사전 좌석 배정 : 3-3 배열인데 예약시 각자 맨 앞열(비상구열) 복도쪽으로 지정. 예약 당시에는 텅텅 비어 있어서 각자 3좌석씩 차지하리라! 꿈꿨으나, 온라인 체크인할 때 확인해보니 그사이 우리 양옆으로 꽉 차버렸길래 어떡할까 하다가... 그냥 그대로 따로(?) 앉아가기로 ㅎ 

@ 소요시간 : 45분. 예 맞아요, 매우 가깝습니다~

@ 기내식 : 쥬스팩 한 개 달랑 

@ 기타 : 스카이팀 항공사니까 체크인할 때 대한항공에 마일리지 적립해 주세요~ 했고 그 쪽에서 알겠다고는 했는데 과연 마일리지 적립되는 요금으로 구입했었는지 기억이 안나 ㅋㅋㅋ



아무리 레바논이 충청남도보다 조금 더 큰 코딱지만한 크기에 자그마치 17개(?)나 되는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섞여 살고 있는 "종교 박물관" 국가라지만... 그래도 민족적으로 아랍인이 대부분이고 과반수 이상 무슬림인 것은 사실일텐데... 기내 잡지 커버가 너무 야한 것 아님??? 레바논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그간 레바논에 대해, 아무리 글로 접해왔어도 좀처럼 깨지지 않던, 막연히 상상해 왔던 것이 흔들리는 듯 하다. 


이스라엘에서 키프로스 올 때도 저가 항공이 아닌 에게안 항공을 탔었는데 그 때도 주스를 주더니, 키프로스에서 레바논 갈 때 탑승한 중동항공도 당근 저가 항공이 아니니까 주스는 준다.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국제선인데 이걸로만은 뭔가 부족하다는게 내 개인적인 입장 ㅎ


여행을 준비할 때부터 이번 방문국 중 레바논 인터넷 사정이 가장 안 좋았었는데... 역시나 가격이 후덜덜하다. 짤없이 레바논에선 오프라인 신세


비행 중 챙겨 받은 레바논 입국 신고서. 불어와 영어와 아랍어 같은게 혼합. 흠... 이틀간이야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지

아빠 이름 쓰라는건 무슬림 국가들에서나 주로 하던 건데... 근데 또 뱅기 랜딩시에는 박수 안 치고 조용하네. 이 또한 기존 관념의 뒤죽박죽


레바논 베이루트 라피크 하리리 국제 공항에 도착하여 홀에 붙어 있던 이 사진을 처음 본 순간 김원장이 내뱉은 말,

아, 레바논 3박으로 잡았어야 했는데...(내 말이... 본인이 극구 우겨 2박으로 해놓고는)


어쩐지 베이루트 느낌이 좋다나 뭐라나 김원장과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룰루랄라 입국 심사대 앞에 섰는데... 이 때는 몰랐다. 여권을 그렇게까지 깐깐히 검사할 줄은. 


그러니까 아마도 이스라엘을 오간 흔적을 찾는 것 같은데... 사실 이스라엘에서 출입국 도장 대신 파란 종이 & 분홍 종이로 들고 나고 했던 기억 때문에 그간 여권을 펴서 내 눈으로 직접 이스라엘 출입국 스탬프 존재 여부를 확인해 본 적이 없었다(한 번쯤 해볼 것이지, 쩝. 그래도 이스라엘을 떠나 키프로스에 도착하자마자 김원장이 혹 모른다고 이스라엘에서 여기저기 붙힌 스티커들을 샅샅이 제거하던 기억은 난다). 그런데 한 장 한 장 너무 자세히, 앞으로 넘겼다 다시 뒤로 넘겼다 해가면서 - 뱅기에서 우리가 이코노미석 중에서는 제일 앞에 앉아 왔기 때문에 거의 1등으로 입국 심사대에 섰고, 그래서 우리 뒤로 어마무시 긴 줄이 생겨나고 있었는데도 - 이 젊은 양반이 꿈쩍도 안 하고 도장 하나 하나 날짜 계산이라도 하는 것 마냥 들여다 보는 것이다(하필 내 여권에 도장도 많아 ㅜㅠ). 그러니 그의 앞에 선 내 머릿속이 갑자기 복잡해지면서, 이스라엘 출입국 사무소에서 정말 아무 증거도 남기지 않았겠지? 그렇다면 내 여권에 가장 최근 날짜로는 스페인 입국 도장이 있나? 아닌가? 영국 도장만 있나? 아니야 영국은 EU에서 탈퇴 했고 스페인은 EU니 둘 다 있을지도. 그 다음 이탈리아 밀라노 나갈 땐 찍었나 안 찍었나. 키프로스 입국 전 어느 나라에서 키프로스로 들어갔냐고 물으면 스페인이라고 거짓말할까 이탈리아라고 구라칠까. 그 날짜를 물으면... 가만 있자. 오늘이 대체 몇 일인가. 대답 제대로 못 해서 입국 못 하거나 어디론가 끌려가면 어떡하나. 혼자 막 미친 듯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다행히 그제서야 입국 도장을 쿵 하고 찍어 주었다. 황당한 건 나랑 김원장이랑 한꺼번에 같이 섰는데 김원장 여권도 또 다시 똑같은 절차를 밟아. 우리 현재 여권 스탬프 상태는 완전 똑같은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우리 뒤에 서 있던 사람들 졸라 짜증났을 듯. 이스라엘에서도 안 하던 짓을 레바논에서 당할 줄이야. 하여간 한동안 심장이 완전 쫄깃했음



나의 배낭이 오고 있다. 4번 컨베이어 벨트 숫자 옆에 아랍어로 4라고 동시 표기한 걸 보고 순간 당황. 나 아랍어 숫자 홀라당 까먹었는데 엉엉


또 하나 이 공간에서 신기했던 건, 주인 없는 가방들이 여기저기 수백개 이상, 어떤 곳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는 점이다. 생전 처음보는 이상한 광경이었다(상기 사진 오른편에도 그 일부가 보인다).  대체 이 수많은 가방들의 주인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건지 심히 궁금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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