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ada] Hotel La Garapa

야심차게 노렸던 플랜 C - 오늘 아침 그라나다로 가는 길에 코르도바를 다시 지나칠 때, 김원장을 꼬셔서 메스키타를 재시도한다 - 는 역시나 나가리되었다. 그나마 코르도바 이남으로 내려갈수록 다시금 아름다워지는 풍경이 일말의 위안이 되는구나.

21년 전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던 해바라기밭. 산천은 의구하되...

새소리 가득한 숙소는 좋았으나 무수한 새똥 뒷처리는 인간의 몫. 하긴 꼭 새똥이 아니어도 5월의 안달루시아는 날벌레들 천국이기도 하다. 

지난 일주일 남짓 평생 겪을 로터리를 한꺼번에 겪는, 남유럽에서의 운전을 통해 새삼 가장 부럽게 느껴지는 것 딱 두 가지만 꼽으라면, 

1. 보행자와 자전거에 대한 배려

2. 추월은 1차선으로만

울나라 국회의원들 외유성 선진국 해외 시찰, 그래, 내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한다고 치자. 근데 대체 왜 이런 건 안 들여오는거야?

  

오오 그라나다 오니 차가 막혀! 알고 보니 4중 추돌인가 차 사고가 났어! 스페인에서도 앰뷸런스가 오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구나! 

Hotel La Garapa

@ 홈페이지 http://www.lagarapa.net/index.asp?idioma=ing

@ 예약 : 부킹닷컴 통해 조식 포함 Double Room을 70유로에 예약  

@ 장점 : 원하던대로 조용. 예상보다 크고 쾌적한 방도+분위기도+뷰도 아주 마음에 든다. 어제 잘 묵은 코티지가 갑자기 못나보이는 부작용

@ 단점 : 인터넷이 자주 끊기고 속도가 안 나온다

@ 기타 

- 체크인시 그라다나를 대중 교통으로 오가는 방법에 대해 (묻기도 전에) 알아서 잘 챙겨준다 ㅎ 

- 그 유명한 그라나다 시내 한복판이 아니고 교외의 이런 작고 외진 곳에 김원장 말고 대체 누가 묵나 싶었지만, 은근 투숙객이 있더라는. 재미있는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투숙객들 대부분 한낮에는 수영장에서 시에스타 모드로 자빠져 있다가 7시쯤 되면 썬베드에서 일어나 슬슬 그라나다 출격 준비를 하더라는 것. 밤에 피는 장미 스페인.  

 숙소 주차장에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차를 세우고 체크인

조용한 방 부탁했더니(이 집에선 딱히 의미 없어보이긴 하지만) 2층 끝방을 받았다. 이상하다. 왜 오늘도 예상보다 방이 큰거지.

뷰로 말하자면, 마치 유럽에 온 것 같은 ㅋㅋㅋㅋㅋ 더 바랄 나위 없다

그라나다 입성 기념, 셀프 자축 미니 파뤼. 이베리아 여행이 열흘도 채 되지 않았거늘, 이제 차 트렁크에 술도 쟁여놓고 댕긴다 ㅋㅋㅋ 

오늘의 안주는 파인애플 범벅 염소치즈. 염소 치즈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파인애플 박으니 또한 색다르게 맛있네. 없어서 못 먹...

에헤라디여 좋구나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쭉

슬슬 장에 반가운 쎄레사(체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스페인어로 맥주는 쎄르베사인데... 마트에서 쎄레사, 쎄르베사 두 단어간 혹 발음이 삑사리가 난다해도 둘 다 애정하는 나로서는 별 상관 없겠구나 ㅋㅋㅋ  

늦은 저녁에는 김원장이 그라나다 시내로 타파스 투어 가자는 내 의견은 들은 척도 안 하고 김현수 선수 나오는 메이저리그 경기 보고 싶다고 하는데, 숙소에선 인터넷이 그 정도 속도가 안 나오는지라, 근처 대형 호텔 Hotel Granada Palace로 마실 갔더랬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남의 호텔 바에 자리잡은 김에 또 와인 한 잔씩(핑계가 좋구나). 이베리아에서 계속 이런 식으로 하루하루 지낸다면, 살 찌는 건 둘째치고 알콜 중독 되어 귀국하겠으. 

조식당 또한 분위기며 메뉴가 제법 꽤 괜찮았다(홈메이드 붙은 메뉴가 많아 괜시리 포근한 느낌이 드는게 기분이 좋아진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