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 시간이 가까워지자 그간 사람이 들었나 나갔나 싶었던 옆 방이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어제 리처드 아저씨가 조식 먹고 다같이 악어한테 밥 주러 가자고 했었는데... 우리도 얼른 내려가서 늦지 않게 밥 먹자. 


직접 굽기라도 하신걸까. 빵이 매우 훌륭하다. 특히 바나나 빵은 안티과에서 사먹은 빵 못지 않다. 빵 장사하셔도 될 듯


심지어 닭도 기르시는 듯 따끈한 달걀이 여럿 나와있다. 달걀 요리는 취향껏, 셀프란다. 열심히 후라이 만드는 김쉐프와 리처드 아저씨. 


모두의 식사가 끝나자 투숙객 모두에게 단단히 경고하신다. 내가 악어밥 준비하는 동안 다들 긴팔 긴바지 단디 입고 나와!!! 


있는 옷 없는 옷 다 꺼내 입고 숙소 마당에 집합. 악어밥(생닭) 준비하러 가셨다는 리처드 아저씨는 병아리 부화시키러 가셨나... 좀처럼 오질 않으시고 6명의 투숙객은 발 동동 머리를 도리도리 해가며 모기를 피하느라 야단법석이다. 모두들 몇 방 뜯기고 물리는 새 드디어 양동이에 닭의 잡스러운 부위를 담아 가지고 오신 리처드 아저씨. 여전히 슬리퍼 질질 끌고 오시는 폼이 악어는 여기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악어는 대체 어디에...??? 


헐, 우리 열발짝 앞 울타리 너머에 있단다. 우르르 몰려가보니 울타리 뒤에 작은 연못(?)이 있었다. 설마 여기??? 그렇단다. 그럼 우리 어젯밤 악어 옆에서 잔거임???   


닭고기 바케스 ㅋㅋㅋ 에 바로 반응을 보이는 파블로프 리처드 아저씨의 악어. 헉 진짜 순식간에 살아있는 악어가 물에서 나왔...


아저씨 말로는 원래 악어가 두 마리였는데 두 달전엔가 새끼를 낳아 식구가 늘었다고. 배우자 선택에 여지가 없어 불쌍...



닭발 좀 뜯는 악어


악어 두 마리가 기를 쓰고 먹는 이 와중에 거북이 한 마리가 나타나 실로 아슬아슬 꿋꿋하게 제 몫을 챙기는 터라 일행들로부터 응원을 ㅋㅋㅋ 


아아 그리고 드디어 말로만 들었던 아기 악어가 나타났다!!!

잘 안 보인다고? 그럼 확대 서비스. 나 쫌 친절함 (확대하고 보니 얘도 100미터 미인이었네. 귀여움이 사라졌...)



물 속에 몸을 반쯤 감춘 채 먹이에 따라 빠르게 오르락 내리락 하는 엄마 아빠. 그 꼬리에 처맞아 다시 물 속으로 날아가기를 반복한다 해도

굳세어라 금순아 (금돌이일지도)



김원장이 무척이나 흥미로워했던, 벨리즈 여행의 하이라이트 악어쇼(?)를 보여주신 리처드 아저씨께 감사 드리며...


자, 이제 멕시코로 돌아가자. 


벨리즈 교도소. 벨리즈 인구가 얼마나 된다고 교도소가 이리 커 ㅋㅋㅋ



아... 얘 직접 보러 어제 동물원 가려고 했었는데... 끝내 벨리즈에선 못 보고 가네. 나중에 어디서든 꼭 만나자.






중간에(Tower Hill) 뜬금없이 톨비를 내라고 하더라(그저께 지나갈 땐 아무도 없었는데).

벨리즈에선 미국 1달러=벨리즈 2달러로 어디서나 통용되기 때문에 1 USD를 냈더니 1.25 벨리즈 달러를 거슬러 주었다. 머리 아파 ㅋㅋ   

 




사실 벨리즈 입국 당시 방역 스프레이 따위 말고도, 혹 자동차 보험을 따로 가입해야 하는건 아닌가 궁금했었더랬다. 법적/공식적으로(?) 보험이 필요하든 안 하든, 국경에서 들라고 우기면 따지지 않고 그냥 들고 가려고 했는데 (게다가 입국하는 날, 입국 수속을 도와주겠다며 우리를 꼬시던 그 아저씨 왈, 분명 추가로 보험을 들어야 한다고 했었는데) 방역 스프레이 영수증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더 이상 아무런 제지 없이 우리를 입국 시켜줬기 때문에 (국경 근처에 보험 회사 부스 같은게 있긴 했던가???) 그냥 들어왔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뭐랄까... 추가 보험이 필요하다는 말을 안 들었으면 모를까, 보험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상태에서 안 들고 돌아 댕기려니, (사고 날까봐가 아니라 ㅋ) 경찰을 마주쳤을 때 그걸 이유로 또 삥이라도 뜯길까봐 괜시리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드는거라(물론 그 아저씨의 보험 가입 얘기 자체가 또 다른 삥일 수도 있겠다. 여기선 아무도 믿지 마. 이 놈의 불신 모드 ㅋㅋㅋ). 


그래서 벨리즈 시티를 돌아다닐 때도 행여 경찰이 우리보고 서라고 할까봐 은근 두근두근 했기에 되도록이면 오늘 멕시코로 돌아가는 길에 만나는 마을들은 최대한 얌전히, 우회가 가능하다면 우회해서 통과하기로 했다. 오렌지 워크 정도는 둘러보고 싶었는데 ㅜㅠ 우리는 소심한 렌터카 여행 중.  


그렇게 열심히 달려 다시 벨리즈/멕시코 국경 도착(이번엔 아래 첨부한 지도의 푸른 색 숫자 참조)


이틀전 뺑이를 좀 치긴 했지만, 어쨌거나 별탈없이(?) 벨리즈에 무사 입국을 하지 않았던가. 이미 한 번 겪은 일인데다 이번엔 멕시코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량으로 + 멕시코로 컴백하는 길이니 그저께보다 쉬우면 쉬웠지, 더 어려울 것은 없었다(고 확신했다. 다시 말해 또 공부를 미리 안 해왔단 핑계 얘기다 ㅋㅋㅋㅋㅋ).



1번 지점에서 우회전은 잘 했고 2번 벨리즈 출국 사무소 앞에 주차도 잘 했다. 관련 서류를 챙겨 출국 사무소로 들어가니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기는 건, 돈 내는 창구였다 ㅋㅋㅋ 익히 알아온 바대로 1인당 출국세 30 벨리즈 달러 + 자연 보호 기금(이라고 해야하나 Belize Protected Areas Conservation Trust) 7.5 벨리즈 달러 = 총 37.5 벨리즈 달러를 내라고 하더라. 이미 남은 벨리즈 달러와 USD를 합쳐 해당 금액을 만들어 두었기에 바로 지불. 그랬더니 곧 아래와 같은 영수증 출력.




이 영수증을 들고 다음 칸, 즉 뒷칸으로 진행하니 거기 본격적인 출국 심사 부스가 있었다. 깜놀인건, 그 자리에 그저께 입국 사무소 부스에서 만났던 A 아저씨가 앉아있는거다. 아저씨도 우리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준다(그것도 인연이라고 나도 나름 이 아저씨가 반갑다 ㅋㅋㅋ) 이틀간의 벨리즈 여행은 어땠냐고도 묻네. 벨리즈 여행이 어땠는지 머릿속에서 차분히 감상을 떠올리기도 전에 내 입에선 발린 말부터 후다닥 나온다. 너무 좋았어! ㅋㅋㅋ 만족스러움이 묻어나는 A 아저씨의 미소. 

A 아저씨왈 너희는 차가 있으니 입국때 여권에 별도로 받았던 차량용 도장을 무효화 시키고 가야 한단다. 어떻게? 물으니 두 건물을 잇는 문을 가리키며 저 문을 열고 복도를 따라 입국 사무소로 이동한 후 그 때 그 세관 앞 데스크에서 처리하라고. 

세관에서 무효화를 마친 뒤 어디로 나가야할지 몰라 또 다시 어리바리 있으니 왔던 길로 돌아가면 된단다. 다시 복도를 통과하여 출국 사무소 건물로 이동한 뒤 차를 세워둔 주차장으로 이동. 

이제 벨리즈 출국 수속을 모두 마쳤으니 차를 타고 출국 사무소를 빠져 나가려는데, 주차장 통로도 이상하게 만들어 두어서 주차장을 한 바퀴 돌아 ㅋㅋㅋ 결국 진출로를 찾아냈다. 진출로 입구에선 마지막으로 두 직원이 나와 여권 검사를 재차 하고 있었는데 직원 중 하나가 또 그 A 아저씨야 ㅋㅋㅋ 뭐 이리 왔다리 갔다리 돌아댕기시는지. A 아저씨랑 진짜 마지막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옆에 서 있던 다른 직원이 내 여권을 들고 뭐라뭐라 한다. 막판까지 뭔 트집인가 하고 귀 기울여 들으니 자기랑 나랑 생년월일이 똑같데 ㅋㅋㅋㅋㅋ 그러니 그 와중에 팔을 뻗어 반가움의 악수를 나눌 수 밖에. 이젠 진짜 진짜 빠이빠이. 

그렇게 우리는 4번 로터리에 섰다. 이 로터리를 돌아 아무렇지도 않게 전에 이용했던, 다시 말해 빨간 숫자를 3-2-1 역순으로 따라갔더니 도착한 멕시코 출국 사무소측 왈 여기는 멕시코 출국 사무소고 멕시코 입국 사무소는 저~ 멀리 따로 있다네. 다시 차를 돌려 (오늘도 삽질은 계속된다) 4번 로터리로 돌아왔더니 그제서야 로터리에 (지금까지 계속 무시했던) 멕시코 어쩌구 표지판이 보인다. 그 표지판을 보고 푸른색 5번 지점으로, 그 곳에서 잘 닦인 노던 하이웨이를 자연스레 타고 6번 방향으로 계속 달리다 보니 


드디어 근사한 메히코 입국 사무소가 아래와 같이 짠, 하고 나타났다. 

벨리즈에서 겨우 두 밤 잤을 뿐인데 새삼 메히꼬의 국력이 엄청 크게 느껴져 ㅋㅋㅋ


처음 우리 차를 세운 국경 경찰(?) 같아 보이는 언냐가 차량은 저기에 세우고 너희는 저 건물에 들어가 입국 심사를 밟으라고 알려 주길래,

반짝반짝 빛나는 건물에 들어가 놀고 있던 입국 심사대 직원에게 여권을 보여주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처리 완료.


렌터카에 관한 수속이 남아있을까 싶어 아까 그 언냐를 두리번거리며 찾아내 우리 입국 심사는 끝났어, 다음 절차는 뭐야? 하니까 그게 다래. 그냥 가면 된데. 오오 멕시코 쿨하구나. 좋아. 다시 차를 몰아 조금 달리다 보니 마지막으로 차량 수색 같은 걸 하던데, 앞 차들은 나름 진지하게 검사하는 듯 보였지만, 우리 같은 경우 누가 봐도 후줄근한 여행객이라 그런지 트렁크 한 번 대충 보더니 그냥 가란다. 이렇게 멕시코 재입국 완료. 기쁘도다. 


점심도 주유도 체투말에서 해결할 계획이었기에 멕시코/벨리즈 국경 근처에서 가장 큰 대도시이자 멕시코 한 주(킨타나로오)의 주도이기도 한 체투말로 이동(국경에서 체투말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진입로 근처에서 상시 경찰 검문이 이루어지는 듯 하다. 우리는 별 검문검색 없이 통과)



간당간당하던 주유부터 하고, 괜찮은 메뉴 옵션이 있을까 기대하며 체투말 월마트를 찾아갔지만... 마땅히 땡기는 메뉴도 없고 스시 도시락의 상태도 썩 좋아 보이진 않는지라, 차라리 현지 맛집을 가보자 하여 꼬불꼬불 Marisqueria El Taco Loco를 찾아보았다.



체투말 맛집은 분명한 듯. 현지인들이 끊임없이 들어옴



맥주를 부르는 식전 스낵


사전 찾아가며 -_-; 고른 6가지의 각종 해산물 타코. 체투말도 어쨌든 바닷가 도시 아니겠음둥???

생각보다는 제법 먹을만 하지만 역시 우리는 한국인이고 우리 입맛엔 한식인걸로 ㅋㅋㅋ


다음 목적지는 숙박지(바칼라) 근방에서 최고로 유명하다 할 만한 세노테 아술(El Cenote Azul)


(1인당 10페소의 입장료를 내면 이런 질긴 -_- 팔찌를 채워준다)




수면 위에서도 물고기가 잘 보임. 근데 기대했던 이쁜 애들은 아님 ㅋㅋㅋ


세노테는 이보다 동굴형이길 기대했으나 완전 호수형이었고 몇 명 놀긴 하더라만 우리 기준으론 수영하기에 좀 차가웠다. 




세노테 구경을 마치고 바칼라 숙소로.



Hotel Tuparenda Bacalar(이름만 호텔이다)


@ 홈페이지(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Hotel-Tuparenda-Bacalar-968542083191945/

@ 투숙일 : 2015년 11월 23일(월) 1박

@ 객실 및 예약 : 부킹닷컴 통해 Family Room with Bath를 50불(+19% 택스)로 예약. 조식은 5불/인 별도로 추가. 

@ 결제 : 50불+19% 택스=59.5불, 여기에 다시 조식 2인 추가하여 총 69.5 USD 현금 지불

@ 장점 : 조용한 입지(워낙은 좋은 평이 많이 검색되는, 보다 마을 중심부 쪽의 다른 게스트하우스 - 밝히자면 https://www.airbnb.co.kr/rooms/4706022 - 에 묵으려고 했으나 김원장이 양측 입지를 직접 비교한 후 선택한 곳이 이 곳이다. 밤에 들리는 옆 집 개소리 약간을 제외하면 매우 조용하다), 안전한 주차, 업계에 뛰어든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업소라서 깨끗, 매우 친절한 주인 가족(주인 가족이 건물의 1층에, 숙소로 쓰는 방들은 2층에 있다) 

@ 단점 : 기왕이면 호수뷰가 좀 더 시원하게 펼쳐졌으면 좋았을 것을. 바칼라 메인(?)과는 좀 떨어진 입지라 차가 없는 사람들은 불편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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