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모드 이틀째 론다 가는 길에 들른 까르푸. 일종의 스페인 인증샷 되시겠다


동그리님께서 허벅지가 하몽 운운 하셨는데... 음... 내 허벅지는 하몽 두 개인 걸로. 

근데 이렇게 잔뜩 쌓여 있으니 좀 무섭다. 저 하몽으로 한 대 맞으면 죽을 것 같아 


휘발유 가격은 포르투갈보다 스페인이 저렴하다.  


준비해온 오늘의 루트 본 메뉴는 Sevilla - Jerez de la Frontera - Arcos de la Frontera - Grazalema - Ronda 순이었으나, 김원장이 내 보고를 듣더니 다 제끼고 사이드 메뉴였던 Zahara만을 선택함으로써 Sevilla - Zahara - Ronda의 아주 심플한 루트로 변경되었다. 김원장과 함께라면 여정 따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없어



세비야를 빠져나가려는데 형광색 조끼를 챙겨입은 아저씨들이 지나가는 차를 한 대씩 다 세운다. 뭐지 경찰인가. 

우리도 수신호에 따라 정차를 하고 창을 내리니, 아마도 우리 차 번호판을 미리 봤는지 얼굴도 안 보고 봉주르 무슈~ 인사를 ㅋㅋㅋ

눈치로 때려잡건데 뭔 단체에 기부를 하라는 것 같은데... 못 알아듣는 척 하고 있으니 그냥 가라네 ㅎㅎㅎ









Zahara 에서 사진 몇 장 찍고 잠시 쉬다가 - 안달루시아의 하얀 마을들은 어째 멀리서 보는게 더 예뻐. 백미터 미인 ㅋㅋ 








론다에 도착(여기도 하얀 마을이었구나!). 주차장에 차부터 대고 계획해온 바, 숙소 주인과의 약속 시간까지 타파스집에서 먼저 한 잔 하기로. 


워낙은 론다의 인기 맛집이라는 De Locos Tapas에 전날 홈페이지(http://www.de-locos-tapas.com/#_=_) 통해 예약을 걸어 놓았는데 답장을 못 받아서, 일단 그 곳부터 먼저 찾아가 보았다. 그러나 이미 점심도 저녁도 예약이 모두 full 이라고. 최소 일주일 전 예약을 권한다는 주인 아저씨의 말씀. 오호 여기가 이렇게 나온단 말이지. 하지만 괜찮아. 론다에는 다른 맛집도 많으니 ㅎㅎㅎ (잠깐 관광객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골목길 내 위치한 맛집 두 어곳을 구경 가보기도 했었는데 메뉴도 가격도 터무니 없어서 바로 돌아나왔다. 몇 블록만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관광객들은 사라지고 로컬들이 가는 맛집이 나오는걸 뭐) 


at 0 Grados


상그리아 있어요? 하니까 상그리아는 없고 틴토 데 베라노만 있다는 듯 - 다른 스페인어 단어는 전혀 몰라도 술에 관한 부분은 좀 더 잘 들리는 경향이 ㅋㅋ 뭐 아무 거면 어때, 그거 주세요(둘 다 와인에 과일/탄산음료를 섞어 만드는 것 아닌가? 과일 잔뜩 상그리아가 좀 더 고급스럽겠지만 싸구려 입맛의 나로서는 틴토 데 베라노도 충분히 좋아). 김원장은 크루즈캄포 쌩맥. 


착하디 착한 메뉴판. 김원장은 마치 천원샵에 온 것 같다고 ㅋㅋㅋㅋㅋ


그래서 오늘도 달린다. 이미 포르투갈에서 2Kg 이상 찐 듯 하지만 도무지 멈출 수가 없네




에라 모르겠다. 오늘도 다섯개다


매우 만족. 이렇게 먹었는데 다 해서 9유로 달래. 어흥. 어제도 좋았는데 오늘은 더할 나위 없구나. 천국 to the 천국 징검다리 건너는 중.




Callejón de los Tramposos(사기꾼 골목?)


@ 홈페이지 없음

@ 예약 : 부킹닷컴 통해 조식 포함 독채 아파트를 84.7유로에 예약  

@ 장점 : 4인 가족이 충분히 머물 수 있는 넓은 현지인 아파트(필요한 모든 것이 잘 갖춰진). 입지가 괜찮다

@ 단점 :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도로변이라 시끄럽다. (론다 대부분의 숙소가 그렇듯) 무료 주차장이 없다. 우리 밖에 안 쓸텐데 인터넷 속도가 생각만큼 안 나온다. 

@ 기타 

- 마르가리따 아줌마는 영어를 잘 못 한다. 전날 약속 시간을 잡으려고 전화했다가 스페인어 폭격에 급 당황 ㅋㅋㅋㅋㅋ 그러게 이메일 답장 좀 빨리 해주셨으면 좀 좋아

- 원래 내가 론다 숙소로 예약했었던 집은 산 가브리엘 호텔(홈페이지 http://www.hotelsangabriel.com/en/)이었다. 방은 작은데 조식도 안 주면서 가격은 높길래, 간만에 고기도 구워먹고 빨래도 편히 하자, 뭐 그런 마음으로 아파트로 갈아탄건데... 난 골목 안쪽 집인줄 알았는데 ㅜㅠ 안방이 차로에 면한 골목 첫집 2층이었다.   

- 주차는 지척의 Plaza Duquesa de Parcent에 면한 유료 주차장에 할 수 있다. 하루 주차에 18.15유로(비싸지만... 론다니까 ㅜㅠ). 마르가리따 아줌마를 만나는 미팅 장소도 바로 이 광장이다. 

- 조식 재료는 이미 냉장고 안팎으로 완비되어 있고 투숙객이 각자 알아서 차려먹고 가는 식


고풍스러운 대문을 열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작은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오르면 2층 높이에 마주보고 두 집이 있다. 우리 집은 그 중 오른편.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왼편이 커다란 부엌겸 식당 - 세탁실과 귀여운 중정으로 연결되는



오른편으로 거실이 있고 - 거실 탁자 아래를 천으로 가리고 그 속에 히터를 두었는데 안달루시아 전통 난방 스타일이라고 한다.

(음... 다른 나라들도 종종 그렇게 하던데 ㅎㅎ) 



주 침실 - 전용 화장실 포함 - 차로에 면한 방이라 김원장 절대 안 들어감 



안쪽 또 하나의 침실 - 메인 화장실 맞은 편  



아파트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이 입지에 이 정도 크기에 이 컨디션이면 오히려 가성비는 좋은 편이었다(4인이 묵는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친절한 아줌마도 영어가 안 되서 그렇지, 굳이 부킹닷컴에 후기 잘 부탁해요, 라는 말 따로 하지 않아도 될만큼 괜찮은 집이었다. 


소음 문제만 빼면.


김원장은 대부분의 소음을 싫어하지만 ㅋㅋㅋ 그 중에서도 특히 싫어하는 소리가 몇 가지(사실은 아주 다채롭게) 있다. 누구나 싫어하는 칠판 긁는 소리나 철제 의자 바닥에 끄는 소리 등 말고 차에 관련된 부분만 말하자면 차(특히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리, 크락션 울리는 소리, 차가 맨홀 뚜껑 밟고 지나가는 소리를 극도로 싫어한다. 앞서 밝혔듯 나는 이 집이 철떡같이 골목 안, 입구에서 최소한 두 번째 집은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하필 계단에서 오른편 집이라(왼편은 다른 현지인이 실거주 중이었다) 도로변에 딱 면한 안방에서부터 골목길을 따라 차례로 작은 방, 거실이 도열해 있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니 둘 중 어느 방에 있어도, 혹은 거실에 있어도 지나가는 차 소리에(왕복 2차선 도로에 불과하지만 실상 론다의 메인 도로라 해도 토를 달 수 없는 길이었다) 어쩜 그 자리에 있는 맨홀까지, 김원장이 미쳐가는건 시간 문제였다고 밖에.


역시나 차가 맨홀을 덜커덩 하고 지나갈 때마다 김원장이 귀를 막고 괴로워하는 것이 점점 심해지더니, 결국 김원장 입에서 다른 집 얼른 알아보라는 말이 나오고야 말았다. 본인은 더 이상 이 집에 한 시도 못 있겠다면서. 아... 이 집이 김원장한테는 그 정도란 말인가. 그래, 알았다. 옮기자. 다만 어쨌든 계획해 온 바, 비록 빨래는 못 하고 가더라도, 좀 전에 사온 고기는 스테이크 꼭 해 먹고 가자 해서, 김원장은 고기를 굽고, 나는 돈이 아까워 눈물을 머금고 론다 외곽 숙소를 서둘러 찾기 시작했다. 지금 숙소를 옮기면 미처 못다한 론다 구경은 어떻게 하나, 이따 밤에 타파스집 또 가려고 했는데... 투덜대면서. 세비야에 이어 론다마저 다시 와야한단 말인가 하면서.


좋은 부위를 사와서 그런가, 처한 현실을 잊을만큼 스테이크는 맛있었다 ㅋㅋㅋ


론다에서 10킬로 안팎으로 떨어진, 조용해 보이는 한적한 외곽의 숙소 세 개쯤을 후보에 겨우(하필 이런 상황에 인터넷 속도가 그지 같다니) 올렸을 때, 부엌에서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온 김원장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있어보니 이 집은 부엌이 제일 조용한데, 번거롭게 숙소를 옮기지 말고 그냥 본인은 앞으로 부엌에서만 부엌데기 지내겠다는 것이었다 ㅋㅋㅋㅋㅋ(아마 김원장도 본전 생각이 났겠지?) 그래서 김원장 맘이 바뀌기 전에 얼른, 부엌을 김원장용 잠자리로 열심히 세팅했다. 같이 매트리스도 옮기고 히터도 놓아주고 컴퓨터도 연결해 주고 김원장을 그 안에 풀어 놓고 부엌 문을 꼭 잠가버렸... ㅋㅋㅋ 그래 그 안에서 얌전히 놀아라.



론다 파라도르는 똘레도, 네르하와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파라도르 중 하나인데... 나에겐 가격의 압박이. 





김원장의 컨디션상 저~ 바닥에서 바라보는 누에보 다리의 뷰 포인트까지 구경 가는건 절대 불가였다(뿐인가, 밤에 누에보 야경을 보는 것도, 타파스 맛집들 방문을 하는 것도 ㅜㅠ). 그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적당한 뷰 포인트까지만 내려갔다 오는 선에서 쇼부를 봤는데... 마침 한국 패키지 아줌마 부대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내려가게 되었다. 역시 론다도 大관광지로구나. 단체로 움직일 때 목소리가 커지고 오버하는 경향이 있는건 꼭 한국인만의 문제가 아님을 익히 목격한 바 많지만, 당신들 빨리 멋진 독사진 찍고 가야 한다는 이유로, 죄송하다거나 양해를 구하는 한 마디 없이, 앵글에서 비켜나라 빠져라 하는건 좀 아니지 않나. 내 아무리 어려 보여도 김원장도 자그마치 50이나 먹었는데...(김원장은 내가 등산복 바지를 입고 있어서 같은 한국인임이 티가 나서 그러는 거라는데, 하긴 우리가 외국인이었으면 절대 그런 말 못했겠지. 그건 그렇고 이거 등산복 아니고 추리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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