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일정이 워낙 짧다보니 서호(Hồ Tây) 변 좋은 숙소에 묵으며 구시가까지 택시 타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 딜보다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 김원장이 화를 내든 말든, 올드 쿼터 저렴한 숙소에 묵으며 두 발로 돌아다니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아시다시피 이번 여행은 워낙 급박하게 결정하고 나오게 된지라... 베트남 입국을 겨우 며칠 앞둔 상황에서 이제서야 하노이 올드 쿼터內 조용한 숙소를 찾아내려니 좀 버겁... 아몰랑 대충 골라


@ 홈페이지 http://grand.splendidstarhotel.com/ 

들어가 본다면 알겠지만 스플렌디드 스타 그룹 산하 호텔 중 하나에서 묵었다. 그렇다고 어마무시 그런 호텔 체인 아니고 고만고만한, 우리네 모텔 같은 규모의 호텔 7개가 묶여 있다. 우리는 그 중 적당한 입지면서 개중 가장 조용해 보이던 Splendid Star Grand Hotel에 묵었다


@ 예약 : 아모마(https://www.amoma.com/) 통해 조식 포함 Double or Twin Deluxe room을 47.38 USD에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더블룸 받았다). 

호텔 예약 사이트로 아모마에 대한 평은 좋은 편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나는야 가격의 노예. 가장 저렴한 가격을 내놓는 곳의 평이 어지간한 수준이면 그냥 지른다 ㅋㅋㅋ 다행히 내 예약엔 아무 문제 없었다. 예약 후 조용한 방과 공항 픽업에 대한 요청 또한 빠르고 친절하게 답변해주었다.      


@ 체크인 : 공항 픽업 덕분에 숙소에 편하게 도착했다. 코를 너무 자주 들이마셔서 그렇지 드라이버 청년은 상당히 친밀감있게 구는 스타일이었는데 체크인 때 만난 매니저도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절했고 야간반 직원은 뭔 약을 먹었나 싶을 정도로 오버 무드 청년이었다. 하노이 3성급 호텔간 경쟁이 상당히 빡세다는 소문은 정녕 사실인 모양이었다. 모기만한 목소리를 내던 루앙프라방 숙소에 머물다 그저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왜 / 뭐 필요해 / 뭘 도와줘 하는 적극적인 하노이 숙소를 만나니 좀 얼떨떨... 하지만 전반적인 투숙객 입장에서는 분명 장점이겠지. 

아쉽게도 오전에 베트남에 떨어진 관계로 아직 방이 비어 있질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 역시 체크인 하자마자 바로 쌀국수집으로 뛰어갈 예정이었으므로 별로 개의치는 않았다는.


웰컴 드링크를 원하는 걸로 바로 갈아다 만들어 줘! 게다가 환영 과일까지 줘! 



@ 객실 : 조용한 방 조용한 방 거려서 그런지 뒷방으로 배정해 주었는데, 뷰는 하나도 없었지만 진짜 뜻밖의 조용함이었다. 하노이에 한 번이라도 와 보신 분이라면 아마 이 입지에 이만큼 조용할 수 있다는게 신기할 지도 모른다. 물론 층간 소음이나 복도(랄 것도 없지만) 소음은 못 막지만 -_- 외부 소음 기준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교회 종 소리도 거의 안 들린다. 


참고로 베트남 여행기를 읽다보면 특이하게 생긴 주택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커튼 길이나 계단 갯수에 따라 세금을 매겼던 네덜란드처럼 베트남 또한 도로에 면한 폭은 매우 좁고 안쪽으로 긴, 길다란 직사각형의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눈길을 끌기 때문일 것이다(이 동네 호텔 홈페이지 사진상 로비가 크게 보인다면 그것은 낚시). 올드 쿼터에 자리 잡은 우리 숙소 또한 앞 뒤 옆으로붙어있는 모든 건물들이 그러하듯 입구가 좁고 앞뒤로 긴 직사각형 건물이었는데 이 때문에 층당 객실 수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하룻밤 묵어가는 데 있어 불편한 사항은 딱히 없었다 


@ 조식 : 2층에는 로비가 있고 1층(그러나 건물 들고나는 구조상 마치 반 지하처럼 느껴지는)에 작은 조식당이 있다. 조식 특이 사항이라면... 알라카르트이나 무한정(?) 먹을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메뉴판에서 메뉴를 고르되 꼭 1인 1식 제한은 없다. 그냥 달라면 다 주겠단다 ㅎ 또 하나 갸우뚱했던 점은, 그렇다고 이 작은 공간에서 이 다양한 요리를 다 만들 수도+만드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어쩐지... 주문을 하면 얼른 밖에 뛰어나가 해당 메뉴를 해당 식당들에서 바로 사오는 듯한 느낌? 이거 편한데? 


메뉴판 일부 사진


그리하여 우리는, 예상했겠지만 아침부터 ㅋ 스프링롤에 + 쌀국수에 + 샌드위치에... 신나게 잡숴주시는 것이었다. 일말의 양심은 있는 녀자라 그렇지 하마터면 자제 못 하고 두 어개 더 주문할 뻔. 이 메뉴판에 있는 걸 다 내놓아라!








@ 이사 : 말이 [김원장이 화를 내든 말든]이지, 여행에 있어 유종의 미는 매우 중요하므로 혹시 몰라 Splendid Star Grand Hotel은 달랑 1박만을 예약해 왔더랬다. 하지만 귀국행 뱅기는 자그마치 새벽 1시쯤 출발 예정이었던지라 사실 우리에게는 0.5박할 숙소가 더 필요했고 이에 묵고 있던 Splendid Star Grand Hotel이 마음에 들어 1박 연장을 신청했다. 그런데 오호통재라. 내일은 풀북이래 ㅜㅠ 친절한 매니저 아저씨가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방은 도저히 못 빼겠는 모양이었다. 대신 아저씨(라지만 나보다 어릴 듯)는 오후 2시까지 무료 레이트 체크아웃 + 짐은 호텔측에서 맡아줄테니 밖에서 놀다가 + 출발 전 샤워할 공간 마련까지 = 5성 수준의 멋진 3단 콤보 제안을 해주셨는데... 하노이 공항에 PP 라운지라도 있으면 또 모를까 - 우리는 잠깐이라도 자빠져 있을 침대가 필요한 늙고 배부른 여행자이므로 그 제안은 고마운 마음 담아 거절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까운 타숙소로 옮겨야했는데... 이 동네 널린게 숙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새삼 급 방 보러 돌아다니자니 귀차니즘이 미친 듯 몰려와서... 아저씨의 또 다른 제안대로, 오늘 객실 상황이 받쳐주는 가까운 체인점으로 가기로 했다. 


그래서 오후 2시쯤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뭐 사실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다 ㅋㅋㅋ 그냥 35불이라는 방값만 듣고 ① 여기서 짐 들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지? ② 거기도 조용하지? 이렇게 딱 두 개만 묻고 그럼 오케이한 처지였기 때문에. 게다가 우리 짐까지 매니저 아저씨가 직접 챙겨 들고 함께 가줘서 ㅎㅎㅎ 그렇게 우아한 척 따라가보니 이사하게 된 숙소는 기존 숙소 뒷골목에 있던 Splendora Boutique Hotel이었다(홈페이지 http://splendorahotel.com/). 겨우 100m 떨어졌어 ㅎ


참고로 기존 호텔 측에 이미 새 호텔 숙박비며 공항으로 데려다 줄 차편 비용까지 모두 지불하였고 + 더불어 매니저와까지 함께 온 상태였기 때문에 여권 카피 정도로 체크인 절차는 후다닥 끝이 났다. 기존 숙소와 비교하자면 Splendora Boutique Hotel은 직사각형이 아니었고(그래서 방 모양이 살짝 이상) 시설은 보다 새것스러웠으나 아마도 딜럭스 싱글 룸? 급인지 서양인이라면 혼자 쓸만한 방과 침대 사이즈였다. 게다가 안쪽 방인데도 옆 건물이 낮아 외부 도로 소음이 들린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하여 전 숙소에 비해 만족도가 꽤 떨어지는 숙소였다는(오죽하면 사진 한 장이 없네 ㅋㅋㅋ). 아마 진짜 숙박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으면 바로 숙소를 바꿨을지도...(하지만 오후 10시 45분이면 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지라 그냥 개겼다. 이 마당에 다 귀찮음)


@ 총평 : 이 입지에 이 가격에 이 조용한 뒷방을 준다면 Splendid Star Grand Hotel에는 다시 머물만 하다. 비록 트립어드바이저 혹은 부킹닷컴 따위의 평점 노예이긴 하나 친절하고 적극적인 직원들도 좋고 맛을 떠나 제한 없이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조식도 괜찮다. 그런데 같은 그룹내 거의 흡사한 조건이라도 Splendora Boutique Hotel에서는 차 소리 때문에 못 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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