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베르데를 찾은 관광객이 가장 많이 하는 투어는 아마 Zip Line 관련 상품일 것이다. 어딜 가나 쉽게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김원장 모두 그런건 무서우므로 싫으므로 그런 것 말고 그저 열대 우림 좀 걷고 싶다 했더니 숙소 주인 크리스티안이 추천해 준 투어가 바로 이거다. 하루 4번 진행하는데 오전 첫 타임 권한다면서. 오케이. 크리스티안 통해 예약 완료.   


픽업을 약속한 시간에 맞춰(오전 7시 50분) 공원 차량이 우리를 데리러 숙소로 찾아 왔다. 이후 몇 곳의 숙소를 더 들리면서 예약자들을 쭉 태우고 셀바투라 공원으로. 생각보다 꽤 깊숙히 들어간다. 물론 비포장도로로.




차는 공원 매표소겸 기념품/매점 앞에 차를 세운다. 들어가서 데스크에 하고자 하는 상품을 말하고 티켓을 구입하면 된다(설령 아무 생각 없이 이 자리에 도착했다고 해도 직원들이 열심히 설명해 줄테니 걱정 뚝) 여러 대의 차량을 통해 비슷한 시간대 함께 도착한 젊은 것들은 짚라인/캐노피 그런거 와르르 하지만 우리와 같은 늙은이들은 Tree Top Walk Ways를 신청한다. 1인당 30불. 카드 결제도 가능해 보였다. 거리는 총 3Km로 한 바퀴 돌면서 8개의 현수교를 지나는 트레일이다.


참고로 셀바투라와 더불어 이 동네 양대 산맥 "몬테베르데 바이오로지칼 리저브"에도 비슷한 상품이 있다. 크리스티안 왈, 뷰는 양측 모두 아름다운데 셀바투라는 다리가 8개, 몬테베르데에는 다리가 5개라며 걷는 재미는 셀바투라가 더 나을 거라고 했다(가격도 셀바투라가 더 비싸...). 크리스티안이 전직 가이드였나 뭐 그래서 몇 마디 더듬더듬 척하면 바로 착 하고 알아듣는 경향이 있다.   


가이드가 함께 걸으며 설명해 주는 상품인줄 알았는데 도착해 보니 그건 아니란다(그건 몬테베르데 바이오로지칼 쪽에서 가능하다고 한다). 각자 알아서 걷는거라고. 뭐 더 잘 됐네. 다만 돌아가는 무료 차편은 11시에 있다고 한다(다음편은 1시). 그렇다면 지금 8시 30분인데... 3Km 걷는데 2시간 30분이나 준다고라. 최대한 천천히 걸어야 쓰겄다. 요이땅. 


매표소에서 제공한 티켓은 이 문을 지나자 마자 바로 걷어간다 







사실 열대우림이니 운무림이니... 이국적인 이름과 달리 오마이갓 원더풀 언빌리버블 그런 특별할 것은 없었다. 길고 긴 아찔한 현수교도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처음이라면 모를까, 이전에 다른 나라들에서 이미 겪어봤기 때문에. 최근 미국 국립공원을 연이어 돈 탓도 분명 한 몫할 것이다. 

다만, 이 곳만의 특이한 점이라면, 지금껏 나(라고 쓰고 우리라고 읽는다)는 나무들을 항상 내 눈 높이에서, 즉 아래에서 위로 바라본 적이 대부분인데(키는 또 좀 작아?), 이 곳은 자그마치 수십미터의 높이 위에 세워진 현수교 덕분에 그 큰 나무들의 중간 지점에서 &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완전 새로운 접근이랄까. 오 쌈박 쌈박 쌈박! 춤을 추고 있는 그대   







어라 이건 난데?


쇠똥구리. 저게 쇠똥은 아닐텐데... 하여간.




타잔 흉내


들킴

뻘쭘함




긍까 쥬라기 공원 배경이 코스타리카지. 저 나무숲 한 부분이 갑자기 흔들흔들하다가 이따만한 공룡 하나쯤 확 나와줘도 하나도 안 이상한. 


그 사진이 그 사진이라 규모가 잘 안 느껴지실 분들을 위해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파노라마 촬영 시도






















새를 찍은거다


적어도 얘는 나를 꽃으로 봐주는 것 같았다. 그래, 이 넓은 세상에 너 같은 생명체도 하나쯤은 있어야 위안이 되지


뭐가 보이는가~~~~~~~






징그러운 벌레가 특이한 곤충이 보입니다~~~~~


- 공원 홈페이지 http://www.selvatura.com/

크리스티안한테 왜 첫 타임을 권하냐고 물어본 적은 없다. 좋은게 좋은거겠지 워낙 평점이 좋은 주인이다보니 모르긴 몰라도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날씨 때문일 수도 있고(대부분 구름낀 하늘이고-이름부터 운무림- 때때로 쏟아지는 비가 장난이 아니다. 물벼락 수준), 그나마 그 때가 동식물 관찰하기에 더 좋은 시간대일 수도 있고, 다음 타임인 11시에 몰려온 관광객이 확실히 더 많아서일 수도 있고...

- 숙소에서 8시쯤 출발, 11시 30분쯤 돌아왔으니 숙소를 기준으로 볼 때 대략 3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 다행히 비 한 방울 안 맞고 트레일을 마쳤지만, 기념품 가게에서 판초를 10불에 팔더라. 우리처럼 우산을 챙겨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 우리의 경우 주어진 2시간 30분에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남았다. 사실 출발할 때는 호기롭게 3Km라니 까짓거 왕복, 혹은 세번 왔다갔다 하는거야 그랬지만 ㅋㅋㅋ 남는 시간 동안 공원내 기타 부대 시설(벌새/곤충/나비/양서류+파충류관)을 관람할 수도 있다. 물론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그냥 기념품 가게에서 놀았다. 

- 30불의 가치가 있느냐... 운무림/열대우림을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도 같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겪었던 열대 우림에 비해 규모나 보존 정도는 탑급이라고 생각했다. 현수교도 이거 만드느라 고생했을 생각하면 돈을 받긴 받아야 할 것 같다 ㅋ 게다가 넌 내게 모욕감을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 줬어. 그래서 제 점수는요... 10점 만점에 7점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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