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보 국제 공항에서 자그마치 4시간이나 걸려 ㅜㅠ 도착한 캔디의 숙소. Bee View Home Stay (스리랑카 숙소를 검색하다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달리 홈스테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이는 경향이 있더라). 우리 픽미 택시 아저씨가 이 숙소를 찾기 위해 주인 아주머니와 최소 5통은 통화를 했지 싶은데 ㅋㅋㅋ 그래서인지 스태프(?)가 집 앞에 나와있다 맞아주었다. 도로에 면한 층이 투숙객용 객실로 쓰이는 2층이고, 주인은 부지 아래쪽으로 난 계단을 통해 접근하는 1층에 살고 있다.


 따뜻하게 맞아준 웰컴 티/커피와 달달이 쿠키. 스리랑카에 왔지만... 차는 역시(?) 호주 브랜드 딜마 티백 ㅎ 


신축 건물 분위기 폴폴 나는 2층에 들어서면 우선 드넓은 공용 주방 및 거실이 있고 양 옆으로 객실이 하나씩 있다. 그러니까 현재는 동시에 두 팀까지 받을 수 있는 구조인데(추가 공사 중인 것 같은데 앞으로 객실이 늘어날지도), 우리가 묵는 날, 맞은 편 방에는 캐나다에서 온 아저씨 혼자 묵고 있었다(아래 사진상 보이는 문이 캐나다 아저씨 방문). 처음엔 주방이 은근 갖춰진 듯 보여서 여기서 라면이라도 끓여 먹어야겠다 싶었는데, 막상 쿠킹웨어는 거의 없어서 - 1층 주인 아주머니에게 빌려달라면 빌려주시겠지만 - 이용 안 함 



@ 예약및 결제 : 부킹닷컴 통해 조식 포함 Double Room with Balcony를 50 USD에 예약하고 - 하나는 커다란 발코니가 있는 방이고 다른 하나는 없는데 김원장 왈 다른 팀이 발코니 방에 묵으며 거기 나와서 떠들면 시끄러울지 모른다고 가격을 떠나 우리가 발코니 방을 잡아야 한다고 ㅋㅋㅋ - 체크아웃시 7350루피로 결제. 
 



@ 장점 : 음... 넓다. 천장도 무지 높다. 에어컨도 있다(해발고도 500m, 11월의 캔디는 한 밤에는 꺼도 될 정도의 날씨였다). 침대도 보기보다 괜찮다. 뭐든 새 것 티가 팍팍 난다. 깨끗. 주인 가족이 매우 매우 친절하다 

@ 단점 : 분명 새로 지었는데... 하드웨어고 소프트웨어고 모든게 좀 어설프다(심지어 아직 완공이 안 된 것처럼 보인다)특히 화장실. 세면대 디자인은 멋지구리한데 정작 수도꼭지가 세면대와 아다리가 안 맞는지라 물을 틀면 반은 세면대 바깥 쪽으로 떨어진다. 반짝반짝 샤워기도 수압이 약하고 가림막이 전혀 없어 샤워 한 번 하고 나면 변기쪽 발판이 홀라당 젖는다. 비치된 수건이 10여년 전 태국 게스트하우스에서 쓰던 그것 같다(물론 이런건 랑카의 현 수준 문제이지 주인의 문제는 아니지 싶다). 그리고 (간만에) 샴푸가 없다. 인터넷이 느리다. 뭐 이 정도는 사실 별 거 아니다. 뽀송뽀송 수건과 록시땅이 넘쳐나던 샹그릴라 스윗룸에서 한나절만에 이리로 왔으니 차이점이 더 오버스럽게 느껴지겠지 아무렴. 개인적으로 가장 불편했던 점은 코딱지만한 개미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지 땅에서 솟아나는지 몰라도 침대 위까지 무한 공급됨 ㅎㅎㅎ 

김원장에게 있어 이 숙소의 가장 불편한 점은 당연 소음이었다(인터넷 문제는 테더링으로 해결). 스리랑카 여행 자체가 불투명한 구석이 있어서 사전 숙소 예약 없이 떠난 길이지만, 그래도 스리랑카 도착 첫 날이니만큼 머리를 맞대고 급히, 캔디에서 가장 조용할 것으로 사료되는 시내 외곽 산 중턱, 외통수 골목 안쪽 집으로 고른다고 고른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 앞 언덕길 도로를 차량 내지는 툭툭이 가끔씩 오를 때 나는 엔진음이, 보기엔 그럴싸해 보이지만 차음이 하나도 안 되는 벽과 창을 무지막지 뚫고 들어와, 마치 도로변에서 아무 방패막 없이 자는 것인양 김원장을 괴롭혔다. 거기에 비하면 밤에 가끔씩 짖어대는 개는 별 거 아니었달까. 물론 어디까지나 예민한 김원장 기준이고, 내 입장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캔디에서 이 정도 시설 갖췄으면서 이 이상 (공기 좋고?) 조용한 숙소도 거의 없지 않을까... 싶었다(이 점 김원장도 객관적으로는 인정)


김원장이 선점하겠다 주장했던 (우리) 발코니 방. 거실에서 바라보면 저리 돌출되어 있다


발코니에서 바라본 뷰 

정면은 정글(?)뷰가 펼쳐져서 자연의 소리가 가까이 들리기도 하는데 아래와 같이 야생 원숭이도 왔다갔다 해서 랑카에 온 기분 난다 ㅎ


이 숙소는 다소 특이하게도 투숙 당일 오후 6시 전까지만 취소하면 취소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 너그러운 결제 정책을 취하고 있었다. 앞서 밝혔듯 원래 계획이 캔디 2박-하푸탈레 2박-캔디 1박-콜롬보 1박이었기 때문에, 처음 이 숙소를 발견하고 한꺼번에 2박 예약을 걸려고 했는데 (평소 혼자 준비하는 경우와 달리 이번엔 같이 숙소를 고른 덕에) 김원장이 무료 취소 조건이 저러하니 1박씩 예약을 두 개 걸자고 하더라 하여간 잔머리는... 김원장 주장인즉, 하룻밤 자보고 조용하면 그 때 가서 연장하자는 것. 일리는 있기에 그렇게 1박씩 예약을 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주인 아주머니는 당연히 최대한 빨리 익일 투숙 여부를 확정 지어주기를 바라고, 김원장 기준으로는 도저히 연장 못 할 수준이어서... 남은 1박은 얼른 예약을 취소하고 다음날 바로 하푸탈레로 뜨기로 했다. 자연스레 시기리야는 하푸탈레를 먼저 다녀오고 다시 캔디로 돌아왔을 때 가기로. 

그러니까 기존 캔디 2박-하푸탈레 2박-캔디 1박-콜롬보 1박 안이
캔디 1박-하푸탈레 2박-캔디 2박-콜롬보 1박 안으로 살짝 변경이 된 것이다.

그래서 급 익일 투숙할 하푸탈레 숙소를 찾는데... 급한대로 부킹닷컴과 트립어드바이저 두 곳의 고평점 숙소들 위주로 훑어 보는데... 문제는 그 하푸탈레 숙소들이 하나 같이 김원장 마음에 안 든다는거다(조용할 것 같으면 너무 후졌고, 그나마 괜찮아 보이면 시끄러울 것 같고 그렇다나 ㅋㅋㅋ). 게다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스리랑카 캔디까지, 대중교통 + 이코노미 + 대중교통이 아닌, 택시 + 비즈니스 + 택시 조합으로 엄청 럭셔리하게 왔는데도 이렇게 피곤한데, 내일 바로 또 하푸탈레까지 그 오랜 시간 기차 타고 가서 (나의 주장 : 캔디에서 하푸탈레까지는 당연히 기차지! 심지어 기차를 타기 위해 하푸탈레에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거야!) 시끄러울 것이 뻔한 숙소에 묵긴 싫단다. 너무 괴로울 것 같다고. 

하여... 김원장한테, 우리 기차 1등석 타고 가자, 그럼 편도 한 번은 탈 만 할거야. 올 때는 버스 타고 오던지 하고... 살살 꼬셔놓고는 댁은 숙소 계속 찾아보삼! 던져두고, 얼른 주인 아주머니를 찾아가 내일 하푸탈레 행 1등석 기차표 구할 수 있을까? 문의하니 안타깝게도 연휴라서 아마 못 구할 것 같다고. 하지만 내일 아침에 직접 역에 가서 다시금 확인해 보고 살 수 있으면 사다 주겠다 하시더라. 베풀어주시는 친절은 너무 감사하지만... 이런 된장, 표가 없을 거라니 ㅜㅠ 
하긴 뭐 전혀 준비 없이 스리랑카에 와 현장 박치기 하는 입장에선 왈가왈부할 바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이 일을 우쩐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 변경된 캔디 1박-하푸탈레 2박-캔디 2박-콜롬보 1박 안을 이번엔
캔디 1박-누와라엘리야 1박-하푸탈레 1박-캔디 2박-콜롬보 1박으로 또 변경하고 말았다. 

기차로 캔디에서 하푸탈레까지 (공식적으로) 5시간 30분이 걸린다면 캔디에서 누와라엘리야까지는 그보다 1시간 30분은 기차를 적게 타도 되는, 즉 이론상 4시간 정도면 도달할 수 있었고, 결정적으로 누와라엘리야에는 김원장이 조용해 보인다며 골라낸 숙소가 있었다. 그래, 1등석 기차표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서 내일은 센트럴 하이랜드 방향으로 일단 4시간 어치(?)만 진도를 빼서 1박 하도록 하자. 

그렇게 김원장이 골라낸 누와라엘리야 숙소에 급히 1박을 걸고, 역으로의 픽업을 문의하는 메일까지 보내놓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하푸탈레와 달리 누와라엘리야에는 기차역이 없다. 누와라엘리야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나누오야 역으로 누와라엘리야 시내까지 차량으로 약 20분이 걸리며, 우리 숙소는 누와라엘리야에서도 외곽에 자리잡고 있었다 = 툭툭으로 바가지 삥 뜯기기 최적의 조건이었다) 캔디 밤 마실을 나섰다. 

놀러 나가겠다니 주인 아주머니가 숙소 입지가 입지이니만큼 바로 아랫 동네 사는 전속(?) 툭툭 아저씨를 불러줬는데(숙소 위치에 대한 가타부타 부연 설명이 전혀 필요 없는) 숙소→시내, 대기(?), 시내숙소 합쳐 500루피 정도 드리면 될 거라더라(참고로 숙소가 자리잡은 산 동네에서 캔디 중심부까지는 툭툭 타고 10 여분 정도 걸린다. 대기 시간 생각하면 안 비싸고, 그 시간 동안 영업 뛰신다면 다소 비싸다고 여겨지는 가격이랄까).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니까 본인 차량 툭툭 앞에 붙여놓은 싸이 인형을 가리키며 강남스타일 춤을 춰주셨다. 

특유의 억양 때문에 영어를 알아듣기가 좀 어렵기는 했지만, 그래도 친절하고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셨는데, 이름이... 다스 아저씨였던가. 벌써 성함이 기억 안 나네 ㅜㅠ 여튼 백만년 만에 툭툭을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종이 울려서 꽤 쌈박했다. 급 기분 업됨 ㅎㅎㅎㅎㅎ

 몇 시에 어디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밤 캔디 구경. 음... 시내를 쓰윽 둘러보자니 우리 취향에 딱히 볼 건 없는 듯 ㅋㅋㅋ


사실 여행이라는게 말이지, 우리와 다른 그 무언가를 찾아, 생경함을 찾아 떠나가는 거잖으.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탈출. 일상에서의 일탈. 그렇게 이국적이어야 와 신기해 사진도 막 찍고 그럴텐데... 분명 동남아에서 서남아로 분위기가 확 바뀐 건 맞는데... 근데 어쩐지 괜히 너무 익숙해 ㅋㅋㅋ 그저 좀 깨끗한 인도 같달까. 물론 거리에 소도 없고 호객꾼도 없고 힌두교 사원 있어야 할 자리에 부처님 계시는 경우가 많지만, 뭐 둔한 우리에겐 아직 그 정도 차이만 느껴질 뿐, 오히려 지나온 브루나이가 뜻밖의 중동삘로 좀 더 이국적이었달까. 온 지 얼마 안 된 탓에 랑카만의 향기를 아직 덜 맡은 듯.



랑카에는 개가 참 많다(물론 서로서로 닮았다). 차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차선을 베개 삼아 누워 자고 있는 개들이 아슬아슬 신기하다. 


달 커리라... 이 동네에나 있을 법한 버거킹 현지 메뉴. 


 숙소에 샴푸가 없다보니 샴푸를 사기 위해 들렀던 대형 수퍼(Keells Super).

척 봐도 다른 점방에 비해 탁월히 고급 수퍼처럼 보였는데 두어바퀴 둘러본 김원장 말에 의하면 돈이 있어도 살게 없다고 ㅋㅋㅋㅋㅋ 

참고로 밝히자면 이 KCC (Kandy City Centre) 쇼핑몰(?) 지하에도 있고 1층에도 수퍼가 또 따로 있었는데 김원장의 평은 동일하다는


저녁은 숙소 주인 아주머니께서 추천해 주신 쇼핑몰 꼭대기층의 푸드코트(World Spice)에서.

푸드코트라지만 우리네 흔한 그런 곳이 아니었고 스리랑카 제반 상황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급스러운 곳이었다. 입장시 칩이 내장된 듯한 카드를 한 장씩 주고 각 스테이션에서 주문할 때마다 현금 대신 그 카드를 찍는다. 계산은 나중에 퇴장하면서 카드를 제출하면 한꺼번에 전자식으로 정산하는 스타일로, 촌년이다보니 최신 시스템에 어리바리 ㅋㅋㅋ 

뜻밖에 지극히 인터내셔널한 코너들이 마련 되어 있었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우리가 외국인이라 여기를 추천해주신 모냥이다. 하긴 어차피 랑카 전통 요리가 우리 입맛에 잘 맞긴 어려울 것 같긴 하다 ㅋ 그래서 여기서 그냥 먹는다 (카메라가 이 때부터 맛이 간 건가. 지금 확인해 보니 중간 중간 사진들이 제법 누락된 듯)

 

이탈리안 코너에서 Spicy Chicken Pizza (770루피)

중식 코너에서 Hot & Sour Soup (300루피)

타이 코너에서 Chicken Satay (300루피). 피자랑 꼬치는 평타, 중식은 맛 없었다


식후 산책. 캔디 보감바라 호수 야경. 저쪽 어드쯤이 가보지 않을 불치사 야경이겠지 히히덕


랑카이다 보니 모형 코끼리도

실제 코끼리도 어디서나 만난다

얘는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가고 있던 코끼리였는데 내가 사진을 찍으니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저 랑카 분이 내가 일본인인 줄 알았는지 스고이~라고 했던가 스바라시~라고 했던가 그랬다. 이 코끼리 멋지지 않냐 그런 뜻인가? ㅎㅎㅎ


다스 아저씨는 약속한 시간에서 5분 정도 늦게, 그러나 여전히 발랄한 모드로, 요란한 모터 소리와 함께 나타났다. 캔디 시내를 신나게 달려 어쩐지 숙소 동네가 아닌 곳으로 올라가고 있는 듯 하더니 여기가 캔디의 유명한 야경 포인트라며 전망대 비슷한 곳에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이 때만 해도 이런 데서 아무 생각 없이 내려서 사진 찍었다가 나중에 뷰 포인트 들른 추가 비용 내라고 하는 인도 릭샤 아저씨들 생각이 나서 우리는 얌전히 툭툭 안에서 야경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곤 바로 숙소로 가자고 ㅋㅋㅋ 아 진짜 습관이 무서운거야 ㅎㅎㅎ 그건 그렇고 다스 아저씨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아저씨가 자랑스러워하는 캔디의 야경은... 우리 기준으론 참 소박했다 ㅎㅎㅎ (하지만 현장에선 욜라 멋지다 선의의 거짓말을 날렸다)


다음날 숙소 조식


음료로 망고 주스도 된다고 해서 망고 주스로 부탁했는데... 맛이 없었다. 사진엔 없지만 토스트에 잼/버터도 주셨는데 그것도 별로였다. 슬프게도 베이컨도 소시지도 너겟 같은 것마저 다 내 입맛엔 아니었다(내 사랑 베이컨이 맛이 없었을 땐 화가 났다). 달걀하고 파인애플만 다 먹었다(기타 과일은 김원장 취향). 먼 길 앞두고 속상. 예산 관계상 이 집 조식이 이번 스리랑카 여행 조식 중 최고이지 않을까 싶어 은근 기대했는데 ㅜㅠ

 

눈치를 채신건지? 마지막에 주인 아주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호퍼스(동그리님 덕분에 까먹었던 이름 획득 ^^  감사합니다!) 

이게 은근 맛이 괜찮아서 이건 다 먹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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