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이름이 참 예쁘다. 티 리프. 실론티 웰컴 드링크(사람이 배웠으면 써먹어야 하거늘... 고지대고 뭐고 밀크티로 마실테야)



김원장이 직접 선택한(밑줄쫙) 누와라 엘리야의 (조용할 것으로 사료되는) 숙소답게 차밭 가운데(?) 폭 들어앉아 있다  



보시다시피 1층에는 주차장과 작은 점방, 2층에는 프론트 데스크, 식당, 객실 1개, 3층에는 객실이 3개 있는 작은 3층짜리 건물이다. 


객실마다 자스민, 포모사, 우롱처럼 각기 차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주인 아저씨 말로는 (별도의 건물에?) 조만간 객실을 10개 정도 더 확충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가 처음 묵은 방은 3층의 커다란 전면 객실 두 개 중 하나(자스민이었던가)로 이 집에서(비록 방이 4개 밖에 없지만 ㅎㅎ) 제일 좋은 방 중 하나이기도 했다. 




전면 뷰


숙소 건물 앞에 작은 절이 있다. 창 밖을 내다보고 있노라면 지나다니는 주민들이 예를 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예약 부킹닷컴 통해 Deluxe Double Room을 60 USD에 예약(조식 포함, 10% 도시세 포함, 11% VAT 불포함) 했다. 현지 도착해서 하룻밤 더 머물기로 급 결정하면서, 부킹닷컴은 숙박업체에 수수료를 요구하므로 주인 아저씨에게 직접 연장하겠다고 했다(아저씨 좋아하시더라). 다만 두번째 밤은 비포장도로에 면한 기존 방이 아닌, 맞은편 안쪽 방으로 바꿨는데, 안쪽방은 전면 방들에 비해 사이즈가 꽤 작았지만(전면 방에선 세 명이 여유롭게 지낼 수 있다면 측면 방은 두 명도 꽉) 가격은 동일하게 받으시더라  


@ 객실 : 모든 것이 새로 지은 반짝 깨끗 숙소다웠다. 와이파이도 생각보다 잘 되고 침대도 예상했던 것보다 좋았다. 수압이 좀 약하긴 하지만 뭐 그 정도야(일회용 샴푸도 있고 수건도 캔디 숙소의 그것보다 크고 좋았다). 그런데, 스리랑카 전역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이 집 또한 어설픈 구석이 있다. 한 마디로 빈틈이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첫 방의 화장실 문은 밖에서 닫을 수가 없다. 경첩 문제로 인해 저절로 밖으로 밀려나는 문인데, 욕실내 온수 보일러가 만들어내는 소음 때문에 문을 닫아놓고 싶은데, 안에서만 당겨서 걸쇠로 잠글 수 있다. 온수냐 소음이냐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참고로 누와라 엘리야는 고도가 높아 밤에는 쌀쌀하다) 또, 화장실내 작은 창은 구조상 외부(이긴 하지만 여전히 건물 내)와 통해 있고 + 화장실 문은 반투명 유리라서 밤에 자려고 모든 불을 끄고 커튼을 쳐도, 화장실 창으로 들어오는 복도 전등 빛이 화장실 문을 통해 객실까지 비친다(두번째 방은 그나마 화장실 창 구조가 좀 달라서 수건으로 창을 틀어 막았다). 이외 숙박객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콘센트도 이런 사소한 불편함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하겠다.   


항상 그렇듯 큰 문제는 김원장에게서 제기되는데 ㅋㅋㅋ 도로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만큼 캔디 숙소보다 전반적으로 조용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오가는 오토바이 + 툭툭 소음이, 오직 채광 내지는 뷰에만 올인한 커다란 창들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는 바람에 때마다 김원장이 매우 짜증을 냈다(정상인이라면 절대 화 안 낼 수준이지 말입니다). 그나마 교통 수단이 만들어내는 소음은 밤 10시 넘어가니 좀 나아졌는데... 그 이후부터는 동네 개들의 돌림 '멍멍멍'이 스타트. 한 마리가 짖으면 다른 한 마리가 짖고 또 다른 한 마리가 잇고... 한 마디로 밤새 난리였다 ㅋㅋㅋㅋㅋ 때문에 결국 김원장이 빵! 터지고 말아서, 당장 방콕행 비행기표 땡기라고, 랑카에 더 이상 못 있겠다고 선언 ㅜㅠ 다행히 둘쨋날은 방을 맞은편 안쪽으로 옮긴 덕에 도로 소음은 상당히 줄어들었고 이 날 밤은 개들도 훨씬 조용한 편이어서 편히 잤는데... 이미 뱅기표는 땡겨버렸... ㅜㅠ



둘쨋날 묵었던 작은 방, 포모사였던가. 사각형 구조가 아니라서 살짝 이상하긴 하지만 지내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 찾아가는 법 : 누와라 엘리야 시내 중심부에서 제법 거리가 있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오든 버스를 타고 오든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는) 툭툭이 제일 편하긴 할텐데 당근 비싸다. 특히 기차역은 누와라 엘리야 시내에서 상당히 먼지라 흥정을 잘 하면 1000루피 이하에, 흥정을 잘 못하면 1500루피는 줘야할 듯. 다행히 예약과 동시에 숙소에 문의를 하니 연락을 하면 기차역까지도 데리러 와주시겠다며, 이 경우 실비(기름값)만 받으시겠다고 했다(그런데 기차 못 타고 버스 타고 갔다는 ㅎ). 픽업 서비스 추천.


@ 식사 : 객실 뿐만 아니라 요구시 식사도 가능하다. 숙소의 동떨어진 입지 때문에 시내에 순전히 식사만을 위해 다녀오기에는 상당히 애매한 구석이 있다. 툭툭 흥정을 잘 못한다면 왕복하는데만 차비로 최소 500루피 이상 줘야하지 않을까. 본론으로 돌아와서 솔직히 아무 생각 없는=막 나가는 스리랑카 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메뉴고 뭐고 됐고 그냥 알아서 아무거나 달라고 했다 ㅋㅋㅋㅋㅋ 그랬더니 아저씨 살짝 당황하시며 못 먹는 것 있냐, 커리도 괜찮냐 몇 가지 물어보시고는 알겠다고. 첫날 저녁, 주문은 호쾌하게 했지만 혹시나 못 먹을만한 음식이 나올 때를 대비하여, 고추장에라도 비벼 먹으려고 방으로 가져다 달라고 했는데, 은근 맛있는데다 아저씨 혼자 들고 나르고 하시는게 부담스러워서 다음날 점심은 아래층 식당에서 먹었다. 두번째 끼니도 오마카세 버전으로 ㅋㅋㅋㅋㅋ 주문했는데 첫번째만큼 당황하지 않으시고 알아서 척척, 어제와 하나도 안 겹치는 메뉴로 준비해 주셔서 사실 좀 깜놀이었음. 이 집이 시내 식당 밀라노보다 오히려 낫다니!!! 그것도 몇 배는 족히 낫다. 먹을 떄마다 김원장과 감탄. 


첫날 저녁




둘째날 점심




이건 아저씨께서 첫 아침 식사를 제대로 못 차려줬다며(일찍 놀러가느라 그랬지 아저씨 탓이 아닌데) 챙겨주심


세째날 아침




@ 결제 : {숙박비 60불에 상응하는 8760루피 X 2박 + 2인 식사 끼당 1600루피 X 2회(저녁, 점심) } + VAT 11% = 23,000루피(184,000원)


이번 여행에 있어 스리랑카와 라오스 두 나라는, 아직 합리적인 여행 물가가 형성되지 못한 국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브루나이는 워낙 소국이라 제외하고). 다시 말해, 싸게 여행하려면 무척 저렴한 여행이 가능한 곳이지만, 어지간한 수준으로 여행하려면 여행 인프라가 발달한 타국가들에 비해 현지 물가 대비 가성비가 확연히 떨어지는 곳들이랄까. 

박당 60불이면 대략 7만원인데, 한국 기준으로 생각해 봐도 그다지 싸다는 생각이 안 드는 객실 수준이다. 식사 또한 마찬가지여서 1인당 6400원 정도인데, 한국에선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이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이전에 밀라노에서 2인 한끼 1125루피를 지불한 생각을 하면, 분명 이 집 식사가 훨씬 훌륭하고 먹을 때마다 감탄한 사실과는 별개로, 워낙 현지 물가에 빠르게 적응하는지라 ㅎㅎㅎ 랑카 물가에 비해 엄청 비싸네, 부터 느껴지는 것이다(식사에는 VAT 안 붙일 줄 알았지 말입니다)

그나마 나는 다른 후기들을 통해 홈스테이나 이런 숙소에서 현지식을 주문했을 때, 이보다 더 비싸게도 받는다는 소리를 이미 접한지라 이 정도에서 그러려니 했는데... 나중에 내게서 가격을 전해 들은 김원장은 어쩐지 삥 뜯긴 느낌이라면서 ㅋㅋㅋ 미리 가격을 물어보고 먹을껄 하더라 ㅋㅋㅋ 시킬 때는 쿨하더니 계산할 때 치졸해지는 캬캬캬         

각설하고, 내 입장에서는... 뒤의 1박은 숙소측으로 하여금 부킹닷컴 수수료도 안 내게 해주고, 보다 작은 방인데 동일한 가격도 지불했고, 밥도 열심히 먹어주고, 나름 비싼 투어까지 하라는대로 얌전히 다 했으니 알아서 좀 깎아줬으면 싶었는데 - 비록 알량한 자존심에 요구는 못 했지만 - 아저씨 입장에서는... 시내에서의 픽업에 대한 유류비를 청구하지 않았으니 그걸로 퉁치면 된다고 생각하셨을까 


@ 서비스 : 이 숙소의 최대 미덕으로 꼽는 것이 바로 이 집 주인 아저씨의 능력되시겠다. 예약후 픽업 문의를 했을 때나 얼른 트렁크 들고 뛰시는거나 객실 준비해 놓은 상태나 매번 관광 일정이나 식사는 어떻게 할 건지... 항상 웃는 얼굴로 묻고 챙겨주고 하셨다. 심지어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안녕하세요' 출력까지 하셨더라. 솔직히 말하자면 캔디 숙소 아주머니는 최선을 다해 친절을 베풀어주셨지만 프로답지는 않으셨는데, 누와라 엘리야 숙소 아저씨는 그 의도가 보인다 하더라도 ^^;;; 상당히 프로다운 면이 있었다(계속 아저씨 아저씨 했지만 실제로 나보다 어릴듯 ㅋㅋㅋ). 

뭐랄까, 자네, 이렇게 계속하면 경제적으로 성공하겠어! 타입이랄까. 엄청 센스 있고 말빨 좋고 빠릿빠릿 똘망똘망하다. 그간 여행을 하면서 이와 비슷한 등급의 숙소 주인을 수없이 만났지만 이 정도면 이런 시골(?)에 처박혀 있기에는 능력이 아까워 보일 지경. 더 이상의 센스와 친절은 됐고, 이 상태에서 조금만 더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ㅎㅎㅎ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는 완벽할 듯.     


아무리 얼굴을 뒤로 빼봐야 스리랑칸 얼굴 크기에는 범접할 수 없지 말입니다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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