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준비해 온 일정 : 디디아 아줌마네 집 - Lamego - Mata Nacional do Buçaco - Condeixa (숙소) - Coimbra - Condeixa (숙소)

디디아 아줌마의 추천 : (우리 일정을 듣더니) Lamego 가기 전에 Pinhao 꼭 먼저 들렀다가 가

다 듣고 난 뒤 김원장의 결론 : 디디아 아줌마네 집 - Condeixa (숙소) - Coimbra는 추후 컨디션 보고 결정하겠음 


어제 디디아 아줌마네 집에 도착한 이후로 날이 흐려지면서 가랑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오늘 아침에는 곧잘 흩뿌리기 시작했다. 일기 예보를 보니 오늘은 하루 종일 소나기가 왔다리 갔다리 할 거라고 하는데, 그 사실을 안 김원장이 그럼 오늘은 어디에도 안 들리고 곧장 숙소 to the 숙소로 가겠다고 했다. 그럼 그래라. 


어제 똥줄이 탔던 경험을 토대로 - 역시 사람은 닥쳐야 - 내비게이션 여기저기를 눌러본 결과, 일단 오늘의 숙소 "근처"까지는 입력하는데 성공해서 김원장이 좋아라 했다 아 그럼 지가 하던지 물론 목소리 안내는 싫다고 해서 닥치고 조용 모드로 세팅을 마쳤다.    


고속도로에 이르기까지, 구절양장 오르락내리락 도우로 밸리 포도밭을 벗어나는데 시간이 제법 걸리긴 했지만, 경치는 꽤 마음에 들었다. 중간 중간 내려서 사진도 몇 장 남기고. 




이후 '공짜' 전자식 고속도로도 신나게 막 타고 열심히 달려 숙소에 무사 도착했다. 우선 주차부터 해놓고 숙소가 위치한 작은 마을 Condeixa에서 몇 개 안 되는 레스토랑 가운데 그나마 제일 평점이 높았던 식당으로 바로 고고씽. 


at O Regional do Cabrito

홈페이지 http://oregionaldocabrito.com/


하우스 와인으로 레드 한 잔 부탁했는데... 저 주전자(?) 한 가득 채워 나옴. 뭐지? 주문 잘 못 알아들었나? 여기가 천국일세



번역기 돌려가며 주문한 오징어 구이


이 집 추천 메뉴라는, 마치 개고기 같은 염소 고기 - 맛은 염소보다 '양'이 win


후식으로는 푸딩 부탁



커피는 물론 와인까지 다 마시고 알딸딸하니 좋구나! 배 두들기며 이제 슬슬 일어나 볼까~ 하고 있는데 서빙을 맡던(그나마 주문한 요리 하나는 놓친 - 바뜨 그러나 이미 나온 요리들로도 양이 충분하여 오히려 다행이었다) 예쁜 언냐가 척 하고 가져다 준 음료. 이게 뭔가요? 하니까 띄엄띄엄 들리는 바, 멀리서 온 우리에게 선물로 주는 이 지역 전통주라고 하는 듯? 아이고 이렇게나 이쁜 짓을 ㅎㅎㅎ 포르투갈은 반가우면 일단 술부터 권하는 모양이구나

 

분위기는 딱 로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동네 식당이었지만,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잘 먹고 갑니다.


다시 비틀비틀 룰루랄라 걸어서 오늘의 숙소로. 오늘은 드디어 포사다(Pousada)!



Pousada de Condeixa Coimbra


@ 홈페이지  http://www.pousadadecondeixa-coimbra.com/en/

@ 예약 : getaroom 통해 1 Twin room - Room and Breakfast을 83.65유로에 예약. 기껏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까지 열심히 했으나 getaroom이 제일 저렴하더라 

@ 장점 : 브랜드에 비해 가성비 좋은 고급 호텔(?)이다. 체크인 데스크부터 정중함이 느껴진다.   

@ 단점 : '포사다'에 가졌던 전형적인 이미지엔 좀 못 미치는 브랜치 같다. 호텔하고 별 차이가 안 느껴진달까? 조식도 숙소 자체가 지닌 품격에 비하면 지극히 평범하다. 김원장은 때로 층간소음(체크아웃후 방 청소로 인한)이 난다고 투덜거렸다.




조용한 방으로 달라고 했더니 원하는 대로 (도로변이 아닌) 정원 뷰를 주었다. 큼지막한 방은 살짝 노후된 듯 하지만 관리는 잘 되어 있다. 


간혹 토끼가 뛰어댕기던 정원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김기사를 살살 꼬셔서 약 15Km 남짓 떨어진 코임브라에 놀러갔다. 나 오늘 파두(Fado) 예약해 놨어! 공연 보러 가자~



미리 알아둔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 징수원 아저씨가 오후 8시에는 주차장 문을 닫는다는 시늉을 하신다. 그 전엔 와요!

코임브라 중심부를 향하여 언덕길을 오른다.





Fado ao Centro


홈페이지 http://www.fadoaocentro.com/en

예약 : 홈페이지 통해 예약을 걸었는데 아래와 같은 답장이 몇 시간 내 바로 왔다. 


Hello 써티!
Thank you for your contact! The booking for 2 people you made ( in our website), for the 24/05/2016 concert, is confirmed.
The show starts at 18h00, and it is approximately 50 minutes long. The price of the the ticket is 10€ per person, and it includes Port Wine tasting.
Your tickets must be purchased until 20 minutes before the beginning of the concert. If not, your reservation will loose its validity.
The entrance in the concert room is on a first come, first served basis.
If you have any additional question please contact us! We look forward to your visit in Fado ao Centro!




5시 20분쯤 여유롭게 공연장 앞에 도착했다. 목하 통화 중이던 저 언냐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려, 나 오늘 공연 예약했는데 하니까 언냐가 얼른 아이패드를 꺼내 오늘의 예약자 명단을 띄웠는데, 엇, 진짜 내 이름이 제일 위 꼭대기에 있었다(두 달전쯤 예약했었더랬다). 한국에서 포르투갈이 얼마나 먼 곳인데... 대륙의 거의 극과 극 아니던가. 괜시리 신기방기 ㅎㅎㅎ  20유로 내니까 아래와 같은 티켓을 주었다. 맨 앞 좌석을 원한다면 5시 40분쯤부터는 입구에 줄 서 있으라고.   




시간이 좀 남으니까 막간을 이용하여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사진 몇 장 찍어주시고




기왕 여기까지 온 것, 맨 앞 줄에 앉고 싶다는 김원장 뜻을 헤아려 5시 40분 좀 넘어 공연장 앞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일빠로 줄을 서니까 근처에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갑자기 우르르 ㅋㅋㅋ 한 노부부는 그냥 우리 앞에 서고 (당신들이 먼저 와 있었다, 뭐 그런 뜻인듯) 나머지 노인들이 우리 뒤로 줄줄이 섰다. 젊은이들은 6시 공연 시간 맞춰 오던데 ㅋㅋㅋ 졸지에 노인 인증



그리하야 맨 앞 자리 득템에 성공한 50대 늙은이. 

연주 전엔 연주자와 발장난을 할 수 있겠다 싶은 거리였는데 실제 연주가 시작되자 연주자 숨소리가 거슬릴 정도로 가까웠다 ㅋㅋㅋ 


공연장은 매우 작다. 30명 정원이던가. 아늑하고 가족적인 분위기.



드디어 두근두근 파두 공연 시작

두 명의 기타리스트(포르투갈식 기타+스페인식 기타)만이 연주곡을 연주하기도 하지만

 보통 기타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한 명씩 번갈아, 혹은 두 명이 함께


중간 중간 언냐가 나와서 파두의 역사나 얽힌 이야기 등에 대해 포르투갈어로 한 번, 영어로 한 번 설명해 주는데

관객들 반응으로 미루어보아 대부분 외국인인듯. 아무래도 그렇겠지



둥근 통에 겹줄의 12현 포르투갈 기타. 김원장이 얘 소리를 마음에 들어했다. 




그들이 프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원장이 질질 끌려나온 사람 치고는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는 후문.

오죽하면 절대 안 보겠다던, 스페인에서의 플라멩코도 급 봐야하는 건가 그럴 정도 ㅋㅋㅋㅋㅋ


오늘도 멋진 공연의 마무리는 포트와인 테이스팅. 여기가 어디? 여기는 포르투갈!


김원장왈, 공연 전에 줬으면 더욱 즐거운 감상이 되지 않았겠냐고 ㅋㅋㅋ


공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전세계인이 좋아하는 마법의 단어랍니다 :)

공짜도 좋은 것이고 술도 좋은 것인데 꺄오 두 개가 만났어!


돌아오는 길에는 Nata Lisboa 코임브라 지점(http://www.natalisboa.com/index.php/en/english-homepage)에 들러

 -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나. 리스본에는 못 가보니 여기라도 찾아가 봐야지 -

세상도 + 나도 나타를 원한다!!!


나타?


그렇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에그타르트. 나도 드디어 원조 포르투갈에서의 나타 득템 성공 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

오메 맛있어. 이런 에그타르트 처음이야 (디디아 아줌마가 준 나타가 그냥 커피라면 얘는 티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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