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마케도니아 입국 사무소)


알바니아에서 렌트카를 빌려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세르비아, 코소보를 넘어 다녔지만 국경 검문소들 반응은 그간 별 말 없거나 형식적인 웰컴 내지는 여행 잘해라 정도였지, 오늘 마케도니아 입국 사무소 아저씨처럼 농담을 건네는 분은 또 처음이었다 (사실 말이 그렇지, 하루 종일 좁은 부스 안에 앉아 매일같이 똑같은 일 하는게 어떤건지 우리 모두 잘 알지 않는가). 별 것 아니라면 별 것 아니지만 그래도 괜시리 마케도니아의 첫 인상이 좋게 느껴진다. 코소보에서 데어서 그런가 


참고로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쓰게 될지도 모르지만, 공수표가 될지도 모르니, 하여간 여차저차한 문제로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린카드의 유효기간은 일정상 코소보까지가 마지막이었더랬다. 세르비아에서 코소보 들어갈 때는 세르비아 측은 자기네 나라 취급해서인지 그린카드를 확인하지 않았고, 코소보 측 또한 아직 그런 걸 체크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건지 확인하자는 말이 없었더랬다. 하지만 마케도니아에 입국할 때는 분명 유효한 그린카드가 필요했기 때문에, 막연히 전처럼 코소보-마케도니아간 국경에서 바로 구입을 해서 마케도니아로 들어가면 되겠지 싶었는데... 혹시나 하고 며칠 전 렌트카 회사 측에 문의해 보니 이 국경에선 그린카드를 안 판다네??? 구입을 해야하는 상황이면 대신 프리슈티나 시내 한복판에 있는 뭔 자동차 보험 회사를 직접 찾아가서 구입해야 한다고. 


그러라니까 순간 그래야 하나보다 싶었는데, 생각해 보니 처음부터 자기들 실수(그들 말로는 자신들 실수가 아니라 알바니아 정부측 실수라고 하던데 어쨌든)로 내 시간을 빼앗겼었는데, 이번에 또 그러라고라. 거기에 김원장은 초행길 프리슈티나 시내 주차 상황도 잘 모르고 말도 잘 안 통할거라며 싫은 티 + 귀차니즘을 팍팍 내질 않나. 게다가 달력을 보아하니 내가 프리슈티나에 입국하는 날은 설상가상 토요일이었다. 다시 렌트카 회사에 이메일을 보낼 수 밖에. 나 토요일 오후에 코소보 들어갔다가 일요일 오전에 나올건데(물론 평소 내 캐릭터처럼 뻥을 좀 쳤다) 보험회사가 그 시간에도 근무 한다던? 알아 보겠다던 알바니아 티라나의 담당자는 잠시 후 그럼 여기 알바니아에서 발급해서 버스편으로 프리슈티나로 보낼테니 찾아가라고 하더라. 그래서 기왕 보내줄 것, 나 묵을 예정인 호텔로는 안 되겠니, 내가 어느 세월에 프리슈티나 버스 터미널을 찾아가겠니, 하고 한 번 더 찔렀더니 그럼 그 호텔로 보내주겠다더라. 그것도 내일 당장. 


사실 100% 그녀 말을 믿지는 않았다. 아무리 국경을 맞댄, 그리고 우리가 남이가 사이의 알바니아와 코소보라지만 하루 만에 발급해서 옆 나라, 그것도 내가 묵을 숙소로까지 배달을 해주겠다고라. 여기가 배달의 민족 택배의 강국 대한민국도 아니고, 나보고 알바니아를 믿으란 말이냐. 불의의 사고가 다시금 벌어질 것을 우려, 아예 시간 여유를 두고 코소보 입국 전전날, 코소보의 피노키오 호텔 측에 메일을 보내 보았다. 나 내일 모레 예약해둔 써티다. 알바니아에서 그린카드 보내주기로 했는데 혹시 그런 것 받았냐? 안 받았다면 지금 당장 알바니아에 연락을 해야해서 그러니 답장 좀 빨리 다오. 그랬더니 얼마 안 있다 답장이 왔다. 


Dear Guest 
your green card it's already in the hotel 
Best Regards


헐. 대박. 오해해서 미안, 알바니아 (김원장왈 알바니아와 상관 없이 엔터프라이즈 렌트카 회사가 인터내셔널 체인이라 그런 것 같다지만).  


여하튼 코소보 프리슈티나 피노키오 호텔에 도착, 내가 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벨보이가 꺼내 보인건 바로 따끈따끈 그린카드였다. 으하하. 새 그린카드를 고이 챙겨 마케도니아 국경에 이르렀고 아니나 다를까, 입국 사무소 아저씨가 그린카드 보여 달라고 하더라. 훗, 그까짓거 여기 있지. 

 

그렇게 아무 문제 없이 스코페 도착. 


사실 마케도니아는 가까이는 지난 2008년, 터키 이스탄불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어떻게든 한 번 들어와 보려고 용을 썼던 곳이다. 

http://blog.daum.net/worldtravel/13689581

http://blog.daum.net/worldtravel/13689589

두 나라에 걸쳐 트라이 해봤음에도 비자 받기가 영 까다로와서 우리는 끝내 포기하고 말았는데...

아마 그 해 우리 귀국하고 바로 무비자로 바뀌었던가, 뭐 그런 거지발싸개같은 타이밍이... 하여간 그랬었다 ㅋㅋㅋ

그 바람에 마케도니아 입국 사무소를 통과, 스코페에 이르는 동안 아니 대체 여기가 뭐라고! 지네가 뭐라고! 를 몇번은 외친 것 같다


김원장이 그랬다. 와, 스코페 깨끗하네. 깨끗하기가 바쿠 같다(뭔 놈의 비유가 ㅎㅎㅎ).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남았고, 우리는 배가 고팠기에 차는 숙소 주차장에 세워두고 일단 식사부터 하기로. 


다만 수중에 마케도니아 데나르가 단 한 푼도 없어서 일단 먼저 식당을 찾아가 근처에 ATM 어디 있어요? 하니까 찾기 힘들거라고 우리 신용카드 된다고 했는데, 되더라도 어지간하면 신용카드는 안 쓰고 싶었기에 한 번 찾아나 보고 올께요, 하고 아저씨 손짓 발짓 따라 동네 한바퀴 둘러봤지만 못 찾아서 에라 그냥 도로 식당으로 돌아왔다. 아 몰라 배 고픈데 신용카드 그냥 쓰자 ㅋㅋㅋ


코카서스 여행을 마치고 두 번 뱅기를 타고 알바니아에 도착, 공항 앞 숙소에 뻗어 있는데 신용카드사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알바니아라는 나라에서 연달아 세 번이나 신용카드 사용건이 있으시다고, 도용이 의심 된다고 -_-; 

두 번은 조금 전 렌트카 회사에서 긁었는데, 한 번은 모르는 일이라... 혹 렌트카 회사에서 우리한테 말 안 하고 디파짓 개념으로 잡은 건가봐요, 확인해 볼께요 했더니...

죄송합니다. 재확인 해보니 한 건은 알바니아가 아니라 아르메니아셨네요... 라고 답장이 다시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보기에 따라선 아르메니아나 알바니아나 얼추 비슷해 보이기도. 

여하튼 발칸의 평소 이미지와 불철주야 고생하시는 신용카드 회사 직원들을 동시 고려하야 발칸에서는 되도록 사용을 지양하기로.


우리가 점심을 먹은 식당은 트립어드바이저 기준 스코페의 135개 레스토랑 중 1등을 먹은 Skopski Merak. 숙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라 결정에 하등 이견이 없었다.

 



(샐러드와 주류는 주관대로, 메인은 주관없이 추천을 따라)

(근사하게 나오고 눈 앞에서 직접 멋지게 잘라 서빙해 주신다)

(무엇보다 서빙해주시는 아저씨가 예술이다. 너무 다정다감생글생글친절하심. 당신을 발칸 웨이터계의 대부로 임명합니다)

(샐러드와 맥주만큼 메인 요리까지 특별했으면 좋았을텐데 내 입엔 그저 무난한 맛일뿐. 내가 마케도니아 전통 음식 맛을 알아?)


이렇게 먹고 920 데나르가 나왔다. 참고로 1 데나르는 20원 남짓.

데나르 현찰이 없어서 음식은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아저씨에게는 어쩔 수 없이 유로로 감사의 뜻을 기리는 짓을 하고 뛰쳐 나와 숙소로. 


Alexandar's Place Apartment(이름 패기 보소)


@ 예약 : 부킹닷컴

@ 방 : 원 베드룸 아파트먼트

@ 가격 : 40유로

@ 장점

- 지금껏 묵어본 아파트 중 각종 시설을 가장 완벽하게 갖춘 집. 없는게 없다. 세탁기 사용법을 끝내 못 알아낸게 아쉬울 뿐

- 주황색 포인트 인테리어라 그런가 유독 산뜻한 분위기

주택가라 조용하다

- 4인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소개하듯 2인이 쓰기엔 매우 여유로운 크기(3명부터는 간이침대를 써야하겠지만) 

- 전반적으로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느꼈다

@ 굳이 단점을 뽑자면

- 센터와 다소 멀리 떨어져 있다. 센터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 주차 공간이 역시나 좁긴 하다

@ 기타 

엘레베이터가 있었지만 김원장의 폐쇄 공포증으로 인하여 3층까지 걸어다녔다

- 어쩌다보니 이 집주인 이고르와 아마 가장 많은 메일을 주고 받은 것 같다. 글로는 발랄할 듯 했는데 실제로 만나고 나니 예상보다는 다소 삶에 지친 표정이긴 했지만 ㅋㅋㅋ 

-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잘 갖춰진 집에서 뭐 한 번 해 먹지 못 했...



(완전 커다란 미니바 ㅋ 에 과일까지) 


스코페 구경



(마케도니아에서 이 사람을 빼면 시체인거죠)





(마케도니아에는 유독 동상이 많았다. 컨셉인듯. 프로파간다스럽게시리)



(이쯤에서 한국인 패키지 관광객을 만났다. 내가 한국말 하니까 한 아주머님 완전 깜짝 놀라심. 이래뵈도 저 네이티브에요)

(일요일이라 그런지 상점들이 문을 꽤 닫아 한산했다)


(왕년에 형제의 나라 터키가 얼마나 잘 나갔던 나라였는지 여기서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아, 위의 글 취소. 마케도니아에서 저 사람과 이 분까지 빼야 시체인 걸로)


우리가 저녁을 먹은 식당은 Ristorante da Gino. 김원장이 스파게티 먹고 싶데서 모시고 갔다. 자자 어서 이리로 앉으시고. 돈은 니가 내. 








(김원장이 아주 만족스러워한 스파게티 아라비아따)

(오늘도 배불러서 남은 피자는 싸왔다. 이렇게 먹고 710 데나르가 나와 1000 데나르를 냈는데 300 데나르를 거슬러줬...??? 먹고 떨어지란?)


'2015(코발발·중미) > 발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케도니아] Ohrid to border  (0) 2015.06.22
[마케도니아] Skopje to Ohrid  (0) 2015.06.21
[코소보] Priština to border  (0) 2015.06.17
[코소보] border to Priština  (0) 2015.06.16
[세르비아] Nis to border  (0) 2015.06.1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