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측 입국 검문소. 앞 차를 보니 오흐리드에서 렌트해서 알바니아로 넘어올 수도 있는 모양인갑다)


마케도니아측과 몇 미터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출입국 검문소 건물이 확 후져졌다. 벗겨진 부분 칠이라도 좀 하지. 김원장은 GDP 운운해가며 양국간 그 정도 숫자 차이가 생활 수준에서는 이 정도 차이가 나는구나 실감하는 눈치였다. 게다가 방금 지나온 마케도니아와 비교하니 일처리는 또 왜 이리 더딘지, 국경 검문소에 웬 악기 판매상이 있는지, 직원들끼리 사적으로 보이는 대화는 왜들 그리 하는지, 세관 담당 아저씨도 건성으로 묻고 말더라는.


그래도 알바니아에서 빌린 차를 몰고 외국을 돌아다니다 다시 알바니아로 되돌아오는 기분은 살짝 묘한 것이었다. 다른 곳에 비해 긴장이 풀린다고나 할까. 남아공에서 차를 빌려 한 바퀴 돌고 남아공으로 돌아올 때만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고향(?)에 돌아온 듯한 느낌. 더이상 알바니아 번호판이라고 혹 눈에 띄거나 차별 받을까 신경 안 써도 그만 ㅎㅎㅎ 


김원장 말마따나 시험 삼아 이번엔 여권과 등록증만 내보기로 했다. 등록증을 보면 알바니아 차량인줄 알테고, 그렇다면 그린카드 보자는 이야기를 안 할테니. 역시 김원장 말대로 두 가지만 보고 땡. 이제 렌트카 여행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오흐리드 호수가 다시 보인다. 오흐리드 사진을 구글링해서 보다 보면 멋지게 잡은 구도가 있던데 그게 여기, 알바니아 측에서 찍은 모양)



돌아온 알바니아는 여전했다. 아직도 선거철인 모양인지 오색 깃발이 휘날리고 이었고 익숙한 두 가지가 나를 반겼다.


1. 세차장 - 진입 장벽이 낮아서인가. 다른 분들의 여행기들에서도 알바니아의 수많은 세차장 이야기는 종종 볼 수 있다. 정말 많다 

2. 경찰들 - 우리의 계산으로는 마을과 마을 사이, 대략 20Km 간격으로 경찰들이 나와 삥을 뜯고 있었다. 나름 자기들만의 원칙이 있는 듯 ㅋ



거리에 비해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렸다. 좁은 차선에 길은 꼬불거리다 보니 앞서 가는 차량 하나가 속도를 늦추면 줄줄이 꼬리를 무는 형국. 그렇다고 마구 추월하고 달리기엔 곳곳에 포진해 있는 경찰에 걸릴까 두렵고(코소보에 이어 여기서마저 걸릴 수는 없지 않은가)... 한 마디로 마지막까지 김원장 투덜을 부르는 도로 상황이었다고 할까. 때문에 워낙은 숙소 먼저 들어간 뒤 밥을 사먹을 예정이었으나 김원장이 배 고프다고 해서 티라나 외곽의 쇼핑몰부터 들렸다. 밥 먹고 까르푸 구경도 해야지. 


까르푸 티라나 이스트 게이트(TEG) 지점 http://www.teg.al/carrefour.html


(급한대로 만만해 보이는 버거 세트. 520레크=4600원)

(나는 패티에서 묘한 향이 느껴져 별로였는데 김원장은 시장이 반찬이라고 잘 먹더라)


쇼핑몰은 너무 훌륭(?)해서 알바니아 빈부격차가 어마어마한가보다 싶었다. 여기만 놓고 보면 여긴 절대 알바니아가 아냐.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쾌적한 곳에서 쇼핑을 하고 없는 사람들은 ㅜㅠ




Theranda Hotel


@ 예약 : 부킹닷컴

@ 방 : 스탠다드 트윈룸

@ 가격 : 72유로 (실제는 10225 레크로 지불)

@ 장점

- 막다른 골목 끝. 조용하다

- 직원들 모두 친절하다. 얼리 체크인을 혹 하게 될지 몰라 미리 메일을 보낸 적이 있는데 5성을 능가하는 정중한 답변이 매우 인상 깊었다. 

- 티라나의 강남 블로쿠(Blloku)에 인접 

Map of Ish-Blloku

단점

- 방이 좁다. 누가 수도 아니랄까봐.

- 입지 자체가 조용하고 방도 조용한 방을 받았고 실제 조용한 것도 맞는데, 조식 시간에 야외 테이블을 이용하는 사람이 소음을 일으키는데는 무방비 

-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고 주차가 용이한 골목도 아니다(만 별 문제는 없었다). 찾아가는 방법은 홈페이지를 참조할 것.

@ 기타 

- 체크인한 건물과 다른, 옆 동으로 안내해줘서 그 동에서 묵었다. 두 건물 사이에 작은 정원이 있다. 번잡한 도심 속엔 절대 있을 것 같지 않은 귀여운 호텔. 하지만 4성보다는 3.5성에 가깝달까?

- 참고로 원래 예약해 온 집은 Hotel 3A 라고 여기보다 한참 저렴한 곳이었는데... 김원장이 아무리 그래도 오흐리드 같은 시골 구석이 아니라 일국의 수도 티라나에서 자는데 그 가격대라면 짜증이 날 확률이 높다고 반협박을 하길래, 김원장이 돈 댄다는 전제 아래, 예전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예산 풀리면 묵어볼까 싶었던 이 집으로 급 변경 ㅋㅋㅋ 


(이래 찍으니 난장판이 따로 없구나)


숙소에서 잠시 뒹굴뒹굴 쉬다가 드디어 렌트카 차량을 반납하러 갔다. 내가 반납 장소로 지정한 엔터프라이즈 시내 영업소는 숙소에서 겨우 300m 쯤 밖에 안 떨어진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도무지 어딘지 보이지를 않아 20 여 미터 앞에 차를 세워 놓고 찾으러 돌아 다녔다는 ㅎ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언냐는 와서 차량 외관부터 점검하고 - 원래부터 기스 투성이여서 뭐 ㅋㅋㅋ 우리가 낸 흠집이라면 아마 차체 바닥에 하나쯤 있을 듯. 몬테네그로 모스타르 숙소 주차장에서 나오다가 긁은 것.

주유량도 점검하고 - 처음 픽업시 서둘러 받느라 20칸 만땅에 12칸 채워진 채로 받았었다. 마케도니아에서 남은 데나르 몽땅 털어 마지막으로 주유를 하고 알바니아로 넘어왔는데 날이 더워서 에어컨 켜고 주행했었지. 내가 잠깐 먼저 내려 반납처 위치를 찾는 동안 김원장은 차 안에서 에어컨을 켜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득 세어보니 어느새 12칸이라 얼른 에어컨을 끄고 밖에 나와 서 있었다고 ㅋㅋㅋ 여하튼 칼 같이 원래 량에 맞춰 반납. 김원장 당신을 신의 발로 임명합니다. 

됐다고 잘 가라고 하길래 - 그냥 확 갈까 하다가 코소보로 보내준 그린카드 값 지불이 남아있다고 이실직고 하고 사무실로 다같이 고고씽.

40유로에 해당하는 5600레크까지 지불하고 모든 반납 절차 완료. 뭔가 시원섭섭. 뭐랄까, 아직 2부 발칸 여행이 다 안 끝났는데 렌트카 반납과 동시에 우아한 2부 렌트카 여행은 끝나고 3부 배낭 여행이 다시 시작되는 느낌이랄까 ㅋㅋㅋ


비록 브레이크가 좀 밀리고 시속 25Km, 50Km 즈음해서는 매번 심하게 흔들리던 차였지만 그럼에도 만 13일간 사고 없이 무사 주행한 렌트카와 김기사에게 고마운 마음 남긴다. 김기사 보고 있나? 안 보고 있지?


저녁은 에라 ERA 에서. 에라라고 하니까 에라이X 이 생각난다   

 

김원장은 Spaghetti alla Diavola

나는 Penne all’Arrabiata 와 Sallatë Primavera (나는 소중하니까 두 개 시킨다) 주문. 




샐러드는 둘 다 맛있다고 평했고, 나는 스파게티도 펜네도 맛이 괜찮았는데 김원장은 (원래 펜네 식감을 별로 안 좋아하고) 스파게티가 다소 느끼하다고. 계산서는 뭔가 알아볼 수 없는 알바니아 글자 가득에 판독이 가능한 숫자 1829 가 쓰여져 있길래 정중히 서빙해준 웨이터 아저씨를 위해 1900 레크를 (약 17000원) 지불하고 왔는데, 나중에 숙소에 돌아와 번역기 돌려보니 이미 팁 5%가 포함된 금액이었으 ㅎ 

이제 슬슬 티라나 구경



(김원장에게 사진기를 주고 Xhamia e Et'hem Beut 를 찍으라 시켰는데... 집에 와 다운 받아 보니 이게 뭐야 ㅋㅋㅋ)




(제가 찍은 거 아닙니다. 김원장이 사진기 들고 있었습니다)





(헉. 하체 운동 좀 한 녀자 같다)


(코소보에 맥 되네르가 있다면 알바니아에는 AFC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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