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다면 토르토사에서 해안선을 따라 바르셀로나도, 이후 몬세라트까지 이어 구경하면서 에스빠냐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고 갈 수도 있겠지만

본래의 여행 목적에 충실한 김기사는 오늘도 본인의 89번째 방문국 안도라로 가장 빠르게 가는 길을 택했다. 그 놈 참 쓸데없이 뚝심있네.




방향 잡고 얼마간 달리자 안도라가 표지판에 등장하기 시작!



김기사님께서는 운전 1시간 30분~2시간마다 꼭 쉬었다 가시기 때문에 오늘도 이름 모를 시골 마을 작은 bar 에 들러 카페인을 보충합니다. 


그리고 그 옆 까르푸도 구경 함 가 주고

제철 맞은 달팽이. 얘네를 보니 그라나다에서 먹었던 타파스 생각도 나고... 우리 한국 일터 장날에 나오곤 하는 올갱이 생각도 나네.


이 날 겪은 작은 사건이라면 그간 워셔액을 다 써서 - 꽃이 만발한 5월 안달루시아의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반대 급부로 - 이 까르푸에서 워셔액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발견, 얼른 구입해서 차로 들고와 막 들이부으려는 순간, 옆에 주차하는 언냐에게 이거 워셔액 맞지? 했더니 언냐왈 워셔액이 아니라 바닥 닦을 때 쓰는 세정제 (희석해서 쓰는) 농축액이라고 ㅋㅋㅋ (락스 같은 개념인건가) 아이고 큰일 날 뻔 했네, 하고 그 친절한 언냐와 함께 다시 마트에 들어가 워셔액을 찾아 다녔는데 언냐가 못 찾고 직원까지 동원했으나 때마침 재고가 없는 것으로 결론, 연이어 언냐의 도움으로 환불까지 무사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런 깡 시골 마을에서 우연히 만난 언냐가 영어도 잘 하고 친절하기까지 해서 참 다행이었으.

 

일단 오늘은 세차로만 만족하자고.


그리고 다시 출발!



흠... 범상치 않은 산들이 슬슬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마도 네가 피레네렸다!











과연 내가 그 이름을 들어볼만했구나...




스페인측 출국 사무소에서는... 하는 일 없음 ㅎ


드디어 안도라 입국! 김원장, 축하해!!!


안도라측 입국 사무소에서도... 딱히 하는 일 없음 ㅎ



(참고로 안도라 자동차 번호판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안도라가 가까워지면서 빗방울이 듣기 시작하더니 꼬불꼬불 숙소로 향해 오르는 길엔(슬슬 김원장 짜증이 ㅋㅋ) 조금씩 굵어지기 시작했다. 






Hotel Parador de Canolich


@ 홈페이지 http://www.hotelparadordecanolich.com/

@ 예약 : 부킹닷컴 통해 조식 포함 더블룸 78.5유로에 예약, 투숙일 한 달전쯤 예약 금액의 50%인 39.25유로가 신용카드로 먼저 결제됨

@ 장점 : 여기가 피레네 산맥의 안도라라는 사실이 확실히 실감나는 뷰. 매우 친절한 주인 가족. 맛집  

@ 단점  

- 산길 올라갈 때 김원장 왈, 다음부턴 이런데 잡지 말라더라(내려올 땐 그 말 취소했지만). 

- (순전히 우리 기준으로는) 도로 소음(나는 이 정도 입지라면 정말 아무도 차 끌고 안 찾아올 거라 생각했다. 근데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는지 모터사이클이 달리기 좋은 뭔 도로에라도 선정된 듯, 가끔씩 모터사이클들이 오르내렸다 - 다행히 저녁땐 매우 조용). 

- 객실 위층이 레스토랑이다보니 점심과 저녁 사이 정리 타임엔 약간의 (층간) 소음이 발생

- 비가 내리니 주변 산책이 어렵네

@ 기타 

- 나름 지역 맛집+멋집으로 (숙소가 주업이고 식당이 부업이 아니라) 식당이 주업이고 숙소가 부업으로 보인다. 내가 체크인을 위해 식당 문을 열었을 때 비가 오는 데도 불구하고 만석이었던 것을 보면. 

- 숙소명에 파라도르가 들어가고 홈페이지에 4성 호텔이라 소개되긴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은 걸로 ㅎㅎ

- 내가 예약해 온 방은 (이 숙소가 보유한 3개의 방 중에) 홈페이지상 두번째로 소개되는 40m2짜리 방일거라 예상했는데, 실제로 받은 방은 3번 방으로 60m2방에서 객실 하나 닫고 내주었다. 방은 충분히 크고 깨끗하고 좋다



이 집도 파라도르라서 그런지 세면대가 두 개일세


객실 뷰 - 이 때는 날이 흐려서




바깥 뷰








김원장이 (물가 비싼) 프랑스 들어가면 이제 외식 없다고 선언한 데다가 점심때 이 집이 만석이었음을 직접 내 두 눈으로 확인한 바, 

오늘 밤 안도라에서 당분간 마지막이 될 만찬을 시도한다(떠나온지 몇 시간이나 되었다고 벌써 에스빠냐가 그립구나 ㅜㅠ).   



경치야 바깥이 끝내주지만 거기서 먹기엔 날이 추워서


가장 먼저 하우스 와인 한 병 제대로 나와주시고


안도라는 (스페인, 아니 그냥 스페인이라고 하면 안 되겠지) 카탈루냐 문화권 아래 있다. 주인 아저씨가 소개해 주신 카탈루냐식 빵 먹는 방법.


1. 뜨겁게 토스트된 빵 위에 생마늘을 (껍질채 - 우린 까고 문질렀 ㅋㅋ) 갈아 문지른다

2. 그 위에 생 토마토를 문지른다

3. 그 위에 소금을 뿌린다

4. 그 위에 질 좋은 올리브유를 뿌린다

5. 냠냠 먹는다


시키면 다 따라한다. 뭐야 이거, 좀 이상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뜻밖에 맛있어 ㅋㅋㅋㅋㅋ 마늘 바게트랑 살짝 비슷한 구석이 있달까


이건 주인 아줌마 록산느가 제일 잘하는 요리 중 하나라고 해서 주문했던 카넬로니 


얘는 안도라 전통 음식이라는 Trinxat (감자+양배추+베이컨+마른 나물전?)




나는 모듬 바베큐를 시키고 


김원장은 이 동네 송어 구이. 우와 크다!


아저씨께 아티초크 먹는 법도 배우고 - 촌년놈이라 이런 걸 먹어봤어야지 ㅋㅋㅋ



맛있는 식사와 함께 하다보니 어느새 와인 한 병을 홀라당 비웠네. 아 좋구나. 후식으로 김원장은 아이스크림 나는 치즈케잌


비 내린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가, 낮에는 꽉 찼던 식당이었는데 우리가 두 시간 동안 먹고 마시고 하는 동안 딱 우리 둘뿐. 완전 황제 만찬 :)

술을 퍼 마셔서 그런지 식당을 전세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이번 여행 들어 가장 만족스러웠던 외식이었다.


배 두들기며 나오니 좀 개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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