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계획 


1. 유카탄의 주도 메리다로 가서 금강산도 식후경 아침 먹고 구경한다

2. 황금 도시 이사말로 이동하여 둘러본다

3. 두둥, 치첸이트사(한국어 공식 표기가 정녕 이렇단 말인가) 근처까지 달려가 숙박한다  


대략 이러한/비슷한 루트


우선 메리다. 


메리다는 간만에 만나는 대도시였다. 마치 우리네 사대문 식이랄까. 구도심 중심부가 가까워질수록 운전이 만만치 않아진다. 도로 대부분이 일방 통행으로 정체도 잦다. 때문에 전날 구글맵 돌려가며 진출입로도 결정하고, 적당한(=식당과 관광지 위치를 고려한) 유료 주차장 후보도 미리 알아봐 두었더랬다. 참고로 자본주의 사회의 주차장답게 메리다 성당이 가까울수록 ㅋ 주차비가 점차 비싸진다.   


주차장은 잘 찾았으나 정산소 아주머니가 뭐라뭐라 설명해 주시는데 하나도 못 알아 듣겠어. 뭐 어떻게든 되겠지. 무조건 끄덕거리고 일단 길을 나선다. 식당부터 찾아가자. 아직도 출근 시간대인건가. 버스를 기다리는 인파가 상당하다.  





간밤에 이용한 숙소가 조식 불포함인 탓에 오늘 조식은 메리다의 <라 차야 마야>에서(홈페이지 http://www.lachayamaya.com/index2.html).

참고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메리다, 레스토랑, 조식, 이렇게 넣으면 가장 꼭대기에 올라오는 집이다(리뷰 http://www.tripadvisor.com/Restaurant_Review-g150811-d6852956-Reviews-La_Chaya_Maya-Merida_Yucatan_Peninsula.html).

분위기는 상당히 괜찮고 직원들도 매우 친절한데 들이대는 폼이 마치 노골적으로 팁을 바라는 것처럼 느껴져서 우리로선 오히려 좀 부담 ㅎ (혹시나 하고 전날 페이스북 통해 근처 주차장에 대해 문의해 본 적이 있는데 답변도 빠르게 보내주었다. 비록 알려준 주차장엔 안 세웠지만).





심혈을 기울여 발음이 안 되는 것들을 몇 개 골라냈지만... 맛이 이상한 것도 아니었지만... 

아침 댓바람부터 타코와 나초로 배를 채우기에는 뭔가 어색함이 존재해. 내게 있어 이런건 저녁 안주 아니었던가 ㅋㅋㅋ





그래도 평소처럼 꾸역꾸역 먹고(팁까지 190페소 지불=약 12000원. 참고로 나중에야 알았는데 영수증 아래 뭔 문장에 밑줄을 쫙 쳐왔더랬다. 숙소에 도착해 번역기를 돌려보니 "팁은 불포함된 가격입니다" ㅋㅋㅋ) 본격적인 메리다 구경에 나섰다.


사람 많고 차도 많고 예쁜 건물도 많은 가운데


이 건물이 뭐래. 저 건물이 뭐래 열심히 알려줘도 별 관심없는 김원장.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



아메리카 대륙 통틀어 가장 오래된 성당(Mérida Cathedral) 중 하나라고 했던가, 역시나 관광객이 가장 많더라. 우리도 들어가서 구경 한 번 해주고(눈치껏 사진은 안 찍는걸로) 이후 정부 청사(?)쯤 되는 건물(Palacio de Gobierno)도 구경했다.




벽화가 여럿이었는데... 대부분의 그림에서 암울했던 과거사가 느껴졌다


쏠쏠한 광장 구경(Plaza de la Independencia) - 현지인들도 + 외국 관광객도(동양인 포함) + 삐뽀삐뽀 경찰들도 제법 많았다.  

 


자 이제 그럼 돈 안 드는 투어 ㅋㅋㅋ 마지막 코스인 시장을 찾아가 볼까나 


맥도날드 색상도 마음에 드네


어딜 가나 사람이 많아서 별게 다 신기했다. 다들 어디로 뭐하러 가시느뇨?



드디어 시장 도착!


아주머니들의 후덕함이 체형에서부터 느껴진다





한 바퀴 크게 돌아보고 시장 탈출. 와중에 마치 방앗간 같은 곳에서 끊임없이 또르띠야 찍어내는 기계 와방 신기했음. 꼭 뻥튀기마냥 ㅎㅎㅎ





주차장으로 돌아와 요금을 치르고(대략 2~3시간 정도 논 듯한데 정확한 시간이 기억 안 난다 ㅎ 28페소 지불) 이사말을 향하여 출발.

메리다를 빠져 나오는데는 제법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외곽부터는 쓩쓩. 



이사말로 향하는 그 길에서 용설란(?)을 만난다. 좌우 어디를 둘러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 선인장들의 행렬이다. 절로 떠오르는 애니깽(메리다에는 제물포 거리가 생겼다고 한다). 이미 100년이 훌쩍 넘은 멕시코 이민사의 첫 페이지에 등장할 곳이 바로 이 곳 어드메겠지.



드디어 황금 도시 이사말 진입. 이름 그대로 색상이 범상치 않다. 태양신의 색이자 옥수수의 황금빛(그런데 왜 옥수수를 수입하는 상황에)


무슨 행사가 있는지 중심부로 통하는 진입로를 막고 차량 통제중이었던지라 어쩔 수 없이 수신호에 따라 방향을 틀 수 밖에 없었다. 속도를 한껏 늦춰 열심히 두리번거려 보지만 중앙 광장과 가까운 좋은 자리들은 이미 차들로 꽉 찼다. 어쩔 수 없이 근처 수퍼마켓에 들러 물 한 병을 구입하고 차는 수퍼마켓 주차장에 잠시 세워두기로 한다. 


중앙 광장으로 걸어가 보니 우와 뭔 날은 날인가보다. 이사말 주민들이 모두 쏟아져 나온 듯 하다. 어디가 끝인지 모를 정도로 줄 쭉 늘어선 양이 분위기로는 마치 투표일??? 이럴땐 말이 안 통하는게 아쉽다.  


 


이사말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수도원(Convento franciscano de San Antonio de Padua)에 오르는 길 




내가 좋아하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도 다녀가신 모양이다







한껏 예쁘게 꾸민 채 손님을 기다리는 이사말의 마차들(근데 타는 사람들이 영 안 보여 ㅜㅠ 또르띠야를 사왔는데 왜 먹지를 못 해)



오늘의 포토제닉


그리고 이어진 이사말 골목 산책



반가운 태권도


이제 치첸이트사로 간다. 톨비가 얼마나 나올지 정보를 안 알아온지라 일단 국도를 타기로 ㅎ


처음엔 아무 말 없이 달리던 김원장. 어느 순간, 다음부턴 그냥 고속도로 타자고 ㅋㅋㅋ 쏘리



그 길이 그 길 같은 국도를 달려 드디어 Piste 삼거리. 이 곳을 지나면 내일 아침 일찍 방문할 계획인 치첸이트사 입구가 멀지 않다. 그 입구를 지나쳐 좀 더 달리다 좌회전하여 비포장 도로를 따라 제법 들어가면 Hotel Oka'an이 있다. 오늘의 숙소를 설명하기 전에 위성 지도부터 보자. 감이 잡힐지 모르겠지만, 치첸이트사 대부분의 숙소가 도로와 면하고 있는 반면, 오칸은 정글? 한복판에 자리잡은 호텔이다. 

어라 생각보다 꽤나 비포장 도로를 타네... 싶었는데, 숙소 부지마저 상당히 큰 것이 이런 곳에 대규모 공사가 쉽지 않았을텐데... 오지라퍼 근성이 절로 발동하게끔 만드는 곳이었달까. 이런 입지 탓인지 이번 여정 통틀어 인터넷 사정이 워낙 개떡같은 쿠바를 제외하곤 유일하게 로비에서만 와이파이가 된다던 곳이었는데 - 그래서 내가 갈등했는데 - 김원장은 조용만 하면 장땡인지라 결국 이 집을 선택했던 것.    



Hotel Oka'an


@ 홈페이지 : http://www.hotelokaan.com/

@ 투숙일 : 2015년 11월 25일(수) 1박

@ 객실 및 예약 : 호텔스닷컴 통해 Standard room을 조식및 세금 포함 97.55불에 예약 및 결제 완료.  

@ 결제 : 예약시 신용카드로 결제 완료

@ 장점 : 조용한 리조트 삘. 엄청난 정글 뷰. 객실에선 인터넷이 안 된다고 알고 왔는데 비록 속도는 안 좋아도 되긴 된다!!! 이게 어디야!  

@ 단점 : 어쩐지 활기가 없으... 자동차가 없으면 오가기 힘들 듯. 조식 수준은 떨어지는데 대놓고 팁 달라고 하는 식당 직원들

@ 트립어드바이저 : http://www.tripadvisor.ca/Hotel_Review-g150808-d1723484-Reviews-Hotel_Oka_an-Chichen_Itza_Yucatan_Peninsula.html


안내판 따라 비포장 도로를 달려 숙소 정문에 다다르니 경비 아저씨가 예약자 명단을 확인하고 들여보내 주었다. 아저씨의 손짓에 따라 그 방향으로 차를 계속 모니 리셉션 건물이 나타났다. 아주 친절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체크인 절차는 순조로이 진행되었고 그녀가 다른 직원을 불러 우리를 숙소동으로 안내하게끔 했다. 나는 그와 걷고, 김원장은 우리 둘 뒤를 차를 몰고 천천히 따라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같이 차 타고 갈 걸, 할 정도로 제법 걸었다. 걷다보니 (영업하는 줄 모르겠지만) 스파가 있고, (비록 관리도 제대로 안 된 듯 보이고 물도 차갑지만) 수영장이 있고




거위였던가 가끔 매우 큰 소리로 짖는(우는, 보다는 거의 짖는 수준 ㅋㅋㅋ) 애들이 돌아다니는 연못도 있고


척 보기에도 비싼 독채형 타입들도 여럿 있더라만 


우리는 저렴 모드의 아파트형 객실동 앞에서 멈춤 ㅎㅎ



조용한 방으로 달랬더니 꼭대기층 맨 끝방으로 줬는데, 사실 이 날 투숙객은 우리 말고 딱 한 팀 더, 뿐이었다.



우리 차는 저 아래




파스텔톤 객실은 상당히 차분한데 마치 뚫고 들어올 듯한 울창한 숲 뷰가 사뭇 대조적으로 느껴졌다. 베란다 창을 열면 이름 모를 새 소리가 시끄러울 지경이고 침대 정면쪽 벽면의 커다란 창은 안전 장치가 따로 없는지도 모르고 확 열어 제꼈다가 순간 흠칫했다. 헉, 여기서 떨어지면 바로 죽음이야 ㅋ 마치 원숭이가 눈 높이에서 돌아다녀도, 눈이 마주치면 형수님~한다 해도 모두 끄덕끄덕 그럴 법 했다. 며칠 전 벨리즈에서 묵었던 사바나 게스트하우스의 럭셔리 울창 버전 트리 하우스라고 해야하나.   



리셉션 직원도, 우리를 방까지 안내해줬던 직원도 한껏 자랑했던, 이 건물 옥상의 아찔한 전망대에도 올라가 보았다.

우와...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사방팔방 정글뷰. 멋지도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 거대한 자연이 두렵다. 



이들이 자랑했던 가장 큰 이유, 전망대에서 아스란히 보이는 쿠쿨칸 신전, 엘 카스티요(의 상단부 ㅎㅎ).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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