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으로 줄어든 랑카 여행의 마지막 날, 다음날 아침 7시 20분발 뱅기를 타려면 공항에 늦어도 새벽 5시 30분쯤에는 도착해야 할테고, 그러려면 시끄럽고 번잡할 대도시 '콜롬보'보다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소도시 '네곰보(Negombo)'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는 것이 우리 취향에 맞을 것이다. 

다행히 예전 = '말브스라'가 '스말브라'이던 시절, 여정의 첫날 밤이 될 네곰보의 숙소는 당시 이미 찾아둔(심지어 예약까지 했다가 일정이 바뀌면서 취소했던) 적이 있어서, 항공편을 변경함과 동시에 예전 네곰보 숙소까지 후다닥 재예약 완료.


자, 그러면 오늘, 누와라 엘리야에서 네곰보까지 어떻게 가야 잘 갔다고 소문이 날까. 


(숙소 to 숙소. 170Km 밖에 안 되는데 자가용 타고 가도 5시간 너끈히 잡아주시는 구글맵 ㅋㅋㅋㅋㅋ)


비싸도 가장 편하게 가는 방법이야 당근 (픽미) 택시를 불러 타고 한 큐에 쭈~욱 가면 되겠지만, 콜롬보나 캔디 같은 대도시 권역에서는 픽미 불러 타고 지방으로 오는게 어렵지 않을지 몰라도, 반대로 누와라 엘리야 같은 동네에선 픽미 택시에 가입한 드라이버를 만나 대도시로 나가기가 쉽지 않다(물론 예산이 아주 여유롭다면 아무 택시나 흥정해서 쿨하게 타고 가면 된다 ㅎ).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답인데... 스리랑카의 허브랄만한 두 도시가 콜롬보와 캔디이다보니 결국 루트는 크게


누와라 엘리야-(캔디 경유)-네곰보 혹은 누와라 엘리야-(콜롬보 경유)-네곰보둘 중 하나를 택하는 수 밖에.


숙소 주인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누와라 엘리야에서 캔디까지 버스는 매 20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있는데 비해 콜롬보행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설령 콜롬보행 버스와 아다리가 딱 맞는다고 해도 그 긴 시간, 차에서 제대로 먹지도 싸지도 못 하는 건 불편할 것 같기도 해 ㅎㅎ 그래서 누와라 엘리야-(캔디 경유)-네곰보를 택하기로 한다. 문제라면... 콜롬보에서 네곰보로 가는 버스는 욜라 많은데 비해 이번엔 또 캔디에서 네곰보로 가는 버스가 그렇지 않다는 것. 흠... 김원장에게 누와라 엘리야-캔디-콜롬보-네곰보 순으로 갈테야? 하니까, 지도와 구간별 대중 교통 상황을 파악하더니, 


# 누와라 엘리야 <-> 캔디 : 버스가 기차보다 잦고 빠르다

# 캔디 <-> 콜롬보 : 버스가 기차보다 잦으나 빠른 건 복불복이다. 특히 이런 연휴엔...

# 콜롬보<-> 네곰보 : 버스, 택시 많으나 콜롬보를 드나들며 교통 체증을 겪을 확률이 매우 높다. 아직 연휴 안 끝났어.

# 네곰보 버스 정거장<->네곰보 숙소 : 택시? 혹은 근처에서 내려서 도보?

# 네곰보에서 콜롬보를 경유하지 않고 캔디를 빠르게 오가는 방법은 감파하까지 툭툭/택시를 탄 후 감파하역에서 기차를 타는 것이라고 한다  


누와라 엘리야에서 버스 타고 캔디, 캔디에서 버스 타고 감파하, 감파하에서 점심 먹으며 좀 쉬다가 택시 타고 네곰보 숙소로 가겠다고 한다.


다소 복잡해 보여서 예를 한 번 들어보자면, 대략 무주(누와라엘리야)에서 인천공항(네곰보)에 간다고 치자. 

무주에서 서울(콜롬보) 경유 인천공항에 갈까, 무주에서 대전(캔디) 경유 인천공항에 갈까의 차이랄까. 

여기서 김원장은 무주-대전-인천공항으로 가되, 무주-대전-서울행 버스 타고 가다가 수원에서 하차(감파하)-인천공항을 택한 것




그렇다면...

# 일반 버스 말고 에어컨이 나오는 AC 미니버스를 타야한다 

# 버스 구간들에서 앞 좌석 확보가 가능할까

캔디발 콜롬보행 기차는 감파하(Gampaha)역에 서겠지만, 캔디발 콜롬보행 버스는 감파하 옆 마을 야칼라(Yakkala)를 지나갈 듯(?) 하고, 야칼라에는 다행히 피자헛이 있다. 야칼라 피자헛에 세워달라면 세워줄까

# 야칼라에서 픽미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을까 


상기 몇 가지 大 과제가 부디 문제 없이 해결되어야 할 것 같다. 하나라도 어긋나면 오늘도 폭발이 우려된다 ㅋㅋㅋㅋㅋ 




그리하여 누와라엘리야 숙소에서 네곰보 숙소까지, 아래와 같은 계획으로 기나긴 장도에 올랐다. 


1. 누와라엘리야 숙소 Tealeaf 에서 누와라엘리야 버스 터미널까지 : 숙소 차량

2. 누와라엘리야 버스 터미널에서 캔디 버스 터미널까지 : AC 미니 버스

3. 캔디 버스 터미널에서 야칼라까지 : 콜롬보행 AC 미니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간 하차

4. 야칼라에서 점심 : 피자헛

5. 야칼라에서 네곰보 숙소 White Palace B&B까지 : PickMe 택시


1. 누와라엘리야 숙소 Tealeaf 에서 누와라엘리야 버스 터미널까지


예상했던 교통 수단은 숙소로 올 때 그러했던 것처럼 당연히 다시 숙소 차량을 이용해 터미널까지 가는 것이었다. 제일 저렴하면서 가장 편한 옵션이기도 했고 숙소 아저씨의 그간 성정으로 미루어 볼 때 문제가 될 것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호턴 플레인스를 다녀와 숙소 주인 아저씨에게 배고파요 밥 주세요! 하며 저희는 그 동안 (이미 약속한대로) 맞은편 방으로 짐 옮기고 있을께요, 하니까, 아저씨 왈 우리가 놀러나간 사이에 본인이 벌써 다 옮겠데 ㅋㅋㅋ 빠진 것 있는지만 보면 된데. 헉. 방에 가보니 아무렇게나 널어뒀던 빤스까지 완벽하게 다 옮겨져 있다 ㅋㅋㅋㅋㅋ 참 부지런도 하네 역시 서비스 좋아 하고 있었는데... 새로 옮긴 방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노라니, 맞은 편 우리가 뺀 방으로 새로운 손님이 도착하네. 아하, 시나리오가 그런 거였어? ㅋㅋㅋㅋㅋ 프랑스에서 온 노부부 같았는데 그들에게 건네는 숙소 주인 말을 듣자하니 어제 우리한테 하던 말을 그대로 ㅎㅎㅎㅎㅎ 결국 그 노부부도 다음날 새벽, 호턴 플레인스 국립공원 고고씽하기로 낚임 = 그리하여 숙소 차량은 그들이 타고 가버림. 본의 아니게 우리는 툭툭 당첨.


하지만 주인 아저씨는 걱정 말라고, 숙소 앞까지 툭툭 불러 주겠다고. 때마침 본인도 시내 나갈 일이 있다고. 같이 타고 나가면 된다고.

그러니 나는 아, 아저씨가 교통비를 대주려나 보다 했는데... 차비는 300루피 정도 예상하라고. 응? 뭔 소리지? 우리 보고 내라는 소리인가?

랑카답게 콜툭툭은 원하는 만큼 빨리 와주지 않아서, 로비(?)에서 좀 대기타다가 툭툭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와르르 내려갔다. 



오늘 툭툭 아저씨는 크리스찬이신듯


그런데 툭툭을 타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뒷좌석에 우리 트렁크에 우리 둘까지만 타도 사실 꽉 차기 때문에, 순간 주인 아저씨가 같이 타고 나가자는 소리는 내가 잘 못 알아들은 건가 보다, 여기서 우리는 헤어지는 건가 보다, 이따 내릴 때 드라이버 아저씨한테 300루피 정도 주고 내리란 소리였나 보다... 하고 있었는데, 주인 아저씨가 같이 타자고 하네 ㅋㅋㅋ 아, 뭐야. 진짜 자기 태워주고 자기 몫까지 합쳐 우리 보고 차비 내달라는 거였으?


이 상황이 황당해서 웃음이 나왔던 달리는 툭툭 안 ㅋㅋㅋ


여튼 그래서 15분쯤 달렸나 잔뜩 낑긴 채로 누와라 엘리야 터미널까지 에브리바디 함께 도착했다. 주섬주섬 300루피를 꺼내는데 주인 아저씨와 툭툭 아저씨가 뭐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주고 받더니 아 글쎄 500루피를 달라는거야. 헐. 갑자기 확 짜증이 나려고 하는데 김원장이 막판인데 그냥 주라고. 좋게 좋게 헤어지자고. 차액 200루피면 약 1,600원을 더 주는 셈인데, 어쩐지 여기서는 16,000원에 달하는 바가지처럼 느껴지는 ㅎㅎㅎ 여튼 그래, 알았으. 좋게 좋게 가자 해서 마지막까지 부자 외국인 모드로 500루피 지불. 에잇 X    


2. 누와라엘리야 버스 터미널에서 캔디 버스 터미널까지 : AC 미니 버스


500루피를 지불한 뒤 부글부글하는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데, 숙소 주인 아저씨가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시더니 우리를 한 대기 장소로 안내하며 여기서 1시간 10분만 기다리면 콜롬보행 AC 미니 버스가 온다고 알려줬다. 그동안 누와라엘리야 시내 구경 하고 오면 된다고. 귀가 워낙 얇다보니 순간 흔들렸는데(그럼 누와라엘리야-콜롬보, 콜롬보-네곰보 숙소, 이렇게 최소 딱 두 번만 타면 되잖아?) 트렁크 끌고 시내 구경하기도 번거롭고, 시내 구경 할만한 것도 우리로선 딱히 없었고 ㅋ, 누와라엘리야에서 콜롬보까지 그 긴 시간 차 안에 있기 힘들 것 같고, 콜롬보 진출입 교통 정체에 걸리면 괴로울 것 같아서, 예정대로 캔디행 AC 미니 버스를 타겠다고 했다. 그것도 최대한 앞 좌석으로. 그 말에 주인 아저씨는 우리를 바로 다시 캔디행 47번 버스 앞으로 안내했고 해당 차장에게 아마도 늙은 양 두 마리를 잘 부탁한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듯 했고 그 이후에야 비로소 악수와 함께 주인 아저씨와의 진정한 빠이빠이가 이루어졌다. 주인 아저씨에 대한 감정이 다소 롤러코스터를 타긴 했지만 여튼 고마웠어요. 

이 때가 오전 8시쯤이었는데 숙소 주인 아저씨 말로는 매 20분마다 있다고 했으니 빠르면 바로, 늦어도 20분 안에는 버스가 출발할 줄 알았는데... 매 30분마다 있는건지, 사람이 어느 정도 차야 가는건지, 아니면 우리가 앞 좌석을 고집한 탓에 다음 버스에 일찍 올라탄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8시 30분에야 출발했다. 


누와라엘리야 오전 8시 30분 출발 -> 캔디 오전 11시 도착. 2시간 30분 소요. 내리막길이라 누와라 엘리야 올 때보다 빠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캔디 근교부터 가다서다 완전 미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더 걸렸다 ㅜㅠ 올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둘 + 트렁크 1개 = 3명분(220X3)=660루피 지불.       



이 버스 아저씨는 불교도. 일본에서 타던 중고차를 수입했나 보다



김원장 바로 뒷 좌석에 말 욜라 안 듣는 아기가 하나 타고 있었는데 김원장이 귀엽다고 우리가 사둔 과자 하나를 줬다. 애가 신난다고 뜯어 몇 개 먹더니 맛이 없었나봐. 갑자기 하나씩 차 밖으로 막 던져 ㅋㅋㅋ 그 바람에 안 그래도 틈틈히 사고칠 때마다 아빠한테 맞고 있었는데 과자 버린다고 욜라 쳐맞... 우리도 예전에 그런 시절 겪었...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때문에 처음엔 막 울어제껴서 김원장이 괴로울라나 어쩔라나 했는데, 울다 지쳤는지 바로 잠듬 ㅋㅋㅋ


이 날은 올 때와 달리 날이 좋았던지라 사진 몇 장 투척



 얼씨구절씨구차차차 시리즈











 캔디행 일반 대형 버스 - 에어컨 안 나오는



 힌두교, 이슬람교, 불교 쓰리 씨스터즈 ㅋㅋㅋ





 전에도 말했지만 이런게 보이면 드디어 캔디인거죠

 

막힘


 사람 많음


3. 캔디 버스 터미널에서 야칼라까지 : 콜롬보행 AC 미니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간 하차


오전 8시 30분 누와라 엘리야에서 출발한 버스는 오전 11시가 되어서야 캔디에 도착했다. 하차를 하려는데 우리 차장이 갑자기 우리에게 뭐라뭐라 하길래 들어보니, 근처 어떤 버스를 가리키며 저 버스를 타면 (캔디에서) 네곰보까지 간다는 것이다. 헉, 그렇다면 아까 누와라 엘리야 숙소 아저씨가 차장 아저씨에게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네곰보니 좀 챙겨달라고, 거기까지 부탁을 해두셨던 거구나. 결국 숙소 아저씨에 대한 감정은 최종적으로 플러스로 결론 ㅎㅎ 고맙습니다

귀가 얇은 나는 또 한 번 흔들렸는데, 김원장은 아무리 네곰보행일지언정 에어컨 안 나오는 버스 타고 네곰보까지 가기 싫단다 ㅋ 게다가 저 버스가 정녕 네곰보로 질러 갈지, 콜롬보 내지는 예상 밖의 작은 마을들을 들러들러가는 엄청난 완행일지도 모르는 일. 알았으.

차장 아저씨께 괜찮다 고맙다 하고 트렁크를 챙겨 내리며 주변을 둘러보니, 어라, 여기는 며칠전 캔디역 근처에서 누와라 엘리야행 버스를 찾아 헤맬 때 지났던 '버스 여러 대가 상당히 무질서하게 서있는 공간'이었다. 그렇다면 요기서 조리로 가면 캔디역이겠군. 김원장 어린이를 끌고 캔디역부터 들러 외국인용 화장실 ㅎㅎ 이용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이제 또 우리의 순딩이 랑카 분들께 콜롬보 가는 버스 어디서 타요? 물을 차례.

역시나 몇 분 한테 물어보는 것만으로 캔디역에서 북서쪽으로 약 250m 가량 떨어진, Kandy-Colombo Intercity Bus Station(Stand)에 수이 이르를 수 있었다. 보아하니 승객들이 ㄹ 자 모양으로 꼬불꼬불 줄 서서 기다리고 있으면 거의 10분 간격으로 계속 콜롬보행 AC 버스들이 들어와 가득 태우고 가더라. 콜롬보와 캔디를 잇는 구간답게 버스 번호도 1번. 연휴라 그런지 기다리고 있던 승객도 꽤 많았고 여전히 김원장은 앞 자리를 득템하기 원했기 때문에 기다림 끝에 우리 차례가 왔지만 한 대는 그냥 보내기도 하고... 하지만 덕분에 원하던 자리를 잡을 순 있었다는. 




아싸. 영어가 되는 옆 좌석 청년 덕분에 차장 아저씨께 야칼라 피자헛 근처에 내리고 싶다고 의사 전달까지 무사 완료. 됴아됴아. 

캔디 오전 11시 50분 출발 -> 야칼라 사거리 근처 어드메 오후 1시 50분쯤엔가 도착. 약 2시간 소요 

우리 둘 + 트렁크 1개=3명분(300X3)=900루피 지불(중간에 내려도 안 깎아주 ^^;;)    



(아직은 코끼리 보기 어렵지 않은 나라 랑카)


4. 야칼라에서 점심 : 피자헛


차장 아저씨께 야칼라 피자헛에 방점을 찍어 몇 번이고 강조했지만, 아쉽게도 딱 그 앞에 세워주진 않으셨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야칼라 버스 정류장? (피자헛 기준 전방 500m) 같은데 세워주심. 어쩜 이런 버스는 아무데나 세우면 안 되는 것일지도.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쓰고 질질 트렁크를 끄는 김원장과 눈부신 한낮 거리를 잠시 걸어 엄청 근사해 보이는 피자헛에 도착했다. 고백하건데 버스를 타고 오다보니 연휴라서 그런지 문을 닫은 가게들을 꽤 본지라 버스 안에서 오늘 영업하는지 전화까지 해 봤는데... 근데 달리는 버스 안에서 기껏 찾은 번호가 전체 대표 번호였나봄. 서로 의사 소통이 잘 안 되는 가운데 영업한다고 하는 것 같긴 한데, 내가 잘 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는지라 살짝 걱정. 다행히 야칼라 지점 영업 중 ㅎ



 메뉴판 전면을 장식하는 새로나온 인도풍 세가지 메뉴. 이 맛을 즐기기 위해 여기까지 찾아온 게 아니지 말입니다. 미안하지만 사양하겠어요

 




전세계 어디서나 무난한 수퍼 슈프림 당첨 -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원장왈 미묘하게 살짝 다른 맛이 느껴진다고



5. 야칼라에서 네곰보 숙소 White Palace B&B까지 : PickMe 택시 


콜롬보만큼 바글바글은 아니어도, 다행히 야칼라는 캔디보다 약간 못한 수준으로 픽미 택시들이 몇 대 돌아다니고 있어서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누와라 엘리야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피자를 다 먹은 뒤 부르는 바람에 좀 기다려야하긴 했지만, 누와라 엘리야에서 어느덧 야칼라에까지 왔으니 이제 오늘의 긴 이동도 거의 끝이라는 생각에 느긋한 마음으로(막간을 이용해 피자헛측에 스맛폰 충전까지 부탁해가며) 택시 아저씨가 오기를 기다렸다. 영어로 의사 소통이 쉽지 않아 몇 번의 간단한 통화를 해야했으나 그래도 피자헛 주차장에까지 우리를 데리러 오시는데 성공



(다시 불교도 기사님)


야칼라 피자헛 오후 3시 10분 출발 -> 네곰보 숙소 White Palace B&B 오후 3시 50분 도착, 약 40분 소요


한동안 잘 달리다 말고 갑자기 계속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며 불안해 하시는 기사님. 앞에 앉은 김원장 말에 의하면 미터기에 뭔 이상이 생긴건지 금액이 제대로 잘 안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다행히 5분? 정도 지나자 미터기는 다시 정신을 차린 듯 싶긴 했는데, 우리와 말이 잘 안 통하니 나중에 이 난처한 상황 설명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깊으신 얼굴 ㅎ 걱정 마세용. 최종 미터기 요금은 1250.21루피였으나, 좁은 골목 안 깊숙히 박힌 우리 숙소 간판을 목을 빼고 함께 찾아주신 기사님께 실제로 드린 요금은 1500루피. 아저씨 얼굴 다시 환해지심 ^^


그리하야 누와라엘리야 숙소에서 오전 7시 30분쯤 나왔나 그랬는데... 네곰보 숙소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 큰 문제 없이 = 김원장 폭발 없이 모든 과제를 완수해내긴 했지만 솔까말 한 일이라곤 딱히 아무 것도 없이 이동에만 하루를 보냈다. 나 오늘 대체 뭐한거야. 한 것도 없는데 왜 이리 피곤해 ㅋㅋㅋ 


여행작가 폴 세럭스가 한 말이라는데 멋져 보여 그냥 붙여봄


Tourists don’t know where they’ve been, 

Travelers don’t know where they’re 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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