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의 아침이 밝았다(자꾸 타라 타라 하니까 김원장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가 생각난다고 했다). 

알바니아를 떠나온 이래 간만으로 김원장 아닌 남이 차려주는 밥상을 받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집 건물 앞에서 바라본 식당. 저 장작들 다 어디서 나무 해온거지)


이 시간에도 영어 브라더스는 보이질 않았다(다 먹고 나서야 만났는데 보자마자 아침은 먹었는지부터 챙겨주더라). 형제의 어머님으로 보이는 분이 주문을 받으러 오셨다. 이 식당이 판매하는 아침 메뉴 중에 먹고 싶은 걸 찍어서 먹으면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시스템이었다. 대충 찍었다. 할머니 편하시라고 둘이 똑같이 시켰고. 뭐라고 부르는지 그새 까먹었는데 세르비안 요거트도 시켰다. 최근 먹어본 요거트 중 최고였다. 장이 약해 혹 운전 중 불상사를 일으킬지도 모르는 김원장 것까지 내가 다 빼앗아 먹었다.  


여기 사람들은 주로 에스프레소를 먹는 듯 했지만, 우리는 네스카페로 ㅎ


이제 타라 국립공원을 떠난다. 

산과 나무들아 안녕






베오그라드까지 달리는 동안 두 가지 정도를 제외하곤 따로 기술할 만한 일이 없었다.


하나는 오늘 이번 여행 처음으로 구글 내비를 작동 시켜 봤는데, 구글 내비가 Tubravic 부근에서 포장이 잘 된 (신) 우회도로로 안내를 안 하고 (구) 마을길로 안내를 하는 바람에 약 2킬로 정도 어마무시하게 덜커덩거리는 비포장 도로를 타야 했던, 그리고 끝내 되돌아 나와야 했던 김원장이 구글 내비양에게 몹시 투덜거렸던 일(그 따위 내비 다시는 켜지 말라고 했다 ㅋㅋㅋ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린 내비의 운명 ㅜㅠ),  


다른 하나는 발레보(Valjevo)의 한 수퍼마켓에서 '밀크'와 '바나나' 글자를 보고 아싸 빙그레 바나나 우유 득템! 해서 얼른 두 개 집어 들었는데, 쭉 빨아보니 맛이... 응??? 이게 뭐지??? 빨대가 붙어 있던 자리를 들여다 보니 밀크 뒤에 쉐이크??? 어라, 바나나는 (가운데 두 글자를 보아하니) 전부 키릴 문자였네... 그렇다면 바나나가 아니라 가만있자... 바닐라??? 뭐야 이거. 바나나가 아니고 바닐라향 밀크 쉐이크였어? 근데 왜 노란 포장을 한거야? 달긴 또 오지게 달아요. 



저 멀리 보이는 베오그라드의 위엄. 이게 얼마만에 만나는 대도시란 말이냐. 김원장 왈 모스크바 이후 이 정도 규모는 처음 같다고.

 

다시 트램이 막 달려 주시고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베오그라드다운 건물들을 막 지나면서 오오 멋진데, 하는데




아아...


(김원장왈 세르비아인들은 나토 무지 싫어하지 않겠냐고)


오늘 점심은 대도시인만큼 중식으로 결정했는데(베오그라드에는 중국 식당만 해도 몇 개나 있었다) 그 중 평은 썩 좋지 않았지만, 숙소에서 불과 몇 분 거리라는 탁월한 입지적 장점 때문에 북경반점(http://peking.co.rs/?lang=en)을 선택했다. 인테리어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중국집의 그것이 아니었다. 꽤 언발란스+고급스러웠다고나 할까.



맛은 이번 여행 들어 시도한 외식 중 최악이었다. 볶음밥은 느끼했고 마파두부 비슷하기를 기대하며 주문한 pork in hot sauce with tofu는 오직 두부만 먹을만 했다. 게다가 두부가 비싼지 (선도가 떨어지는 듯 느껴지는) 고기가 대부분이었다는게 또 흠. 심지어 양까지 적었는데도 둘이 끝내 이걸 다 못 먹었을 정도니 말 다했다. 현지 물가에 비하자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었지만(1341디나르), 절대 물가가 저렴해서 다행이었지, 비싸기라도 했으면 돈 아까워 괴로웠을 듯.


Apartment Belgrade Best


@ 예약 : 부킹닷컴

@ 방 : 스튜디오

@ 가격 : 60.2유로+도시세 1인당 1.15유로= 총 62.5유로(라고 했는데 7500디나르로 계산했다) 

@ 장점

- 입지가 그야말로 중심가 한복판(밤에는 조용하다)

- (구조는 길쭉하게 빠졌지만) 새 집 같이 예쁘고 깨끗하고 크다

인터넷도 빠르다

- 지나온 곳들에 비하면 살짝 비싸다 느껴지지만... 베오그라드 자체 물가가 비싼 걸 어쩌겠는가? 헬싱키 들어가봐야 정신 차리...

@ 단점

- (입지상 어쩔 수 없지만) 주차비가 비싸다. 아파트에는 따로 주차 공간이 없고 근처 공용 주차빌딩에 차를 세워야 하는데 주인장왈 하루에 15유로라고 했다. 21시간 정도 주차시킨 우리의 경우 (대략 비슷한) 1965디나르가 나왔다. 주차장은 멀지 않다. 걸어서 5분? 입차시 카드를 뽑고 나가기 전에 1층에서 미리 정산(기계/사람 둘다 가능)하고 출차하는 시스템이다.

- 주방 도구가 좀 부족하다

- 수압이 낮다. 부엌에서 물을 쓰면 욕실에서 물이 안 나와...

@ 기타 

- 마찬가지로 주인장과 이런저런 이메일 연락 끝에 워낙 만남의 장소였던 주차장 입구가 아닌, 아예 집 문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주소도 받았고(Knez Mihailova street number 25, first floor, flat number 5) 1층에 스와로브스키 매장이 있는 건물이라고까지 확인했기 때문에 집을 찾는데는 하등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얘네가 말하는 first floor는 우리로 따지면 이 건물의 3층이었다(나는 퍼스트라길래 당근 2층까지만 살펴보고, 3층까지는 올라가 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여기 없네 없어/이 건물이 아닌가/이상하다 스와로브스키 맞는데 막 이러면서 건물 내 위 아래 위위 아래 자꾸 위 아래로 흔들리는 나 ♬ 를 빨빨거리고 돌아다녔다. 결국 영어를 잘 할만한 사람을 찾아 건물 내 "프린스 홀 팰리스"라는 (http://www.princehallpalace.com/) 작은 호텔까지 올라가서 데스크 언니한테 도움을 청했더니 언니가 바로 리셉션의 맞은편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던 5호실도 찾아주고(뭐야, 여기는 3층인데), 주인 아저씨한테 전화도 해줬다. 알고보니 아저씨는 현관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다가 (아마도 우리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동안) 못 찾는구나 싶어 입구로 다시 내려 갔었다고(유럽 분위기 물씬 나는 - 김원장이 폐쇄공포증 불러일으킨다고 싫어했던 -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상존해 엇갈리기 좋다). 여하튼 스와로브스키 건물 내로 쭉 들어와서 오른편 안쪽 잘 보이지도 않는 엘레베이터를 타고(아니면 계단을 열심히 오르거나) 프린스 홀 팰리스 호텔 리셥센 층에 내리면, 바로 왼편, 문 위에 작게 5라고 쓰여진 방이 우리 아파트다. 아래 사진에선 차양을 모두 내린, 스와로브스키 위의 위층 방이 우리 집.

- 훈남 주인 아저씨(청년?) 키가 무지 컸다. 우러러보다 못해 대체 키가 얼마냐 물었더니 2미터라고 했던가. 일본인이냐고 묻길래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예전에 서울 갔었는데 사람들이 다 쳐다 봤다고 했다. 그러고도 남았을 듯.

- 체크아웃은 몇 시에 할 거냐고 해서 10시 30분? 하니까 그 시간에 청소 아줌마가 올테니 그 분께 키를 주면 된다고 했다. 10시 29분, 청소아줌마가 똑똑 노크하셨다. 




숙소가 위치한 Knez Mihailova street는 우리네로 말하면 명동 한복판 대로다. 개인적으로 베오그라드에서 딱 하나만 볼 수 있다면 뭐 볼래? 라고 물어봤을 때 답할 칼레메그단(Kalemegdan) 또한 이 길과 이어진다. 방에서 내려다 보면 대략 이런 뷰(지금 사진 붙이고 보니 내가 사진을 찍을까 말까 고민했던 행위예술 금박 청년까지 찍혔네).



김원장에게 너도 하는 일이 있어야지, 하며 사진기 던져주고 베오그라드 구경 시작

CITY-CENTAR-map-2

(출처 http://belgradefreetour.com/free-tour/city-centar-free-tour/)

나는 이걸 보러 여기까지 온 게 아닌데 베오그라드 시민들은 이걸 보러 나오기라도 한 듯 열심히 트랜스포머들과 사진 찍더라. 

(응? 내 등판?)


Skadarlija Bohemian Quarter


공화국 광장의 미하일로 아저씨

(이 아저씨가 누군지 찾아온 정보를 읽어주려고 하니까 김원장이 됐다고 ㅋㅋㅋ)


칼레메그단 입궐



성벽에 앉아서


프라하의 소녀시대, 를 읽고 나서 꼭 한 번 와보고 싶었던 칼레메그단, 내가 지금 그 자리에 와있다. 감개무량.

늙었다고 놀리지 말아요~♩


간만에 다시 만나는 다뉴브(도나우). 아래 지도 출처는 http://ko.wikipedia.org/wiki/%EB%8F%84%EB%82%98%EC%9A%B0_%EA%B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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