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꼴마를 못 갔잖으. 하여 김기사와의 딜 끝에 대신 오늘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히끄비르(Riquewihr)를 가는 것으로 결정! 

으하하하하하하하 난다난다 신난다


오늘도 먼 길을 달릴 우리 차에도 밥 주고 - 마트 이름이 봉주흐. 누가 프랑스 아니랄까봐


끝이 안 보이는 포도밭 사잇길을 달려

히끄비르 도착


히끄비르 관광 정보 http://www.ribeauville-riquewihr.com/en/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선정된(이미 지나온 구흐동에서 써먹은 수식어) 사진빨 엄청 잘 받는 동네. 심지어 오늘, 날씨마저 됴아




흠냐. 분명 내가 찍은 사진인데... 불과 6개월 전, 따사로운 햇살 아래 저런 곳을 한가로이 거닐고 있었다니 언빌리버블. 지금은 골방에서 이게 뭐야






남들 말마따나 동화책이나 만화영화 배경으로 나올 법한 곳이다(흥, 그래도 이런 집에서 실제 거주하는건 좀 불편할거야 - 애써 자기 위안)



황새가 물어오는 건 아기뿐만이 아닙니다. 제비 황새 한 마리 키우시죠


(주차장으로 향하는 평범한 길마저 이렇습니다)


보통 우리는 여정 중간쯤 멈춰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밥도 먹으며 쉬었다 가는걸 선호하는데... 오늘 내가 스트라스부르 대신 (숙소에서 가까운) 히끄비르를 선택하는 바람에 일정 초반부터 에너지를 소비했다. 


프랑스 관광청 스트라스부르 http://kr.france.fr/ko/discover/31248


히끄비르에서 놀 때는 좋았지만, 지도를 보니 남은 갈 길이 좀 -_-; 멀구나. 오늘 룩셈부르크까지 가야하는데... 

 


오늘은 히끄비르 이후 스트라스부르도 보고, 자연 공원(Parc naturel régional des Vosges du Nord)도 보고, 독일을 거쳐 룩셈부르크 외곽 숙소로 들어가고, 내일 그 숙소에서 나오면서 수도 룩셈부르크를 구경하면 지나간 길 되밟는 일 없이 그림이 예쁘게 그려질 것 같은데... 오늘도 그런건 그저 내 바램에 지나지 않을 뿐, 김기사는 이제 최대한 빨리 숙소로 가는 길을 안내하라고 하니... 그림이고 뭐고 짤없이 프랑스 고속도로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래, 좋게 생각하자. 그래도 오늘 유명 관광지 히끄비르 하나는 건지지 않았는가 ㅋㅋㅋ (강제로 점점 소박해지고 있습니다)


 고속도로를 타러 가는 길에도 포도밭이 펼쳐진다. 이 구간, 그저 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구나


지난 세월 오랫동안 내가 만약 프랑스에 다시 가게 된다면, 그 이유는 프로방스 때문일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실제로 이번에 김원장 몰래 프로방스를 넣은거고. 그런데 알자스 지역을 지나다 보니 프로방스와는 상당히 다른, 그러나 그만큼의 특유한 매력을 지닌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알록달록 인상적인 색감이 어쩌면 프로방스보다도 더 여성 취향일지도. 프랑스는 좋겠네. 이런 훌륭한 관광 자원들을 여기저기 보유하고 있으니.  


 간만에 다시 타는 프랑스 유료 고속도로. 하얀건 종이 까만건 글씨


중간에 쉬었다 갈겸 잠시 멈춘 곳은 메츠(Metz) 근교 '까르푸'였다. 상점가를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 전면 유리외벽에 터키 음식을 내 건 작은 식당을 발견했다. 뭔가에 홀린듯 매장에 들어서니 정말 터키쉬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부부가 가족 경영 체제로 운영하고 있었다. 오오 반가워라. 하지만 아무리 반가운 메뉴들이라고 해도, 여기는 터키가 아니라 프랑스니까, 과연 터키의 그것만큼 맛이 나주려나 의심스럽기도 했다. 고민 끝에 모둠 케밥 세트 메뉴처럼 보이는 걸 -_-; 골라 손짓발짓으로 1인분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모락모락 뜨끈뜨끈 우리 앞에 떡하니 놓인 것은... 허거덩. 어마어마한 양. 아 뭐야... 이건 2인분이잖아 ㅋㅋㅋㅋㅋ 아몰랑 

내 주문을 제대로 못 알아 들으신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외국인 바가지용 2인분인지 모르겠지만 - 때문에 좀 짜증도 나려고 했는데 - 

다행히 맛은 있어서 화가 조금 풀림 ㅋㅋㅋ 그래서 꾸역꾸역 다 먹으니 세로토닌이 막 나오기 시작하는지 화가 거의 풀려 ㅋㅋㅋ 이 단순한 인간.


그러나 결정적으로, 입 내밀고 계산대 앞에 섰는데... 어머나 세상에 !!! 1인분 값을 받으심 ㅜㅠ (음료 포함 12.5유로) 아아 혼자 북치고 장구친게 너무 죄송해라. 정녕 저게 1인분 양이 맞단 말인가, 아니면 오히려 어엿븐 외국인 늙은 양들이라고 일부러 많이 많이 꾹꾹 눌러 담아 주신 건 아니였을까... 의사소통의 불능으로 인하여 아저씨의 깊은 뜻은 영원히 미궁으로 빠진 채 그저 마음 담은 감사 인사만 남기고 다시 룩셈부르크를 향하여 출발. 꼭 이렇게 필요할 때 당장 터키어로 감사합니다,란 말은 생각 안나고 나중에 차 타고 달리다 보면 그제서야 생각나더라 ㅎ 어쨌든 내가 이래서 터키를 좋아해 ㅋㅋㅋㅋㅋ 말 나온 김에 뚜르끄에 가고 싶다


Going to 룩셈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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