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살바도르의 산 까를로스 티카 버스 터미널에서 우리를 자그마치 2시간이나 기다렸다는 -_-; 픽업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그런데 길에 서 있던 언냐 하나가 김원장에게 열심히 손짓을 하네. 뭐지? 김원장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택시 아저씨 왈 그런 거 아니라고, 저 언냐는 몸파는 직업 여성이라고 한다 -_-; 이 벌건 대낮에 김원장 꼬시는 중이라고. 나 참 그렇게 안 보여도 내가 마누라요 이 여자야. 김원장 말로는 언냐 얼굴은 이쁜데... 하체가 장난 아니라고(빠르게도 스캔했구나). 아닌게 아니라 왜 그런 체형 있지 않은가. 상반신에 비해 하반신이 드라마틱하게 펑퍼짐한. 그런데도 이 동네 언냐들이 흔히 입는, 120% 쭈왁 달라붙어 어디가 어딘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레깅스 패션. 게다가 이 동네 레깅스 색상도 좀 화려한가 ㅋㅋㅋ



(아파트 호텔 마리아 호세 입구. 오피스에 해당하는 버튼을 찾아 누르면 안에서 카메라로 확인하고 찡- 열어준다)


택시가 서쪽으로 진행을 하면 할수록 거리 풍경이 조금씩 나아진다 싶더니 마치 한남동 같은 분위기에 이르러 숙소에 다 왔다고 한다. 자 이제 아저씨께 과연 얼마를 드려야 하는가. 약정된 금액은 10불이었지만, 아래 내용과 같이 숙소 측에선 우리가 12시에서 12시 30분 사이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에 + 택시 아저씨 말로는 12시부터 와서 기다렸다는데, 정작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2시였으니 ㅜㅠ


We´ve confirmed and the Tica Bus come here between 12:00 and 12:30 to San Salvador. The taxi will be at 12:20 pm waiting for you at terminal San Carlos, he will have a sheet with your name and our logo the hotel.

 

이 쯤에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국경에서 마약 운반책 아저씨만 안 걸렸어도, 휴게소에 안 들렀어도 1시간은 단축 되었을텐데 ㅜㅠ

그럴리야 없겠지만 ㅋ 만에 하나 더 안 받으실 수도 있잖아? 공짜 좋아하는 대머리 마인드로 일단 12불을 꺼내 본다. 그랬더니 역시나 난색을 표하는 아저씨. 스페인어로 뭐라뭐라 하는데 그 와중에 씽꼬(5)가 들린다(현재 5까지 외웠다. 6부터는 모른다). 설마 50불은 아니겠지 싶어 총 15불로 바꿔보니 그제서야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저씨. 그래, 5불 더 드리자(다음엔 숙소 픽업 말고 2불 더 저렴한 택시 회사 이용해야지


Apart Hotel Maria Jose (AHMJ)


@ 홈페이지 : http://www.aparthotelmariajose.com/

@ 투숙일 : 2015년 11월 10일(화), 11일(수) 2박

@ 객실 및 예약 : 홈페이지 통해 Double Room Suite을 조식 포함 69불(그러나 별도의 택스가 18% -_-;)로 예약. 

@ 사전 응대 : 처음 홈페이지 통해 예약을 걸었을 때 바로 침대 하나가 좋은지 두 개가 좋은지 묻는 연락이 왔다. 두 개. 그러나 이후 답장이 없어 일주일 뒤 한 번 더 "두 개라고!" 보냈으나 묵묵부답. 다시 5일 뒤, 안 되겠다 싶어 이번에는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aparthotelmariajose/timeline)으로 접선 시도. 바로 답장 옴. 확인해 보니 내 이메일들이 스팸함에 들어 있었다고 미안하다고 ㅋ 이후로는 픽업 택시 문의/재확인까지 연락 잘 주고 받음

@ 결제 : 2박 총 162.84불. 미달러로 현금 결제(어차피 엘살바도르는 미달러를 쓰는 나라인지라 동전까지 부담없이 탈탈).

@ 장점 : 안전한 동네. 부엌까지 딸린 큰 아파트. 친절한 스탭진. 식수 무료 제공

@ 단점 : 글쎄?... 주소가 산살바도르라는 것? ㅋㅋㅋ

@ 트립어드바이저 리뷰 : http://www.tripadvisor.ca/Hotel_Review-g294476-d1145347-Reviews-Apart_Hotel_Maria_Jose-San_Salvador_San_Salvador_Department.html






부엌 식당 거실 침실 욕실 다 깨끗하고 널찍하니 좋았고 인터넷 속도 빠른 편이고 에어컨 빵빵하고 환하고 침대 뽀쏭하고... 뭐가 더 필요하더라

부엌이 딸려 있으니 대놓고 해 먹자. 



사실 나 엘살바도르 안 갔음. 한국에 있으면서 엘살바도르 간 척 한 것임. 엘살바도르가 대체 어디야.




조식에 대해 말해 보자면, 체크인을 할 때 조식용 종이 쪽지를 같이 주는데 상기 6가지의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원하는 시간대 적어 오피스에 제출하면 다음날 아침 그 시각에 문 똑똑 하고 가져다 주는 시스템이다. 새로운 나라 엘살바도르에 왔으니 Tipico에 한 번 도전! (= typical)



달지 않은 팥 앙꼬 같은 것을 한 주걱 퍽(팥돌이 김원장은 이게 맛있다고) + 후라이드 에그를 시킨 것 같은데 이상한 애가 왔다


김원장은 아메리까노 스타일


체크 아웃 하는 날은 아침 6시 버스를 타야했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 시간대상 조식을 먹을 수 없었다. 


전날 오후 오피스를 찾아가 내일 6시 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 5시대에 체크 아웃하고 산 베니토 터미널까지 가려는데 걸어서 가도 안전할까, 아니면 택시 타고 갈까를 물어보러 갔었는데, 안전하니 걸어가도 된다고 대답해 준 아주머니가 돌아서는 우리에게 잠깐! 하더니 그럼 아침은? 그러는 게 아닌가. 아침? 너무 이른 시각이지 않아요? 하니까 다시 저 조식 메뉴판 같은 걸 들고 와서 아래 3가지는 준비가 안 되도 위의 3가지는 지금이라도 미리 챙겨줄 수 있어. 그러니 골라. 그러더라. 아이 좋아라. 

헬시나 로우 콜레스테롤 따위 내 살들과 맞지 않아 Fast 로 2인분 부탁 드렸다. 우리는 마침 수퍼마켓을 가는 길이었는데, 아주머니 왈 그럼 다녀와. 얼른 챙겨서 너희 방 냉장고에 넣어둘께, 내일 아침에 그것 먹고 가, 하셨다. 


이 아파트의 스탭들은 여러 명인데 우리가 만난 분 중 영어를 하는 분은 딱 한 분으로 그 수준이 거의 나와 같았다. 하여 대화는 눈치코치 바디랭귀지 스무고개식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었는데 ㅋㅋㅋ 은근 이게 재밌더라. 조식 관련해서 과연 제대로 의사소통이 된 것일까... 수퍼마켓 다녀오자마자 냉장고부터 확 열어봤더니



우렁 각시 다녀갔음. 이리 무차스 그라시아스 할 일이 있나. 


세탁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집에 빨래를 부탁하면 유료지만 내가 직접 세제를 준비하여 이 집 세탁기를 쓰는건 무료였기에 밀린 빨래를 한 보따리 싸들고 오피스로 갔더랬다. 


이 3층짜리 아파트에 과연 세탁기가 어디 숨어 있는지, 나 세제 없는데 혹 세제를 (미국 숙소들처럼) 판매하는지, 세탁기 사용법은 어떻게 되는지, 몇 분이나 걸리는지, 건조기 사용법은 또 뭔지 등등... 산 너머 산이었는데, 말 한 마디 안 통해도 너무 너무 친절한 아저씨 덕분에 공짜로 세제까지 얻어 2시간 만에 빨래 끄~읕! 뽀송뽀송 옷들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 숙소 스탭들이 특히 친절한 건지, 엘살바도르 국민성이 원래 대체로 이런 건지 모르지만, 입국 심사관 청년부터 숙소 아저씨까지 이미지가 참 좋다. 역시 여행엔 사람만한 추억이 없구나. 


그런데, 대체 왜 이런 나라에, 


담장마다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철조망과 그 위에 전기 펜스까지 빽빽하게 쳐야 하고



침대 머리 맡에 911 보다도 더 위에 투어리스트 폴리스 전화번호를 적어 놓은 나라는... 비행기 타 본 이래 처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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