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돌아오고야만 마지막 날, 5일차.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이야.


오전 6시 10분 출발

(가운데 불켜진 집이 지난 밤 한증막이었던 우리 숙소)


앞서 가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방심하고 따라 걸었더니 어랏 어느 순간 갈림길에서 에브리바디 다른 방향으로 빠져서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래서 리더를 잘 만나야 이 산이 아닌가벼, 개고생 안 하지. 어플을 켜서 다시 방향을 잡아 걷는 중.

졸지에 노란 화살표를 다시 만날 때까지 한 무리의 길 잃은 어린 양들을 잠시 이끌게 되다 


순식간에 긴듯 아닌듯 지나친 그 분이 혹시 김남희님은 아니었을까?

동그리님께서 알려주신 뒤로 계속 두리번 거리던 중 이 bar에서 회색 옷을 입은 한 여인의 뒷모습에 잠시 삘이 꽂혔었는데... 





콘차는 (순례길의 상징) 가리비. 이번에 새로 배운 단어



마지막 날이라고 평소보다 자주 먹는 쉬는 중



드디어 대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만나고



남들에 비하면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저 멀리 성당이 보이자 그럼에도 뭔가 뭉클하는게 있었다. 한 달여를 걷고 만나는 성당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오전 11시 10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앞 도착

약 20Km, 걷고 쉬고 먹고 총 5시간 소요






숙소는 1시에나 정리가 된다는 연락을 받아 적당한 쉼터를 물색하며 산티아고 시내를 헤매고 돌아다니다가

외국인이라면 절대 들를 일 없는 한 작은 bar에 자리를 잡았다.

할머니 혼자 주문받고 요리하고 서빙하고 계산하는 작은 집. 동네 아저씨들이 오다가다 들러 딱 맥주 한 잔씩만 하고 각종 신문 읽다가 가는 집.




때문에 원래부터 메뉴판이랄게 없는데다 말도 안 통한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으나...

내가 또 음식 주문은 못 해도 술 만큼은 주문할 줄 알아요 ㅋㅋㅋ 쌩맥 한 잔, 틴토 데 베라노 한 잔.


술 시키니 절로 따라나온 오늘의 타파스. 투박하게 썰은 빵과 치즈. 


술 한 잔씩만 하려고 했는데 빵 먹다 보니 또 배가 고파서 바디랭귀지로 뭣 좀 먹을 수 있냐고 몸으로 말해요 대화를 시도.

할머니께서 열심히 말씀해 주시는 가운데 엔살라다(=샐러드)가 들림. 하몽... 토마토... 올리브... 양상추??? 띄엄띄엄 들리는 바 무조건 오케.

헉 생각했던 것보다 양이 두 배 이상 나왔어 ㅋㅋㅋ 튜나라고 들은 것 같은데 참치는 없어(바닥난 스페인어) ㅋㅋㅋ 

김원장은 이번이 스페인 세번째 방문이지만 그간 오늘만큼 하몽 많이 먹은 날이 없었다고. 그봐. 나랑 같이 다니면 굶을 일은 없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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