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부는 언덕에 이름 모를 잡초처럼 존재하던 조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소문대로 숙소 수준에 비하면 조식 메뉴 자체는 종류나 양이나 단출한 편인데, 서빙을 봐주던 아저씨 둘은 대놓고 팁을 요구한다. 솔까말 대단히 하는 일도 없두만. 뭐 딱히 안 주려고 했던 건 아닌데, 마치 지금 막 공부하려고 했는데 타이밍 맞춰 태클거는 엄마한테 투정부리는 학생마냥, 대놓고 달라니까 주기가 싫어지는 이 마음의 정체는 무얼까. 게다가 아침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른터라 때마침 방에서 돈도 안 가지고 나오긴 했더랬다. 좀 귀찮기도 하고 좀 짜증도 나고 해서, 미안, 방에 돈을 두고 왔네, 하니까 괜찮아. 이따 꼭 가져다 줘. 우린 여기 있을테니. 이런다. 와, 이렇게 나올줄이야. 강적인데 ㅋㅋㅋ (처음엔 확 생까야지 했다가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서 치첸이트사 구경 가는 길에 가져다 주긴 했다. 그 때 어느 나라에서 왔냐 묻길래 당근 일본에서 왔다고 했다 ㅋㅋㅋㅋㅋ 스미마셍) 


하여간 우리가 어제 이 집에서 묵은 이유는 바로, 오늘 치첸이트사 방문에 있어 선두 그룹에 끼기 위함이었다!!!


8시 입장 시간에 맞춰 부릉부릉 달려가니 아직 문을 안 열었어 ㅎ 5분 일찍 열어주면 입안에 가시가 돋나, 이런건 또 시간 칼같이 지켜요.


 우리 앞으로 다섯대인가 먼저 와 있었다(김원장 뒤로도 차들이 하나 둘씩 계속 오는 중)


드디어 주차장 차단기가 올라가고

꺄오~~~~~~~~~~~~~~ 치첸이트사 (주차장) 입장


알아온 주차비에서 그새 좀 더 올랐더라. 2015년 11월 기준, 우리 같은 승용차는 30페소를 받는다(큰 버스는 40페소). 


그늘이 들 법한 자리를 골라 주차를 하고 서둘러 매표소로 향하는 길, 본인의 차량을 가지고 오지 않은 관광객들이 약 스무명 남짓? 와있더라.


마찬가지로 줄서서 매표소 창구가 열리기를 좀 기다렸다가 입장권 구입.


2015년 11월 기준, 1인당 입장료는 224페소(160+64). 창구에는 페소 대신 15불 혹은 14유로를 지불해도 된다고 쓰여져 있다.  


드디어 New 7 wonders of the world 중 하나이자 그 놈의 BBC 선정 50 Places to See Before You Die 중 하나를 더 찍는에 와 보는구나!!!



나중에 숙소로 돌아와 사진을 확인해 보니 쿠쿨칸 피라미드/엘 카스티요 사진만 열 장이 넘는 듯 ㅋ 얘를 언제 이렇게나 찍었지?


여하튼 아침 일찍 오기를

매표소부터 빨빨거리고 걸었더니 우리가 일등이야! 김원장 단독샷이 가능해! WOW 






자, 이제 됐다. 사진 몇 장 찍었으니 집에 가자... 하려다가, 입장료가 아까워서 남은 부지를 좀 더 둘러 보기로.


이후 사진은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다. 나는야 귀차니즘도 당당하다 ㅋㅋㅋ  
















안내판에 소개된 모든 길을 다 싸돌아 다녔지만, 뭘 알아야/느껴야 면장을 해먹지, 책에 써있는 정보들이 진정 내것이 아닐진데, 그냥 한 눈으로 읽고 그런갑다 하고 바로 한 눈으로 흘리는 우이독경 수준이었다. 날씨와 유적의 조합 때문인가 어쩐지 앙코르와트 싸돌아 다닐 때 - 그 때도 피상적 활자 정보가 대부분이었던 - 생각이 나더라. 그나마 김원장이 관련된 옛날 얘기들을 해줘서(이상하게 재밌던데 혹 본인이 각색한건 아니겠지) 그건 좀 관심깊게 들었네 ㅋ


치첸이트사에서 내 관심을 끈건 어쩌면 이구아나들일지도 모르겠다. 카메라에 유적 사진만큼이나 이구아나 사진이 들어있는 걸 보면. 






(숨은 이구아나 찾기)






치첸이트사 여행 후기에 간혹 등장하곤 하는 행상들도 아직은 이른 시간대였던지라 본격적인 관광객들의 행렬이 밀려들기 전에 좌판 세팅을 하느라 모두들 정신이 없었다. 하긴 우리보다 늦게 입장한 행상들이 훨씬 많았으니까. 세팅도 덜 된데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인만큼 괜히 사진 찍었다가 말 섞게 될까봐 행상 사진은 거의 안 찍었다. 김원장이 갑자기 손바닥만한 돌칼을 사고 싶어해서 한 군데 들러보긴 했는데... 처음 부른, 마수걸이라(덧붙여 내가 올리브 옷을 입고 있는데 본인이 뽀빠이 옷을 입고 있다는 이유로) 특별히 깎아준다는 가격에서... 결국 반까지 깎았다(그리고는 안 샀다는게 함정 ㅋㅋㅋ).   




나올 때 괜히 아쉬워 마지막으로 한 장 더 찍어주고


어마무시하게 밀려드는 인파를 뚫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기분은 또 왜 그리 쏠쏠하던지 ㅎ 성격 참.


오전 8시에 가도 곧 모자나 양산, 선글래스 등이 필요하게 된다. 

매표소 근처와 유적지 안에도 매점 같은게 있긴 하던데 아무래도 가격이 비쌀테니(결정적으로 이른 아침엔 아직 열지도 않았...) 물이나 음료 따위 챙겨가면 좋지 않을까.

남은 생 다시 갈 일은 없겠지만 만에 하나 다시 간다고 해도 개장 시간에 맞춰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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