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난 또 김원장 몰래 샹그릴라를 질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 돈이냐 내 돈이냐


예약 관련해서 코타키나발루의 라사리아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곳은 샹그릴라 홈페이지(http://www.shangri-la.com/kr/kualalumpur/shangrila/)를 통해 Book Direct – Save More & Get More (Room with Breakfast) 상품으로 직접 예약했다. 해당 상품의 경우, 기존가에서 15% 할인에, 방 사정이 허락하는 한 다음 카테고리로 룸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하여 일부러 바닥 등급의 방이 아닌,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호라이즌 클럽층으로의 업글을 노리고 고 바로 아래 등급인 프리미어 트윈룸으로 예약했다. 프리미어룸으로 지르는 바람에 박당 158,134원이나 들었는데 업글을 안해준다면 속이 쓰릴 것 같아 예약란에 코멘트를 남겼다. 얼리 체크인할지도 모르고, 조용한 방으로 부탁하며, 결혼 기념 여행이니 가능한 룸 업그레이드를 부탁한다고. 따로 이메일을 써야하나 싶었는데 코멘트로도 충분했는지 답장이 따로 왔다. 하지만 내용은 다소 실망스럽게도, 얼리 체크인은 해당일 호텔 사정에 따라 될 수도 안 될수도 있고(대신 짐은 컨시어지에 맡겨두시고 다양한 호텔 시설 먼저 이용하면서 기다리시면 된다고), 조용한 방 역시 해당일 사정에 따른다면서 결정적으로 룸 업글에 대한 언급은 아예 빠진 내용으로 ㅜㅠ 

그래서 에라, 안 해주면 말자, 하고 왔더랬다. 반 대머리 나도 일말의 자존심과 양심은 있는 녀자다 ㅋㅋㅋ (출발전 연이은 숙소 예약 당시 코타키나발루의 라사리아를 고가로 지르면서 상대적으로 쿠알라룸푸르 샹그릴라가 저렴해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여기저기서 다소 정신없이 세 명이나 달라붙어 트렁크 받아가고 체크인 데스크로 공손히 안내하더니 - 여기서부터 벌써 샹그릴라의 오버하는 서비스가 시작되는 느낌 ㅋㅋㅋ - 체크인 하면서 조용한 방으로 부탁한다니까... 아 글쎄 특별한 여행을 맞아 호라이즌 클럽층도 아니고 자그마치 스윗으로 업글해줬데. 그래서 옆 방 소리 그런거 전혀 안 들릴거라고 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 넘 좋음. 그러면서 갑자기 저쪽 데스크쪽으로 사라지더니 들고 오는 빨간 장미 한 송이. 결혼 기념일 축하한다고. 아아 감동의 눈물. 

(사족 : 공항에서 버거 먹고 그랩 택시 기다리고 하느라 체크인은 거의 칼 같이 2시쯤 했다)


상당히 여성틱했던 체크인 직원의 배웅과(몇 발자국 간다고 배웅이야) 엘레베이터 아저씨의 정중한 마중으로(몇 발자국 간다고 마중이야) 거기에 벨보이의 안내를 받아 해당 룸에 들어서니 아아 기쁘도다. 예약해 온 기존 프리미어룸에서 호라이즌 클럽 익스큐티브와 호라이즌 클럽 프리미어를 차례로 뛰어넘어 자그마치 익스큐티브 스윗룸으로 확 업그레이드 해줬구나. 역시 이래야 내가 기대했던 샹그릴라지 음하하하하하하


문을 열면 간단한 씽크대, 전자렌지, 캡슐 머신, 엄청 커다란 냉장고 등이 구비된 부엌 겸 식당이 바로 나오고 



그 뒤로 거실




그 안으로 침실




(그래, 누구와던 결혼하길 잘했어. 결혼 기념일은 좋은 것이야 ㅎㅎㅎ)


다시 그 안으로 커다란 드레스룸과 욕실이 이어지는 모양새이다. 

스윗임에도 불구하고 노후된 디자인으로 (비교적 최근, 마찬가지로 업글로 묵어본) 다른 호텔 스윗에 비하면 구조가 애매하나... 그래도 욕실 정도는 리모델링을 한 듯 매우 쾌적하다. 록시땅이 뭔지도 모르던 몇 년 전에 비하자니, 몇 달전에는 아예 프로방스 록시땅 본사 옆을 자차 타고 달리지를 않나, 오늘은 감히(?) 록시땅으로 빨래를 하는 지경에까지... 정말 호강하네, 호강해. 속옷이?


잠시 방을 둘러보고 좋구나 하고 있는데 띵똥~ 나가보니 커다란 과일 한접시. 이미 기본 웰컴 과일 있던데 또 주는구나.


나가놀다 들어오니 또 띵똥~ 제대로 된 초컬릿 케이크. 사랑한다, 샹그릴라 



그리고 내가 노렸던 대망의 클럽 라운지 ㅎㅎㅎ

소프트 드링크는 거의 하루 종일 서비스하지만, 특별히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애프터눈 티, 5시부터 7시까지는 칵테일과 까나페 타임이기 때문에 5시를 전후해서 일타쌍피 작전으로 가기로 ㅋㅋㅋ 








따로 저녁 먹을 배를 남겨둘 여지가 없다(고 해놓고 이세탄 가서 김치 사다가 늦은 밤 햇반에 물말아 폭풍 흡입 ㅋㅋㅋ)


그리고 비록 겨우 몇 번의 경험뿐이긴 하지만 항상 옳았던 샹그릴라의 조식


(메인 조식당인 레몬 가든 카페 리모델링으로 인해 현재 다른 식당에서 서빙 중)


조식당 입구에서 처음 방 번호를 보여줄 때, 우리 방 번호를 확인한 언냐가 바로 어머, 축하드려요! 하더라는.

아마도 우리 방이 그런 용도로 쓰이는 방인가보다 ㅋㅋㅋㅋㅋ

마음에 쏙 드는 자리로 안내해주고 몇 번의 반복적인 축하 인사와 더불어(심지어 애는 어떻게 하고 왔냐는 둥)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사라졌던 언냐는 곧이어 좀 더 높아보이는 언냐를 데리고 왔다. 높은 언냐 왈 특별한 날을 위해 따로 축하 음료를 준비했다며 우리 앞에 딸기 동동 음료수를 공손히 놓아주더라. 무알콜 샴페인이라나 뭐라나. 아 진짜 샹그릴라의 이런 서비스, 솔직히 오버스럽지만 기분은 좋구나 ㅋㅋㅋ 


역시나 엄청 다양한 메뉴가 쌓여 있지만... 이런 상황에선 빵 따위 눈에 안 들어온다 ㅋㅋㅋ

항공편 스케줄 때문에 이런 거나한 조식을 하루 밖에 못 먹는다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김원장에게 일빠로 먹고 가자니 아슬아슬해서 싫다고).  


날은 덥고 객실은 좋고... 그렇다보니 수영도 거의 안 했네



다음 날 당연히 또 찾은 클럽 라운지


편히 앉으시라고 의자를 빼주면서 언냐가 묻는다. 어제처럼 화이트 와인 가져다 드릴까요?

아니요, 오늘은 맥주요 ㅎㅎㅎ 로컬로 한 병, 인터내셔널로 한 병 주세요

어제도 관자 나오고 그래서 감탄했는데 오늘의 카나페는 더 좋다. 타이거 새우에 캐비어까지... 아흥, 먹는게 남는거다. 


더 드시라고 하는데 더 못 마시겠다 ㅜㅠ




박에 158,000원이면 절대가로는 싸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누린 호사에 비하면 가성비가 엄청나다는 생각이다(당장 같은 계열 코타키나발루 라사리아에 비해도 그렇다. 하지만 거긴 부지가 넓은 리조트이긴했지. 여하튼 미쿡 여행 생각하면, 미쿡 숙소가 딱히 후졌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균 135,000원이었으니까). 조식 포함 스윗룸에, 여러 줄줄이 선물에,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고급스러운 클럽 라운지까지 직원들의 지나치다 싶은 친절함 아래 쭈-욱 지낼 수 있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우리가 묵었던 스윗룸이 뷰는 좋았지만=그만큼 시끄러웠다는 건데, 내가 방 바꿔달라고 할까? 하니까 김원장이 스윗룸이라 참겠다고 ㅋㅋㅋㅋㅋ 


결론적으로 이 가격이면 분명 다시 오고 싶은 곳이었다. 딱히 쿠알라룸푸르에서 할 것 없다해도 그저 이 샹그릴라를 누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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