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서 내려 그리스 입국 심사를 하는데 이건 뭐 심사라고 해야 하나, 심사관이 휴대폰 들고 목하 통화중 ㅋㅋㅋ 대충 여권 보고 대충 돌려주고.

오 진짜 여기 그리스 맞구나 ㅋㅋㅋ 우리끼리 그러면서 쉥겐협약국 무사 입국 완료.


입국 사무소 건물을 벗어나자 아아, 겨우 30분, 비행기도 아니고 배 타고 왔을 뿐인데 나라가 확 바뀌었음이 실감 난다. 엄청난 규모의 대형 크루즈선들과 그들의 (옵션 ㅋㅋㅋ) 기항지 투어를 책임질 여러 대의 관광버스들이 가득가득. 이 나라는 땅 파면 젖과 꿀이라도 흐르는건가. 아니 그리스 망했다면서. 우리가 도착한 날짜발 뉴스만 해도(하긴 벌써 몇 년째야 -_-;) 디폴트 파산 뱅크런 구제금융 막 이런 단어가 가득했는데 이거 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야 뭐야. 




코르푸 항구에서 숙소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은 항구 앞에서 2b 버스를 타고 산 로코 광장에서 하차한 후 살짝 걸어서 2a 버스로 갈아타는게 최선인듯 보였는데... 문제는 2b 버스가 너무 띄엄띄엄 운행해서 여차하단 항구에서 너무 오래 기다리게 될까봐 그 점이 신경이 쓰였었다. 

김원장에게 의견을 물으니 그럼 택시를 타자고 했는데... 택시 회사에 연락해보니 자그마치 15유로를 부르는 데다가 그것도 항구에 도착해서 "전화하면" 5분내 도착하겠다고 하더라. 에잉, 내가 전화하는게 싫어서 이렇게 예약 미리 하려는게 아니겠니. 고 꼴난 거리에 15유로 받으면서 그런 서비스도 안 해주다니...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일단 그리스 도착해보고 상황봐서 즉석에서 뭘 탈지 결정하자! 하며 왔더랬다. 


사실 이번 여행 준비를 할 때 아제르바이잔 바쿠부터 알바니아 사란더에 이르기까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만 살짝 빼고) 정보를 모으는데 있어 답답한 구석이 꽤 많았다. 그러다가 그리스 코르푸로 넘어와 내 얼마나 감탄했던가. 오, 여기는 구글맵 스트리트뷰가 돼! 오, 여기는 인터넷으로 시내 버스 시간표가 잡혀! 오, 여기는 여기는... 그야말로 여행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이 하나도 없는 목적지 같았다(http://www.astikoktelkerkyras.gr/indexeg.php)


그런데, 분명 1.1유로짜리 버스 티켓을 미리 사서 타라고 (안 그러면 운전사한테 1.5유로 주고 비싸게 사야 하니까) 자판기나 키오스크 등을 이용하면 된다고 알려주면 뭐해. 항구에 그런게 잘 안 보이는데.

버스 시간표가 있으면 뭐해. 버스도 자주 안 다니는데.


(출처 http://www.astikoktelkerkyras.gr/img/leaflet_full.pdfhttp://www.astikoktelkerkyras.gr/img/New_flyer.pdf 얘도 맘에 든다



여하튼 혹시 모르니 일단 2b 버스 정거장부터 가서 시간표가 맞는지 확인부터 해보자...하는데, 어라, 항구 한복판에 타운 센터로 간다는 표지판을 내건 커다란 버스가 서있다? 

내가 알아온 바 항구에선 2b 와 16번 버스가 있고, 16번은 타지 말자에 밑줄 쫙 그어 왔는데, 이 버스는 어디를 둘러봐도 번호가 없다. 

그 사이 새로 생긴 버스인가? 운전사 아저씨에게 숙소 근처 지명을 대자 이 버스를 타고 타운 센터로 간 후 버스를 갈아타면 된단다. 오, 신생 노선이 맞는 모양이구나! 차문 앞에서 5유로짜리 데일리 티켓 사라고, 이게 이익이라고 뻥치는 호객 언니를 물리치고 탑승. 아저씨에게 1인당 1.5유로씩 3유로 지불.


그러나 우리가 탄 버스가 출발을 하는 순간, 그 자리로 쏙 들어오는 버스가 16번을 달고 있는 걸 보자마자... 아... 이게 16번이었으...라고 바로 눈치를 깠 ㅜㅠ 지만, 그래도 혹 3.7% 정도 아닐 확률도 있지 않을까... 하며 과연 결말이 어떻게 날 것인가 두근두근 하는데... 아저씨는 우리를 여지없이 상기 첨부한 지도상의 16번 터닝 지점, 딱 고 자리에 내려주면서, 자 여기서부터 조 앞에 보이는 골목길을 따라 왼편으로 틀어 쭉 걸어가면(노란 화살표선) 또 하나의 광장이 나오고 거기서 2a 버스를 타면 돼. 그 버스는 20분마다 한 대씩 와, 라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참으로 친절하게 해주었다. 아 이건 정말이지 친절도 불친절도 아냐(그래도 탑승 승객은 탑승 승객이고 잠시 운행을 멈춘 채 나 같은 여행자에게 차근차근 답변해주는 점만큼은 선진국스러웠다). 내 고만큼도 걷기 싫어서 16번이 아닌 2b 를 타려고 했던 건데 ㅜㅠ


별 수 있나. 배낭을 멘 채 코르푸 올드 타운에 본의 아니게 일찍부터 진입 ㅋㅋㅋ




광장에 진입하는데 막 떠나는 2번 버스 뒷꽁무니가 보인다. 짤없이 20분 더 기다려야 해 ㅜㅠ 

20분 뒤 새로 온 2번 버스를 타고(또 1.5유로씩 3유로 지불. 자판기는 어디에) 숙소로 고고씽.   




Arion Hotel Corfu


@ 예약 : 홈페이지

@ 방 : 트윈룸

@ 가격 : 조식 포함 박당 53유로에 2박 

@ 장점

조용하다. 수압이 훌륭하다 ㅎ

- 가성비가 좋다

단점

- 조용한 방을 달라고 했더니 완전 안쪽 구석 방으로 챙겨줬는데 그래서인지 인터넷이 영 파이였다. 그나마 좀 되다가도 옆 방에 누가 들어오기만 하면 완전 꽝. 이번 여행 들어 제일 잘 사는 나라가 왜 이래 

- 직원 복불복

- 센터까지 거리가 좀 멀다. 하지만 바닷가 산책길이라 적어도 내게는 문제 없는 거리(김원장은 옆으로 차 다닌다고 싫어라 함)

@ 기타 

- 코르푸 지도를 살펴 보고 여기는 조용하겠지 싶어 골라낸 호텔인데(물론 가격도 중요했다. 2일차 투숙은 오후 8시면 체크아웃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막상 와보니 도로변 방을 받는다면 김원장에겐 그닥 의미없을 것 같더라. 다행히 우리는 도로 반대편 방을 받았기에 조용했다. 공항이 가까운 덕에 가끔 뱅기 소리가 들리지만 그 정도면 준수.

- 체크인을 하려는데 직원이 휴대폰 통화 중이었다. 잠깐 기다렸는데 이번엔 호텔 전화가 울리고 직원은 그 전화로 갈아타더니 다시 또 한참 통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난감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는데... 그렇게 최소 5분은 흘러간 것 같다. 대체 뭔 컴플레인을 받고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그 직원은 좀처럼 전화를 끊지 못 했는데, 더 황당했던 건 체크인 데스크 뒤에 작은 방이 있었는데, 그 안에 상관이 분명할 한 아줌마가 있었다. 우리가 기다리는 걸 보고도 나 몰라라 들어가 뭔가를 먹고 이를 닦고 그러고 있더라. 이 꼴을 본 김원장이 니들이 이러니 망하지 -_-; 분노 게이지를 다시 올리기 시작하기에 어쩔 수 없이 로비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데스크 앞으로 다가가 몸으로 무언의 시위 ㅋㅋㅋ를 하니까 결국 끊긴 끊더라는. 

- 하루 묵고 나니까 새 수건이 필요했는데 이 집 분위기를 보아하니 제 때 원하는 수건을 득템하기란 요원해 보여서 직접 수건을 얻으러 갔다. 몇 장이 필요해? 하길래 4장 그러니까 그 전화녀가 눈이 똥그래져서 "네에에에에에장???" 하더라. 니들이 제 때 제 때 알아서 챙겨주면 내가 이러겠니 ㅋ

- 그래도 체크아웃할 때 만난 (아마도 오후번) 아줌마 직원은 친절했다. 






코르푸 올드 타운 구경



※ 주의 : 다음 사진은 임산부와 심신 미약자는 보지 마시오!!!

(물 맑더라. 큰 고기도 많고. 못 잡아서 그렇지)



(내생엔 이민호랑 와서 저런데서 한 잔 해야지)


(옛날에 김원장과 유럽 여행할 때 막판에는 현지 음식을 더 이상 먹기 어려워 "아침부터" 맥도날드에 간 적이 있다. 당근 점심 때도 연이어 가고. 

그러니 하루 세끼 식단이 맥모닝, 맥런치, 어쩔 수 없는 현지식 이래 ㅋ 아마 맥디너가 있었으면 ㅋ 

그런데 이번 여행에선 맥도날드가 처음인가??? 것도 자발적으로 / 간만에 / 빅맥이 땡겨서)



(엄마를 졸라 아이스크림을 득템한 어린이)


앞선 나라들을 여행할 땐 까먹고 있었는데 그리스에 오니까 진짜 주전부리라는게 많다. 앞 나라들은 기껏해야 팝콘과 솜사탕, 케밥 뿐이었는데.

주전부리 종류에서 그 나라의 경제력을 실감하다니 ㅋㅋㅋ

여하튼 분명 올드 타운을 둘러보고 저녁을 먹기로 계획했었는데... 구경하고 나니 배가 불러있어!!! 저녁을 못 먹을 정도야!!! 대체 왜!!! 



(코르푸의 불금)



(코르푸가 앞서 들렀던 코카서스 발칸 통틀어 최고의 관광지자 휴양지임이 분명했지만, 몇 골목만 벗어나도 관광객들은 이렇게 사라진다)


우리 숙소의 조식당 풍경. 매니 피플 투데이. 조식당에서 이렇게 사람 구경한게 대체 얼마만인지...



(조식 메뉴는 숙박비로 지불한 가격 생각하면 분명 꽤 괜찮은 수준이었는데... 가져온 것들은 왜 이 모냥이지) 


(인터넷이 안 되니까 로비에서 놀아보는 김원장. 그러나 로비라도 도찐개찐)


햇살이 강해지기 전에 오전 산책



원래 그리스로 들어오기 전에는, 그리스 들어가면 물가가 두 배 이상 뛸거다, 이제 우리 사전에 외식은 없다 ㅋㅋㅋ, 그래도 코르푸 가면 수블라키+우조는 한 번 먹자, 하면서 왔는데... 코르푸에 도착해서 급 눈 돌아가는 메뉴들을 보니까 바로 생각이 바뀌어 ㅋㅋㅋ 

아블리(http://www.avlicorfu.com/index.php) 식당을 점 찍어두고 저녁에 가냐 점심에 가냐 언제든 가서 문어랑 고기랑 먹자 그랬더랬다. 

그런데... 첫날은 맥도날드 / 도넛 / 아이스크림까지 챙겨 먹고 나니까 배불러서 놓치고, 둘째날은 이제 3부 여행, 발트로 떠나는 비행 전, 본격적인 배낭 정리를 하는데 가방 안에 쟁여둔 과일이 너무 많아서 ㅋㅋㅋ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점심이고 저녁이고 과일식이다! 로 변심.

원숭이도 아닌데 과일만 꾸역꾸역 먹다가, 코르푸 공항에는 라운지도 없고 그렇다고 저가 항공사가 기내식을 줄 것도 아니니 빌뉴스에 도착하면 배가 고플 것 같아 급 간단한 룸 서비스(클럽 샌드위치 6유로) 하나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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