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맵 왈 스코페에서 오흐리드 호수까지는 170~180Km 정도의 운전 거리로 약 2시간 30분이 걸릴 거라고 했다. 스코페 시내를 나오면서 꽤 잘닦아 놓은 고속도로를 만났다. 오 좋아, 하면서 막 달렸는데 톨게이트. 그리고 또 오 좋아, 하면서 막 달렸는데 톨게이트. 그리고 또 한 번 오 좋아 하면서 막 달렸는데 톨게이트... ㅋㅋㅋ 이게 대체 뭐야. 선불제야 후불제야. 여하튼 이 정도로만 가면 그럼에도 빨리 갈 수 있겠네 싶었지만... 40데나르 40데나르 30데나르 30데나르 이렇게 총 4번 내고(꼬박꼬박 영수증을 주더라)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니 급 도로 상황이 안 좋아졌기 때문에 아마 운전 시간은 대략 그 정도 걸린 것 같다 (구간별 후불제로 결론. 참고로 통행권 카드는 뽑지 않았고 현금으로 징수하는데 유로도 받는 것 같았다). 



왜 정확한 운전 시간을 모르냐하면, 중간에 어느 산을 하나 넘었는데 고개 정상 부근에 우리네 딱 그것처럼 보이는 휴게소가 보이는 것이다. 일반적인 휴게소라면 그냥 지나쳤을텐데, 워낙 휴게소다운 휴게소가 귀한 동네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고개 정상이라 뷰라도 나름 나오는 건지, 유독 정차 중인 차들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도에는 딱히 뷰포인트 같은게 표시되어 있지 않았지만 일단 세워보자 해서 우리도 갓길 끄트머리에 주차.  


차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가보니 어라, 사람들 모두 뭔가 똑같아 보이는 것을 먹고 있다. 뭐지? 그리고보니 매점에서 하나 둘씩 엄청난 크기의 봉투를 한아름 싸들고 나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대체 저게 뭔가.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매점 안으로 들어가 본다. 헉 여기 왜 이런 인파가! 줄이란 것도 없이 뭉쳐들 서있지만 그래도 한 명씩 한 명씩 어떻게든 손에 들고 나오는 그것! 인파의 뒤에서 깨금발을 들고 그것의 이름을 메뉴판 사진을 통해 짜집기해본다. 키릴 문자를 더듬더듬 짚어나가니 메키차? 쯤 되는 듯. 뭔지 몰라도 현지인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고려할 때, 


이건 얼마가 걸려도 줄서서 먹어본다! 불끈 결심.   


(얼마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맨 앞 줄에 진출했다. 실제로 판매하는 빵의 종류는 다양했는데 둥그런 쟁반 안의 메키차만 성황리에 팔리고 있었다. 안에서 계속 실시간으로 튀겨 내고 있는데도 쟁반이 채워지기 무섭게 팔리고 팔리고 팔리고 팔리고 팔리고~ 이 쯤되니까 10개씩 막 사가는 앞 사람들이 미워질라구 그래 ㅋ 나 역시 주문을 하고도 1~2분 기다렸다가 받았다. 메키차 발음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냐가 알아들었다)  


(득템의 기쁨을 썩소로 표현하고 있는 김원장. 자세히 보면 봉투에 1942라고 쓰여져 있는데 역사와 전통의 성심당 빵집인가. 

참고로 빵은 30 데나르=600원, 마끼아또는 50 데나르=1000원)

(튀김솥 안에서 건져진지 얼마 안 되어 매우 뜨끈뜨끈. 그 맛이 궁금하여 얼른 한 입 물었는데... 응? 도넛 모양의 요우티아오? 우리나라로 치자면 대략 꽈배기? 몇 입 먹다가 바로 커피용 설탕 뜯어 봉다리에 붓고는 라면 스프 뿌려 뿌셔뿌셔 먹듯 흔들어 주세요 버전으로 ㅋㅋ)


은근 기대했지만 맛은 뭐 ㅋㅋㅋ 자고로 튀긴 음식은 갓 튀겨 뜨거울 때 먹으면 뭐든 기본은 하는 법 아닌가. 메키차 얘도 뜨거울 때 먹어서 그런지 맛있게는 먹었는데, 그렇다고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식은 걸 먹는다면 이게 뭥미 했을 듯. 


막연히 짐작컨데 이 길을 오가는 현지인들에겐 마치 천안 호두과자 같은 음식이 아닐까. 이 집은 원조집이고(지금 찾아보니 스코페에 분점을 낸 것도 같다. 그럼 그렇지). 위치는 대략 스코페와 오흐리드 중간 지점인 Straza 부근.

포스팅 하는 김에 한 번 찾아보는 메키차, 너는 대체 누구냐 https://en.wikipedia.org/wiki/Mekitsa


잠시 먹는 것 앞에서 이성을 잃었지만... 본연의 여행자 정신으로 복귀, 열심히 꼬불꼬불 달려 오흐리드 호숫가에 도착. 

마을 조금 못 미처 작은 산 속에 '성 에라스무스(St. Erasmus) 교회'가 콕 박혀 있었는데, 오늘 무슨 날인지 주민들이 엄청 와서 꾸역꾸역 올라가더라. 가판도 막 서고. 뭔 축일인가...(숙소 주인한테 물어본다는걸 고새 또 까먹었네)



Apartments Smakoski


@ 예약 : 부킹닷컴

@ 방 : 스튜디오 with 테라스 (2-3인용)

@ 가격 : 26유로 (실 지불은 1600 데나르로 퉁)

@ 장점

- 막다른 골목 끝. 조용하다

- 저렴하다. 가성비 좋다. 

- 미리 숙소 사진을 보고 일부러 3인실을 택했는데 그래서인지 널찍하다. 공유기도 실내에 따로 달아줘서 그런지 인터넷 속도도 괜찮았다.

@ 단점

- 센터와 다소 멀리 떨어져 있다. 센터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그래도 호숫가 따라 걷는 길이라 우리 취향에는 괜찮았다.

- 수압이 약하다는 점?

@ 기타 

- 엘리베이터 없는 4층

- 테라스는 옆 방이랑 같이 쓰는 구조로 우리네 발 같은 걸 하나 쳐서 가림막처럼 사용했다. 테라스에서 오흐리드 호수가 살짝 보인다(아래 사진 참조)

- 맞벌이 주인 부부 대신 그 부모님께서 맞아 주셨는데 말은 하나도 안 통하지만 무척 정감가는 스타일이었다. 매우 좋았다.

- 주인 아저씨 왈 한국인들도 많이 다녀갔다고 했는데... 아주 많이 다녀갔을 것 같지는 않다 ㅎ

- 참고로 원래 예약해 온 집은 이 집이 아니다. 여행 중 그 집주인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열흘간 오흐리드를 비워야 되는 일이 생겼다며 미안하지만 취소해 달라고 양해를 구해왔다. 어쩔 수 없이 취소를 하고 급 새로 고른 숙소가 이 집인데 스마코스키 발음은 입에 잘 붙지 않았..





식사는 Orfej에서(트립어드바이저 후기 http://www.tripadvisor.com/Restaurant_Review-g303864-d4419602-Reviews-Orfej-Ohrid_Southwestern_Region.html#REVIEWS). 숙소에서 매우 가깝다는 점도 결정에 한 몫 했다. 


처음에는 그래도 마케도니아에 왔으니 오늘도 전통 음식을 또 먹어 봐야지 그런 마음 안 먹은 것도 아니나, 영어가 병기되어 있던 메뉴판에서 나름 익숙한 요리 이름들이 보이니까 바로 김원장은 프라이드 스테이크를, 나는 비엔나 슈니첼로 고고씽 ㅋㅋㅋ


그런데... 분명 아저씨는 양손에 접시를 하나씩 들고 누가 프라이드 스테이크고 누가 슈니첼이야? 물었거늘 보기에 똑같아 보이는게 놓였다???

우리는 프라이드 스테이크라길래 뉴질랜드에서 먹었던 "팬 프라이드 (소고기) 스테이크"를 상상했는데... 김원장 것을 썰어 먹어보니 닭고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싸더라. 


뭐 그럼에도 간만의 치킨까스 돈까스 아니 비후까스라고 생각하고 냠냠했는데


보시는 것처럼 깨반 튀김옷반이라 먹다보니 입 안에서 깨들이 데굴데굴 깨맛이 넘쳐나 고소하다 못해 느끼해... 아윽 오일리 오일리 

이건 뭐 깨 때문에라도 뭐가 닭고기고 뭐가 송아지인지 구분도 잘 안 되고 ㅋㅋㅋ


끝내 고기들은 조금씩 남기고 야채만 싹싹. 다행히 사이드는 다 맛있었다. 웨이터 아저씨도 우리가 주인이 아닐까 의심할 만큼 매우 친절 :)

(토탈 600 데나르 지불=12000원)

 

오흐리드 산책. 돌아다니다 보니 왜 여행자들이 여기 와서 퍼지는지 알 것 같더라. 발칸 여행 중 늘어지고(?) 싶다면 여기로 오라. 

(복선의 커플)

(Church of St. John at Kaneo 가는 길)

(어딜 봐도 그림이 좋다)


(우리보다 몇 발짝 앞서 가던 이 커플은 끝내 Church of St. John at Kaneo 앞에서 찐한 키스를 나눕니다. 지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도 되나)

(Church of St. John at Kaneo. 실제로 보면 정말이지 그림 같다. 픽처레스크)


공원으로 조성된 작은 산을 넘어 Saint Panteleimon 교회로 (보수중?)


마케도니아의 예루살렘(?)이라더니 어딜 봐도 교회가 많았다

(공연하면 볼 만 할듯. 맘에 드는 분위기)



올드 타운을 빠져나와 보행자 전용 거리로.

(김원장은 계속 터키식 아이스크림 돈두르마를 찾았는데 이탈리아식 젤라또만 드글드글)

(호수 안쪽은 어떨지 몰라도 오흐리드 물은 기대보단 더러웠다. 노렸던 생선 요리는 포기)

'2015(코발발·중미) > 발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바니아] border to Tirana  (0) 2015.06.22
[마케도니아] Ohrid to border  (0) 2015.06.22
[마케도니아] border to Skopje  (0) 2015.06.18
[코소보] Priština to border  (0) 2015.06.17
[코소보] border to Priština  (0) 2015.06.1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