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밀러샘과 520양, 그리고 엄마까지 최소 세 분은

김원장이 여행 중에도 아이패드를 가지고 목하 탱크 게임을 하곤 한다는 사실을 이미+익히 알고 계실 것이다.  


반백의 김원장이 영혼과 지갑을 하얗게 불태우는 그 게임의 이름은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World of Tanks Blitz)] 라는 온라인 게임으로 원본은 PC로 하는 [월드 오브 탱크]이고, 김원장은 맨 뒤에 '블리츠'가 붙은 모바일용 (심플) 게임을 하고 있다. 내가 이해한 바, 7대의 탱크가 한 팀이 되어 한 판당 7분간 상대 팀과 경쟁하여 승패가 갈리는 구도인데 참고로 내 경우, 김원장이 몇 번 나를 꼬신 탓에 두 어번 시도해 본 적이 있으나 다른 게임은 대부분 김원장보다 나은 실력을 보이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취향 밖인 탓에 좀처럼 빠져들지가 않더라(=찌질한 레벨이라는 소리).


각설하고, 지난 코발발 여행때 모스크바와 발트 3국을 지나면서 김원장에게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를 만드는 워게이밍(wargaming)이라는 회사가 (예상 외로) 러시아 회사가 아닌 벨라루스 회사라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러시아나 벨라루스나... 혹 세금 문제인가... 하고 김원장 너는 떠들어라 우이독경 모드를 장착한 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쳤던 기억인데, 그로부터 약 1년 반이 지난 어느날 문득, 내가 바로 그 벨라루스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벨라루스라면, 김원장이 탱크 게임 회사 본사가 거기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비록 벨라루스 일정이 짧아 수도 민스크에만 달랑 머무를 예정이지만, 본사가 있다면 당근 수도인 민스크에 있겠지! 지나가다 볼 수도 있겠네 싶어 구글에다 워게이밍, 하고 쳤다. 그랬더니,


워게이밍
비디오 게임 개발자
워게이밍넷 은 1998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설립된 전략 게임 개발사이다. 본사는 키프로스 니코시아에 있다. 위키백과
CEOVictor Kislyi (1998년–)
창립1998년 8월 12일, 벨라루스 민스크


응??? 창립은 벨라루스 민스크가 맞는데... 본사가 키프로스 니코시아에 있어?????????? 혹시 이사가 버렸음?????????? 순간 당황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사실 회사 이전 여부와 나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왜냐, 난 이번에 심지어 키프로스 니코시아에도 갈 계획이었거든 ㅋㅋㅋ


무심코 검색해봤을 뿐이었는데... 뭔가 운명의 번개에 맞은 느낌이었다. 그래, 워게이밍 회사가 벨라루스 민스크에 있든 키프로스 니코시아에 있든 내게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난 둘 다 갈거니 둘 중 한 곳에만 있으면 되지 않나. 어차피 어딜 끌고 댕기든 김원장은 모를테니 자연스럽게 회사를 넣어 관광 루트를 짜는거야! 짠, 여기가 바로 그 탱크 회사야! 자, 기념 사진 한 장 찍고 가자! 김원장에게 완전 깜놀 선물이 되겠지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동네 사람들~ 제가 이렇게 착한 마누라입니다).


깜놀 선물을 위해 칼을 뽑긴 했는데 휘두르기 전에 몇 가지가 궁금해졌다. 혹 건물 입장 & 촬영은 가능한지(벨라루스 좀 무섭), 방문객용 견학 프로그램(그간 맥주 회사 몇 곳의 견학 프로그램을 진지하게 찾아본 적이 있는 녀자였던지라) 혹은 (박물관처럼) 게임 관련 전시 공간 같은게 존재하는지... 결정적으로 그런 걸 보려면 대체 두 나라 중에 어느 나라로 가야하는지 등등.


그런데 구글링을 해봐도 이런건 대체 어디에 물어봐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다른 게이머들도 게임 자체와 관련되지 않은 기타 질문은 어디다 물어봐야 할 지 모르는 눈치였다). 한동안 구글링을 하다가 관련되어 보이는 이메일 주소를 3개 땄다. 문의 사항을 정리해서 차례대로 보냈다. 첫번째는 보내자마자 자동 빠꾸, 두번째는 여기가 이런 것 묻는 곳 아닙니다 그런 답변이었던가, 세번째는 며칠이 지나도록 아예 답변이 오질 않았다 ㅋㅋㅋㅋㅋ


그래서... 바로 포기하고 ㅋㅋㅋㅋㅋ 운명의 번개는 개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얌전히 여행 일정이나 짰다. 그냥 외부에서 기념 사진이나 한 장 찍지 뭐, 그걸로 충분해 자위하면서. 환불 불가 뱅기표 막 구입해대면서. 


그러던 중 뜻밖의 메일을 받았다. 유려한 영문 아래 다행히 한글로 번역된... 아니, 이건 번역이 아니잖아. 한국인이 쓴거네? 

그랬다. 워게이밍 한국 사무소 PR 담당자이신 한혜승 팀장님으로부터 답장이 (아마도 지구를 돌고 돌아) 온 것이다. 내용인즉 놀랍게도 워게이밍 민스크와 워게이밍 니코시아에서 내가 문의한 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니 각 지역 방문 일자를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헉... 반응이 왔어...


그리하여 한국의 한혜승 팀장님과 키프로스 니코시아의 Event Coordinator, Artemis Kasapi님과 이런저런 일정 조율의 이메일이 몇 번 오간 끝에...

멋진 이름을 가진 아르테미스 코디네이터님이 아래와 같이 키프로스 워게이밍 HQ에서 "김원장과 써티 우리 단 둘만을 위한" 견학 일정을 짜주셨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엉엉 감동의 눈물 ㅜㅠ 내가 벌린 짓이지만 너무 뿌듯해 


Wargaming Visitors' Tour

Friday 23th June 2017

15:55

김원장과 써티 arriving at Larnaca Airport from Tel Aviv on Aegean Flight A3749

16:30

Wargaming Driver to meet and drive you to Wargaming HQ Office in Nicosia

17:00

Arrive at Wargaming HQ - Meet & Greet (Artemis Kasapi & HR Representative)

17:00

17:15

Welcome Coffee in HQ Canteen

17:15

17:30

Tour of the Gym

17:30

17:45

Tour of the 13th Floor with photo session overlooking Nicosia City

17:45

18:25

Tour of the 12th Floor and Conference Facilities with a intro WG presentation

18:30

WG Driver to drive you to your Accommodation at

 (Kornesios Suite,  Hadjigeorgaki Kornesiou 5a, Nicosia)


그리하여 공항에서의 픽업부터 팀원들의 엄청난 환대로 시작, 그들과 함께 키프로스 니코시아의 워게이밍 회사 구경부터 했다. 지하층에 직원들을 위해 사우나니 맛사지룸까지 엄청난 시설을 마련해 놓았더라. 복지짱. 개부럽.




사진이 어째 영어 좀 하는 것처럼 나왔음 캬캬캬




13층 전망대로 가기 전 만난 직원들과 인사. 한국에서 게임 하나 때문에 일부러 여기까지 왔습... 까진 아니지만 아 진짜 태어나서 별거 다해봄 ㅋㅋ


전망대에선 니코시아 전경 뿐만 아니라 북키프로스까지 볼 수 있음. 최고층의 위엄

 키프로스의 소박한 수도 니코시아


저 산쪽이 북키프로스. 니코시아는 세계 유일의 분단된 수도로 남키프로스의 수도도 니코시아(남쪽)요, 북키프로스의 수도도 그러하다(북쪽). 




그리고는 한 층 내려온 컨퍼런스 홀에서 프리젠테이션에 앞서 잠시 커피+간식 타임. 

예상치 못하게 티셔츠 노트 볼펜 야광봉 등등 이것 저것 있는 것 없는 것 세트로 각자 선물까지 받고 

나중에 저 빵과 쿠키는 아르테미스가 몽땅 다 싸줌. 숙소 가서 먹으라고. 아아 고맙습니다. 먹을 것마저 신세를...

프리젠테이션에 앞서 잠시 민망한 인터뷰를 당했는데 ㅋㅋㅋㅋㅋ 아 진짜 영어 쏼라쏼라 잘 하고 싶다 ㅜㅠ 

정말 우리 버벅 인터뷰 촬영한 것, 한국 지사 도움 받아 제대로 자막 깔아 내부 자료로만 돌려 보실거죠? 꼭 그러기 약속! 


자 그럼 이쯤에서 워게이밍 회사 프리젠테이션을 잠시 듣고 가겠습니다. 햐 진짜 우리 따위가 뭐라고 ㅜㅠ









이쯤에선 잠시 웃김 ㅋㅋㅋ 봐라 50대의 나이에 그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 있음 나와보라그래

 사실 영어의 압박 때문에... 충분히 부담스러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멀고 먼 나라 일개 게이머 1인에 불과한 김원장을 위해  

어려운 자리를 내내 재밌게 + 정말이지 오래된 친구처럼 + 심지어 가족처럼 맞아준 세 분께(일정 맞출 때부터 주말인데 우리 땜에 퇴근도 못 하고)

비록 한글을 읽지는 못 하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라도 매우 감사하고 싶다. 김원장 그동안 탱크에 큰 돈 쓴 것, 다 용서해 줄께

회사 모토대로 여러분은 게이머(와 그 와이프까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셨어요 ^________^ You made us so happy.   

진짜 한국에 오신다면 이 이상 접대 잘 해드릴께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