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리랑카 입국


형사 콜롬보 국제 공항(정식 명칭은 Bandaranaike International Airport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얼결에 비즈니스를 타고 와서 남들보다 빨리 내리기도 했거니와 입국 심사대에서 우리 앞에 서 있던 두 외국인이, 한 명은 비자를 안 받아와서, 다른 한 명은 입국 카드를 아직 작성 안 해서 연달아 빠꾸 받는 바람에 (아 진짜 ㅋㅋㅋ 김원장은 이런 상황조차 어이가 없다고 ㅋㅋㅋ) 우리는 다소 범생 취급을 받으며 입국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 하러 왔냐 비즈니스 타고 왔지 아니 이 몰골로 당연 놀러왔지 정도가 끝. 공항은 꽤 칙칙했고 제복을 입은 관리들 어깨에는 제법 힘이 들어가 보였다. 아, 이런 꿀꿀한 나라에 다시 왔구나.    



트렁크를 찾고, 입국장으로 빠져나온 뒤 가장 먼저 ATM 위치를 묻고 ATM에서 스리랑칸 루피를 득템했다. 2016년 11월 현재 1루피 = 약 8원.


@ 스리랑카 심카드 구입


말레이시아는 어지간히 사는 나라니까 후발 주자 통신사 심카드를 구입하는데 있어 전혀 주저함이 없었지만 - 싸기만 하면 장땡 ㅋ

스리랑카는 어쩐지 불안하니 현재 넘버 원이라는 Dialog 회사 심카드를 구입하기로 한다. 스리랑카 체류 예정 기간은 6박 7일로, 현재 여정이 다 열려 있고, 그래서 숙소들도 예약이 안 되어 있고, 아마도 숙소에서 인터넷이 잘 안 될 확률 또한 높아 보이니 아예 3기가 짜리를 쿨하게 지르기로 한다. 여차하면 테더링으로 전자기기 다 물려 쓰겠다는 계획. 무엇보다 숙소가 시끄러울 경우 김원장을 오락 시켜서 신경을 분산시켜야 한다 ㅋㅋ   




그런데... 비즈니스 클래스에 우아하게 앉아 확인했던 반짝반짝 브로셔의 내용은 상기와 같았는데, 정작 입국장의 Dialog 통신사 부스로 찾아가니 아래와 같은 허접한 판을 보여주는데 ㅋㅋㅋ 다행히 너저분해서 그렇지, 정작 혜택은 좋아진 듯 하다. 오히려 내 일정에는 과분하네(참고로 현재 1300루피가 아닌 10 USD로 사면 좀 더 비싸게 사는 거다). 좀 더 저렴한 옵션이 있으면 좋을텐데 공항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 여튼 여권과 돈을 내밀면 직원이 기가 막히게 알아서 후다닥 세팅해 돌려 준다(이젠 딱히 필요 없지만 사용하던 말레이시아 심카드까지 고이 챙겨준다)





@ PickMe 택시


같은 말레이시아라도 코타키나발루에서 우버를 이용했다면, 쿠알라룸푸르에서는 그랩을 이용했는데(코타키나발루에선 그랩 자체를 몰랐다) 

스리랑카에는 따로 유명한 택시 시스템이 있었다. 바로 PickMe.


픽미픽미픽미픽미픽미픽미픽미업~♬ 이건 물론 아니고


그랩 택시를 깔면 왼편 같은 앱이 생기고 픽미 택시를 깔면 오른편과 같은 앱이 생긴다. 마치 택시 잡으려고 손 들고 있는 듯한 픽미 ㅎ

         

스리랑카에서 픽미를 이용하려고 했던 이유는 오직 단 하나. 무지막지한(?) 택시 가격 때문 -_-;


잠정적으로 스리랑카 6박 일정을 캔디-시기리야 왕복후 다시 캔디 숙박-하푸탈레 2박-다시 캔디-콜롬보로 잡아왔기 때문에, 오늘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무조건 캔디까지 가야했는데... 공항에서 캔디까지 가자니 시간을 딱 잘 맞추지 않는 한, 직통 버스를 타고 가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렇다면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기차역까지 툭툭/택시를 타고 가서 캔디행 기차에 몸을 싣는게 가장 이상적인 루트라 할텐데... 이 경우 100% 좌석 확보가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렇다고 좌석 확보를 위해 공항에서 콜롬보까지 빠꾸해서 캔디로 돌아가자니 소요 시간이 또 걸리고... 에라, 이럴 때(?) 쓰라고 돈 번거 아닌가 합리화 시작 싶어 공항에서 캔디까지는 쿨하게 택시 타고 가기로 마음 먹었다. 근데 쿨하고 싶어도 택시 요금이 너무 비싼거라 ㅋㅋㅋ 


공항에서 캔디까지 택시 업체 검색을 해보니 미리 예약을 해도 8150루피, 현장에서 네고 열심히 해도 7000루피 정도는 줘야할 분위기였는데 픽미는 마치 5000루피 대에서 선방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1000루피면 약 8000원) 바로 마음이 픽미로 돌아섰고(저 정도 차이면 심카드 가격을 뽑고도 남음) 하여 심카드를 장착하자마자 미리 다운로드 받아놓았던 픽미를 눌러서 드라이버 불러놓고 화장실 다녀오니 김원장 왈, 고사이 벌써 드라이버 아저씨로부터 정확한 픽업 위치를 묻는 전화가 왔다고. 와 빠르다 ㅎㅎㅎ


스리랑카 역시 아직 공항 출입국장에 아무나 못 들어가는 나라 중 하나더라. 

한가한 공항인 줄 알고 별 문제 없겠지(=전처럼 못 만나거나 기다리지 않겠지) 싶어 바로 픽미 부른건데 갑자기 사람이 많아져서 깜짝 놀랐네. 


그건 그렇고 툭툭 말고(그렇다. 픽미는 툭툭도 부를 수 있다ㅋㅋㅋ) 다음 카테고리인 미니 급으로 호출했더니 '나노'가 오기로 해서 좀 흥분했다.

나노라면 한 때 김원장이 인도에서 싼 맛에 아예 한 대 구입(!)해서 직접 운전하고 한 바퀴 돌아보겠다고 했던 모델이었던지라 애정이 ㅎㅎㅎ


온다 와. 아저씨가 불러준(스마트폰에 이미 찍히기도 하지만) 번호판을 단 나노가! 오오 욜라 신기 ㅋㅋㅋ 

다행히 사람은 많았으나 정작 공항 내 교통편은 한갓진 편이어서 별 문제 없이 픽미 택시 탑승. 

와 정말 나노다 나노야. 나노(트위스트)를 직접 타보다니 야호네. 생각보다 실내가 많이 커! (차체를 얼마나 종잇장처럼 얇게 만들었으면)

아저씨 불교도이신 듯


# 우리와 연이 닿은 픽미 택시 아저씨는 영어도 유창하고 마치 드라이버와 가이드 중간쯤? 되는 모드로 우리를 대해주셨다. 달리다 유명한 유적지가 나오면 이런저런 히스토리도 설명해 주시고, 지나는 각 동네 특산품은 무엇이며, 작게는 내가 들고 있는 휴대폰 모델부터 크게는 현재 한국의 박근혜 이슈(아니 내가 스리랑카 나노 택시 안에서까지 박근혜 이야기를 나누게 될 줄이야 ㅋㅋㅋ)와 미국의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모르는게 없는 분이셨다. 같이 미사일 쏜 김정은 욕도 하고 ㅋㅋㅋ 덕분에 스리랑카 현 정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궁금한 몇 가지를 물어볼 수 있었다는. 사족이긴 한데, 랑카 관세가 워낙 높아서 기본 나노에 이것저것 (존재하는 대부분이 옵션이더라 ㅋㅋㅋ) 붙여 수입하면 나노도 꽤 비싸진다고 ㅎ


# 콜롬보에서 캔디 가는 길에,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피나왈라(Pinnawala) 코끼리 고아원이 있는데, 아저씨가 만약 피나왈라를 갈 예정이라면동선상 지금 들렀다 가는게 맞다고 했고, 그건 사실 맞는 말이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코끼리 고아원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입장료도 비싸고 ㅋ) 안 가겠다고 했더니 아저씨가 그럼 고아원 말고 그 근처에 코끼리 타는 데가 따로 있다고 하더라(아마도 좀 저렴한 B급 관광 스팟인듯). 거기도 당근 끌리지 않아서 아무 관심을 표하지 않았는데 아마 커뮤니케이션의 부족이었는지 아저씨가 잠시 그 쪽으로 차를 돌리는 바람에 (덕분에 코끼리들은 구경했다만) 뜻하지 않게 조금 돌게 된 것, 그리고 캔디에 와서 대부분 한 번에 못 찾는다는 우리 숙소 입지 때문에 좀 헤맨 점 말고는 진짜 열심히 달렸는데... 도로 사정이 매우 좋지 않기도 하지만 정말이지 차가 가다서다 참 많이 막혔다. 우리가 콜롬보에 도착한 요일은 금요일이었는데 월요일까지 (보름을 맞아 뭔) 연휴라고 하더니 캔디에 다 와서는 아예 멈춰서서 움직이지를 않는데 와... 여기가 정녕 랑카가 맞단 말인가 싶을 정도로(나중에 알고 보니 캔디 교통 체증은 하루이틀 일이 아닌 것 같긴 하더라만) 정체가 심했다. 

총 120 Km를 자그마치 4시간 10분만에야 ㅜㅠ 엉엉엉. 참고로 요금은 총 5573.67루피가 나왔는데(아저씨의 휴대폰이 곧 미터기가 되더라) 아저씨한테 6000루피를 드리니 알아서 300루피를 거슬러 주시더라 ㅎ 100루피는 다시 돌려드렸다(5800루피=46400원 지불)   


# 좁지만 3인칭 관찰자 시점에 유리한 구조의 나노 안에서 4시간을 넘게 보내는 동안, 기억에 남는 김원장의 두 문장

- (여긴) 남인도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남인도보다는 일반적으로 좀 깨끗해 보이지 않아? 

- 오늘 이 안에서 랑카 구경 벌써 다한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김원장


아시아에서 캐슈넛은 아마도 인도가 제일 많이 날 듯 한데... 여기 남인도 랑카도 꽤 재배하는지 달리다 보니 어느 구간 캐슈넛 행상들이 꽤 나와 있었다. 서자는 말도 안 했는데 우리 나노 아저씨는 유명하니 한 번 먹어보라며 차를 세웠고, 뭐 김원장이 캐슈넛을 곧잘 먹기도 해서 한 봉지 살까 하다가 두 봉지 집어들고(봉지당 100루피 예상) 500루피 자리를 냈더니 아줌마가 잔돈이 없다는 만국 공통 제스추어를 취하며 ㅋㅋㅋ 캐슈넛을 하나 더 집어주는게 아닌가. 아니 그래도 200루피는 거슬러줘야지 하니까 봉지 하나당 200루피래 ㅋㅋㅋㅋ 이럴 땐 당근 김원장이 바로 버럭 모드로, 캐슈넛을 돌려주며 안 사겠다고 돈 돌려달라고 하니까 아줌마 도망감 ㅋㅋㅋㅋㅋ 아 시작됐구나. 그래, 인도 같네 인도 같아. 그냥 500루피에 3봉지 산 셈 치기로 하고 다시 출발. 누가 뭐래도 여기서 난 잘 사는 나라에서 놀러온 외쿡인임. 이왕 많이 산 거(?) 아저씨한테 한 봉지 주니까 아저씨, 미안했는지 극구 사양. 보통 현지인들한테는 100루피 받는데 외국인이라 그런 것 같다고. 왜 아니겠어요 ㅎㅎ






이 분이 보이면 캔디인거죠





 우리 모두 아시아라는 한 울타리 아래 묶여 불리우고 있지만, 지나온 동남아는 굳이 분류하자면 동북아와 가깝지, 서남아와는 완전 다른 곳 같다.

우선 얼굴부터가 넘 달라 ㅎㅎㅎㅎㅎ 동남아에선 현지인 대우 종종 받는데 여기서 우리는 빼박 못하는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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