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입국 심사에 살짝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심사대 너머로 가방은 진작부터 빙글빙글 돌고 있는게 보였기 때문에 입국 심사가 끝나자마자 짐을 챙겨 마라케시 공항 밖으로 후다닥 나설 수 있었다.  


미리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은 숙소 주인장 토니 답변에 의하면

- 공항에는 ATM이 있고, 일요일이라고 해도 사용에 있어 특별히 문제될거라 생각하지 않으며

- 세관을 통과해 나오면 공항 밖에 숙소 팻말을 든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공항이 공사 중이라 그런건지 ATM은 당장 눈에 띄지 않았고

8시 55분 도착 예정, 현재 9시 20분인데도 픽업 나온 아저씨도 안 보이더라. 


눈을 부릅뜨고 수 십명의 픽업맨들 사이를 왔다리갔다리 세번쯤 둘러봤을 때 - 예상과는 달리 택시타라고 호객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에서가 더 많았던 듯 - 그제서야 울 숙소 이름을 든 아저씨가 뒤늦게 나타났다. 아저씨 차를 타고 숙소를 향해 고고씽. 


참고로 마라케시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을 찾아보니 대략 4가지 방법이 잡혔다


http://wikitravel.org/en/Marrakech

http://www.tripadvisor.com/Travel-g293734-s301/Marrakech:Morocco:Arriving.And.Departing.html


@ 공항버스 19번 - 편도 30 디르함/인, 왕복 50 디르함/인, 우리의 경우 편도 2인이므로 총 60 디르함(약 5.5유로). 

흥정 필요 없고 저렴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하차후 숙소까지 한참 걸어야 함. 결정적으로 우리 숙소 입지라면 헤맬 가능성 농후

버스 루트 http://www.darzaman.co.uk/blog/marrakech-airport-bus-no-19/

@ 쁘띠 택시이론상 50-80 디르함이지만 보통 100 디르함(약 9.2유로) 부른다고. 흥정이 필요하다는 단점.

@ 픽업 업체 - 115 디르함(약 10.6유로) http://www.marrakechairporttransfer.com/trips/marrakech-city-airport-taxis/

@ 숙소 픽업 - 15유로


모로코가 워낙 여행 중 사람 때문에 짜증나는 3대 국가에 들어있기 때문에 - 나머지 둘은 인도와 이집트 ㅋㅋㅋ - 도착 첫 날부터 쁘띠 택시를 이용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업체냐 숙소 픽업이냐 고민하다가 김원장이 그냥 편하게 가자, 해서 후자로 신청.  


처음 와보는 모로코, 거기서도 그 유명한 마라케시지만 솔까말 김원장이나 나나 드디어 모로코에 와봤구나, 정도의 감흥이 (픽업 차량이었던) 현대 스타렉스 속에서 받은 첫 인상이었다. 평소 뒹굴거리는 한국이나 불과 몇 시간 전의 파리 풍경과는 사뭇 동떨어진 그것이 분명했지만 동시에, 오오 확실히 여긴 중동/아랍삘이야, 그런 익숙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란과 오만과 이집트의 섞어찌개. 이란 대신 요르단을 넣어도 그만.

 

로커스 지도를 켜고 과연 어디쯤에서 하차할까 = 숙소 근처 어디까지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궁금해 하고 있는데, 숙소 근처 메디나 성벽 앞에 차가 섰다. 아하, 여기서부터 걸어가야 하나보군. 하차했더니 백인 할아버지 토니와 모로코 청년 압둘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를 맞았다. 와, 주인 아저씨가 여기까지 마중을 나오시다니! 


젊음은 아름다운 것이어서 압둘이 우리 가방 둘을 번쩍 들고 앞장을 섰고 토니와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숙소 앞이었다.  


(이젠 이 대문 너머에 당근 깜놀이 존재할 것이리라 미리 예상 ㅎㅎ)


    


예약 당시 얼리 체크인이 가능할지를 묻자, 안타깝게도 해당 방은 전날 투숙객이 있는지라 그 투숙객의 체크아웃 시각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방을 준비해 주겠다고 했었는데, 토니 왈, 지금 막 체크아웃을 했다고, 바로 정리할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면서 그동안 리야드를 구경 시켜주겠다고 했다. 꼬불꼬불 계단을 타고 3층 꼭대기까지 모두 구경하고 내려오니 따뜻하고 향긋한 민트티와 이 동네 달달이가 똭. 좋구나 좋아.  




영국인인 토니와 그의 부인 마기, 그리고 압둘 삼총사가 지도를 펼쳐놓고 수크와 제마 엘 프나 광장까지 가는 두가지 옵션의 루트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수도물로는 양치질도 하지 말라거나 - 기본으로 화장실에 커다란 물 한 병 무료 제공 

길을 걸을 땐 오른편으로 붙어 걸으라거나 - 차 조심, 오토바이 조심

길 가르쳐주겠다는 삐끼들 조심하라거나 기념품을 사고 싶으면 수크는 흥정이 필요하니 정찰제 시장으로 가라, ATM은 여기여기여기 있다 등등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과,

원한다면 함께 같이 걸으며 마라케시 가이드를 해주겠다는 고마운 (그러나 영어의 압박으로 부담스러운) 제안도 해주었다. 

심지어 압둘과 토니 전화번호가 저장된 ㅋ 휴대폰까지 챙겨주더라. 돌아다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하라고. 

하하호호하다보니 어느새 방이 준비되었다고 해서 얼리 체크인 성공.


Riad Chameleon


@ 홈페이지 http://riadchameleon.com/index.html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riadchameleon/timeline 

@ 예약 : 내가 선택한 방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1층도 아니면서 트윈 베드가 있는 Jasmine. 부킹닷컴(2박 택스 포함 총 160유로)보다 페이스북 통해 예약하면 박당 5유로가 저렴하길래 얼른 갈아탐(고로 2박 택스 포함 총 150유로) + 15유로 픽업 = 165유로

@ 장점 : 따뜻하고 배려 넘치는 운영진(김원장에 따르면 이게 다른 단점을 모두 덮어버릴 정도라고). 새소리 물소리 Peaceful 그 자체. 여긴 카오틱한 바깥과 완전 다른 세상이야!  

@ 단점 

- 우리 취향에는 완전 딱인 입지였는데, 객관적으로 보자면 메인 어트랙션에서 제법 떨어져 있다(숙소에서 제마 엘 프나 광장까지 걸으면 편도 20분 남짓 걸리는 듯)

- 숙소측 설명으로는 1m에 달하는 두꺼운 벽 때문이라고 하나, 여하튼 인터넷 연결도 잘 안 되고 속도도 느리다(남들이 안 쓰는 밤에는 좋아진다 ㅎ)  

@ 기타 : 예약을 위해 홈페이지상 이메일로 문의한 적이 있으나 답변을 못 받았다. 반면 페이스북은 예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연락이 온 것을 보면 메인 연락처는 홈페이지가 아닌 페이스북에 나와있는 이메일 주소인 듯. 객실 사양을 파악하는데도 페이스북의 online booking 코너가 더 보기 편하다. 


내가 선택해 온 방 자스민은 길다란 직사각형 모양이었는데 비효율적인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 설명상 어제 파리 공항에서와 같은 16라고 하기엔 커보였다. 어쩐지 지난 가을, 니카라과 그라나다 숙소(http://blog.daum.net/worldtravel/13690560)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




김원장 낮잠이라도 재우려면 급 정육점 






이외 작지만 알찬 숙소 곳곳









조식은 오전 8시 30분부터 내가 선택한 장소에서 먹을 수 있다. 분위기가 작살이라 그런지 특별할게 없어 보이는 데도 맛있다.  


토니가 새끼때부터 거둬들여, 지금은 밥 먹을 때만 엄청 친한 척하는 이 집 고냥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