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주 여정에서 (모로코를 제외하면) 포르투갈이 가장 물가가 저렴할테니, 그동안 부러움에 침만 흘렸지 감히 시도를 못 해 보았던, 유럽에서의 부티크/허니문/힐링/하이드어웨이/릴렉스/스타일리쉬 이런 단어가 들어간 숙소에서의 하룻밤을 지른다면, 그 곳은 포르투갈이 가장 적당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저런 수식어가 들어간 + 내 동선과 예산에서 벗어나지 않는 교집합 숙소를 찾다보니 당첨된 곳이 바로 이 곳, Imani Country House였다. 여기저기 뒤지다 보니 정확히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누군가 이미 저런 주제로 포르투갈 TOP 10 숙소를 꼽았을 때 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곳이다. 


그래서 이번 여정 통틀어 가장 저렴한 숙소도(페네다 게레스 국립공원의 45유로) 포르투갈이요, 

동시에 가장 비싼 숙소도 Imani Country House의 152유로로 포르투갈이 둘 다 차지하게 되었다.      


뭐 어디까지나 내 로망이었을 뿐이니까 김원장한테는 당연히 이야기를 미리 안 했고 ㅋㅋㅋ - 돈은 댁이 벌어도 쓰는건 댁이 아니란다

그래서 김원장은 포르투갈에서는 포사다, 스페인에서는 파라도르를 한 두번 질렀다는 사실 정도만 인지하고 있(거나 말거나)였다.

Imani Country House를 몇 킬로 앞에 남겨 두고 나타난 비포장 도로 진입 시에야, 있잖아... 오늘 숙소가 대충 이러이러한 곳이라 비포장 도로를 좀 달려줘야 하나봐... 뭐 이 정도로(조용할 것이라는데 방점을 찍으며) 소개 끝 ㅋㅋㅋ 


Imani Country House로 말하자면 음... 일단 부지가 엄청 넓다. 객실은 달랑 7개 뿐인데도.


 메인 게이트에서 숙소 동까지도 제법 멀어서 뭔가 꽤 있어 보인다. 주차도 뭐 아무렇게나(?).




때마침 간밤의 폭우로 인해 메인 게이트의 초인종이 고장나 있었고, 앞에는 사정이 이러하니 오늘 오시는 손님은 벨을 누르는 대신 전화를 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으나 마침 트랙터를 타고 부지 작업(정원 손질이라고 하기엔 표현이 적절치 않다)을 하던 숙소측 누군가가 우리를 발견하여, 커다란 대문을 열어주고 리셉션 언니에게 우리가 도착했음을 전화로 알렸다. 숙소에 도착할 즈음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우리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짐을 내리는 순간, 예쁜 언냐 하나가 우산을 가지고 나타났다. 지금 비 오는데 이거 쓰세요, 하면서. 오오 이것은 태국 5성급 리조트에서나 받던 서비스인데. 



체크인 절차를 거치며 언냐를 통해 이런 저런 설명을 듣고 우리 방으로 가려니, 웰컴 드링크를 드리려고 하는데 언제쯤이 좋겠냐고 물어왔다. 오오 웰컴 드링크, 지금 바로 먹지 뭐. 언냐를 따라 졸졸 식당으로 가보니 역시 오늘도 포트와인 ㅋㅋㅋㅋㅋ 아 진짜 포르투갈 좋아. 웰컴 드링크로 술이라니(Imani Country House의 경우 옵션이 있긴 했다. 우리는 당근 그 중 포트와인을 선택)


Imani Country House 


@ 홈페이지 http://www.imani.pt/index.php?lang=en

@ 예약 : 처음엔 agoda 통해 더블룸을 145유로에 예약했다가 이후 prestigia에서 주니어 스윗룸이 152유로까지 내려온 것을 보고 그래, 기왕 쓰는거 7유로 더 쓰자! 니돈이냐 내돈이냐 해서 갈아탔다. 

@ 장점 : 7개의 객실로는 도무지 수지타산이 안 맞아 보일 정도다(이 집 본업은 따로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 숙박업은 부업이고)  

@ 단점 : 트윈 베드 객실이 없다는 점?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울 듯. 비포장 도로도 있고. 

@ 기타 

- 고급스럽고 대접 받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급 호텔처럼 파리가 미끄러질 정도로 반짝반짝 관리하기에는 아무래도 전원 한 가운데(당신이 벌레를 싫어한다면).

- 가성비의 노예라 주니어 스윗을 쓰긴 썼는데, 입구-거실-침실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 입구-침실-거실로 이어지다보니 거실 공간은 데드 스페이스더라. 우리 같은 스타일엔 더블룸으로도 충분했을 성 싶다.  



우리 방 입구. 각 객실마다 야외에 마련된 전용 테이블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면이 침실. 왼편이 거실. 오른편이 욕실


벽난로까지 있는 거실은 모든 인테리어가 굉장히 앤틱하게 꾸며져 있다

심지어 장식으로 비치된 성인 잡지마저도 고풍스러워

휙 넘겨보니 오홋, 이건 장식용으로만 쓰기엔 실용적인데? ㅋㅋㅋㅋㅋ 19금 스티커 붙이자!


이 분야만큼은 뭐랄까... 한편으로는 고풍스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시대를 넘나들어 통하는 부분이 있는 듯 - 전문가의 소견

급 뜨거워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 보자. 수영장은 두 개(다시 말하지만 객실이 7개다)




여기는 어니스트 바. 저 다이 뒤로 냉장고가 있는데 각종 음료/주류를 원하는 대로 가져다 먹고 객실 넘버만 기록해 두면 된단다



가끔 야외 결혼식이 열리기도 한다는 공간




아래는 이 집 키. 소방울이 달려 있어서 김원장이 키 들고 돌아댕기면 방 안에 소 한 마리 있는 것 같다. 옆에 붙은 건 메인 게이트 원격 조종기. 


아침녘 숙소 내부(외부가 아니라) 산책



김원장한테 당근 냄새라도 나는지 계속 따라다녔던







뿐인가, 숙소 안에 양들도 있고 완벽한 개냥이도 있고



조식당 / 원한다면 중석식도 가능하다



원래는 9시부터 서빙이 시작된다는데, 우리가 8시에 먹고 싶다니까 그럼 8시에 차려드릴께요 하던 Imani Country House. 짝짝짝.


총 7개의 객실 중 우리 말고는 밴쿠버에서 온, 그러나 제주도도 가본 캐나다 (레즈비언으로 추정되는) 커플 한 팀만 더 묵고 있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숙소측의 배려 덕분에 우리 둘만을 위한 식탁이, 우리가 원하는 시각에 차려졌다. 



까탈스런 성격이 돋보이는 김원장의 플레이트. 잼 코딱지만큼씩만 가져온게 왜 이리 웃기냐 ㅋㅋㅋㅋㅋ   


기본 식단 외 달걀 요리와 베이컨은 주문에 따라 취향껏, 오렌지 주스는 직접 짜서 가져다 주었다. 오브리가도! 오브리가다!




이렇게 로망 하나가 이루어졌다. 버킷 리스트 목록에 줄 하나 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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