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샹그릴라 라사 리아 리조트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새로 도착한 투숙객임을 눈치챈 직원 언냐가 얼른 우리에게로 다가와 편안한 좌석으로 안내하면서 여권을 주시면 체크인을 도와드리겠다고 했다. 간만에 앉아서 하는 체크인이었던거지. 음하하. 잠시후 우리 예약을 확인한 언냐가 웰컴 드링크를 가져와 Doctor Kim 불러가며 인사해서 김원장이 깜짝 놀랐는데 ㅋㅋㅋ 내가 댁 명의로 옛날에 회원 가입할 당시 댁 타이틀에 Doctor를 선택해서 그리 된 거라오 ㅋㅋㅋㅋㅋ


현재 프로모션 중으로 박당 200인가 300링깃을 추가하면 오션윙으로 업그레이드해주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절대 그럴리가 없지 ㅋㅋㅋ

우리의 경우 신용카드로 1000링깃 디파짓 잡겠다고 했다(나중에 체크아웃할 때 담당 직원 언냐왈 취소는 일주일 안으로 처리될 거라 했다).




@ 홈페이지 http://www.shangri-la.com/kotakinabalu/rasariaresort/

@ 예약 : 샹그릴라 라사 리아 리조트의 가장 바닥룸인 Garden Wing Superior Rainforest View Room를 Ctrip 아시아 마켓 프로모션(최소 2박 이상, 조식 포함)가로 예약. 박당 182,410원 결제(예산 초과였으나 그럼에도 가성비의 늪에 빠져 지르고 말았다는. 그렇게 안 보여도 저게 나름 저렴하게 잡은거다 ㅜㅠ) 

이후 리조트에 따로 메일을 보내, 내용인즉 "결혼기념일 맞이 여행으로 Ctrip 통해 예약한 회원번호 몇 번 김원장인데 조용한 방으로 배정 부탁한다"하니 답장이 오기를, 객실은 (예약 등급보다 하나 위인) Garden Wing Deluxe Garden View Room으로 배정할 예정이며 보다 특별한 여행을 위해 과일 바구니와 초컬릿을 준비해 놓겠다는 어여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모름지기 고급 리조트라면 이래줘야 기쁘지 ㅎㅎㅎ


그래서 원래는 객실에서 아래와 같이 그 놈의 지겨운 우림이 보일 예정이었으나



알아서 일 척척 잘하는 직원들 덕분에 ^^ 업그레이드된 가든뷰, 그것도 맨 끝방으로 받았다

심지어 가든뷰라지만 4층, 나름 고층으로 빼줘서 발코니에 나가면 가든 뿐만 아니라 바다까지 보여 ㅎㅎㅎ 




기 알려준대로 세팅되어있던 과일들과 초컬릿 - 뜻밖에 사과가 맛있었다


시내 시장과 수퍼마켓에서 사온, 앞으로 이틀간 피가 되고 살이 될 일용할 양식까지 풀어놓는 것으로 리조트 모드 on

(보는 바와 같이 알리커피/사바티/카야잼/후추/멸치과자 그런거 없다 ㅋㅋㅋ) 











개인적으로 샹그릴라에서 가장 기대했던 점은 고객 응대 서비스와 조식이었다. 아주 다양한, 심지어 한중일 섹션이 "각기" 따로 마련되기까지한 조식 메뉴는 분명 나무랄 데 없었으나(전체적으로 훌륭하며 확실히 아시아 오리엔티드 되어 있다 볼 수 있다) - 물론 한국 섹션이나 중국 섹션이나 일본 섹션이나 해당 국가 출신의 쉐프는 없는 것 같은 맛이긴 했으나 하여간 - 아쉽게도 조식당 분위기가 완전 도떼기 시장이었다. 


예전 계획에서조차 열외였던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갑자기 하게 되면서 코타키나발루 관광 관련 여러 옵션을 급히 살펴 봤지만, 뭐 하나 딱히 끌리는 게 없어서... 아무래도 우리(라고 쓰고 나라고 읽는다)에게 코타키나발루는 관광 모드보다는 휴양 모드가 맞겠다 싶었고, 휴양 모드로 계획한 이상, 최대한 조용한 리조트에서 느긋하게 뒹굴뒹굴 보내고 싶었는데... 객관적인 조건상 가장 부응할 것으로 예상되는 라사 리아 리조트는 너무 비쌌다. 고민 끝에 나름 저렴한 가격으로 지르긴 했지만 그래도 내게는 여전히 비싼 리조트였고, 그래서 그만큼 한적하고 좋기를 기대했는데... 코타키나발루의 다른 리조트 후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시끄러운 중국인 (그리고 한국인)이 라사 리아에도 있었다. 평소에는 흩어져 지내니 그 존재를 그렇게까지 느끼지 못했지만, 제한된 시간 내에 이용해야 하는 조식당의 경우... 아이고 정신 없어라. 그래서인지 조식당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만나는 샹그릴라의 직원들은 하나같이 친절하고 공손했지만, 조식당 직원들의 살짝 정신줄을 놓은 듯한 모습마저 대조적으로 느껴졌다. 






 







장점 : 코타키나발루(소문으로는 그 뿐만 아니라 이 근방 통틀어)에서 손꼽히는 최고급 리조트 / 뛰어난 고객 응대 서비스 / TV를 틀면 한국어가 막 쏟아진다 ㅋ / 매일 4종류? 김치국 닭도리탕 자장면 미역국 잡채 김치 볶음밥 등등 이라고 쓰여진 조식 메뉴마저 만날 수 있다(그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야그)   

@ 단점 : 비싸다 ㅎ / 시내에서 상당히 멀다 / 개인적으로 관심 가져볼만한 프로그램은 다 유료였다 ㅋ / 나는 뭐 별 신경 안 쓰는데... 벌레 싫어하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좀 ㅎㅎㅎ 

@ 기타 

- 2박 하는 동안 날씨가 그닥 좋진 않았는데(사실 그래서 놀기는 좋았지만 때문에 그 유명하다는 선셋도 제대로 못 봤는데... 사족이지만 원래 그렇듯 떠나는 날에야 환하게 개었다) 그래서인가 첫날 밤에 열번인가 잠시잠깐씩 정전이 되었다. 때마다 와이파이가 끊겨 ㅋㅋㅋ 

- 첫 날은 조용한 환경에+좋은 침구에 참 잘 잤는데, 둘째날 밤에 아래층에 새로 체크인한 중국인 가족이 너무 시끄럽다며 자다깬 김원장이 투덜거렸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코타키나발루를 오가는 우리나라 뱅기 스케줄들이 더럽던데 중국도 그런건가). 어쩔 수 없이 프론트에 전화 걸어 아래층 방에 말 좀 부탁한다고 한 뒤에야 바로 조용해졌는데, 다음날 조식 먹고 방으로 돌아와보니 쏘리 카드와 함께 초컬릿이 깜놀로 ㅎㅎㅎ 떠올려 보니 예전에 치앙마이 샹그릴라에서 지낼 때도 시끄럽다고 욜라 컴플레인 했었는데 김원장=진상 투숙객으로 찍힐 듯 ㅋㅋㅋ





우리가 참으로 환경의 동물인게, 얼마 전 국내 호텔에서 조식 먹을 때는 한식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당근 서양식 위주로 먹었는데 여기 와선 빵 한 쪽 손을 안 대 ㅋㅋㅋㅋㅋ (이 문장에는 뻥이 좀 섞였다. 물론 빵도 많이 먹었다. 단, 어디까지나 후식 개념으로) 심지어 쌀국수 같은건 두 그릇씩 만들어다 퍼먹었다. 둘쨋날은 주말이 지나서 그랬는지 몰라도 첫날보다 조식당 분위기도 한갓진 편이어서 더 편히=많이 먹었다. 



비록 코타키나발루의 다른 고급 숙소를 가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샹그릴라 라사 리아 리조트를 능가하진 못할 거라 감히 확신할 만큼 좋은 곳이었지만, 그래도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휴양지로서 코타키나발루보다는 태국의 여느 곳을 택할 것 같다. 무엇보다 태국에 비해 최소 1.5배 이상 비싸다 느껴지는 이 곳의 물가가 맘이 편치 않다. 아아 지난 카오락에서의 나날들이 얼마나 가성비 뛰어난 호사였던가.


동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다음 목적지였던 브루나이의 반다르 스리 브가완 행 비행기의 출발 예정 시각은 오후 5시 35분이었다. 원래 계획은 12시 정식 체크 아웃후 시내로 가서 2시간 동안 맛사지를 받고 공항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괜찮은 맛사지 샵을 검색하다보니 여기는 이슬람 국가라 동성이 맛사지를 한다네? ㅋㅋㅋㅋㅋ 예전에 김원장이 남성한테 맛사지를 받다가 버럭한 적이 있어서 ㅋㅋㅋㅋㅋ 역시나 의향을 물으니 동성 맛사지사라면 절대 안 받겠다고 해서... 그렇다면 숙소에서 오후 2시까지 레이트 체크아웃만 가능하게 해준다면 정말 좋겠네 싶었는데... 이 또한 검색을 해보니 무료였다는 사람부터 추가 시간당 40링깃이니 60링깃이니 100링깃이니... 이상하게도 고무줄 가격으로 이용들 했더라. 담당 직원이 뽀리라도 까는건가 


오전 11시. 체크아웃을 한 시간 남겨둔 상황. 밑져야 쪽팔림 본전이라는 생각에 큰 맘 먹고 프론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 쏘리 카드와 초컬릿 잘 받았어요. 고맙습니다

- 아니에요. 지난 밤 불편하셨을텐데 잘 받으셨다니 기쁩니다.

- 다름이 아니라 혹시 무료로 2시간만 레이트 체크아웃 할 수 있을까요?

- 흠...(장고에 들어가는 눈치) 잠깐만요 객실 상황을 체크해 보도록 할께요. .....(두근두근)..... 예, 그렇게 하세요 

- 와우 정말요? 너무 고마워요!

- (목소리 톤을 팍 낮추며) 단, 요번만이에요~


옆에서 듣고 있던 김원장이, 먼저 상대방의 죄책감(?)을 자극하는 작전을 쓸 줄 몰랐다며 잔머리 욜라 잘 굴렸다고 다소 욕처럼 느껴지는 칭찬을 해주었다. 시간당 40링깃이래도 2시간이면 80링깃인데 그게 어디야 ㅋㅋㅋㅋㅋ 말 한마디로 천냥빚도 갚는다잖으


여튼 이렇게 만 48시간, 꾹꾹 눌러 샹그릴라 라사 리아에서 지내다 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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