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빠냐 일정 초반 안달루시아 4박 5일간의 관광 모드인 듯 아닌 듯 내꺼인 듯 내꺼아닌 내꺼 같은 허접한 여정을, 원조 그라나다(니카라과 미안!)를 마지막으로 제대로 한 번 펼쳐 보지도 못한 채 접고 음주 운전인 듯 아닌 듯 다시 우리 새삥 자가용을 몰고, 이제 김원장의 원 그림대로 포르투갈에서 안도라로 가는 장도에 본격적으로 오른다...


...라고 적긴 하지만 일단 시에라 네바다 잠깐 맛만 좀 보고 가자. 나 여기도 넘 가보고 싶었거든(본격 사리사욕 채우기 프로젝트 ㅋㅋㅋ) 



그러니까 듣기로는 스페인의 그것을 먼저 들었지만, 마치 '그라나다'처럼 구경은 미국의 그것을 먼저 했던 시에라 네바다 산맥. 바로 오늘, 그라나다에 이어 또 한 번의 원조를 만나게 되는 셈이다. 아싸 일타쌍피.   



예약해 온 숙소는 라스 알푸하라스 지역에서도 나름 알려진 - 안달루시아의 수많은 하얀 마을 중에서도 가장 때묻지 않고 예쁘다는 소문이 있는 - 삼총사 (아랫마을부터) 팜파네이라, 부비온, 카필레이라 중에 가운데 마을 부비온과 카필레이라 사이에 있었는데, 이게 가는 길이 한 마디로 완전 구절양장인거다(하도 꾸불거려서 누군가 멀미했다고 하더니 그럴만도 했다). 아침부터 알함브라 구경한다고 버스타고 + 오래 걷고 + 막판에 클라라까지 한 잔 마셔준 김원장은 대체 산 속 어디까지 들어가야 하냐고 투덜투덜(나중에야 알았는데 김원장은 여기가 국립공원인줄도 몰랐다고, 올라올 때 알았으면 짜증 안 냈을텐데 하더라. 헐). 이럴 것이라 대충 예상하여 오늘 운전 거리를 짧게 잡아온건데도, 김원장의 역치는 따라오질 못 하는구나.  


드디어 설산 아래 우리 삼총사 마을이 보인다. 숙소는 해발 1,300m 고지에 위치. 꼬불꼬불 은근 많이도 올라왔네. 






만만치 않은 주차 공간에 차를 겨우 세우고


산기슭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도로에서는 전혀 안 보일 듯 절벽 아래 꼭꼭 숨어있는 집



Casa Ibero 


@ 홈페이지 https://aguasdevillaharta.com/

@ 예약 : 부킹닷컴 통해 조식 포함 Twin Room을 50유로에 예약(그러나 정작 받은 방은 더블 ㅋㅋ). 예약 후 입력해 둔 신용카드로 미리 결제해 가더라. 체크 아웃시 그 영수증 챙겨주고.  

@ 장점 : 홈페이지의 숙소 소개 문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The farmhouse situated in "La Alpujarra", and the National Park of Sierra Nevada, within the province of Granada, Andalucia, Spain, only a 5 mintues walk from Bubion and 10 minutes from Capileira.

무엇을 더 바랄꼬 ㅎㅎㅎ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편안한, 가성비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 단점 : 주차 공간의 협소. 아무래도 5월 말 현재 아직은 잘 때 조금 추워서 히터 틀고 (잘) 잤다. 오기가 어렵다?

@ 기타 

- 이름은 룸인데 흔히 생각하는 룸이라기보다는 코티지스럽다

- 공용 부엌을 24시간 쓸 수 있다. 부엌에는 셀프로 즐길 수 있는게 많은데 지불은 각자 알아서 하는 식

- 객실은 겨우 5개 뿐이고 사이즈가 큰 것도 아닌데 넓은 계단식 부지 곳곳에 늘어질 공간이 많이도 (숨어)있다. 어떻게 보면 전체적으로 매우 산만할 수도 있는데 이상하게 그런 것들이 잘 어우러진 느낌? 

- 처음에 우리를 맞아준 아주머니는 영어를 잘 못 했지만, 숙소 소개를 알아듣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다. 늦은 오후에 진짜 주인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이 분은 영어를 꽤 하시더라. 친근감 가기가 마치 이모 같은 느낌을 주는 분이었다.


우리는 공용 부엌 바로 맞은 편 방을 받았다. 우리 말고 다른 손님은 딱 한 팀 뿐이었고 문 열면 바로 부엌이라 마치 온전한 집 같기도 하고


공용 부엌겸 식당에는 없는게 없다.



부엌을 쓸 수 있는 숙소라고 해서 고기를 또 사왔지 ㅎㅎㅎ

버터반 고기반

부엌 한켠에는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수확해 만든 각종 수제 잼들로 가득하다(익일 조식때 이 귀한 걸 직접 먹게 될 줄 몰랐다 ㅎㅎㅎ)


뿐인가, 투숙객들 마시라고 이런 것까지. 감동의 눈물 ㅜㅠ (기쁜 소식을 추가하자면 이외 주종이 다양하다. 오메 인심 좋은 거) 



그리하야 햇살 따땃한 뒷마당에 자리 잡고

일단 들고 온 우리 술은 내려놓고 이 집 술부터 마시기로 ㅋㅋㅋㅋㅋ 

(알함브라와 포스팅을 나눠해서 다행이네. 이렇게 쓰면 같은 날 처먹고 퍼마시는 것처럼은 안 보이겠지) 


날씨는 화창하고 여기는 스페인 시에라 네바다 국립공원이고 고기는 살살 녹고 와인까지 잔뜩 곁들이니... 여기에 나를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봐주는 연하의 잘생긴 스페인 남성만 옆에 있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구나(물론 그 놈이 한국말을 꽤 할 줄 알아야 하겠다). 그렇다면 백점 만점에 백이십점 줄텐데... 현실은 인심 써서 구십오점.



모르는 남자가 술에 취해 뻗어있다. 저런 뷰를 두고. (고기 먹고 술 마시더니 운전하기 힘들었다고 투덜거리던게 어느새 쏙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일찍 카필레이라 방면으로 산책








(우리 같은 허접한 산책 말고) 시에라 네바다 트레킹 관련 정보

http://www.shoestring.kr/trekking100/59_sierra/sierra.html

http://blog.naver.com/dlawlgur1127/220100818238


비록 소박한 식탁이라도 산책 후 식사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 물론 다른 때도 식사는 항상 즐겁지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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